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디 미카코 언니를 재독하다가 하프 앤 하프에 대해서 모자가 한 대화를 눈여겨보다가 튀어나오면 그걸 꼭 망치로 찍어 튀어나온 걸 다른 것들과판판하게 동일하게 만드는 행위에 대해서도 겹쳐서. 선의와 악의와는 별개의 문제로. 사춘기를 겪었던 시기에도 그랬지만 갱년기를 겪으면서 사춘기의 절정에 다다르는 소녀를 양육하면서 다시 느끼는 바, 다양성과 그걸 또 판판하게 다듬는 생의 작업에 대해서도. 가족, 친구, 연인이라는 관계성 안에서 서로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지 못하고 재단해 자신의 틀에 맞추려고 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삶에 규격이라는 게 진짜 있을까? 그렇다고 생각해?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는 한편, 규격 따위 엿먹으라고 해, 라고 줄곧 반항하는 이들도 있는 거고. 삶이라는 게 다 제각각 얼굴이 다른 것처럼 제각각 목소리가 다른 것처럼 제각각 다른 삶의 목표가 있는 것처럼 다 다양하고 다른데 그걸 어떤 틀에 맞춰 이게 옳고 이렇게 해야 제대로 사는 거고, 그게 얼마나 암울하고 답답한 일인지는 그 규격에 맞춰 살아온 사람들은 절대 알 수 없는 거고, 이게 또 흥미로운 거로구나 싶다. 이걸 언니 글을 읽다보면 더 알게 되고.
왜 브래디 미카코 언니에게 반할 수밖에 없는지 그것도. 브라이튼이 궁금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