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드를 이길 수 있는 소프트는 아이스크림이 유일하다 :  










트럼프와 조선일보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_   라는 질문을 받으면 사람들은 코끼리만 생각하게 된다.  " 코끼리 ?  왜 느닷없이 코끼리를 얘기하지 ?! "  머릿속은 온통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누군가가 " 코끼리가 아니라 개미핥기입니다, 행님 ! " 이라고 말해도 코끼리라는 단어에 점령당한 뇌는 이 정보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게 된다. 개미핥기 ?!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꽤꼬리, 웽?!......   

 

이를 두고 " 프레임 전략 " 이라고 한다.  우리가 통상 사용하고 있는 주류 언어도 프레임 전략이 적용된 예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대해서 대한민국 주류 언론은 하나같이 " 저학력 백인 남성의 반란 " 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는데, 사실 이 문장은 잘못된 표현이다. 고등학교(high school)교육 제도는 말 그대로 고등(高等)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이 등급이나 수준 따위가 높은 교육이다. 적어도 저학력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트럼프를 지지한 유권자는 평균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즉, 교육도 제대로 못 받은 멍청한 백인이 똥을 산 결과는 아니다. 그렇다면 왜 < 고등학교 교육 > 은 저학력이라는 프레임으로 유포되고 있을까 ?

 

이 프레임이 교육 마피아의 배를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교육 과정을 저학력이라는 프레임으로 설정하면 평균 혹은 평균 이상을 바라는 학부모와 수험생은 평균치(혹은 평균치 이상)를 얻기 위해 대학을 진학해야 한다. 졸업장 장사와 교육 이권 사업을 하는 교육 마피아에게는 매우 유리한 프레임 설정인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이수를 저학력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우리는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 따위에게 지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트럼프를 지지한 유권자는 보통의 교육 수준과 보통의 상식을 갖춘 사람이 선택했다즌 점이다.

 

대한민국 국민 99%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에 깊은 한숨을 내쉬며 통탄하지만 과연 지구가 망할 것처럼 통탄할 만한 결과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트럼프가 개새끼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트럼프는 개새끼다). 트럼프 당선은 " 저학력 백인 남성의 반란 " 이라기보다는 " 정치 엘리트 주류 세력에 대한 정치 딴따리 비주류에 대한 호감( 정치 주류 엘리트인 이너써클에 반감을 가진 대중이 아웃사이더에게 보내는 지지......) " 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트럼프는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에서도 극렬하게 반대했던 인물이며, 주류 언론은 고사하고 비주류 언론에서도 트럼프를 지지한 언론사는 없었다. 주류 언론이 막말이라는 프레임으로 아무리 두들겨도 트럼프는 승리를 거뒀다.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이번 미국 대선은 주류 언론 vs 비주류 백인 노동자의 대결이었다. 백인 노동자는 주류 언론에 포섭되지 않았다. 이제 워싱턴 정가는 노동자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나는 트럼프의 당선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샌더스가 민주당 후보에게 워싱턴에 갇혀 있지 말고 노동 현장으로 가라는 주문도 같은 맥락이다. 내가 트럼프는 개새끼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미국 대선에 의미를 두는 이유이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서 시작한 촛불 100만 시위를 보면서 얻은 교훈은 < 국민의 힘 > 이 아니라 < 조선일보의 힘 > 이었다. 한때 사람들은 조선일보가 박근혜의 역린을 건드렸다고 했지만( 사람들은 조선일보를 겁쟁이라고 놀렸다), 역린을 건드린 쪽은 청와대였다.

 

조선일보는 잠시 몸을 사렸을 뿐이다. 조선일보와 tv조선 방송이 박근혜와 최순실을 무차별적으로 물어뜯지 않았다면 과연 5%라는 지지율이 발생할 수 있었을까 ?  박근혜 콘크리트 지지율을 무너뜨린 공신은 조선일보'다. 어제 촛불 100만 집회 현장에서 내가 느낀 것은 불만이다. 모든 언론이 축제 같은 시위 문화을 높게 평가하지만 우리가 깨달아야 할 점은 축제가 동반된 평화 시위 문화라는 프레임 설정의 주체가 누구인가를 알아야 한다. 하드(hard)을 이길 수 있는 소프트(soft)는 아이스크림이 유일하다. 피는 물보다 진하고, 칼은 물보다 강하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고 ?! 글쎄다. 물방울이 백년에 걸쳐 작은 구멍 하나를 만든다면 돌맹이는 단 한번의 돌팔매로 잔잔한 호수에 파문을 만든다.

