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으로 이루어진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BWV 846~893>과 달리 쇼팽이 만든 <프렐류드, Op. 28>은 C장조로 시작해 5도 위의 음정을 으뜸음으로 순환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조표에서 샤프가 하나씩 늘어나 다섯 개까지 붙었다가 플랫 여섯 개의 조표가 이어받은 뒤 플랫 하나까지 진행되어 d단조로 끝을 맺는다.
모든 조성이 골고루 한 곡씩 규칙적으로 나타나지만 때로는 스틸 샷이나 짧은 동영상, 혹은 인상적인 슬로모션으로 이어지는 예측 불허의 악상 때문에 ‘스쳐가는 듯’ 순간의 매력을 지닌 곡들을 분류하기란 쉽지 않다. 서정적인 악상으로 노래를 부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곡과 일정한 음형을 반복적으로 나타내 기능적인 에튀드에 가까운 곡으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으며, 쇼팽이 나타내고자 한 상징과 그 내용을 표현하는 피아노의 기법을 통해 네 가지 정도로 나누어 설명한 학자들도 있다. - 06_아픔의 프렐류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