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2.17.
책으로 삶읽기 1078
《손바닥 창세기 1》
오가와 마이코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2.1.31.
《손바닥 창세기 1》(오가와 마이코/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2)를 읽었다. 두 아이는 저마다 “너랑 너희 집 때문에 빼앗겼다”고 여기는 마음이요, 칼과 칼로 죽여서 없애겠다는 마음이다. 그런데 두 가지 “미운 앙갚음 칼날”이 부딪히는 사이에서 아기가 갑작스레 태어난다. 이 아이도 저 아이도 칼을 벼리는 재주는 키워 왔지만, 저보다 어린 갓난아기를 돌보거나 아끼는 길은 아예 생각조차 없었다. 여태껏 ‘죽임’만 쳐다보던 두 아이한테 ‘살림’이 나타난 셈이다. 자, ‘생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미운놈을 칼로 슥슥 베어서 죽이면 다 끝일까? “내가 죽은 미운놈”한테는 “한집안 다른 사람”이 있게 마련이니, 어느새 나한테 앙갚음을 피씻이로 하고 싶은 다른 사람이 나타나겠지. 이 피씻이는 이내 다른 피씻이로 이을 테고, 언제까지나 피씻이를 하면서, 둘은 나란히 ‘살림 없는 죽음’으로 얽히고 만다. 요즈음 온나라를 보면 피씻이 같은 칼부림이 판친다. 앙갚음을 외치는 커다란 두 무리 사이에 아기를 놓아야지 싶다. 네가 너로 서려면, 내가 나로 있으려면, 둘은 사이에 아기(앞날·씨앗)를 놓고서 함께 돌보고 사랑하는 길을 찾을 노릇이다.
ㅍㄹㄴ
“질 수 없어.” “질 수 없어.” “자기 사정만 생각하고 우리 집에 쳐들어오다니.” “우리의 마음을 짓밟는 천박한 무리들.” (41쪽)
“아, 네? 아, 아기를 안는 수련은 해본 적 없는데!” (67쪽)
“나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어.” “뭐?” “이 학교에선 아이이치로밖에 아는 사람이 없어.” “아.” “불안해서, 같은 반이 되어서 잘됐다고 생각했는데.” (141쪽)
#てのひら創世記 #小川麻衣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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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그래도 종가의 적자잖아
→ 그래도 넌 맏집아이잖아
→ 그래도 넌 큰집아이잖아
→ 그래도 넌 밑집아이잖아
25쪽
다른 반이라면 접점이 없었을 텐데
→ 다른 모둠이면 못 만났을 텐데
→ 다른 칸이라면 안 닿을 텐데
14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