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피티님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모노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펼치면 [들어가며]에서 ‘지금은 VUCA 시대’라는 표현이 최근 들어 종종 들린다며 VUCA란 ‘불확실성이 높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의미하는 말로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두문자어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본서를 엮은 의도는 이런 불확실성이 높고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를 전문가들의 견해로 짐작해 보며 그려보자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생긴 이유는 본서에서 언급되었듯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 짐작해 보고 싶어 하는 많은 이들의 바람과 욕망과 기대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중적인 미래예측서들을 좋아하는 데 그와 같은 책들에 끌리는 이유로 본서에도 끌렸다. 이 책에 대한 한줄 감상은 미래예측의 소스로만 기대하기에는 정보의 밀도보다 대중성이 훨씬 더 높은 책이라는 것이다.
대화 형식의 본서에서 대화를 주재하는 경제저널리스트를 제외하고 도쿄대학교 대학원의 각 분야 전문가 11명이 동원되어 화려한 전문진이 등장한다. 까닭에 본서에 등장한 대담이랄까에 깊은 기대가 생기는데 어느 대목에서는 정보의 깊이와 인사이트가 느껴지고 어느 대목에서는 아주 조금 실망스럽기도 하다.
본서는 미래사회, 정보통신, 우주시대, 질병과 생명의 네 파트로 나뉘어 있다. 질병과 생명 파트에서는 미래 의학의 발전 가능한 상을 폭넓게 담론할 거라는 기대와 달리 특정 분야에서 현대의 의학적 설명이 많았고 우주시대라는 파트도 우주개발에 대한 담론 외에도 천문학과 물리학에 대한 학자들의 이야기가 이어져 기대한 미래 예측 정보 위주만의 서술이 아니라 처음에는 당황했다. 그래서 내가 독서의 목적을 본서의 집필의도와는 달리 잡았구나 하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과학의 미래만이 아닌 과학의 현재도 그리고 과학을 대하는 태도도 본서 전체를 흐르는 중요한 주제가 아닌가 싶다.
어쨌든 미래사회 파트가 가장 다가오는 대목들이 많았다. 인체능력을 다운로드받는 시대에 대해 BCI기술을 통해 뇌로 전문지식과 기술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인간의 계산 능력과 뇌의 용량을 확장하기 위해 유전자 개량과 기기와의 연결이 벌써부터 시도되어왔다는 내용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인간이 1000년을 살게 될 수 있음을 실험대상들을 통해 수명을 연장한 사례로 들며 인간에게 적용한다면 1000년을 사는 것도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라는 이야기는 현실에서의 수명으로 인해 가정 자체에 거부감이 들어서인지 솔깃하기보다는 섬찟하게 다가왔다. 거듭 세대가 교체되며 진화하는 것보다 1000년을 살면서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개량해서 얻는 진화의 밀도가 더 높다는 대목에서는 개인 진화만이 다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미 AI라는 신적 존재로 급속하게 진화 가능할 존재를 창조하고는 인간에게 더 이상의 진화 가능성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정보통신 파트에서는 공중에서 에너지를 끌어 쓴다는 공간 속의 전자와 광자에서 에너지를 전환해 쓴다는 개념을 통해 무한 에너지의 시대에 인간의 향로는 어떻게 될까라는 이미 과거 다른 저작에서도 깊이 하게 된 상념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메타버스 저작들을 통해 앞으로 국가의 경계는 흐릿해지고 기업이 국가의 역할을 대신하게 될 수 있다는 상념도 본서를 통해 다시 돌아보는 기회였다. 우주시대에서는 우주개발의 민간 기업주도를 짚기도 한다. 질병과 생명 파트에서는 면역과 장, 뇌와 장내 미생물의 영향을 논하며 에코 시스템(상호의존)과 초개체(다수의 개체가 한 개체처럼 행동하는 것)를 초유기체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여기서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독자적인 기능을 통해서만이 아님을 생각해 보기도 했고 지구와 우주 차원의 다른 의미의 공존에 대한 생각도 돌아보게 되었다.
본서에서 담론하는 과학의 발전상은 다각도의 독서를 하는 분들에게는 익숙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관심이 깊은 분들께는 기존에 알던 부분을 다시 헤아리게 해주는 역할과 미래 과학 발전에 대해 이 시대에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도 될 수 있다. 가볍게 또 넓게 그러면서 적절하게 핵심을 읽을 수 있으며 타인(해당 분야 전문 과학자)의 시선과 마음을 통해 미래를 헤아려 보게 해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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