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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 집착
  • 아니 에르노
  • 9,900원 (10%550)
  • 2022-03-18
  • : 1,858
-20250501 아니 에르노.


BIGBANG(GD&T.O.P) - 쩔어(ZUTTER)
https://youtu.be/D8t8A8E_Tqc

단순한 열정을 5년 전에 읽었다고 한다. 언제인지 기억은 안 나고 독후감이 남아 있으니까. 집착을 안 읽었을 줄은 몰랐다. 이건 얇다니까 읽어봐야지, 아니 에르노 안 읽는다면서! 뭔가 괜히 욕박고 싶을 때 이 작가 걸 꺼내 읽는 거 아닐까 싶었다.

-‘이걸 쥐고 있는 한 이 세상에서 방황할 일은 없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지금 와서 이 문장을 곰곰 생각해보면, 이것 말고는, 이 남자의 페니스를 손으로 꼭 감싸쥐는 것 말고는 바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였던 것 같다. (10)

초반부부터 아이 참 아니 에르노가 또 아니 에르노 했네...똥을 싸도 박수갈채를 받고 남자친구 아침 발기한 성기 붙들고 있던 걸 회상하다 써 갈겨도 노벨상을 받고 뭐 그러는 거다. 차 버렸든 차였든 이제 부재의 상태로 발광을 할 테니까 일단 봐주고 넘어간다.

-모든 여선생에게서 완절무결하고 단호한 태도를 찾아내면서, 내가 그들 모두를 증오하고 있다는 사실을-하지만 전에는 나도 선생이었고,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들은 여전히 선생이지 않은가-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고등학교 시절, 여선생들이 너무 강렬한 인상을 주어서 그 직업을 갖게 되거나 그들을 닮는 일은 절대로 없을 거라고 생각하던 때의 기억을 되살려냈다. 나의 적이 속한 그 집단은, 그 이름과 그렇게 잘 어울렸던 적이 결코 없었던 것들, 즉 교직 종사자 전체로 확대되었다. (14)

오늘 명예퇴직 공문을 가만 들여다보며 20년 이상이래...난 연금 밀린 걸 다 털어 넣어도 이제 17년 몇 월인 걸… 그런데 그만두면 뭘 해 먹고 사냐 빚은 뭘로 갚냐 출근하겠다고 사재낀 옷이랑 신발값은 어쩔 거냐 하면서 자기를 전직 교사였다고 회상하는 아니 에르노가 조금 더 밉게 읽혔다.

-이러한 탐색과 광적으로 여러 단서들을 짜맞추는 행위를 보며 지능의 탈선적 사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로서는 차라리 지능의 시적 기능, 문학과 종교 및 편집증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그 기능이라고 하고 싶다.
게다가 나는 그 시기에 가졌던 욕망, 감각, 행위들을 추적하여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내가 겪은 대로의 질투를 써나가고 있다. 내게는 그것만이 이 강박관념에 물질성을 부여하는 유일한 방식이다. 그러면서도 나는 늘 본질적인 무언가를 놓칠까봐 두려워한다. 요컨대, 실재에 대한 질투로서의 글쓰기. (38)

사이버 스토킹에 흥신소 놀이는 거참 저의 고약한 취미 중 하나였는데… 이미 40년생 언니 아니지 할머니도 지겹게 편집증의 삶을 살고 그걸 또 치덕치덕 폼나는 단어 발라 문장으로 적어 두셨다. 전 이제 손 씻었습니다. 행복해요. 라라라라랄

-나는 내가 대량생산되어 대체될 수 있는 존재임을 확인했다. 이 논리를 거꾸로 뒤집어서, 그의 젊음이 가져다주는 이점들이 그에 대한 나의 집착에 중요하게 작용했음을 인정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성찰해보려고 애쓰고 싶은 의욕은 조금도 생기지 않았다. 나는 자기 기만이 주는 희열과 난폭함에서 절망으로부터 구원되는 길을 발견했다. (47-48)

내가 아닐 수도 있었어…는 언제나 씁쓸한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할머니한테도 그가 아니었을 수도 있었어… 젊은 남자 수시로 갈아끼웠잖아… 젊은 건 아름답지만 네 뭐 젊은이한테 집착하느라 세월 보내고 쭈그러지는 할머니들 보면 조금 안타깝긴 합니다… 인생의 무게는 각자의 몫…

-가장 커다란 행복처럼 가장 커다란 고통도 타자로부터 오는 것 같다. 나는 두려움 때문에 그 고통을 피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이해한다. 그들은 그 고통을 두려워하여 적당히 사랑하거나, 음악이나 정치참여, 정원이 있는 집과 같은 관심사의 일치를 더 중시하거나, 혹은 삶과 유리된 쾌락의 대상으로 여러 명의 섹스 파트너를 둠으로써 그것으로부터 도망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고통이 육체적 사회적 고통에 비하면 비이성적이며 심지어 물의를 일으킬 만한 것일지라도, 하나의 사치일지라도, 나는 생의 평온하고 유익했던 몇몇 순간보다도 그 고통을 더 사랑할 것이다. (50)

할머니...찐마조히스트 인정… 전 그 반대로 사랑하기로 했어요… 생의 평온하고 유익했던 몇몇 순간들로 그 고통들을 몰아낼 것이다.

-(학교에서 문학 텍스트의 구절들에 제목을 붙이듯이, 자기 삶의 순간들에 제목을 붙이는 것은 아마도 삶을 통제하는 수단이 아닐까?) (67)

통제 욕구도 인정… 제목을 붙이고 일단락해 놓으면 일단 편-안-

-그 여자는 자신이 다른 곳에서도, 또다른 여자의 생각과 육체 속에서도 살고 있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으리라. (69)

우리 할머니도 내가 여기서 아마도 질투의 감정으로 매번 읽고 까고 안 읽어 시바 하다 또 꺼내 읽고 또 까고 하고 있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을 것이다….

감기약 먹고 골골 졸려운 오후에 이 책 읽고 대작가 까는 독후감을 쓰다 보니 아주 잠이 싹 달아나게 개운한 아드레날린 샘 솟음… 제가 소작가면 까지도 않아요… 할머니는 버섯 같은 무엇이나 까고 계셨군요…. 인상 깊지만 꼬추타령은 일절만 옮기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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