 

지금 우리는 정부가 깔아놓은 멍석에서 즐겁게 놀다 간 꼴이다. 하야를 외치는 함성소리에 이승만과 박근혜가 느끼는 위협은 동일한 것일까 ?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승만이 느끼는 위협은 생명에 대한 위협이지만 박근혜가 느끼는 위협은 위세에 대한 불안이지 생명에 대한 위협감은 아니다. 박근혜는 지금 " 안전한 위협 " 에 직면한 대통령이다. 축제는 축제이고 시위는 시위일 뿐이다. 오감바 쉼빠빠,  축제 같은 시위라니 유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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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6-11-13 10: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생각이 다르긴 한데,다른 방식을 찾기엔 아이들 데리고 온 사람분들이 너무 많았어요. 유모차를 끌어오신 젊은 부부도, 칠십대 노부부도 많았거든요. 만약 저 많은 사람들속에서 폭력 시위가 발생했다면 압사당할 수도 있겠다라구요. 전 촛불도 켜다 말았어요. 사람이 앞뒤로 짓눌러서 자칫하면 옷에 불 붙을까봐 딸애한테 아무래도 끄는 게 나을 것같다라고 했거든요. 전 아이스크림같은 시위라도 어제 평화 시위가 옳다고 봐요. 저도 잠깐 곰발님처럼 팔십년대 시위가 결코 나쁜 게 아니였다고, 그 분들의 표현덕분에 이렇게 우리가 정상적으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은 해요. 하지만 만약 시위가 거칠었더면 아마 아이들을 데리고 온 사람들은 없었을 것 같아요. 어제의 시위가 남녀노소에게 역사적인 순간이었디 않나 싶습니다. 어제 있으면서 아 여기 곰발님도 야나님도 유레카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3 10:41   좋아요 4 | URL
장단점이 있는 거죠. 전 어제 4시부터 있었는데... 뭔놈의 공연만 ...... 원래는 7시 반부터 청와대 행진이었는데 10시까지...... 앉아서 공연만 하는 게 전 너무 지겹더라고요..

발언대는 최소화하고 본진에 투입되어야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뭐, 주먹을 휘두르자.. 이런 건 아닌데... 지나치게 시위 도중 발생할 수 있는 파열음을 너무 비민주적 행위로 폄하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씁니다..
법원이 분명히 청와대 100미터까지 행진할 수 있다 했는데 위법으로 800미터 앞에서 방어막을 치면 당연히 그 불법에 대해 위력을 가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루다가.. 아니 왜 800미터 앞에 방을 치냐고요... ㅎㅎㅎㅎㅎ 화딱지가...


+

어제.. 정말 압사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한 200만은 모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던데.. 100만이라고 발표해서 의외였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오셨더군요.....

기억의집 2016-11-13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감은빛님도 비슷하게 쓰셨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3 10:41   좋아요 1 | URL
네에. 감은빛 님 생각에 동의하는 바입니다..ㅎㅎ

감은빛 2016-11-13 17:26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기억의집님.
여기서 제 덧이름을 보네요. ㅎㅎ

저는 한미FTA 반대 집회가 한창이었던 2006년부터 계속 같은 생각입니다.
평화는 단순히 법을 지키고 물리적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싶어요.
2008년 촛불때 광장에는 다양성이 있었죠.
제 기억엔 2006년과 2007년에 간간히 운동권이 아닌 분노한 일반 시민들이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그 분들은 집회를 매우 낯설어했어요.
그러다가 2008년이 되면 소위 말하는 운동권이 아닌 분들이 더 많이 참여하게 되죠.
그들의 분노가 다양하게 나타났던 양상이 재미있었습니다.
틀에박힌 집회가 아닌, 정해진 길만 따라가는 행진이 아닌,
과격한 구호와 민중가요가 아닌 다른 이야기들이 있는 시위.

꼭 힘으로 맞서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하나의 방법이겠지요.
지금은 그것이 필요한 때라고 보기도 하구요.
하지만 다른 방법을 원하는 분들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어제처럼 많은 인파가 꼭 광화문이라는 좁은 공간에 갇혀 있을 필요도 없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압사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거구요.

어쨌거나 그들이 원하는대로 차벽 안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감은빛 2016-11-13 18:06   좋아요 1 | URL
네, 기억의집님 저도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집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간과 장소를 가져야 하지요.
저는 2006년부터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기를 데리고 집회를 다녔습니다.
당시엔 제 직업이 그랬고, 제가 아이를 돌봐야 하는 시간에 집회가 있었으니까요.

다같이 항의하는 시간과 장소를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는 시간과 장소와 분리시키면 되지 않을까요?

2008년 6월 1일 물대포를 쏘고, 경찰특공대가 무지비한 진압을 시작했을 때,
저녁에 아이와 당시 아내와 함께 참여했다가, 경찰이 과격진압을 시작하자,
둘을 돌려보내고, 저는 아침까지 함께 싸웠습니다.

