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뉴스에서 '스트로베리 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거 북미 원주민들이 야생딸기 수확시기인 6월에 볼 수 있는 달이라고 해서 스트로베리 문이라고 불린다고 하는데 어제는 가장 낮은 고도에서 볼 수 있는 보름달은 그 어느때보다 가까이, 크고 환하게 볼 수 있는 날이었다고 한다.
'우주'라고 하면 뭔가 쉽게 다가오지 않는 미래세계의 이야기 같지만 이처럼 스트로베리 문의 이야기가 나오면 우주과학이 우리의 일상과 멀리 떨어져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어느 날 택시에서 우주가 말을 걸었다'라는 이 책은 우주 생물학자인 저자가 이동하는 택시안에서 우주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주고받은 대화속에서 얻어낸 우주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뜬금없는 택시기사?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양한 사람들을 차에 태워 목적지까지 가면서 대화를 끌어가는 택시기사들이야말로 편견이 없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정말 생각해보니 어쩌면 틀에 박혀있는 우주 전문가의 생각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일 수 있겠다는 수긍을 하게 된다. 사실 외계에도 택시기사가 있을까요? 라는 질문은 내게도 새롭게 느껴지는 물음이었으니.
우주에 관한 이야기라면 늘 과학적인 접근으로 개념에 대한 것이나 행성, 초신성, 블랙홀 같은 이론적인 이야기, 혹은 우주탐사 다큐멘터리 같은 이야기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이 책의 주제는 대중적이면서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주제는 '화성은 우리의 행성B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당연히 지구의 종말 - 과학적으로 태양이 소멸하면 지구 역시 언젠가 소멸할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우주탐사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겠지만 결국은 제2의 지구를 찾아나서는 것이 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시각을 뒤집어 줄뿐만 아니라 조금 과장한다면 정말 신선한 충격을 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구의 대안 행성을 찾는다기보다는 보험을 드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접근하고, 그 어디에도 지구와 같은 곳은 있을 수 없으며 - 물론 태양계에서, 먼 미래에 발견될지는 모르겠지만 "예측가능한 미래에 우리가 살 수 있는 최고의 행성은 지구이다"(150)라는 말은 지구의 미래에 대해 운명론적이고 회의론적인 생각을 하는 나에게 더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외계인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오는데, 우주에도 독재사회와 자유사회가 있을까라는 물음은 단순히 우주의 이야기로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우리의 현실 사회는 어떤가 생각하게 되고 생명의 시작에 대한 물음은 단순히 과학적인 의문에 대한 답이라기보다는 생명의 근원에 대한 것에서 시작하여 생명 존중의 이야기까지 이어지고 있어서 다시 읽어볼수록 더 다양하고 깊이있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생각할거리를 담다보니 오히려 깊이있게 읽지 못하는 것 같아 나중에 여유가 있을 때 한 챕터씩 천천히 나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그에 더해 누군가에게 같이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