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길
다운 증후군을 앓는 늙은 아가씨가
뽀로로 음료수를 마시고는
커다란 콘칩 봉지를 웃으며 뜯는다
너무나 새까맣게 염색을 한 엄마는
딸이 건넨 음료수병을 버리러 일어선다
불행의 얼굴은 판박이처럼 비슷하다
아픈 왼쪽은 2년째 치료약을 찾지 못했다
나는 다음 진료를 예약하지 않는다
집으로 오는 늦은 엘리베이터에서
9층의 여자와 마주친다
여자에게는 자폐증을 앓는 아들이 있다
여자는 나즈막하게 노래를 부른다
오 솔레 미오(O Sole Mio)
나폴리의 태양은 눈물을 흘리는데
한쪽 눈으로만 눈물을 흘리므로
눈물길 검사를 받아야 하겠지만
막힌 눈물길을 우회하여
여자는 가끔 컹컹 짖는 강아지와
행복한 저녁 산책길에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