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철 수,   그 건   안 희 정  :


 

 

​ 




그놈은 없다




 


                                                                                                           아버지는 화가였으나 실력이 모자란 무명 화가였으며 가장으로서의 능력도 모자란 편이어서 푹 삶은 시금치처럼  축 쳐진 어깨로 돌아다녔다. 설상가상 술을 좋아해서 물감을 살 돈으로 술을 사곤 하셨다. 아버지는 고흐처럼 말했다. 여기, 압생트 한 잔 주쇼 !                       

물감을 살 돈으로 술을 사곤 했으니 아버지는 궁여지색으로 물감을 직접 만들었다. 파란 물감인 경우, 대청 잎에 오줌을 섞어 죽이 되게 한 후 햇볕을 받게 하면 발효 과정에서 알코올이 생겨나 대청 잎 속에 있는 인디고 색소를 용해하여 파란 염료를 얻을 수 있다. 가장 좋은 방식은 오줌 대신 질 좋은 술을 사용하는 것이지만 아버지는 술을 마시고 난 후에 배출되는 오줌을 사용했다. 웃자고 하는 허풍이 아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파란색 염료를 그런 식으로 만들어서 파란색 염료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항상 술에 취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술 취한 사람을 파랗다고 표현한다.

반면, 생활력이 강한 어머니는 대장부 같아서 목소리가 크고 억척스러웠다. 이처럼 서로 성격이 엇박자이다 보니 집구석이 편할 날이 없었다. 톨스토이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이유가 제각각이다 _ 라고 말했다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불행한 가정도 모두 엇비슷하다. 불행한 가족의 결말은 뻔한 드라마의 종방과 비슷하여 내 부모는 이혼하기에 이른다. 오, 주여 ! 눈이 내립니다.                    지난 일을 돌이켜보면 이혼 과정에서 벌어진 불협화음은 불행한 일이었으나 한편으로는 감사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 아버지나 어머니 모두,  당신들이 서로 자식을 키우겠다며 양육권을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늘상 축 쳐진 둥근 어깨를 하던 아버지는 그날따라 뾰족한 어깨를 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내 비록 가난한 가정의 아비이나 자식들을 포기할 만큼 모진 부성은 아니라오. 죽이 되든 식혜가 되든 내 손으로 자식들을 키우리다.                      그날 누나의 제안으로 아빠와 엄마가 빠진 자식 연합 가족 회의가 열렸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_ 라는 문제를 놓고 회의가 벌어졌다.  모두 다 어머니 편이었다. 하지만 나는 망설였다. 누나가 말했다. 조만간 구청에서 나온 가정 복지과와 이혼 법정에서 나온 이가 방문할 것이니 그때 선택하도록 하자. 이제부터는 각자 도생이닷.  

누나의 말대로 가정 복지과 공무원과 이혼 법정에서 나온 직원이 찾아왔다. 개별 면담이 이루어졌고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엄마와 아빠 중에 누가 더 좋으니 ?  이런 뻔한 질문-들이 오고가리라.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있을 때 상담사가 내게 물었다. " 너희 아빠와 엄마 중에....... 누가 더 꼴보기 싫으니 ? "  뙇 !!!!!!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지금까지 읽은 글이 논픽션이 아니라 픽션이라는 낌새을 알아채고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런, 씹새 ~                       왜냐하면 누가 더 꼴보기 싫으냐고 질문을 던지는 이혼 조정 법률관은 없기 때문이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야당 후보 단일화 협상에 나온 안철수 측이 요구한 설문 문항이 바로 < 너희 아빠와 엄마 중에 누가 더 꼴보기 싫으니 ? (자세한 내용을 원한다면 클릭) > 류'다.  간단하게 문재인과 안철수 중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 _ 라고 대선 후보 호감도를 물어보면 될 것을 엉뚱하게도 여권 후보인 박근혜라는 제3자를 끌어들여서 야당 대선 후보 비호감도에 대해 묻는다. 억지스러운 질문일뿐더러 예의에도 어긋난 질문이다.  안철수, 그건 안희정 !                          언제부터인가 선거는 최선이 아닌 차악을 뽑는 행위라는 프레임이 정설처럼 떠돌아다닌다. 

유감이지만 박근혜 정권은 차선이 아닌 차악을 지도자로 뽑았을 때 벌어질 수 있는, " 쓰빽따끌을 뛰어넘는 아스트랄한 지랄의 향연 " 을 증명했다. 지금 우리는 문재인을 찍느니 차라리 박근혜에게 투표한 결과를 경험하고 있다. 솔직하게 고백하겠다. 나는 안희정이 박근혜만큼 싫다. 세련한 척하지만 촌스러운 몸짓과 말짓거리가 보기 거북하고, 과장된 표정 연출은 과잉의 메소드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같아 졸라 불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희정이 최종 후보에 올라 제2의 박근혜와 대결한다면 기꺼이 안희정에게 투표할 생각이다. 죽 쒀서 개 줄 생각은 없으니까. 