이런 것도 함께 고민해보지 않는다면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4 09:40   좋아요 0 | URL
평화시위라는 프레임에 갇힌 느낌입니다. 시위의 근본은 저항과 분노에서 시작되는 것인데 저항과 분노를 표출하면 시위에 참여한 참가자들마저 무질서, 준법투쟁 따위로 집단 내 억압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는데, 아무리 살펴도 이 설정은 박근혜에게 유리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해서 이승만은 물러났지만,
과연 박근혜는 100만의 외침에서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을 느끼고 있을까요 ? 의문입니다. 안전한 위협이죠. 과연 안전한 위협이 박근혜에게 아킬레스를 끊어버릴 정도의 날카로운 칼인지... 또한 의문입니다...


장단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시위 문화가 말이죠. 감은빛 님 말씀대로 두 사항을 분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cobomi 2016-11-13 10: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기 돌보느라 티비시청만 했는데요, ˝축제 분위기˝라는 표현이 거슬리더라고요. 아니, 이게 지금 축제야? 뭐 이런 느낌요ㅎㅎ 안전하다, 큰 사고 없이 진행되고 있다 등등 하고 많은 표현 중에 왜 ‘축제‘인가 잠시 생각했어요. 축제 같은 시위라는 프레임의 설정 주체는 누구인지 살펴야 한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 사태를 지켜보는 저와 주변 사람들 기분은 전혀 축제 분위기가 아닌데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3 10:49   좋아요 2 | URL
이승만이 하야한 데에는 실제로 생명에 위협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러다가 맞아죽겠구나 _ 라는 공포가 하야를 이끌었죠. 하지만 과연 축제처럼 즐기는 시위가 박근혜에게 위협을 느낄까요. 당연히 위협을 느끼죠. 하지만 이 위협은 니승만이 느끼는 위협과는 다릅니다. 위협적이긴 한데 안전한 위협이라고나 할까요 ? 축제 같은 시위 문화라는 프레임의 주체를 곰곰 생각해 보아야 할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억의집 2016-11-13 10: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세시에 애들 데리고 왔는데 그 때만 해도 광장이 널널해서 교보문고 가서 책 좀 보고 아이들이 원하는 거 사 주고 그랬어요. 어제 그 광화문 주변 상가에 쓴 돈 엄청 났음.. 커피에 음료수에 먹을 거리에~ 저희 앉아있지도 못하고 앉을 자리도 없더라구요. 내리 서 있다가 사회자가 청와대 진입 하기 함들 것 같다해서 여섯시반쯤 청계천으로 이동했는데 거기도 사람 많은 것에 놀랬어요. 어젠 그 일대가 사람 천지더라구요. 전 애들하고 둘러보고 집에 왔는데 이렇게 했으면 슬슬 검찰이 눈치보지 않을까 싶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3 10:54   좋아요 1 | URL
글쬬.. 저도 보면서 이제는 시위한다고 주변 상인들이 짜증을 내지 않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좋은 점이죠. 어제 대박났씁니다. 저부터도 근처 술집에서 술을 마셨으니 말이죠.다 꽉꽉 찼습니다. 가장 장사가 잘된 곳은 세종문화회관 앞 야외 커피 부스인데.. 진짜.. 여기서 일하셨던 알바분 어마어마하게 바빴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나를 물량을 거의 1시간 간격으로....

혹시 그곳 사장님 보고 계시면.. 그분에게 한 30만 원 특별 보너스 지급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제가 한 5시간 지켜본 목격자입니다... ( 나중에는 안타까워서.. 구르마 끌고 가는 집 제가 들어줬습니다..)



+

검찰 눈치 보겠죠. 판이 바뀌었구나.. 개새끼들, 쥐새끼처럼 생각하고있을 겁니ㅏ. ( 장단점 인정 ! )


기억의집 2016-11-13 10:55   좋아요 1 | URL
어제 울 아들도 엄마 알바생들 오늘은 돈 더 줘야겠다, 이러더라구요!!! 진짜 알바생들 힘들었을 거에요!

시이소오 2016-11-13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딜레마죠. 어제 저도 이러다 박근혜 쫓아내기전에 내가 먼저 깔려죽겠구나, 싶을정도로 사람 많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4 09:41   좋아요 0 | URL
제가 아시다시피 좀... 폐쇄공포증 비슷한 게 있어서 확 모여들면 숨을 잘 못쉬는데...
그날.. 정말 병원 실려가는 줄 알았씁니디ㅏ...

