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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

저자 로빈 월 키머러

다산초당

2025-05-27

원제 : The Serviceberry

인문학 > 인문 에세이

과학 > 생명과학




세상에는 더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고 더 가지려는 손이 있다. 자연은 항상 전자를 택해왔다.




■ 끌림의 이유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는 식물학자이자 원주민 작가인 로빈 월 키머러가 들려주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입니다.

토착민의 지혜와 철학이 더해져 자연에 대한 이해를 쉽게 풀어냅니다.

무엇보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마음속 계산기부터 내려놓게 됩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철저한 이윤 계산이 아니라 순환과 돌봄의 정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거든요.

자연을 시장이 아닌 관계망으로 보는 시선은 자본 중심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윤리와 삶의 방향을 제안합니다.



■ 간밤의 단상


새벽녘, 책장을 넘기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은 어느순간부터 소유욕에 목매달리기 시작한 것일까?

손익과 생산성부터 먼저 따져보는 게 인간의 특성이지만, 너무 익숙해져 버릴 정도로 심해져 계산되지 않는 가치 앞에서 사람들은 자주 머뭇거리게 됩니다.

그러나 자연은 여전히 계산 없이 열매를 맺고 그늘을 드리우고 바람을 보내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서비스베리라는 나무를 중심으로 자연의 순환 구조와 상호 호혜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상호 호혜성이란 쉽게 설명하자면 협력적 상호작용의 한 유형으로 두 주체가 서로 호의를 주고받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서로 도와주겠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신뢰와 균형, 상호이익과 미래지향성이 포함됩니다.

서비스베리 열매를 나눠 먹으며 공동체를 이루고 배려를 실천했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저 또한 오래된 기억과 따뜻한 풍경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옆집에 누가 사는 지 모를 정도로 개인주의 사회가 당연시되고 있는데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살았던 동네에서는 유치원 친구 엄마들에게 반찬을 주고 받거나 엄마가 집에 없을 때면 친구 집에 잠시 놀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하나! 더 소중한 기억은 스튜어디스 언니와의 추억입니다.

골목 들어가기 전에 우연히 연이 맞닿은 예쁜 스튜어디스 언니가 저와 동생이 문을 똑똑 두드리면 집으로 초대해 기내에서 나눠주는 대한항공 땅콩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땅콩을 먹으며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 집으로 돌아가곤 했지요.

엄마가 저희들의 이야기를 듣고 혼자 사는 언니를 위해 간간히 반찬을 주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소중한 기억입니다.


책장을 덮으며 진정한 부는 계산기를 두드리는 손끝이 아니라 나누는 마음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자연을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만 그 이전에 자연이 먼저 우리를 보호해온 존재였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의 문장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습니다.

이 책은 단지 자연을 위한 책이 아니라 나와 타인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 건넴의 대상


자연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싶은 분들에게

나눔과 돌봄의 철학을 삶에 담고 싶은 분들에게




당신의 오늘을 붙드는 문장은 무엇인가요?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감정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이야기는 이 공간을 더 따뜻하고 깊게 만들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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