이 세상에는 그놈이 다 그놈인 그놈은 없다, 안 그럼 ?  사람이란 지문과 같아서 제각각 다 다른 법이다.  나는 안희정이 말한 선의 발언에서 악의를 읽지만 세월호를 은폐하고 엄호하려 했던 정당의 후보보다는 선하다고 믿는다. 나는 그가 차악이 아니라 차선이라 믿는다. 나의 친애하는 적, 건투를 빈다 !  선거 때만 되면 갑이 되는 내가 당신에게 보내는 선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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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3-24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희정이가 느무느무 싫어요. 근데 희정이랑 똥당 중에 골라야 한다면 희정이로 갈 수밖에 없다는 말에는 공감하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4 11:56   좋아요 0 | URL
남 좋은 일 시킬 수는 없죠. 어제 세월호 올라오는 거 보십시오. 개새끼, 하루면 될 것을 박근혜를 위해서 1000일 동안 인양할 생각이 없었따니....

samadhi(眞我) 2017-03-24 12:04   좋아요 1 | URL
이런 말도 안 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을 실감 못해 언제까지 허벅지를 꼬집어대야 하는 건지. 녹슨 세월호를 보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4 12:05   좋아요 1 | URL
전 죽은 고래가 떠오르더군요. 상처 입은 고래 말이죠... 짠했습니다... 세월호 누워서 배 드러낸 모습 보고 말이죠..

samadhi(眞我) 2017-03-24 12:07   좋아요 0 | URL
고래 위에 빛나던 아이들 인형도 떠오르죠. 광화문 집회 때 등장했던 별이 된 아이들. 하늘에 떠오른 구름 리본도 아이들이 그려놓은 것만 같고...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4 12:11   좋아요 0 | URL
세월호 떠오르던 그날, 박근혜는 여전히 올림머리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samadhi(眞我) 2017-03-24 12:17   좋아요 0 | URL
과연 혼이라는게 있을까 싶네요. 정신행위(?)를 할 수 없는 사람도 존재한다는 걸 그네를 보고 알게 됩니다.

2017-03-24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4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4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4 1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4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4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7-03-24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솔직히 과거에 운동권이었다고 해서 그 경력을 선거 전략으로 ‘질 낮게‘ 이용하는 사람들한테는 반감이 들더군요. 그렇게 치자면 심상정/노회찬 같은 사람들도 누구 못지 않은 투쟁적인 사람들이었으나 ‘왕년에 나도 운동 좀 했네‘라고 젠체하는 경우는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과거의 큰 적과 맞서 싸운 남다른 경험이 있다면, 지금의 당면한 적과는 어떻게 대결해야 하는지 구체적 복안을 내놓는 게 현명한 정치인으로서의 행보지요.
저는 안희정이 ‘대연정‘ 어쩌고 할 때부터 신물이 나더군요. 왕년 투사치고 그가 싸웠던 적들과 놀아나는 경우(김문수, 이재오, 하태경, 김지하 등등)도 적지 않던데, 안 씨도 딱 그짝으로 보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4 16:51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뭐랄까 ? 이 양반의 자뻑의 세계에 갇혔다고나 할까 ? 그 서양식 제스츄어를 할 때마다 먹은것이 역류되는 느낌. 제가 제일 싫어하는 정치인 유형이 눈물을 자주 보이는 인간인데, 그런 인간치고 제대로 된 인간을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안희정은 이상하게도 자주 우는데.. 이게 좀... 역겹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온다면 그에게 투표할 생각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새누리는 소멸되어야 할 존재이니까 말이죠... 김진태 같은 인간이 유력 여권 후보라니... 정말 끔찍한 일이죠..

시이소오 2017-03-24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희정이 세월호 올라오는날 울었다네요. 다들 무슨 안약을 썼을지 궁금해하던데. 이분 정치 포기하고 안약광고하믄 백만장자가 될듯 합니다. 안약 회사를 차리면 억만장자도 문제없을듯. 대연정에 이어 안희정은 안약이어~~라고 할까요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5 11:09   좋아요 1 | URL
저번에 파파이스에서 노무현 회상하면서 울더니 또 울더군요. 전 이게 연기 같다는 느낌. 일단 정치인의 눈물은 믿으면 절대로 안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5 11:09   좋아요 0 | URL
저번에 파파이스에서 노무현 회상하면서 울더니 또 울더군요. 전 이게 연기 같다는 느낌. 일단 정치인의 눈물은 믿으면 절대로 안됩니다..
 

 

 





19대 대선 : 안철수가 문재인을 이긴다



 


                                                                                                        형도 없고 아우도 없는, 아우 !  볼썽사나운 대결.  2012년, 지난 18대 대선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놓고 문재인과 안철수는 심각하게 다퉜다. 

" 둘이 다투다 " 는 의미보다는 한쪽이 " 어깃장을 부리다 " 는 표현이 더 적확하지만. 두 사람은 결국 설문 조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합의한다. 자, 문제는 해결되었으니 이제 시작합시다.                             그런데 형도 없고 아우도 없는, 볼썽사나운 대결이 또다시 지리멸렬하게 이어졌다. 시바, 계급장 떼고 덤벼 !                              안철수가 주장하는 설문 문항을 문재인 측에서 받아들일 수 없었던 모양이다. 문재인 쪽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기는커녕 쓸데없이 시비를 거는 형국. 문재인, 의문의 한 패 ?!  어떤 문항이었을까.

안철수가 제시한 문항과 계산법은 다음과 같다. 설문은 설문 응답자에게 두 개의 질문을 연속으로 던진다.




① A 박근혜와 B 안철수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 ?

② A 박근혜와 C 문재인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 ?


두 개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세 종류'다. 첫째, ① - B ② - A. 이 부류에 속하는 응답자의 정치적 성향은 문재인을 지지하느니 차라리 박근혜에게 투표하겠다. 둘째,  ① - A ② - C. 이 부류에 속하는 응답자의 정치적 성향은 안철수을 지지하느니 차라리 박근혜를 지지하겠다. 셋째,  ① - B ② - C. 이 부류에 속하는 응답자의 정치적 성향은 박근혜만 아니면 된다. 다음은 안철수가 제시한 계산법이다.  첫째 - 안철수를 지지하지만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하면 안철수에게 1표를 주고, 둘째 - 문재인을 지지하지만 안철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하면 문재인에게 1표를 준다.