나와같다면 2016-11-13 14: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은 잘 주무시냐는 종교인사의 질문에 ˝잠이 보약이에요˝ 라고 대답하는 사람을 보면서..
집회 다녀와서 불면의 새벽을 보낸 저는 무서운 감정이 올라옵니다

과연 이 세상이 바뀔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이 드는 하루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4 09:43   좋아요 0 | URL
잠이 보약 ????!! 아. 박근혜가 그런 말을 했나 보죠 ?
기가 막힌 일이군요. 아마 집회 참석한 사람들 잠 제대로 잤을까요 ?
저만 해도 집에 와서 내자동 대치 상황을 생방송으로 보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누구때문에 사람들이 슬퍼하고 잠을 못자고 있는데 혼자 발 뻗고 잤다는,
공주같은 ... 이런 천진난만하고 발랄한 대꾸에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samadhi(眞我) 2016-11-13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폭력시위 찬성해요. 근데 시위대를 몇 종류로 나눠야 할 듯해요. 폭력시위를 할 선수들과 노약자들. 무작정 언제 어디서 모여! 할 게 아니라 집회를 어떻게 누가 진행할 것인지 아주 ˝구체적˝인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요. 우리끼리도 소통이 안 되는데 불통 박근혜를 어찌 끌어내릴까 싶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4 09:45   좋아요 0 | URL
꼭 굳이 폭력이라기보다는(ㅎㅎㅎ) 저항의 강도가 좀 세졌으면 합니다. 지나치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
4시부터 10시까지 문화 행사만 보고 온 듯한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알기로는 7시30분에 가두행진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문화 행사만.... ( 내가 잘못 알았나 ???! ) 내자동 뚫을려면 길 많죠. 모든 사람들이 광화문에만 집결했으니 뚫리지 않는 것일 뿐...

수다맨 2016-11-13 15: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 시기(박근혜 하야 OR 박근혜 식물 대통령화)만 지나면 조선일보는 본연의 위치(!)로 돌아갈 거라고 봅니다. 기존에 했던대로 기득권 보수 재벌 집단의 지원군이자 구심점 역할을 할 터이며 노동자 계급을 교묘 철저하게 공격/조롱하는 역할을 수행할 테이죠. 지금은 다만 대세를 충실히 따라서, 국정 유지가 완전 불가능해진 무능한 정권을 공격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보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4 09:46   좋아요 0 | URL
조선일보는 변하지 않는다니까요. 청와대가 조선일보의 역린(송주필 공격)을 건드리니 자존심이 상해서 대대적 공격을 취한 것일 뿐, 주적은 조선일보죠.. 조선일보는 죽어도 변하지 않을 겁니다..

yureka01 2016-11-13 16: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위가 축제처럼 보이는 건 시위가 아니죠.. 문화행사는 더더욱 아니라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4 09:48   좋아요 1 | URL
디오니소스는 쾌락, 유희, 즐거움의 신이지만 또한 폭력, 파괴의신이기도 하죠.
폭력과 퐈괴를 하자는 말이 아니라 저항의 방식이 지나치게 초등학교 3학년 바른생활 지침서 같다는 것이죠..

감은빛 2016-11-13 17: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우! 저 책 표지 진짜 너무하네요. ㅜㅜ

교육 마피아의 프레임 전략.
음, 그렇군요. 좀 고민해볼 만한 내용이네요.
트럼프의 당선에 대해서는 어제도 얘길 많이 나눴는데,
여러 각도에서 분석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차근차근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4 09:52   좋아요 0 | URL
저는 이런 자극적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ㅎㅎㅎㅎ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무원(8,90 초만 해도)은 고등학교 졸업한 사람들이 취직하던 직장이었고, 은행원은 죄다 상고 졸업자였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들의 논리가 맞다면 저학력자들이 공무원 사회와 은행업무를 관장했따는 것인데... 쉽게 납득이 안갑니다..

포스트잇 2016-11-14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화시위 프레임에 갇힌지 오래죠. 폭력은 고립되고 희생양이 되면서 국면전환의 빌미(그놈의 ‘빌미론‘ 입니다.)가 되기 쉽다는걸 봐왔으니까요. 인내하면서 지켜보고 있는 중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언젠가는 변하지 않겠어요? 폭발할 때가 올 것 같습니다. 그때 반드시 승리했으면 좋겠어요. 표면 교체만이 아니라 궁극적인 승리요. 저 죽기 전에 그런 날을 볼 수 있을런지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4 09:55   좋아요 0 | URL
평화 프레임에 제대로 걸린 것이죠. 시위대의 ˝ 안전한 도발 ˝ 로는 결국 박근혜에게 ˝ 안전한 위협 ˝ 밖에는 주지 못하죠. 이승만이 하야한 것은 생명에 위험을 느꼈기 때문인데, 어디 박근혜는 그런 위험을 느낄까요 ? 절대 안 그렇죠. 하야가 되면 곧 자신은 감옥에 가야할 판인데, 어느 미친 놈이 안전한 위협에 하야 하겠다고 하겠습니까. 저라면 끝까지 갑니다. 시간 벌면서 법망을 빠져나갈 궁리를 하겠죠.. 이런 식의 위협적이지 않는 도발이라면 200만이 모여도 답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립간 2016-11-1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에서도 조선일보가 연산군을 세우고 폐위한 유자광을 연상시키네요.

