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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경
  • 김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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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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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김화진 #문학동네

 

둘이 의미하는 것은 애인이며, 넷이 의미하는 것은 가족, 셋은 친구였다. 라고 말하는 주인공의 말을 들어보자. 세 명의 친구는 트라이앵글처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도드라진 부분을 다듬어주는 관계라고 한다. 때로는 나와 맞지 않은 부분에 속으로 탓하다가 내가 부러워하는 부분이 보이면 감탄한다. 세 사람 중 이 사람과는 이런 부분이, 다른 사람과는 다른 부분이 맞아 삼각형의 형태가 된다. 고등학교 시절 따로 또 같이 세 명이 친하게 지냈다. 그때를 떠올리게 했다. 감정은 변하기 마련이어서, 불편한 부분도 그 사람의 본심을 알게 되면 마음을 열게 되는 순간이 있다. 저마다 다른 사람이 모여 삼각형을 이루듯 진정한 친구가 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설이었다.



 

김화진 작가의 『동경』은 아름다운 표지 때문에 읽게 된 책이다. 여름, 가을, 겨울을 거쳐 다시 봄과 여름을 맞으며 각자의 관계에서 세 명의 친구가 되는 과정이 꽤 인상적이다. 주인공이 저마다 상대방에게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데 우리의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혼자서 웃었을 것이다. 친구와 있던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해서였다.

 





아름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아름은 사진 찍는 일을 계속하고 싶었다. 인형 리페인팅 작업이 시들해질 무렵 그런 마음의 표시를 늦게 출근하고 갑자기 연차를 내는 등의 행동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선배이자 강사였던 인아에게 그만둔다는 말을 망설였던 마음 또한 이해됐다. 쉽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아름을 지켜보는 인아 또한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마음이 있었다. 아름과 인아, 인아와 해든, 해든과 아름, 세 사람은 각자와 통하는 부분이 있지만,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내가 하지 못한 행동이나 표현 방법을 동경하고 부러워하기도 한다.

 



사진 예술을 하는 사람이 주인공이라 사진을 찍는 사람의 따뜻한 시선을 바라볼 수 있었다. 빛이 스며들 때까지 기다려 사람의 모습을 찍고, 깨진 도자기 조각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만 같아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인아의 모습은 예술가만의 특징이 있었다. 배우면서 성장해가는 아름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때로는 시크하게 행동하는 해든도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사진에 대한 자부심과 예술적 감각을 지닌 사진 예술의 아름다움에 심취했던 시간이었다.



 

따로 또 같이 지내면서 수술 때문에 입원한 인아를 해든과 아름이 차례로 방문하며 이들의 관계는 변하기 시작했다. 각자에서 셋이 함께하는 관계로 변한 것이다. 아마도 함께 삿포로 여행을 떠나며 급변했다. 셋을 이루는 삼각형의 고리가 마음에 든 것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조금씩은 성향이 다른 법이다. 때로는 이해하기 힘든 말이나 행동을 해도 다른 점 때문에 관계를 유지해간다. 아름과 인아, 해든도 그런 관계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하고 있는 일이 지루할 때 때로는 다른 일을 도모하면 더 열정이 생기지 않겠는가.



 

인형 리페인팅이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됐다. 많은 사람이 자기가 좋아하는 배우, 캐릭터로 변신한 피규어를 찾는다고 한다. 좋아하는 것을 갖고 싶은 마음, 취향의 다양성을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책을 읽고 검색해봤더니 다양하게 리페인팅된 인형이 나왔다. 좋아하는 배우의 얼굴과 귀여운 아기, 애니메이션 캐릭터까지 있어 소장해도 괜찮을 듯 했다. 그리고 책점을 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책점은 고민이 있으면 그걸 생각하면서 책에 손을 올려놓고 아무데나 펼쳐보는 거다. 맨 처음 들어오는 문장이 그 사람의 것이다. 재미 삼아 한번 해볼까 하고, 장바티스트 앙드레아의 책을 펼쳤더니 ‘네 완성된 작품이 살아 숨 쉬는 모습을 생각해 봐. 그것이 어떤 효과를 낳을까?’라고 나온다. 무슨 의미일까.



 

다양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과는 차별화된 생각과 재능이 있기에 인형 리페인팅하는 직업도 생겨났을 것 같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작업하는 광경이 매력적이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일이지 않나. 굳어져 있던 마음 근육을 넓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다양한 작품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아름다운 삼각형의 고리를 만들어가는 성장통을 함께 즐겨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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