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길'이라는 제목만으로도, 초등부터 100세까지 읽는 동화라는 글에 더욱더 어떤 내용이 담겨있고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나이를 먹으며 어딘가 빤해보이는 글에 동의는 하지만 점차 공감력을 잃어가며 관심을 갖지 않게 되었는데, 요즘 업무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런지 복잡하지 않은 단순함 속에서 쉼을 찾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이 궁금해졌다. 사실 어린왕자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과 표지의 색감이 맘에 들어서이기도 하지만.
행사가 잡혀있던 주말에 모든 일정이 취소되면서 더욱 여유롭게 책을 집어들었다. 금세 읽어넘길 수 있을 줄 알았던 책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말하고자 하는 의미에 대해 어떤 면에서는 빤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문장 하나 하나 나 자신의 현재를 떠올리며 읽다보니 책장을 휘리릭 넘길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난 주말 하루종일 시간을 내어 조금씩 읽어나갔고 새삼스럽게 내가 지켜야하는 나 자신의 원칙이 무엇인지, 내가 잊지 말아야 하는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지금 현재 내게 가장 무게있게 느껴지는 물음은 '이 길이 정말 옳은 길일까?'이다. 한때 이 물음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기도 했었지만 세상살이가 길어지면서 점차 나의 길이 어떤 길인지, 과연 나의 선택은 나 자신의 선택이 맞은지, 내가 가는 이 길이 나의 길이 맞는지, 정말 옳은 길인지... 물음은 커녕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괜히 한번 나지막히 읊조려보는 나의 길이라는 노랫말이 그 답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은데.
이제 '길'이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다. 그리고 '길'이라는 노랫말 가사. 그리고 또 어쩌면 이제는 이 책 '나의 길'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