시위의 폭력에 관해서는 판단하기가 어렵네요. 안중근,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보면서 폭력이 완전히 부정적이지 않지만, 통상적으로 폭력이라는 부정적 방법은 결과마저 부정적으로 끝나기가 쉽지요.
 

 

 

 

 

 

 

 

 

 

 

 

 

 

 

 

 


​                                       

이 남자, 오스카 조로아스터 :

 

 

 

 

 

 

 

실상과 허상 사이







 

 

 

                                                                                                     트럼프는 이제 시속 300km로 달리는 링컨 컨티넨탈의 주인이 되었다. 범퍼카를 몰던 트럼프에게 반한 백인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지지했다.

백인 하층민 남성이 트럼프의 부드러운 " 코너링 " 에 반했다는 후문. 그는 이제 당당하게 정문으로 입성한 것.  문제는 트럼프가 직접 운전을 한 경험이 없을 뿐더러 운전면허증조차 없다는 데 있다. 놀이공원에서 나뒹구는 범퍼카는 면허증 없이도 누구나 운전이 가능하니까.  오래 갈까 ?  어쩌면 코너링이 예술적이라며 좋아하다가 벼랑 끝 코너에 몰릴 수도 있다.    즉, 제2의 닉슨이 되어서 불명예 퇴진하는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역사에 있어서 < if ~ > 라는 가정법이 의미 없다는 것을 잘알고 있지만 민주 진영 후보로 힐러리 대신 샌더스가 뽑혔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졌을까 ? 

이번 미 대선 결과를 두고 이해 못하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다음과 같은 인물을 대입하다 보면 이해가 가능하다.  20대 대선 후보로 허경영과 나경원이 붙는다면 당신은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 ?  미국 대선이 딱 그 상황이다. 샌더스를 지지했던 수전 새런든이 트럼프에 대한 두려움이 힐러리에 대한 지지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냉정하게 말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당신은 멍청한 허경영을 저지하기 위해 똑똑한 나경원을 지지할 수 있을까 ?  아니면 똑똑한 나경원을 저지하기 위해서 멍청한 허경영을 지지할 수 있을까 ? 

패닉에 빠진 미국의 어느 트위터리안은 2016년에 벌어진 엽기 사건으로 1위 트럼프 당선, 2위 브랙시트 그리고 3위에 siri(최순실을 의미하는)를 올려놓았다. 최순실이라는 열쇳말이 트럼프와 브랙스트와 함께 나란히 걸려 있다는 사실을 영광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을까 _ 라는 자괴감이 든다. 문득 박근혜는 운전면허증이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그가 운전석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녀 또한 범퍼카를 모는 수준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우리는 놀이공원 범퍼카나 운전할 줄 아는 실력을 가진 박근혜 손에 리무진 차 키를 쥐어준 꼴이다. 수의를 입고 수갑을 채운 차은택이 검찰청으로 끌려가는 모습은 초현실적인 느낌이 든다.

< 오즈의 마법사 > 에서 마법사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을 목도하는 느낌이다. 장막 뒤에서 복화술로 대마법사 흉내를 냈던, 초라하기 거지없던 오스카 조로아스터 씨 말이다. 차은택은 박근혜라는 권력 뒤에 숨어서 화려한 황태자처럼 굴었지만 그의 몰골은 초라하다 못해 연민마저 든다. 속았다고 생각한다면 나와라, 12일이다  

 

                                                                                                                         

 

 

 

덧대기 ㅣ 12일 광화문집회에 비수도권 시민 10만명이 참가한다. 전세버스는 동이 났으며 기차표도 매진됐다. 시민들은 승용차나 고속버스를 이용해서라도 상경,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경향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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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11-10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경영과 나경원 ; 저도 트럼프를 허경영에 비유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분은 히틀러를 허경영에 비유했는데, 국제적 상황은 더욱 더 비슷한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0 15:09   좋아요 1 | URL
힐러리에 대한 반감이 60%를 넘었다고 하니 민주당 지지자들은 정말 죽을 맛이었을 겁니다. 샌더스가 후보로 나왔어야 하는데 안타깝군요..

