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인 이 여, 영 원 하 라 :
댁들은 이유가 있어서 오리를 죽였나 ?
내가 쓴 글의 특징은 팔 할이 삼천포이고 이 할이 목적지'라는 데 있다. 쓸데없는 소리이니 쓸모없는 문장이 팔 할이지만 어쩌랴, 취향이 그쪽인걸. 어디까지나 취존. 만약에 당신이 내가 운전하는 택시에 탑승한 손님이라면 잠시 후에 내 멱살을 잡고 흔들었을 것이다. ㉠ 어서 옵셔 ? ㉡ 영등포로 갑시다 ! ㉢ 네에.
종로에서 출발한 택시는 인천 앞바다에서 갈매기 구경하고 소래포구에 들려 어시장 둘러본 후 삼천포로 빠진다. 영등포에 가고 싶었던 사내는 삼천포 앞에서 새우깡을 달라며 앵벌이를 하는 갈매기를 목격하게 되리라. 그리고는 울부짖으리라. 나, 돌아갈래 ! 당신에게 미리 경고하는 바이다. 택시 미터기 속 말이 천리마처럼 쉼없이 달린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삼천포행 택시에 탑승하셔도 좋다. 준비되셨습니까 ? 악셀레이터 힘차게 밟아도 되겠습니까, 네에 ? 피카레스크 영화( 프랑스어 : Picaresque , 스페인어: Picaresca , 스페인어로 "악당"을 뜻하는 단어인 "피카로"(Pícaro)에서 유래 )는
악당을 물리치는 정의의 사도가 매력적인 경우보다는 악당이 정의의 사도보다 매력적일 때 빛을 발한다. 영화 << 레옹 >> 에서 스탠스 필드 형사 반장'을 연기한 게리 올드만이 마약에 쩔어서 끝까지 미친 짓을 할 때나, << 사선에서 >> 1) 라는 영화에서 대통령 암살 계획을 꾸미는 존 말코비치가 숲속에서 만난 사냥꾼에게 무표정한 표정으로 " 댁들은 이유가 있어서 오리를 죽였나 ? " 라고 반문하며 총을 쏠 때 이들 영화의 작품성은 완성된다. 악당은 피도 눈물도 없어야 악당답다. 자신이 저지른 악행에 대해서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반성하지 않을 때 악당은 악을 응징하는 주인공보다 멋있다.
내가 << 영웅본색 >> 같은 홍콩 영화를 싫어하는 이유는 악당의 변심에 있다. 개처럼 살았으나 마지막은 의리를 위해 장렬하게 죽는다는 오우삼표 개과천선 프로젝트 ㅡ 으리으리한 의리 신파극'을 볼 때마다 조미료 잔뜩 넣은 짜장면을 먹는 기분이 든다. 그럴 때마다 과잉의 서정을 제거한, 무표정한 얼굴로 오리를 죽이는, 냉혈한 존 말코비치의 으리으리한 오리 잔혹극을 보고 싶다. 좀... 드라이하게 만들 수는 없니 ? 사람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본성과 태도를 혼동하면 안된다. 전자는 생래적인 것이고 후자는 학습의 결과일 뿐이다. 그래서 어떤 일을 계기로 본성이 180도 달라졌다는 영웅담을 믿지 않는다.
영화 << 변호인 >> 에서 송 변호사가 특정 재판을 접하면서 인권 변호사로 거듭났다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신파극에 코웃음을 친 이유이다. 노무현은 특정 재판을 통해서 속물 변호사에서 인권 변호사로 180도 변신을 한 것이 아니라 본디 천성이 선한 자'였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런 반론도 가능하다. 80년대 노동 운동가였던 김문수의 변심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 마찬가지다. 편의에 따라 진영을 옮기며 기회를 엿보는 것이 김문수의 본심이니 극좌에서 극우로 변신한 김문수의 변심은 변심이 아니라 본심인 것이다. 그가 변한 것은 태도이지 본성이 아니다. 이런 안심스테이크 같은 인간.......
한 번 배신한 놈은 매번 배신하게 된다. 오랜 고민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 속 시원하게 닭치고 " 덕밍아웃 " 하련다. 나는 박근혜를 좋아한다. 아니, 사사사사사사사사사사사사사사랑한다. 당신들이 박근혜 없는 봄날을 만끽할 때, 나는 사랑을 잃고 이 러브레터'를 쓴다. 후까시 머리와 깃 세운 70년대 디스코 패션을 볼 때마다 당신의 우아한 70년대 복고가 봄바람에 싱숭생숭한 사내의 마음을 지지고 볶는다. 우우 _ 하지 마시라. 와와 _ 함성을 기대한 것은 아니나, 어디까지나...... 취존. 무엇보다도 그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녀의 악의와 악행을 볼 때마다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악당에게 개과천선이란 개에게 줘버릴 미덕'이 아니던가. 선한 자여, 짖어라 ! 나는 내 앞길을 가련다. 멋지다, 정말...... 시발, 멋진 악당이다. 이럴 때는 혀 짧은 발음으로, 아무도 모르게, 이렇게 외치곤 한다. 매력 쩐당 ~ 언론은 탄핵 선고 이후 박근혜가 청와대를 떠나지 않은 채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침묵하는 이유에 대해 " 친박의 여왕 " 에서 " 숙박의 여왕 " 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며 다양한 해석을 내놓지만 박근혜는 무표정한 얼굴로 생각이 많은 당신에게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 댁들은 이유가 있어서 오리를 죽였나 ? " 악당은 반성을 모를 때 멋있다. 짝, 짝, 짝 !
브라보. 박씨 ! 매력 쩐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