안철수가 제시한 설문 방식은 박근혜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 경쟁력 있는 후보 > 를 선정하는 게 아니라 < 대선 후보 비호감도 > 를 묻는 방식이다. 즉, 비호감도가 높은 쪽이 지는 게임이다.  당연히 무소속이었던 안철수보다는 민주당 소속이었던 문재인에게 불리한 문항이다. 안철수가 18대 대선에서 제시한 설문 방식을 19대 대선에도 적용하자면 10% 안팎의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안철수는 30% 중반인 문재인을 이길 수 있다. 현재 차기 대선주자들의 지지율과 비호감도는 다음과 같다.

 

19대 대선에서 대세론에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는 문재인도 안철수식 설문 방식을 적용하면 꼴찌가 된다. 심상정을 지지하는 내 입장에서 보자면 꿈 같은 일이겠지만 안철수식 설문 방식으로 대통령을 뽑자면 4.1%의 지지율을 얻는 심상정이 가장 유리하다. 또한, 1%에도 못 미치는 극세사 지지율을 보이는 남경필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지난 18대 대선 때 안철수가 문재인 후보 측에 제시한 설문 방식이 얼마나 비정치적이며 억지스러웠나를 다시 한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것이 바로 안철수가 말하는 새정치'다. 철수에게 한 마디 하련다. 투표란 차기 대선주자의 호감도에 응답하는 행위이지 비호감에 응답하는 것은 아니란다.

흔히 투표는 최선이 아닌 차악을 뽑는 행위라고 말하지만, 나는 이 프레임에 1%도 동의하지 않는다. " 최고의 후보 " 가 없다는 최고보다는 낮은 단계인 " 꽤 좋은 후보 " 를 선택하면 된다. 만약에 꽤 좋은 후보도 없다면 " 그럭저럭 좋은 후보 " 를 선택하면 되고, 그렇저럭 좋은 후보마저 없다면 " 시바, 그래도 나은 구석이 있을 법한 후보 " 를 선택하면 된다 ■

 

 

 

 

 

덧대기 ㅣ 안희정은 안철수의 전략을 따르는 듯하다. 그러니까 진보와 보수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중도화 전략을 통해서 비호감도를 낮추는 방식을 선택한 듯하다. 잘 될까 ?! 비호감도를 낮춘다고 해서 호감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표를 보면 호감도가 낮은 사람이 비호감도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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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22 16: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선거 결과 어떻게 나올지 예상 못하겠습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정말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어요.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 간의 설전이 대선 기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 변수가 나올 수도 있어요. 아무튼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갈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2 18:42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전 오히려 가장 쉬운 예측 가능한 선거라고 생각되는데.... 뭐, 방심은 금물이지만서도 말이죠...

samadhi(眞我) 2017-03-22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민주주의에 부응하는 것이 아니지만 저는 일단 정권부터 바꾸고 쓰레기들 소각 좀 하고 난 뒤에 여러 편으로 나뉘었으면 좋겠다는 순진한(?) 생각을 합니다. 철수나 희정이 같은 애들이 자꾸 본색을 드러내는 것도(물론 찰스는 오래 전에 티났지만) 꼭 필요한 일이지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2 18:41   좋아요 0 | URL
오늘도 시끌시끌거리더군요. 우리 희정이 너무 승리에 목숨거는 것 같습니다. 적당히 얌체 작전을 펼쳐야 하는데 진도가 너무 나갔습니다.. ㅎㅎ..

samadhi(眞我) 2017-03-22 19:01   좋아요 0 | URL
자기가 건 발에 걸려 넘어진 듯 보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2 20:02   좋아요 0 | URL
요즘 손학규가 옛날에 안철수 하던 진상 짓 그대로 따라해서 안철수가 요즘 죽으려고 하더군요.. 인과응보란 그런 것이란 생각도 듭니다...ㅎㅎㅎㅎ

samadhi(眞我) 2017-03-22 23:02   좋아요 0 | URL
만덕산 형님은 뭔 짓을 해도 묻혀요. ㅋㅋㅋㅋㅋ 출마선언하는 날 홍석현 출마선언에 묻히고 ㅋㄷㅋㄷ
크게 웃겨주는 형님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3 17:48   좋아요 0 | URL
앞으로는 손형을 만덕이 형이라고 불러야 할것 같습니다.

기억의집 2017-03-22 2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민주당 경선날이라 투표장 가서 문재인 찍고 왔네요. 사실 저는 이재명 지지하는데 안희정의 대연정 운운에 빡쳐서 안희정 될까봐 문재인 찍었네요. 안철수식 방식이면 김진태도 유리하겠죠! 문재인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데.... 자유당을 박살낼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3 17:49   좋아요 0 | URL
저는 신청은 안했으나 안희정은 3위로 낙오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기억의집님 화이팅 ~

빨리 끝났으면 2017-03-23 0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세워 주는 게 당연한 사회는 어디에도 없다. 그런 건 유토피아도 아니다. 내가 믿는 유토피아는 넘어진 사람을 짓밟으려 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 사회. 물론, 이런 사회는 지구촌 어디에도 없다. 그저 짓밟으려하는 사람을 경계하고 제재하려는 의지가 좀 더 강한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가 있을 뿐.

p.s. 문재인과 유승민의 결을 비슷하게 보는 내 마음을 이해해줄 사람이 있을까? 물론 난 문재인을 좋아한다. 그러나 유승민도 싫지 않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3 17:48   좋아요 0 | URL
이 댓글을 읽으니 문득 프랑스 육팔 혁명 때 벽에 쓰인 낙서가 생각납니다.

