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세상을 막는 숭고한 힘
최선의 삶을 향한 절대적 상식
헌법의 원천이 바로 당신이다!
12월 3일, TV 앞에서 나는 그만 얼어붙고 말았다.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보는 순간 앞으로 발생할 모든 일들이 마치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다. 정치적 행동이나 발언은 모두 금지될 것이고,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잡혀가서 고문을 받는 그런 세상... 다행히 국회의원들의 재빠른 비상계엄 해제 요구 덕분에 계엄령은 바로 그 실효성을 상실했으나 그날 밤은 한마디로 너무 끔찍했다. 이후 이어진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이후로 한국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헌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거라고 본다. 그러나 과연 헌법이 무엇인지, 내 삶과 직접적으로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이 책 {당신이 헌법이다]는 앞서 제시된 질문에 정면으로 답하는 책이다. 책 표지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찍혀있는 문장들이 민주주의 공화국을 대표하는 헌법에 대해서 잘 설명해 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을 쓰신 저자인 헌법학자 임지봉 교수님은 자칫하면 너무 전문적이고 어려울 수 있는 헌법은 법률가의 언어보다는 시민의 언어로 풀어낸다. 서울대 법대, UC 버클리 로스쿨을 거쳐서 현재는 서강대에서 헌법을 연구하고 있는 저자 임지봉 교수님은 [당신이 헌법이다]를 통해서 헌법을 우리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헌법이란 무엇인가]에서는 헌법의 역사와 헌법의 구조 등 헌법의 기초 개념부터 다지고 있다. 특히 49쪽에 나온 문장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고, 국가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 통치구조를 정해놓은 국가의 기본법이자 최고법"을 통해서 우리는 헌법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을 수 있다. 2부 [헌법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에서는 정치적 관점에서 본 헌법이 설명된다. 여기서 전 대통령이 계엄의 이유로 꼽았던 "국회의 탄핵 소추권"에 대한 내용이 소개된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는 고위 공직자의 직무상 위헌에 대해 탄핵 소추를 할 수 있고 대통령은 전시나 사변에서만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는 내용이 확실하게 명시되어 있다. 말하자면 그의 계엄 이유는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3부 [헌법은 당신이다]에서는 "내 권리 사용 설명서"라는 제목으로 헌법 속에 들어있는 5가지 기본권에 대한 내용이 소개된다. 이를 통해서 헌법은 단지 국가의 뼈대를 짜는 기술이 아니라 나의 권리를 지켜주고 나의 목소리를 보호해 주는 '일상 속 나침반'이라는 점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특히 노동자로써 관심을 가질 만한 기본권이 바로 "사회적 기본권"이었다. 헌법 제32조에 "근로의 권리"에 따르면 국가는 안전한 근로 환경을 조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항을 보니 최근에 발생한 SPC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이 떠올랐다. 이렇게 헌법으로 보장되는 국민의 권리를 정부가 잘 보장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은 특히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집필되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말하자면 법치주의와 권력분립 같은 원론적 개념이 일상적 언어로 번역되어 있다. "대통령도 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법치주의이고 권력을 가진 자가 반드시 견제 받아야 한다는 것이 권력 분립이다" 이처럼 명쾌한 해설 덕분에 이 책은 딱딱하지 않고 쉽게 다가온다. 책 속에는 독자의 삶에 직접 닿는 현실적 질문도 나온다. "애인의 휴대폰을 몰래 보면 헌법적으로 어떤가요?" 같은 것들을 통해서 자칫 멀게 느껴지는 헌법 개념들이 아주 가깝게 다가온다. 이 책 [당신이 헌법이다]는 한 명의 시민으로서 우리가 왜 헌법을 알아야 하는지, 어떻게 헌법의 주체로 살아갈 수 있는 성찰할 수 있게 해준다. 결국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 제1조를 절실히 체감하게 만드는 책 [당신이 헌법이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