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모든 순간이 공간이 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내 차가 있었는데 과감하게 정리를 하고 이제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당시를 생각해 보면 차 안에서 정말 많은 일들을 했던 것 같다. 아침 식사를 거르고 나오면 차 안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고 가끔 정지 신호가 뜨면 급하게 화장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한들 자동차가 과연 제4의 공간이 될 수 있을까? 이 책 [제4의 공간]을 쓴 저자 조현민 씨는 기술이 일상을 바꾸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술 혁신 덕분에 차가 집 혹은 직장과 같은 또다른 삶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 말하자면 우리가 머물고 일하고 나를 회복하는 '이동식 개인 공간'으로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전기차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제4의 공간"으로 표현한다. 집이 1의 공간, 직장이 2의 공간 그리고 카페나 커뮤니티 공간이 3의 공간이라면 차가 이제는 나만의 삶을 살아가는 독립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 사례로 저자는 우리가 머무는 아파트 공간을 이야기한다. 구조적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은 아파트에서 남편이자 아버지들은 나만의 독립공간을 가질 수 없음에 좌절한다. 저자는 이제 그 한계를 전기차가 채울 수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V2L 기능을 활용하여 차량을 '이동식 오피스'로 바꿀 수 있고 따라서 차 안에서 책 읽고, 요리하고, 유튜브 편집을 할 수 있다는 말.
차가 삶의 공간으로 변할 수 있는 점에서 핵심적 키워드는 바로 "자율 주행" 이 아닐까?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책을 읽고 요리도 하고 유튜브 편집까지 하려면 우선 운전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도 계속 연구 중이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자율 주행 기능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사례로 자율 주행 모드로 운전되는 차를 탄 알렉스라는 운전자는 회사로 가는 길에 차에서 하루 업무를 시작한다. 회의, 이메일, 보고서 검토 그리고 한 잔의 커피 등등 차는 이제 사무실이자 휴식 공간이 된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것처럼 자율주행차도 미래의 우리 삶을 바꿔놓을 거라고.
이 책을 쓴 조현민 저자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을 창업한 전기차 생활 문화 기획자인데, 그의 말에 따르면 이제 전기차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아직은 전기차를 운행할 만큼 완벽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는 않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가짐도 전기차를 향해 활짝 열려있지는 않은 듯. 새로운 환경에 함께 적응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적 기반이 갖춰져있어야 하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전기차로의 전환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사용자 중심의 충전 인프라"가 실현되어야 하는 점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충전소에 레스토랑, 소규모 마켓, 코워킹 스페이스 등이 결합되어 함께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책 [제4의 공간]은 어떤 특별한 사람들의 개인 경험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전기차로 인해서 앞으로 바뀌게 될 도시 공간, 주거 패턴, 심지어는 사회 구조 자체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소음과 공해가 줄어드는 도시는 더 쾌적해질 것이고, 자율 주행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피곤하기만 했던 통근 시간은 업무나 잠을 보충하는 시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되면 우리는 "어디에 살 것인가?" 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될 거라고. 기술의 혁신과 발전이 펼쳐내는 한계 없는 공간 확장의 마법, 눈앞에 다가온 새로운 시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나게 해주는 가슴 뛰게 하는 책 [제4의 공간]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