현실주의자가 되라,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라 !

기억의집 2017-03-23 1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홋 프랑스육팔때 저런 멋진 낙서가 있었군요~ 근데 현실주의자와 불가능한 요구는 이상하게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3 19:20   좋아요 0 | URL
현실적인 것을 고려하되,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해서 무조건 포기하지 말고, 이상적인 것은 지향하는 정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냄비  뚜껑이  유리였던  이유 :




 

 

 

 

옷이라는 낱말과

비슷한말은 사람이다



 


                                                                                                                                                                                                선고합니다 ! 주문, 피정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그가 나를 이끌고 간 곳은 얼큰한 해물탕으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마포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한 곳이라 하니 음식 맛은 보장한다는 코멘트도 덧붙였다.

식당 안은 티븨에서 탄핵을 선고하는 이정미 재판관와 낭랑한 목소리와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재잘대는 목소리가 섞여서 시끄러웠다.  앉자마자 이리저리 주위를 살피니 무엇보다도 냄비 뚜껑이 눈에 띄었다. 손님으로 북적거리는 식당은  깨질 위험이 있고 무거워서 잘 사용하지 않는 유리 재질의 냄비 뚜껑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 안을 들여다보니 살아있는 낙지 한 마리가 냄비 뚜껑에 빨판을 붙여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수족관 속 물고기를 들여다보듯, 사람들은 유리뚜껑 밑에서 흐느적거리는 낙지를 구경하고 있었다.  종업원은 불을 붙여 가열을 하기 전에 손님에게 냄비 뚜껑을 손으로 꾹 눌러달라고 당부했다. " 손으로 뚜껑을 꽉 누르셔. 낙지 요놈이 힘이 장사여서 뚜껑도 뒤집는다니까.

주저앉은 병든 소도 낙지 먹으면 다음날 벌떡 일어난다고 하잖아요. 저희 가게는 싱싱한 해산물 아니면 취급을 안한다니까. 호호 "  열이 오르자 낙지는 유리뚜껑 밑에서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비로소 이 가게의 냄비 뚜껑이 투명한 유리로 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죽어가는 과정을 전시하는 상업적 전략인 것이다. 잠시 후, 온갖 해산물이 가득 찬 냄비가 도착했다. 냄비 속에 낙지 한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다.


​-


< 옷 > 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무릎 탁, 치고 아, 하게 된다.  설핏, " 졸라맨 " 캐릭터 같아서 문자보다는 그림 실력이 형편없는 사람이 그린 낙서처럼 보인다. 절묘하다. 몸에 걸치는 옷이라는 단어가 사람 형상을 닮았으니 우연치고는 기묘하다. 옷을 의미하는 상형문자인 한자 < 衣 > 가 갓 쓰고 도포 입은 모양을 본뜬 글자라는데 이리저리 뜯어봐도......     아니올시다. 닮은꼴로 보자면 아무래도 한글 < 옷 > 의 승리가 아닐까 싶다. " 비슷하다 " 는 말은 두 개의 대상이 크기, 모양, 상태, 성질 따위가 똑같지는 않으나 닮은 구석이 있다는 점에서,  < 옷 > 이라는 글자와 가장 비슷한말은 의복'이 아니라 사람이다. 

하여, 나는 당당하게 말하련다. < 사람 = 옷 > 이다.  옷을 입는다는 행위는 문명화된 사회에 동의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무리 명망 높고 위엄 있는 인간이라 해도 벌건 대낮에 벌거숭이가 되어 거리를 돌아다니면 광인 취급을 받을 뿐이니까. 아감벤의 호모사케르 1) 개념을 적용하자면 옷을 입지 않은 것은 " 벌거벗은 생명(nuda vita) " 에 불과하다. 이들에게 내려지는 형벌은 시민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제한( 혹은 제외) 하는 것'이다. 법외 인간'이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은 정치적 질서에 의해 작동되는 사회로부터 추방당한 외부자'다.

독가스를 살포했던 아우슈비치 수용소나 고문실에서 수감자의 옷을 벗기고 나서 고문을 하는 행위는 옷을 입은 자신과 그들을 분리하기 위해서이다. 여기 벌거벗은 생명이 있다,  물고기는 다른 종에 비해 " nuda vita " 을 대표하는 종이다. 물짐승은 길짐승이나 날짐승과는 차이가 있다.  길짐승과 날짐승은 (깃)털이라는 털가죽 옷을 입고 있지만 물짐승은 털이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럴까 ?  길짐승과 날짐승은 동물 보호법에 의해 법적 보호를 받곤 하지만 물짐승은 법외 존재로 취급된다. 물고기를 잡거나 죽일 때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이는 없다.

옷도 없고, 털도 없고, 심지어 깃털조차 없는 벌거벗은 생명에 대해 우리는 그것들이 지능도 없고, 눈물을 흘리지도 않고, 소리를 지르지도 못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

 

 

지금껏 출간된 수많은 어류 관련 서적들은 물고기의 다양성, 생태학, 생식력, 생존전략 등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많은 서점들에는 낚시에 관한 낚시에 관한 책과 잡지가 넘쳐난다. 그러나 아쉽게도 물고기의 입장에서 쓴 책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서 멸종위기종의 곤경을 애도하거나 어족자원 남획을 지적하는 환경보호활동가들의 고리타분한 메시지를 열거할 생각은 없다. 독자들은 혹시 아는가 ? 남획이라는 단어가 적당한 어획을 합리화하고 자원이라는 말이 물고기를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품으로 전락시킨다는 것을. 이 책의 목적은 물고기에게 사상 유례가 없었던 발언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우리는 동물행동학, 사회생물학, 신경생물학, 생태학의 획기적인 발달에 힘입어, 물고기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느끼고 경험하는지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위의 글은 << 물고기는 알고 있다 >> 의 서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인 조너선 밸컴은 상어를 잡아 지느러미와 꼬리만 잘라낸 다음 몸통을 바다에 버리는 상어 피싱'이란 행위의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

