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침 6시에 나가 40분 버스를 탔고, 동생을 만나 40분 더 차 타고 사려니숲에 갔다.
고강도 훈련으로 숲달리기를 했는데, 오름 직전에서 멈추는 오르막 코스였다.
오름까지 다녀오면 10km, 그 전까지가 왕복 7km 인 코스였는데, 굳이 무리하지 않고, 7km 코스로 달렸다.
지금까지 훈련한 중에서는 가장 경사가 있는 오르막이었는데, 내가 잘 달려서 뿌듯했다.
그 동안 왜 안 늘지. 왜 더 느려지지. 왜 계속 힘들지.의 시간이 있었고,
동생 말로는 그 동안 연습 한 것이 이제 보이는거라고 하지만, 지지난주 일요일에 처음으로 저강도 훈련, 존2 달리기, 슬로우 조깅, 심박수 130대로 10키로 달린 것이 터닝 포인트였던 것 같다. 그 전까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던 심박 130대 달리기를 그 날 이후로 혼자서도 일주일간 연습했고, 어제 심박수 신경 안 쓰고 맘껏 달리다보니, 이전에 약간의 오르막도 힘들어서 걷겠다고 했던거에 비해 잘 달렸다. 2주전 한라수목원에서 오르막 달리기 할 때 힘들어 죽겠다 싶었던 것에 비해 더 오르막이었고, 더 길었음에도 더 달릴만했다.
슬로우 조깅 만세. 그리고 어제는 처음으로 동생 무릎 보호대 빌려서 하고 뛰었는데, 역시 좋았다.
사려니숲은 처음으로 가봤고, 요즘 월트 디즈니 책 읽고 있는 중에 월트 디즈니가 헐리우드로 옮겨서 실사 앨리스와 애니메이션을 합치는걸 만들기 시작한걸 떠올렸다. 현실이 아닌 공간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1시간 16분 달리기 마치고 입구에 오니, 그제야 수학여행 버스며 관광객들이 도착하기 시작했고, 달리는 동안은 사람도 거의 못 봤다.
꽃 향기와 나무 향기와 맑고 깨끗한 공기. 양쪽으로 키 큰 나무들이 일자로 곧게 서 있는 숲 한 가운데를 달리느라 고양된 기분이 컨디션에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든다.
대회까지 보름 정도밖에 안 남았다. 대회쫄보라서 첫 대회때는 달리기 전부터 심박수가 치솟았고, 사람들 많다보니, 병목에서 쉬엄쉬엄 가다보니 갈 만했고, 무한 계단 포함한 발목이 이렇게 꺾여도 되나 싶은 오르막에선 심박 170 넘어가며 속 울렁거리고 숨 깔딱깔딱 넘어갔고, 막판에 컷오프 타임 걸릴까봐 걱정되는 와중에도 다리가 무거워 뛰어지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좀 다를까? 두 달간 훈련의 성과가 조금이라도 나타날까?
어제 7키로 숲달리기 하면서 5월 마일리지 100키로 찍었다.
5월 4일 정도 남았으니, 하루도 안 빼고 뛰면 120키로. 6월은 5월보다 하루 적지만, 150키로 정도 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6월 대회 잘 마치면, 10월 20키로 국제 트레일 러닝 대회 준비해야 하는데, 중간에 한여름이라, 내가 한여름에 나가 뛴다고 생각하니 무척 기대된다.
엊그제는 해리 포터 고블릿 오브 파이어를 다 읽었다. 오디오로만 50시간 넘게 들었고, 달리기 하면서 많이 들었다.
해리 포터 너무 재미있어서 달리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해리 포터 말고도 다른 책들 많이 들었고, 달리러 나가고 싶다는 마음 들기 전까지는 달리고 나서 달리기 기록, 오더블 들은 나 자신이 좋아서 그거 보고 달렸다.
지금도 한 시간씩 오더블 들으면, 책 진도 팍팍 나가서 좋기도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