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씨 관련 정치 뉴스를 보지 않을 수가 없지만, 난 윤 씨 목소리가 소름 돋도록 싫기 때문에 그 자의 목소리가 나오는 구간은 빨리 감기 해버리고 뉴스 전달자의 해설을 듣는다. 윤 씨 목소리는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소리보다 더 싫다. 동물적 본능에서 발생하는 싫은 감정, 혐오, hate!!!를 느낀다. 마찬가지로 윤 씨의 배우자 김 씨의 어눌한 발음, 특히 받침을 발음하지 못하는 어눌한 발음도 참기 힘들다. 중앙일보라고 발음하지 못하고 [쥬아일보]라고 하는 그 부분에서 진짜 주먹으로 면상을 한 대 갈기고 싶어졌다.
내가 즐겨 가는 극장에서는 곧 있을 97회 아카데미 영화제를 기념한 주요 후보작 특별전을 하고 있다. 극장에서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컴플리트 언노운>을 보고 나서 '아..정치 뉴스 진짜 더러웠구나. 정치 뉴스 때문에 내 머리 속이 똥칠이 되어버렸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이 일기를 쓰는 지금 bgm은 <컴플리트 언노운>ost)
정치 뉴스를 외면해버리면 김계리의 "나는 계몽되었습니다!" 같은 놀랍도록 미친 개소리를 놓치기 때문에 외면할 수도 없다.
정치뉴스 : 더럽지만 재미있는 것 = 가속 노화
영화 : 아름답지만 날것의 재미는 덜한 것 = 저속 노화
나에게 정치 뉴스는 다음 손님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손님이 흘린 음식물을 닦지 않은 테이블에 새 손님을 받는 식당에서 화장실 다녀와서 손도 씻지 않았을 것 같은 주방장이 msg 듬뿍 넣은 된장찌개를 만들어 주는, 하지만 음식의 맛은 너무나 자극적으로 맛있는, 거기다 가격마저도 저렴한 그런 식당 같은 느낌이라면
영화는 5성급 호텔의 한식당의 된장찌개 정식 같은 것. 예전에 해운대 파크하얏트 호텔이 개업했을 때 그때만 해도 나름 효녀였던 나는 부모님을 모시고 31층인가 32층인가에 있는 식당, 그것도 광안대교가 보이는 뷰 명당에서 부모님과 한 끼를 했는데, 그때 아빠는 먹을 게 없다고 된장찌개 정식을 주문했고 맛없다(심각하게 싱겁다)는 이유로 반 정도 먹고 남기면서 "우리 동네 **식당의 5천 원짜리 해장국보다 맛없는 거를. 다시는 이런 데서 돈 낭비 하지 마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러나저러나 많은 영화들은 정치 뉴스를 잘 가공해서 한 편의 근사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에 정치에는 무관심하면서 영화만 좋아하는 것도 어딘지 바보스럽다. 그렇기에 나는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는 먼 곳의 정치(전쟁, 학살, 제노사이드)에만 관심을 가졌다. 예를 들면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학살, 터키의 크루드족 학살,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여성 학대 같은 것들. 그래서 작년 BIFF에서도 <여기 아이들은 같이 놀지 않는다>같은 민족분쟁과 난민에 대한 다큐를 본 것이다. 국내 뉴스는 1도 보지 않으면서. 외면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으니까. 난 한국이 싫으니까. I hate my homeland.
그러던 중, 역대급 바보(윤 씨는 취업한 이후로는 단 1초도 공부하지 않은 무식하고 멍청한 자, 버전 업그레이드가 전혀 되지 않은 자, 쉽게 말해서 너무 구형이라서 새로운 데이터를 업데이트할 수 없는 고물 스마트폰 같은 것)가 일으킨 내란 뉴스는 외면하기가 힘들었고(비상계엄 자체가 너무 문어체 아닌지!), 바야흐로 대 유튜브 시대에, 이미 시사는 레거시 미디어의 좁은 세상을 떠나 우주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지금, 나 역시 그 우주적 흐름에 탑승해서 좀비처럼 허우적 거렸다.
나에게 국힘당은 인간이 갖추어야 할 기본 윤리 의식이 부재한 인간 집단으로 보인다. 아무 데서나 엉덩이를 까고 똥을 쌀 수 있는 인간, 길거리에서 성기를 드러내고 자위하고 사정할 수 있는 인간, 다른 사람의 입 속에 있는 음식을 억지로 끄집어내어서 자신의 아가리에 집어넣고 허기를 채울 수 있는 인간, 자신은 어디든 무단주차를 해도 되지만 남들은 내 주차 구역에 주차하면 안 되는 것이 시민의식인 인간, 나는 남들의 경조사를 챙기지 않지만 남들은 내 경조사를 챙겨야 하고 내 경조사를 챙기지 않는 인간은 후레자식이라고 욕할 수 있는 자. 다시 말해 내가 제일 경멸하는 인간 무리다. 극단적으로 이기적이고 염치가 없는 인간들 정말 싫고, 싫은 이유는 너무 추하기 때문이다. 잔반통에 든 음식물(쓰레기)을 쳐 먹는 인간만큼 추하다. 극한의 추함. 물론 잔반통의 음식도 아직은 상하지 않았으므로 먹어도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먹을 수 있나? 그걸 먹는 것이 자신의 권력과 부를 위해서 유리하다면 기꺼이 먹을 수 있는 인간이 국힘당 무리들이다. 비위 상한다 진짜. 아침 출근길에서 아직 식지 않은 그래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느 취객이 토한 음식물을 쪼아 먹는 술집 거리의 비둘기들을 봤을 때처럼 비위가 상한다. 과잠을 입은 황교안의 모습을 썸네일로 한 mbc뉴스를 봤을 때 똑같은 비위 상함을 느꼈다. 저게 인간인가? 대학교에 가서 난동을 부리는 극우 집단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뉴스 그만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건 고문이다. 내 뇌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똥자국과 똥냄새를 남기는 일이다. 남은 인생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칸 황금종려상 수상작만 연속재생 무한반복으로 본다고 해도 지워지지 않을 냄새와 얼룩을 남기는 일이다라는 본능적 거부감이 들었다. 여기까지다, 뉴스 그만 봐!!!! 라고 온몸의 세포들이 나에게 경고 사이렌을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