 

 

어부들은 상어의 지느러미만 잽싸게 도려낸 후 , 아직 살아있는 상어를 바다에 내던진다. 지느러미와 꼬리가 없는 상어는 헤엄을 칠 수 없기 때문에 목숨만 붙어 있을 뿐 통나무나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상어들은 심연으로 가라앉으며, 출혈과 질식, 그리고 수압 등 온갖 고통을 겪으며 서서히 사망하게 된다(같은 책, 305쪽)

 

 

이 책을 읽으면 물고기도 다른 종과 마찬가지로 희노애락을 느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펄펄 끓는 물 속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어가는 낙지를 보고 즐거워하는 당신은 과연 상어 피싱 작업 방식을 비판할 수 있을까 ?  죽음은 그 어떤 방식으로든 볼거리로 전시되어서는 안된다. 상처 입은 존재는 통증을 느끼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낚싯바늘에 꿰여 물 밖으로 끌려나온 물고기가 울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물속에 빠졌을 때 울지 않는 이유와 같다는1)  사실을 왜 모르는 것일까.  통증은 인간만이 느끼는 감각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는다. 

 

숨탄것은 모두 통증을 느낀다는 점에서 사람이라는 낱말과 비슷한말에는 물고기도 포함되어야 한다. 하여, 나는 이정미 헌법 재판관의 말투를 빌려 여기에 쓴다. 선고합니다! 주문, 사람이라는 낱말과 비슷한 말의 범주에 물고기도 허용한다 ■

 

 

 

 

 

 

 

 

 

                                  

 


1)        성스러운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호모 사케르(homo sacer)는 낱말의 의미와 달리 고대 로마법에서 사회로부터 배제되는 형벌을 받은 죄인을 가리킨다.

  

2)       같은 책, 3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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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3-18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고 보니 어류권..이건 한번도 본적이 없었네요..ㄷㄷㄷㄷ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8 12:13   좋아요 1 | URL
샥스핀 먹지 말자는 캠패인이 있었습니다. 상이 지르러미만 자르고는 산 채로 상어를 버린다고 하네요.
상어는 수영을 할 수 없으니 심해로 내려가는데, 수압이라는 것 때문에.. 그 압력으로 내장이 터지고, 막 고통스럽게 죽는다고 합니다... 그걸 먹지말자는 캠패인.. 우리도 이제는 법적으로 이런 거는 규제를 해야 합니다..
죽어가는 낙지보고 즐거워하다니...

samadhi(眞我) 2017-03-18 15: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그림은 또 어떻게 찾아내셨대요?
목숨 가진 모든 것에 대한 곰발님의 애틋함이 귀합니다. 얼마 전에 제 별 것 아닌 생각에 누군가 ˝귀하다˝ 라고 말해주어서 무지 송구하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1 15:09   좋아요 0 | URL
댓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며칠 좀 바빴습니다...
귀하다는 말, 참.. 좋죠. 좋은 사람이라는 말보다는 귀한 사람이라는 말이 더 느낌이 옵니다..ㅎㅎ.
글구보니 저는 태어난 이후 귀한 사람이라는 말은 한번도 들은 적이 업군요..

samadhi(眞我) 2017-03-21 15:27   좋아요 0 | URL
귀한 생각을 가지면 귀한 사람이지요. 곰발님이 여태 그런 말을 못 들어보셨다는게 이상한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1 15:41   좋아요 0 | URL
평생 미운오리새끼로 살았습니다...ㅎㅎㅎㅎㅎ

samadhi(眞我) 2017-03-21 16:40   좋아요 0 | URL
그건 저랑 비슷하네요. ㅋㅋ 오리동지

북프리쿠키 2017-03-1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중에 옷을 입고 다니는 괴생명체는 인간밖에 없네요ㅎ
˝옷˝으로 인해 진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1 15:11   좋아요 1 | URL
짐승도 엄밀히 말하면 털옷이 있는데, 물고기는 말 그래도 벌거벗은 생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 신기한게 고문할 때는 항상 옷을 벗겨요.. 신기하죠... 일종의 거리두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간이 아니다라는 자기최면을 위해 일부러 고문자는 고문당하느 사람을 벗기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

2017-03-20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1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3시 2017-03-20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지요 페루애님!
저도 잘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1 15:13   좋아요 0 | URL
이거 너무 오랜만에 오신 것 아니십니까.. ㅎㅎ 저야 잘지내죠. 향유 님도 잘지내시죠 ? 어찌 지내시나요 ?
 

 






 

 

 

 

 

 

 

                                         

용  서  받  지     못  한   자   :

 

 

 

X, 울어버린 !


흉터에는 신기한 힘이 있지. 과거가 진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거든. 흉터를 얻게된 사연은 결코 잊을 수 없지. 안 그런가?