마립간 2016-11-10 15:23   좋아요 0 | URL
제가 본 한국 교포의 SNS 글에 의하면, 민주당에 의한 반감이 매우 컸다고 합니다. 샌더스가 나왔다면 조금 더 희망이 있겠지만, 반대 결과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한국도 임계점을 넘었다고 생각했고, 미국 사정은 잘 몰랐는데, 미국도 임계점을 넘긴 것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0 15:26   좋아요 0 | URL
실제로 민주당 후보 경선 때 트럼프 대 힐러리

샌더스 대 프럼프

양자 대결 여론 조사를 한 적 이 있는데

전자인 경우는 서로 막상막하였고

선대스 대 트럼프 같은 경우는 선더스가 10%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0 15: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상호는 내치는 총리가 하고 외치는 박근혜 몫이라고 하는데..
이거 미친놈의 논리가 아닐까 싶다.
내치를 잘못하면 경제가 어려워지지만
외치를 잘못하면 나라가 망한다. 박은 내치 외치 모두 하지 못하는 백치다.

cyrus 2016-11-10 15:16   좋아요 0 | URL
여기 박ㄹ혜 별명 하나 추가합니다~

박치(朴癡)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0 15:27   좋아요 1 | URL
여치 같은 아이큐를 가지신 분이죠..ㅎㅎ

2016-11-10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10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6-11-10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의 나라 일인데도 끔찍합니다. 어차피 우리 나라와도 뗄 수 없는 문제 이기도 하고요. 역대 대통령들 모두 미쿡에게 설설 기어주니...
미쿡 백인 남성 보수 에 치를 떨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3 10:07   좋아요 0 | URL
트럼프 당선되니.. 학창 시절.... 모범생이었다고.. 방송에서 띄워주던데.. 개웃었습니다.
선생에게 주먹 날라던 놈이 트럼프인데 모범새이라니..ㅎㅎ

samadhi(眞我) 2016-11-13 11:57   좋아요 0 | URL
울나라 2007 대선이랑 비교하는데 정말 딱 맞는 듯합니다. 정말 뽑을 사람이 없어서 미칠 것 같은.

수다맨 2016-11-13 05: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셨습니까? 저는 지방에 내려갔다 어제 저녁에야 귀가를 했네요. 시위 현장은 인터넷 생중계로 지켜봤습니다. 다녀오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3 10:06   좋아요 0 | URL
아이구 고생은요. 제주도에서 오신 분도 계시던데요.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살면서 안 나오면 죄인이죠..
 

 

 

 

 

 

 

 

 

 

 

 

 

 

​                                         

 

 신 성 가 족  神 聖 家 族  :

언니를 부탁해

 


 


                                                                                                      이명박 정권은 << 엄마를 부탁해, 2008-10  >> 신드롬으로 시작해서 << 아빠를 부탁해( 7번 방의 비밀, 2012-07 ) >> 신드롬으로 끝났다. 왜 대중은 이 시절에 엄마와 아빠를 호명했을까 ?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비행기가 쌍둥이 빌딩을 향해 돌진했던 9월 11일 이후에 미국에서 불티나게 팔린 상품은 " 콘돔 " 이었다고 한다.  재난 영화가 해체된 가족을 복원하는 장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생뚱맞은 현상은 아니다. 재난 영화 속 괴물은 가족애를 복원시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도로와 빌딩을 부수는 역할을 하는 캐릭터이다. 괴물이 인류의 적일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가족애의 친구인 것만은 확실하다. 폐허의 스펙타클이 " 우주적 " 일수록 가족애는 더욱 단단하게 묶인다. 당연히 콘돔도 많이 팔린다. " 여보, 당신의 동굴이 이렇게 깊고 촉촉할 줄은 꿈에도 몰랐소 " " 어머머, 당신의 그것도 8월의 엿처럼 흐물흐물할 줄 알았는데 12월의 엿처럼 단단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어머, 달다 달아 !"  

꿈에도 몰랐던 부부는 폐허 위에서 격렬하게 뒹군다. 이처럼 가족 서사가 강조된다는 것은 이미 가족 해체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후이다. 이처럼 대한민국 대중이 엄마와 아빠를 호명한다는 것은 한국 사회가 엄마와 아빠가 부재하는 사회라는 점을 보여준다.  정상적인 아빠도 없고 정상적인 엄마도 없다.  대중의 고아 의식, 그러니까 끈 떨어진 신세라는 상실감이 엄마와 아빠를 호명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중이 호명한 대상은 " 아픈 어른 " 이다.  엄마는 우울증에 걸려 집을 나갔고1), 지능이 모자란 아빠는 교도소를 집삼아 생활하고 있다2). 집에는 아무도 없는 것이다. 

정상적 가족 서사는 붕괴된다. 아이를 보살펴야 하는 부모가 건강하지 않으니 아이 또한 건강할 리 없다. 불안이 영혼을 잠식한다. 아주리쌍쌍국에서 홀홀단신으로 독고다이하기. 이 악물고 괄약근 꽉 조이며,  헬지옥에서 독하게 살아남으리라. 온갖 수모를 겪다 보면 이러려고 이 악물고 살았나 하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의문이 든다. 이 혈혈(孑孑- 외로울 혈. 외롭고 외롭고 외로운)한 상실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  국민을 " 케어 " 해야 할 국가의 부재'에 있는 것은 아닐까 ?  복지 정책에 투입되어야 할 세금은 몇몇 위정자의 배를 불리는 데 급급하다 보니 이 풍요로운 시대에도 국민은 굶어죽는다.

