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기만 했던 양자역학이 드디어 내 것이 되었다."
반려견과의 대화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의 난해함이
한순간에 명쾌해지는 양자역학 입문서!
처음엔 단지 제목 때문에 끌렸었다. 그런데 일단 책을 집어 들어 읽는 와중에는 여러 감탄이 터져 나왔다. 솔직히 말해서 좋게도, 나쁘게도 감탄했다. 이 책 [우리집 강아지에게 양자역학 가르치기]는 제목 그대로 저자 채드 오젤이 양자역학이라는, 물리학의 한 분야를 얼마 전 입양한 자신의 개 "에미"에게 설명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에미는 평범한 걍아지는 아니고 자존심도 세고 머리도 좋은 편이라 토끼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인지 채드가 가르치는 것 같은데, 사실 이 설정은 복잡하고 난해한 현대 물리학을 독자들에게 좀 더 쉽고 유쾌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 같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쓴 채드 오젤처럼 물리학을 실제로 전공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나처럼 "과학 문외한"도 있을 수 있다. 만약에 물리학을 조금 알고,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이라고 살짝 파악하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은 엄청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기본 설정이 강아지에게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구도이기 때문에 "어려운 개념을 놀랍도록 쉽게 풀어낸다는 점"과 다소 건방지긴 하지만 똑똑한 강아지 에미와 채드 사이에 오고 가는 지적인 유머와 대화 방식이 책을 읽는 내내 재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이 마냥 쉬운 책은 아니다. 실제로 각 장은 독자들이 한 번쯤은 들어봤지만 내용은 잘 모르는 물리학 이론들을 다루고 있다. 예를 들자면 2장 "내 뼈는 어디에 있을까?"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를 다루고 있고, 제3장 "슈뢰딩거의 강아지"는 "코펜하겐 해석"이라는 것을 다루고 있다. 사실 기본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저자가 하는 말의 한 70~80%를 잘 알아들을 수는 없었으나 그래도 키포인트를 얻어 갈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1장 "어떤 길? 양쪽 모두"를 통해서는 우주의 모든 것은 파동의 성질과 입자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2장 "내 뼈는 어디에 있을까?"를 통해서는 존재의 운동과 에너지를 동시에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 등등.
사실 "양자역학"이라는 이론은 본질적으로 우리의 상식 밖에 있는 세계를 다루기에 약간의 사전 지식이나 반복 독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일반 독자들의 이해도를 훨씬 넘어서는 난이도를 가진 책이라는 말씀. 하지만 바로 이렇기 때문에 저자 채드 오젤의 해설 방식이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 그는 말한다. " 다시 말해서 양자역학을 배우려면 강아지처럼 생각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강아지와 마찬가지로 언제나 세상을 경이로움과 신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양자역학도 훨씬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론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마음을 열고 다가서면 강아지 에미만큼은 ( 혹은 에미보다 많이 ) 지식을 얻어 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 책을 요약하자면 "유쾌한 방식으로 양자역학을 설명한, 강아지 에미와의 대화" 혹은 "입자 파동 이중성, 슈뢰딩거의 고양이, 다중 세계 해석과 같은 물리학 주요 개념을 아주 재미있고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적인 이론 설명 부분은 다소 힘들지만 저자와 에미와의 티키타카는 유머러스하고 에미가 토끼와 다람쥐를 과연 어떤 물리학 방식을 이용해서 잡아먹을지 궁금해진다. 양자역학을 한 번쯤은 이해해 보고 싶은 독자들 그리고 어려운 과학 개념을 좀 더 위트 있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책을 읽어보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형식은 조금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진지한 과학서 <우리집 강아지에게 양자역학 가르치기>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