 

- 모두 다 예쁜 말들 中

 

 

 

 


 

- 영화 << 로건, 2017 >>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최고 걸작은 무엇일까 _ 라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망설이게 된다. << 용서받지 못한 자, 1993 >> 냐, << 밀리언 달러 베이비, 2004 >> 냐 ?   그것이 문제'다. 중국집에서 짜장을 시킬 것인가, 짬뽕을 시킬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선택하는 순간에 나는 후회하게 되리라.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연출한 SF 영화 << 로건, 2017 >> 에서 늙고 병든 울버린(로건은 울버린의 이름이다)을 보자마자

영화 << 용서받지 못한 자 >> 에서 용서 받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던 늙은 총잡이 머니(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떠올랐다.  영화 << 로건 >> 에서 " 스트롱맨(STRONGMAN) " 를 기대했던 관객은  서걱거리는  " 스트로맨(STRAWMAN) "  을 보고  충격에 빠진다.  그는 더 이상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노후 걱정을 하며 돈을 벌어야 하는 콜 리무진 운전자'이다.  힐링 팩터 능력을 상실한 울버린의 몸은 온통 흉터투성이다. 그는 흉터를 통해서 자신이 과거에 저질렀던 죄악을 읽는다. 이 모습은 영화 << 용서받지 못한 자 >> 에서 은퇴한 무법자 월리엄 머니(클린트 이스트우드)을 떠올리게 한다. 그 또한 용서를 받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자'다.

이제는 캔사스 촌구석에서 촌부가 되어 어린 자식과 함께 돼지를 키우며 조용히 살고 있으니,  로건과 머니는 날카로운 발톱을 숨긴 채 조용히 숨어 산다는 점에서 서로 겹친다.  사람들은 종종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려는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어나지만 로건과 머니는 자신이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꿈을 꾸다 잠에서 깨어난다.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장르에서 과거를 배경으로 한 서부 장르를 떠올리는 것은 과장된 해석 혹은 과시적 허풍이 아니다.  << 스타워즈, 1977 >> 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지만,  사실 이 영화는 우주로 옮겨진 미국의 기원이자 서부 개척사에 가깝다. 먼 미래는 알고 보면  멀지 않는 미국 건국 신화에 대한 자격지심이다.

영화 << 로건 >> 에서 찰스 자비에 교수와 어린 로라는 티븨에서 상영하는 서부 영화 << 셰인 >> 을 넋 놓고 감상한다.  찰스 자비에 교수는 오래 전 서부 영화를 보며 " 이상화된 과거 " 를 그리워한다. 암, 그때가 좋았지.              그것은 알츠하이머에 걸려 초능력을 통제할 수 없게 된 찰스 자비에 교수의 신세한탄에 가깝지만 따지고 보면 그러한 속성은 웨스턴 장르의 특징이기도 하다. 웨스턴 장르는 주로 외부 적과 싸워야 하는 마을 공동체/가족 공동체 내의 갈등과 봉합을 다룬다는 점에서 < 엑스맨 > 시리즈 또한 뮤턴트라는 공동체 내의 갈등과 봉합을 다룬다는 장르적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엑스맨 시리즈는 외형은 SF이지만 본질은 웨스턴에 가깝다. 감독은 이 영화에서 노골적으로 서부극에 대한 오마주를 투사하는데,  영화 << 셰인 >> 속 대사는 고스란히 어린 로라의 입을 통해 대미를 장식한다. 또한 서부 영화 장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역마차라는 영화 소품은 울버린이 운전하는 크라이슬러 300C 리무진 웨딩카로 업그레이드된다. 그 옛날,                  가족 공동체를 안전한 곳으로 이주하기 위해 포장 마차를 몰던 영웅은 미래의 서부극에서는 차를 몰고 총 대신 클로(손가락 사이에서 튀어나오는 금속 칼날)라는 가공할 만한 금속 갈퀴'로 총싸움 대신 칼싸움을 한다.

 

웨스턴 영화 속 영웅은 공동체의 해체를 막고 봉합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듯이 로건은 멸종 위기에 처한 뮤턴트(차세대 돌연변이 공동체)를 적으로부터 지켜낸 후 그들 곁을 떠난다. 그들을 지키되 공동체와 함께 할 수 없다는 룰은 웨스턴 속 영웅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마지막 장면은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상남자 울버린 때문에 울어버린 영화'다.  결투의 세계, 총잡이에게 있어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 뒤 > 이지만 공교롭게도 서부극은 앞모습으로 시작해서 풍요로운 뒷모습으로 끝나는 장르이다. 눈물이 아,        앞을 가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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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3-17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보는 내내 그 고독함과 쓸쓸함과 슬픔에 잠겨 있었어요

안녕 로건..
안녕 찰스 자비에..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7 09:37   좋아요 1 | URL
고독이 몸부림친다는 표현이 딱인듯...
약간 한국 영화 같지 않습니까.. 서사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시아 영화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살짝 패밀리뽕도 과하게 설정된 것 같기도 하고..

samadhi(眞我) 2017-03-18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영어까지 영역을 넓혀 언어유희 하는 우리 곰발님 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6 18:19   좋아요 0 | URL
어라, 이 댓글도 놓쳤군요.뒤늦게 답글답니다. 아님파인탱큐앤드유 ?

samadhi(眞我) 2017-03-26 21:55   좋아요 0 | URL
노땡큐. 영어로 묻는 어떤 말에도 노땡큐로 일관하는 우리 남편에게 배워서 써먹어요.
 