특정 소수를 향한 대타자(국가이자 부모인)의 편애가 만든 결과이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 아이의 미래는 뻔하다. 지난 대선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박근혜를 지지한 심인(心因)에는 동병상련의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과부 설움은 홀아비가 안다고 하지 않았던가 ?  엄마를 부탁해로 시작해서 아빠를 부탁해(7번 방의 비밀) 열풍으로 끝났던 문화 신드롬 이면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앞으로 벌어질 비극적 결과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증후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부모 없는 국민은 < 비극적 고아됨 > 을 강조했던 박근혜를 지지했다.

역설적이지만 홀아비가 과부에게 투표를 했다는 점에서 철저한 계급 투표인 셈이다. 하지만 이 동병상련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이 장막을 걷히면서 철저히 부서진다. 박근혜는 고아가 아니라 혈육보다 진한 혈맹으로, 혈맹보다 진한 신앙으로 뭉친 신성가족(神聖家族)의 보살핌 속에서 " 케어 " 받고 있었던 것이다. 저잣거리 입말로 표현하자면 박근혜는 아랫목에 엉덩이 지지며 배터지도록 잘 먹고 잘 살았던 것이다. 신파는 없었다. 박정희는 죽었지만 그 자리를 최태민이 자리잡았고, 박근령-박지만 남매를 버리고 그 자리에 최순득-최순실 자매를 앉혔다. 보다 강력해진 시스터후드의 가족 결속력으로 말이다.

그러니까 박근혜는 고아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 그녀가 이제는 혈혈단신 운운하며 조실부모한 고아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신데렐라 전략이다.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언니와 오빠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샤바샤바 아이 시발...             세월호 참사 이튿날에도 청와대의 뜻이라며 정유라 입시에 유리하도록 언론에 압력을 가했다는, 이 기괴한 가족에 대한 집착을 보고 있으면 소름이 돋는다. 내 새끼 내가 예쁘다는데 할 말은 없지만 이 과잉의 모성애를 보고 있자니 문득 봉준호 감독의 << 마더 >> 가 연상된다. 한마디로 징그럽다. 징그럽다면 나와라, 12일이다 ! 




 


​                               



1)         대한민국에서 가족이라는 키워드는 만병통치약'이다. 외로워도 슬퍼도 가족이다. 뭔가 막힌다 싶으면 " 가족이잖아 ! " 라고 말하는 순간 모든 것을 풀린다. 그래서 일일드라마'는 가족 이야기'가 끝날 줄을 모른다. 신경숙의 < 엄마를 부탁해 > 는 이명박 각하 시대의 불행이 엄마를 무시한 죄'라고 은연 중에 말하는 것 같다. 하지만 가족이 복원된다고 상황은 달라질까 ? 중요한 것은 가족이 아니라 계급이다. 그녀는 그것을 아주 철저하게 무시했다. 가족은 모든 것을 치유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이토록 후진 통속극이 순문학이라는 이름으로 팔린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한국 문단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다.  김치 냄새 나는 크리넥스 티슈라는 어느 외국 평론가의 시니컬한 지적은 정확하다.

2)     한국인은 바보가 어눌하게 말하면 감동하고, 일반인이 잘못을 또박또박 지적하면 화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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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9 1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9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6-11-0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바샤바 아이 시~ 아 미쳐. ㅋㅋㅋ 노래도 찰지게 부르는군요. 구린 것들이 유독 가족애가 더 진한 듯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9 10:37   좋아요 0 | URL
우리가 남이가 정신이죠.오늘 뉴스 보니 최순실 마음의 변화가...
연설문 박근혜가 먼저 고쳐달라고 주장.... 서서히 갈라지는 순간인 듯.

samadhi(眞我) 2016-11-09 10:39   좋아요 0 | URL
방금 본 기사 제목이 ˝대통령은 용서해도 최순실은 용서 못 해˝ 또 할배들 얘기인가봐요. 그 사람들도 같이 병원에 보내야겠어요. 집단감염환자들 특수격리 시설이 필요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9 10:43   좋아요 1 | URL
나라면 차라리 최순실은 용서해도(?) 박근혜는 용서 못합니다.

samadhi(眞我) 2016-11-09 10:4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순실이 그까이꺼 이름이 정감있어서 봐주고 아다다 그네는 전재산 몰수하고 몇백몇년 징역을 먹여야지요. 맹박이랑 같이.
이명박그네는 원래 붙어있는 거잖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9 10:51   좋아요 1 | URL
비선이 아무리 지랄을 해도 결국 실록의 주인공은 왕입니다..
박근혜는 조연이 아니라 명백한 주연이죠..

