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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epurpler님의 서재
  • 일단 의심하라, 그 끝에 답이 있다
  • 르네 데카르트
  • 16,020원 (10%890)
  • 2025-04-15
  • : 1,620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면을 더 들여다보게 된다. 지금보다 좀더 젊었을 때는 외부의 시선, 어른들의 조언에 신경쓰느라 나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지금은 내가 하는 생각,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진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의 무게감이 갈수록 커져 가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소설이나 실용서보다 고전과 철학에 관련된 책들에 눈길이 더 간다. 그리고 40대 후반이 되면서 책을 선택하는 기준도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내용인가, 오래도록 소장하면서 읽어볼만한 책인가로 바뀌고 있다. 30대 이전에는 단 한번도 보지 않았던 철학책을 읽기 시작했다. 마침 모티브 출판사에서 펴낸 세계철학전집 데카르트편이 있어 시작해 보려 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로 유명한 데카르트는 학교 졸업이후 처음 접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말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책을 읽어도 그 책의 내용을 음미하지 않으면 빠르게 잊게 된다. 읽은 내용을 내 삶에 적용하기 위해 생각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덜 잊게 되는 것이다. 데카르트의 말은 이런 독서 습관에 적용된다.


데카르트는 당연한 것들에 대한 의문을 품으면서 깊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까지도 의심했다. 깊은 의문과 고민을 거듭한 끝에 절대 변하지 않는 한가지 확신을 얻었는데 그것이 바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이다. 이를 토대로 어떻게 하면 확실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사고의 과정을 이어갔다.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유도한다는 말이 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고, 익숙한 것들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완벽한 인생의 정답을 찾을 수는 없다. 하지만 데카르트가 그랬던 것처럼 더 나은 나를 이해하기 위한 질문을 통해 답을 찾아볼 수는 있을 것이다. 결국 제대로된 정답은 제대로된 질문에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의심해 보라고 한다. '트루먼 쇼'라는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요즘처럼 스포일러를 접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봐야 했다. 오히려 그것이 이 영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영화의 주인공인 트루먼을 제외하고 삶의 모든 것이 가짜라는 사실은 얼마나 충격적인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영화의 세트장이었다면 어떤 느낌일까?


과연 내가 살고 있는 삶은 트루먼의 삶과 무엇이 다를까? 나는 진정한 나의 삶을 살고 있을까? 나를 둘러싼 환경, 사람들은 세트장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지하에 갇혀 보면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을 다시 점검해보는 기회를 준다.


사람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신념과 가치들에 지배당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논리적으로 검증된 것인지 그냥 감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인지에 대한 생각해보지 않는다. 현직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 돌아본 우리 사회의 대립구도를 보면서 데카르트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자신들이 믿는 신념과 가치가 정말 맞는 것인지 한 번쯤 검토해보면 좋을 듯 하다.


철학책을 넘어 인생의 지혜를 알려주는 조언으로 데카르트의 말을 들어보자. 의심과 질문을 통해 나를 더 잘 이해하고,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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