물고기는 알고 있다 - 물속에 사는 우리 사촌들의 사생활
조너선 밸컴 지음, 양병찬 옮김 / 에이도스 / 2017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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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의 죽음 앞에서 침이 고일 때 :



 

 

 

 

 

 

 


 

 물고기는 thing이 아니라 being이다

 

 

                                                                                                                                                                                                   극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영화 내용은 이렇다    :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외아들을 키우는 아버지. 금이야 옥이야 은이야, 어허둥둥 내 새끼. 어느 날, " 내 새끼 " 가 괴한에 의해 납치당하자 아버지는 아들을 찾아 지옥에라도 갈 결심을 한다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극단적 최루성 쓰빽따끌 무비

 

<< 니모를 찾아서 >> 앞에서,    눈물 없이도 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객석 뒤쪽에서 콧방귀를 뀌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 사연이 궁금하여 푸른 눈동자를 가진 그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원어민처럼 물었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 ( 번역 :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인데 왜 웃으시죠?) 내 질문에 대해 그는 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냈다. << 물고기는 알고 있다, What a Fish Knows. 2016년 >> !  그가 대답했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 ( 번역 : 내가 이 책의 저자올시다. 반갑소 ! 나, 조너선이오. )  < 니모를 찾아서 > 에서 주인공 아버지 말린과 외아들 니모(물고기)의 실제 모델은 횐동가리라는 물고기인데 이 책에서는 흰동가리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준다.  

 

 

영화 < 니모를 찾아서 > 아버지 몰리와 아들 니모

흰동가리와 말미잘

흰동가리들은 몸집, 서열, 그리고 성전환에 의존하여 사회질서를 유지한다. 이들은 ' 덩치 큰 개체 ' 두 마리와 ' 덩치작은 개체 ' 여러 마리로 그룹을 형성하는데, 덩치 큰 두 마리는 ' 번식 커플 ' 이며, 둘 중에서 더 큰 것이 ' 지배적인 암컷 ' 이고 작은 것이 ' 비지배적인 수컷 ' 이다. 덩치가 작은 하급자들은 모두 수컷인데, 몸집 순서대로 서열이 매겨진다. 서열이 낮은 수컷들의 나이가 번식 커플과 같을 수 있지만, 성적으로 성숙한 개체들의 행동 지배가 하급자들의 성장이나 발육을 억제한다...... 서열이 낮은 수컷들은 본질적으로 정신생리적으로 거세된 상태라고 한다. 이 상황에서 각각의 수컷들은 지휘부에 결원이 생길 때까지 대기하고 있다가 알 낳는 암컷이 죽으면 서열 1위 수컷이 암컷으로 전환되고, 서열 2위 수컷의 지위가 한 단계 상승한다고 한다. 따라서 흰동가리 그룹에서 억압받는 수컷들은 늘 한 줄기 희망을 품고 있는 셈이다 ( 물고기는 알고 있다, 253 쪽 )


 

맙소사 !              흰동가리 무리는 암컷 한 마리에 수많은 수컷으로 구성된 사회인데, 서열 1위인 암컷이 사라지면 서열 2위였던 수컷이 암컷으로 전환되고 서열 3위였던 넘버쓰리가 남편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내와 사별한 홀아비 몰리가 아들을 애지중지 키운다는 영화 설정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물고기 생활에서는 수컷이 양육의 책임을 지는 것은 다반사이지만 흰동가리 세계에서 홀아비는 존재하지 않는다. 넘버 투인 남편이 죽으면 넘버 쓰리가 남편의 자리를 차지하고, 넘버 원이 죽으면 넘버 투인 수컷이 암컷으로 성전환을 하니 말이다. 해저 2만리. 어허, 재미있는 세상일세.  

 

얼핏 보면 흰동가리 성생활은 두 명의 하드바디만이 섹스를 즐길 수 있는 승자 독식 사회 모델(넘버 원과 넘버 투'만이 섹스를 할 수 있다)을 따르지만 한편으로는 하빠리-들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 평등 사회'이자 성차 없는 양성 평등 사회라는 점에서 인간 사회보다 진보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과연 인간 사회는 물고기 사회보다 고등할까 ? 이 책은 물고기가 인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똑똑하다는 사실을 증명할 뿐만 아니라 어느 실험은 물고기가 인간보다도 똑똑하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기도 한다. 네 살짜리 꼬마에게  색깔이 각각 다른 M&M초콜릿 두 개(a와 b라고 하자)를 준다.  

 

꼬마가 a 초콜릿을 먼저 먹으면 엄마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b 초콜릿을 수거한다. 반면, 초콜릿 b를 먼저 먹으면 a 초콜릿도 먹을 수 있도록 치우지 않는다. 네 살짜리 꼬마는 이 게임의 법칙을 알게 될까 ?  b초콜릿을 먼저 먹는 쪽이 유리하다는 사실을. 꼬마는 100번이 넘도록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순서를 깨닫지 못했다. 그렇다면 인간 다음으로 영리하다는 영장류는 어떤 결과를 얻게 될까 ? 결과는 영장류 열여섯 마리 중 두 마리'만 성공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 3초 기억력의 세계 " 로 알고 있는, 머리 나쁜 짐승의 대명사인 물고기(청소놀래기)는 ?  정답은 전원 통과'이다. 이 책을 쓴 조너선 밸컴이 주장하고 싶은 말은 인간의 희노애락과 물고기의 희노애락은 동일하다는 점이다.



