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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유칼립투스 숲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부에서 긴가민가 했으나 3부에서 초반에 확신하게 됨.


지자의 자가 아들 자의 일본식 여자 이름이라는 것에 빈정 팍 상하고

지자가 코스튬으로 택한 것이 기모노를 입은 연약해 보이는 일본 여자라는 것에 썩소를 지었고

별생각 없이 쓰레기처럼 살던 뤄지가 느닷없이 강인한 남성상의 표상이 되어 인류를 지키고 있다는 것에 아연실색하고

검잡이 대관식에서 청신을 여.자.였.다. 라고 서술한 부분에서 뒷골이 땅기면서

아 ㅅㅂ 이거 계속 읽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ㅋㅋㅋ 그리고 여혐 대표 청신에 대한 여혐을 멈추지 않는다. 

갑자기 웨이드가 등장해서 그가 검잡이였으면 지구를 지켰다고 하는데


이걸 견뎌가면서 삼체를 읽어야 하나...아

그래그래, 쇼펜하우어도 여혐 앞에서는 이성을 잃고 왈왈 짖었으니까.

류츠신이라고 별 수 있었겠냐.

여혐없이 아무것도 못하는 남자 소설가들의 비루한 상상력이란!!

절필해라!



167

지금은 지자라는 단어가 삼체 세계에서 온, 강력하고 기이한 지능을 가진 초소형 입자가 아니라 여자의 이름이라는 것을 청신도 알고 있었다.(지자는 일본어로 도모코라는 여자 이름이다.)


168

아담한 키에 날씬한 몸을 화려한 기모노로 둘러 사람이 꽃밭 가운데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이 가까워질수록 꽃들은 빛을 잃었다. 이렇게 완벽한 얼굴이 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미모에 진정한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그녀를 통제하고 있는 영혼이었다. 지자가 엷게 미소 짓자 연못에 미풍이 불어와 잔잔한 물결이 이는 듯했다. 


185

그래비티호가 출발할 때 지구상의 남자들은 인류 역사상 마지막으로 남은 남성적인 남자들이었고, 데번은 그중에서도 가장 남성적이었다. 강인해 보이는 외모 때문에 종종 서기인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그는 또 사형 제도를 부활시켜 어둠의 전쟁을 일으킨 전범들을 엄격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경론자였다.


210

뤄지는 삼체 세계와 54년 동안 마주 보고 있었다. 염세주의자였던 그가 54년 동안 면벽한 진정한 면벽자이자 54년 동안 검을 들고 서 있는 지구 문명의 수호자로 변해 있었다.

이 54년을 채운 건 뤄지의 침묵이었다. 그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누구든 10~15년 동안 침묵한다면 언어능력을 상실해 말을 알아들을 수는 있지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뤄지도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렸을 것이다. 그가 하고 싶은 모든 말은 벽에 고정된 그의 형형한 눈빛 속에 담겨 있었다. 그는 자기 자신을 위협 기계로 만들었다. 반세기라는 긴 세월 동안 그의 전체가 일촉측발의 지뢰가 되어 두 세계의 공포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216

청신의 무의식 속에서 그녀는 파괴자가 아니라 수호자였다. 또 그녀는 전사가 아니라 여자였다. 그녀는 자기 일생으로 두 세계의 균형을 지키고 삼체의 과학기술을 통해 지구를 더 강하게 하며, 지구의 문화를 통해 삼체를 더 문명 사회로 만들려 했다. 


220

"안 돼."

청신이 새된 비명을 지르며 스위치를 집어 던졌다. 그리고 악마를 본 사람처럼 멀리 떨어져 나뒹구는 스위치를 응시했다. 


231

"그거 알아? 우리의 인격 분석 시스템에서 너의 위협력은 10퍼센트 선을 벗어나지 못하지. 기어다니는 지렁이처럼. 뤄지의 위협력 곡선은 사나운 코브라처럼 90퍼센트 선에서 요동치고. 하지만 웨이드는....그는 곡선이 없어. 외부 환경을 어떻게 바꾸든 그의 위협력은 100퍼센트에서 움직이지 않았어. 그는 악마야! 그가 검잡이가 됐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평화가 지속됐겠지. 우린 62년이나 기다렸지만 계속 기다려야 했을거야."


<삼체3부 사신의 영생 / 류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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