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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 

저자 미겔 데 세르반떼스

문예출판사

2021-05-14

원제 : El Ingenioso Hidalgo Don Quijote de La Mancha (1605년)

소설 > 스페인/중남미소설

고전 > 서양고전문학 > 서양근대문학




그 누구도 멈춰 세우지 못할 우스꽝스럽고 위대한 질주가 여기 있다.




■ 책 속 밑줄


자네가 힘써야 할 것은 자네의 이야기책을 읽어가면서 우울한 독자는 웃고, 쾌활한 이는 더욱더 유쾌해지고, 단순한 이는 성내지 않고, 신중한 이는 그 독창성에 탄복하고, 점잖은 이는 업신여기지 못하고, 용의주도한 이는 그것을 읽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도록 하는 걸세.



아무튼 이제 우리 신사 양반의 정신은 완전히 이상해져서 이 세상의 어떤 미치광이도 시도하지 못했을 기이한 공상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는 자신의 명성을 높이고 나라에 봉사하기 위해서는 편력 기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모험을 찾아 무장하고 말에 올라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그가 읽은 편력 기사들의 수행을 본받아 잘못된 것을 죄다 고치면서 어떠한 위험 속에라도 몸을 던져 이를 극복함으로써 후세에 길이 남을 이름과 명예를 얻기로 결심했다.



자네는 나를 미쳤다고 비웃을지 모르지만, 내 마음속 진실은 나조차도 막을 수가 없네.



칭찬은 늘 덕행의 대가였으며 덕행을 베푼 이는 반드시 칭찬을 받지 않을 수 없지.

덕을 행하는 길은 좁디좁은 오솔길이며 악행의 길은 널찍하고 앞이 훤히 트인 대로라는 것도 알고 있네. 또 그 목적과 종말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어. 악덕으로 가는 길은 광활하고 앞이 훤히 트인 길이지만 죽음으로 끝나게 되고, 덕을 행하는 길은 비록 비좁고 힘들지만 삶으로 끝나게 되니, 끝나는 삶이 아니고 무한한 삶이란 거야.



신중함에서 나온 부드러움은 어떠한 신분이라도 피하기 어려운 그런 악의에 찬 험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네. 산초, 자네의 혈통이 비천함을 자랑으로 생각하게나. 그리고 자네가 농사꾼 출신이라고 말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게나. 자네가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을 본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도 자네에게 창피를 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네. 오만한 죄인보다 덕망 높은 천인이 되는 것을 더 으스대게나. 낮은 집안에서 태어나 최고의 지위인 교황이나 황제 자리에 오른 사람도 부지기수라네.



공정이라는 것이 행해지거나 행해져야 할 때는 범죄자에게 법률의 준엄함을 지나치게 적용하려고 하지 말게나. 인정이 많은 재판관의 평판보다 준엄한 재판관의 평판이 더 나쁘게 소문이 나기 때문이네. 혹여나 재판에서 정의의 지팡이를 굽혀야 한다면, 그것은 선물의 무게가 아니라 자비심의 무게 때문이어야 한다네.



자유란 말일세, 산초, 하느님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귀중한 선물 중 하나라네. 대지 속에 파묻혀 있거나 바닷속에 은닉되어 있는 금은보화도 그 자유와는 필적할 수 없다네. 명예와 마찬가지로 자유를 위해서는 생명을 걸 수도 있고, 또 생명을 걸어야 한다네.



가장 큰 광기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라네.



꿈을 꾸는 일은 부끄러운 게 아니야. 다만, 그 꿈을 향해 나아가지 않는 것이 진짜 수치일 뿐이지.



■ 끌림의 이유


『돈키호테』는 고전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다층적 세계를 품은 작품입니다.

말도 안 되는 환상에 사로잡힌 늙은 기사는 현실이라는 이름의 무력함에 맞서 싸우는 존재입니다.

그의 여행은 실패로 점철되지만 독자는 그 안에서 희망과 인간다움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특히 산초 판사와의 대화는 합리와 이상이 끊임없이 충돌하면서도 끝끝내 동행하는 관계의 힘을 보여줍니다.

이 둘의 여정은 각자의 믿음을 고수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배워가는 아주 독특한 인생 수업처럼 느껴집니다.



■ 간밤의 단상


어떤 책을 메인 이미지로 내세워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기본으로 출간된 책 외에 스페셜 에디션들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참고로 두 세트 모두 몇 년 전에 구매했던 책들입니다.)

열린책들에서 출간한 리커버 특별판 『돈키호테』는 푸른 색 표지 위에 금박이 되어 있고 책 두 권이 담겨진 박스까지 금색으로 되어 있어 고급스럽고 웅장한 맛이 있습니다.

문예출판사에서 출간한 『돈키호테』는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으로 달리를 좋아하신다면 특별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돈키호테』가 워낙 방대한 양을 자랑하다 보니 두 에디션 모두 2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러분께 꼭 권하고 싶은 고전 중 하나입니다. 꼭 읽어보세요.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스페인의 시골 지주인 알론소 키하노가 기사 소설에 빠져 스스로를 돈키호테라 믿으며 떠나는 기묘한 여정을 그린 소설입니다.

그는 낡은 갑옷을 걸치고 말 로시난테를 타고 하인 산초 판사를 데리고 세상의 부조리함에 맞선다고 믿으며 모험을 시작하죠.

모두가 그를 비웃고 미쳤다고 말하지만 그 속에는 오히려 순수한 정의감, 사랑, 열정이 담겨 있습니다.

결국 그는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가다 끝내 이성을 되찾고 조용히 생을 마주합니다.


어린 아이 때 읽었던 『돈키호테』는 그저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엉뚱한 기사 이야기로 기억되었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은 『돈키호테』는 훨씬 더 깊고 낯선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그는 단순히 미친 이상주의자가 아니라 차가운 현실에 단 한 사람이라도 맞서고자 한 진심의 화신처럼 느껴졌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의 말들은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고 그의 실패는 절망스럽지만 어딘지 모르게 고결했습니다.

사실 저는 스스로에게 '정신 차려야 해!'라는 말을 되뇌이며 채찍질하곤 하는데 돈키호테는 반대로 "지금 너는 무엇을 믿고 있니?"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종종 스스로를 현명한 현실주의자라 여기며 살아가지만, 실상은 나답게 꿈꾸지도 못하며 살아가고 있고 웃을 용기조차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비현실적 이상과 우스꽝스러운 현실의 충돌 속에서 현실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여전히 유효하게 던지고 있습니다.



■ 건넴의 대상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하는 분

고전을 통해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고 싶은 분

꿈꾸는 용기를 내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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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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