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그 사람에게 휘둘릴까?"
피해자와 가해자가 만들어낸 마음 감옥에서 탈출하는 법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내가 잘못 기억한 걸 수도 있지." 혹은 "내가 진짜 문제인 걸까?" 만약에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계속 이런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단순한 고민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책 [친밀한 파괴자]는 나를 향한 파트너의 조용한 공격, 즉, 가스라이팅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 저자 로빈 스턴은 가스라이팅, 조작, 감정 지능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로서 이 책을 통해서 사람들이 자존감과 힘을 찾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가해자의 심리 구조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왜 그 관계에 계속 머무르게 되는지도 세심하게 다루고 있다.
우리는 늘 가까운 관계에서 가스라이팅을 당하곤 한다. 예를 들자면, 상사의 불합리한 비판에 자꾸만 내가 잘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감정과 판단을 왜곡하거나 비틀면 나 자신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부모가 아이를 향해서 "너 때문에 내가 화가 난다"라고 말하는 경우에도 가스라이팅은 조용하게, 천천히, 그리고 깊숙이 파고든다. 그러나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친밀한 관계에서 우리는 가해자-피해자 간의 반복적인 가스라이팅 패턴을 벗어나기 힘든데, 책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가해자에게 장단을 맞추는 일'이라고 부르고 있다.
'가해자에게 장단을 맞추는 일'에서 가해자는 자신의 해석을 "진실"로 밀어붙이고 피해자는 그 인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을 부정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의 감각은 사라지고 오직 "그의 시선"만이 기준이 된다. 이 책은 이렇게 이루어지는 가스라이팅 과정을 "가스라이팅의 세 단계"로 나누어서 체계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좀 더 명확하게 "가해자"를 알아볼 수 있도록 "가해자의 세 가지 유형"으로 설명한다. 이 책이 특히 좋았던 이유가 다양한 관계별 예시를 들어서 설명하면서 연인과의 친밀한 관계에서부터 직장, 우정, 가족 안에서 가스라이팅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실감 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 [친밀한 파괴자]는 단순하게 가스라이팅이란 게 무엇인지, 가스라이팅에 어떻게 당하게 되는지 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저자인 스턴 박사는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날 수 있는 8단계 구조를 이용하여 관계를 끊어내는 법, 감정을 회복하는 법 그리고 자기 신뢰를 회복하는 법까지 안내하고 있다. 특히 후반부에서는 실제 피해자들의 심리 변화와 가해자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태세 전환 그리고 피해자가 스스로를 되찾는 과정이 아주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실제로 내가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헷갈리는 사람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서 마음이 뻥 뚫리는 느낌도 들 것이다. 가스라이팅은 친밀한 남녀관계뿐 아니라 친구, 상사와 부하직원, 그리고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이 관계가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가, 정말 나 때문일까?" 관계에 대해서 확신하지 않는 당신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지금까지 외면해왔던 감정의 신호를 처음으로 진심으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자꾸만 자존심이 낮아지는 사람,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가 늘 나만의 문제로 끝나는 사람, 그리고 감정 조작과 학대에서 벗어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 [친밀한 파괴자]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