 

첫째, 물고기는 사물thing이 아니라 존재being이며, 단순히 살아있는 게 아니라 생활을 영위한다. 둘째, 물고기는 개성을 갖고 있으며 관계를 형성하는 개체이다. 셋째, 물고기는 계획과 학습, 인식과 혁신, 책략과 회유를 하며, 쾌락, 공포, 장난, 통증 그리고 즐거움을 경험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물고기도 느낄 건 다 느끼고 알건 다 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은 물고기에 관한 기존의 통념과 얼마나 일치1)하는가 ?  우리는 그동안 물고기를 어엿한 개체로 취급해 왔을까 ? ( 286쪽 )



좋은 독서 경험은 내가 생각하고 있던 고정 관념을 산산조각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너선 벨컴의 << 물고기는 알고 있다 >> 는 얼음을 깨는 도끼(카프카)이며, 낡은 가치를 부수는 망치(니체)이고, 어둠을 밝히는 형광등 101개(박근혜)다2). " 금붕어의 기억력은 3초 " 라는 프레임은 인간이 악의적으로 유포한 가짜 뉴스인 셈이다. 물고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희노애락을 느낄 줄 안다. 어쩌면 모든 생물은 통증을 느낀다는 그 단순한 사실을 인간만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_ 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인 우리는 노는 물 이 다르다는 이유로 물고기를 being이 아닌 thing으로 인식하려 한다.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가 울지 않는다는 이유로, 핏기 하나 없는 횟감이라는 이유로, 혹은 표정이 없다는 이유로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품격 없는 무지에 대한 훌륭한 반격은 조너선 밸컴이 이미 준비해 두었다나랏 말쌈이 듕국과 다른,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에 정착한 그는 여러분에게 묻는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번역 : 우리가 물고기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는 노는 물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낚싯바늘에 꿰여 물 밖으로 끌려나온 물고기가 울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물속에 빠졌을 때 울지 않는 이유와 마찬가지다, 316)           

륭한 번역'이라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대한 평가는 별 다섯 개 만점에서 여섯 개 주겠다. 흥행성과 함께 작품성까지 두루 갖춘 책이다. 다 읽고 나면 묘하게 울컥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이 책은 물고기를 키우는 이보다는 오히려 해물탕 냄비 속에서 살아있는 문어의 고통을 보며, 아아.................    입에 침이 고였던 당신에게 권한다.  싱싱한 생물을 보여주기 위해서 낙지해물탕집 주인은 손님  앞에서 산낙지를 부글부글 끓는 냄비 속에 넣는다. " 요래요래, 오래,  낙지가 힘차게 꿈틀거리는 거 보십시오.  지랄하는 거 보이십니까 ?  낙지가 얼마나 싱싱하면 끓는 물 속에서 3분 동안이나 꿈틀거리겠습니까 ! 하하하. "

사(死)의 몸짓을 선(鮮:싱싱하다)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연 온당한 일인지 묻고 싶다. 하여,  만국의 지구촌 친구들에게 원어민 발음으로 묻는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








                                                                         

 

1)   번역 오류인 것 같다. 전후 문맥을 살펴보면 < 일치 > 가 아니라 < 대치 > 가 아닐까 ?

2)   삥 뜯기의 달인인 박근혜는 삥의 규모도 쓰빽따끌해서 집 한 채 사달라는 요구 대신 동네 전체를 사달라고 한다. " 삼성동 사줘 ! " 라니.......  탄핵으로 인한 연금 박탈을 이유로 박씨의 먹고사니즘을 걱정하는 인간에게 되묻고 싶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

 

 

 

 


 

 

▶ 별책부록

 

 

http://blog.aladin.co.kr/myperu/6370810  : 낙지 사회

http://blog.aladin.co.kr/myperu/6695997  : 심장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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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03-15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회 평등 사회‘이자 성차 없는 양성 평등 사회라는 점에서 인간 사회보다 진화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 ‘진화‘보다 ‘진보‘가 더 어울리는 단어 선택이 아닐까요?

이글을 읽고 숙고 중입니다. 1) 성폭력 범죄자는 being일까? 2) 사람은 짐승과 다를까? (어느 페미니스트가 제게 한 말, 사람은 동물이 아니잖아요. 사람이라면 더 높은 도덕성을 발휘해야 하잖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5 14:49   좋아요 0 | URL
고쳤습니다아.. ㅎㅎㅎㅎ



숙고의 결과에 도달하시게 되면 결과르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ㅎㅎㅎ

마립간 2017-03-15 15:02   좋아요 0 | URL
숙고 전의 default value를 말씀드리면

1) thing과 being은 인위적 분류이다. (생명이 단자 monad인지, 영 spirt가 단자인지는 불분명하다.)
2) 사람은 짐승(동물)과 다르지 않다.

1)은 2)에 의한 따름 정리입니다.

cyrus 2017-03-15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근혜 형광등... 진짜 오랜만에 들어보는 희대의 개드립입니다. 이제는 그 형광등은 완전히 깨져버렸어요. 얼른 이 폐형광등을 수거했으면 좋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5 19:20   좋아요 0 | URL
어디 형광등뿐이겠습니까. 꽃 중의 꽃, 박근혜 꽃이라고 노래하는 이도 있었는데....

yureka01 2017-03-15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폐형광등은 함부로 버릴 수가 없...수은은 상온에서는 액체인 금속인데요..대표적인 증상이 무감각증과 기억장애랍니다. 수은 중독이 의심되는 상황에 놓은 형광등의 아우라였나 싶더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5 19:1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 훌륭한 베스트댓글입니다.......

아 우리 근혜 머리가 수은으로 가득 차서 그렇게 형광등 백 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를 풍겼군요..
그게 수은 중독 증상이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몰랐었나 봅니다..

samadhi(眞我) 2017-03-18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임파인탱큐 앤드유 때문에 집이 떠나가라 웃었습니다. ㅎㅎㅎ
전 근혜에 주석을 단 이유가 3초 기억력 때문이겠거니 했어요. ㅋㅋㅋ
이 책 곰발님 때문에 마구 땡기네요. 곰발님 뽐뿌질 정말 심하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6 09:04   좋아요 0 | URL
엇, 요기 댓글 하나 놓쳤군요. 뒤늦게 봐서 죄송합니다..
원래 닭도 머리가 똑똑하다고 하더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