[마이리뷰]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낮은나무 2025/05/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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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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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 - 2006-10-28
: 1,705
초판 1쇄 발행2006년 10월 28일
초판 14쇄 발행 2016년 11월 4일
지은이 헤르만 헤세
옮긴이 김지선
펴낸곳 뜨인돌출판(주)
큰일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사소한 일은 진지하게 생각하디 않는 걸 당연시하는 태도는 쇠퇴의 시작이다. 인류을 존중한다면서 자기가 부리는 하인은 괴롭히는 것, 조국이나 교회나 당은 신성하게 받들면서 그날그낳 자기 할 일은 엉터리로 대충 해치우는 데서 모든 타락이 시작된다. 이를 막는 교육적 방책은 오직 하나뿐이다. 즉 스스로에 대해서든 타인에 대해서든 신념이나 세계관이나 애국심 같은 이른바 거창하고 신성한 모든 것은 일단 제쳐두고 대신 사소한 일, 당장에 맡은 일에 성심을 다하는 것이다.
공자능 체제주의자이며 도덕주의자, 법치주의자요 관습의 수호자로서 고대 현인들 중 그나마 유일하게 무게를 잡는 인물인데, 그의 면모는 예컨대 간혹 이런 식으로 특징지어진다. ˝그는 소용없을 줄을 알고도 굳이 행하는 그런 이가 아닌가?˝
자기 자신과 세상을 더 명확히 알아가고 페험의 힘을 고양시키고 양심의 날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고 힘이 되는 한은, 문학창작을 계속하십시오. 그러면 장차 작가가 되건 안 되건 상관없이 당신은 맑은 눈으로 깨어 있는 유용한 정신의 소유자가 될 것입니다.
의무감이나 호기심으로 딱 한 번 읽은 것만으로는 결코 진정한 기쁨과 깊은 만족을 맛볼 수 없으며, 기것해야 일시적인 흥분을 야기할 뿐 금세 잊혀지고 만다. 하지만 혹시 어떤 책을 처음 읽으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거든 얼마쯤 지난 후에 꼭 다시 읽어보라. 두 번째 읽을 때 비로소 그 책의 진수를 발견하게 되고, 표면적인 것에 불과했던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글 고유의 힘과 아름다움이라 할 내면의 가치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얼마나 경이로운 경험인지 모른다. 그리고 이렇게 두 번을 즐겁게 읽은 책이라면, 비록 책값이 마만치 않을지라도 반드시 구입하도록 한다.
사랑이란 참으로 기이하니, 예술에서도 그러하다. 사랑은 모든 고양, 지성, 비판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낸다. 가장 멀리 있는 것을 서로 묶어주며, 최고로 오래된 것과 가장 최신의 것을 나란히 둔다. 사랑은 일체를 독자적인 구심점으롤 수렴함으로써 시간을 극복한다. 오르지 그것만이 확실하며 그것만이 옳다. 왜냐하면 사랑은 옳다고 주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사랑하는 까닭에, 그 앞에는 신성한 것도 미심쩍은 것도 없다. 케케묵은 구닥다리 책이건 떠들썩하게 유행하는 팸플릿이건 정신의 숨결이 느껴진다면, 사랑 앞에서는 다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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