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들어가 과학으로 나온다,라는 책 제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수학적 논리와 과학의 논리가 일맹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 접점으로 증명할 수 있는 여러 주제가 나오려나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수학으로 시작해서 물리학을 거쳐 과학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의미라니. 책 제목의 의미를 깨닫고 좀 헛웃음이 나오기는 했지만 책의 내용 자체는 수학이나 과학을 잘 알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흥미를 일으키며 들여다보게 하는 힘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아니, 과장이다. 이 책이 아주 재미있지는 않았다. 문장으로 설명된 부분들은 흥미로웠으나 계산식이 들어가면서 대충 넘겨버린 부분들이 많으니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안될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재미없었던 것도 아니니 이건 슈뢰딩거의 고양이만큼이나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닐까...
우리에게는 익숙한 숫자와 정수, 소수의 개념 등에 대한 이야기는 별다를 것이 없었다. 그런데 1+1이 2라는 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의 답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는 기본인 것 같고, 이 책에서는 '큰 짝수는 반드시 한개의 소수와 세 개를 넘지 않는 소수의 곱셈의 합으로 분해된다'(49)는 것에 대한 증명이 현재 수학의 풀지못한 수수께끼라고 말하고 있다.
어릴 적 수학을 배우며 점과 선, 수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고 학교에서도 누구나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한번쯤 그 이론에 대해 증명을 해보기도 했었는데 실생활에서는 오히려 확률에 대한 부분이 더 많이 응용되고 있어서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았던 것이 조금 후회되기도 한다. - 물론 공부에 있어서 수학만 그런것은 아니지만.
그런데 솔직히 확률 계산을 통해서라기보다는 그냥 감으로라도 도박의 승률을 따져 이득을 얻을 수는 없으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그에 대한 수학적 증명을 한다면 도박에 운을 거는 사람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말이다.
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요즘 많이 회자되고 있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실질적으로는 전자기파와 천체의 거리, 질량 등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더 와닿기는 한다. 전자렌지가 없으면 식생활이 안될정도의 현대 생활과 우주 관측에 대한 흥미와 제2의 지구 행성을 찾는 연구는 그렇게 시작이 된 것 아니겠는가.
물리학의 이야기에 이어지는 '생활속에서 알아보는 과학이야기'파트는 천체 이야기, 우성인자와 유전에 대한 생물학 이야기, 밥솥과 전기포트에서 물을 끓이는 방식의 차이뿐만 아니라 전자렌지 사용법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전자렌지 사용 주의사항은 바꿔말하면 전자파의 특성에 대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어려울 수 있지만 각각의 주제에 대해 흥미를 갖고 논리증명을 한다거나 과학원리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는데다 일상생활에서의 과학 이야가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