기억의집 2016-11-10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어제 기분 어땠삼??? 우리가 지옥문앞에 서면 이런 기분이 들까 싶었는데. 저는 요즘 야당도 불만입니다. 끌어내리던지, 무슨 행동을 했으면 좋겠는데 왜 저리 궁벵이처럼 굼뜬지. 속 터져 죽을 듯. 12일에 저는 애들 데리고 갑니다~ 울 딸은 가고 싶어 안달인데 아들애는 좀 시니컬해서..... 최순실이랑 모종의 뭔가 계획을 짠 듯 싶은데. 박근령이가 어린이대공원 회장인가 뭔가 있을때 회장 자리 떼어낼려고 난리부르스를 쳤다는데! 그것도 순실 작품 아닌가 싶어요. 제 지인의 지인이 거기서 일했는데 장난 아니였다 하더라구요. 닭에게 형제는 순실이가 맞나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0 13:30   좋아요 0 | URL
트럼프 당선됬을 때 유권자 경악하는 사진들.. 쫘악 나열한 거 본 적 있는데..
굉장히 낯이 익더군요. 박근혜 당선되었을때
삼겹살 집에서 방송보던 사람들 다 그런 표정이었습니다..


박근혜는 혈육 가족을 버리고 신성가족을 선택한 거죠..
듣기로는 박근혜가 아버지를 미워했다고 하더군요..

+

개인적으로 전 틈 날 때마다 우상호 씹던 1인..
이 새끼 5.18 전날 룸살롱 가서 술 마시다가 걸린 적 잇잖습니까..

기억의집 2016-11-10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요? 지네 아버지 광화문에 세워두려고 돈 쏟아 처 부으면서. 아 열 받네.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0 13:39   좋아요 0 | URL
박근혜가 어머니를 많이 따랐다고.. 반면 박정희 여자 관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더럽습니까..
반감이많았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아버지를 존경했다기보다는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그러니까 더러운 가족사를 덮기 위해서)
박정희 신화를 이용할 필요가 있었겠죠..
 

 

 

 

 

 

 

 

 

 

 

 

 

 

 

 

 

                                            

 

다다닭 다다닭,  말도 안되는 해 :

 

 

 

 

 

12일이다 !



                                                                                                       박근혜 지지율 5%라는 결과를 두고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패악질을 두 눈 부릅뜨고 목격했으면서도 어떻게 지지할 수 있느냐는 한탄이다.

하지만 나는 이 5%라는 지지선을 지지하는 편이다. 그 아무리 좋은 선의와 목적이라고 해도 제로 베이스에 가까운 쏠림은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만약에 박근혜 지지율 0%라는 결과가 나오는 사회라면 역설적으로 미지의 X라는 인물에게 100%를 지지할 수도 있는 사회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전자와 후자 모두 비정상적이지만 후자의 경우가 더 위험하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2차 대국민 사과 후 지지율이 소폭 오른 모양이다. 이 소폭 상승은 " 조실부모, 홀홀단신, 이러려고...... " 라는 감성팔이로 대중에게 모성애를 자극했으니 측은한 마음에 독한 마음이 사그라든 모양새를 갖췄지만 의미 있는 반등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바닥 정서는 이미 끝난 상태'다. 김영삼 대통령이 박근혜 씨를 두고 칠푼이라고 말했듯이,  박근혜 씨는 모든 면에서 2% 모자란 사람이다. 그 스스로도 자신이 모자란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알고 있다. 언론에 노출된 잦은 말실수와 버퍼링은 그녀 일생 속에 내재된 불안의 명징한 증후이다. 그녀가 두려워한 것은 대중이 자신의 결핍을 알아채지 않을까 라는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결핍을 은폐하기 위해 과잉 행동을 흉내 낸다. 그녀의 카리스마는 위장이요, 의태(擬態)인 셈이다. 그렇다면 칠푼이를 십분이(十分-)로 만든 이는 박근혜 본인일까 ? 그럴리는 없다.

똑똑한 사람이 바보 흉내를 낼 수는 있지만 바보가 똑똑한 사람을 흉내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팔푼이를 십분이로 만든 사람들은 최순실 일가와 새누리당 그리고 언론이다. 박근혜가 결핍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과잉 행동을 하듯, 박근혜에게 빌붙은 위정자는 의미 없는 말에 과도한 해석을 남발했다. 주례사 비평이요, 정실 비평인 셈이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박근혜가 우주의 기운을 빌려 쟁취하고 싶었던 자리는 < 프레지던트 >가 아니라 < 퍼스트 레이디 > 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자신이 모자란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알고 있는 인물이다. 모든 의사 결정의 주체인 대통령은 부담스러운 자리였기에

대통령을 곁에서 내조하는 퍼스트 레이디을 갈망했을 것이다. 그것은 한때 아버지의 퍼스트 레이디였다가 쫒겨난 자리를 되찾는다는 복원의 상징적 의미이기도 하니까. 바로 이 지점에서 최순실과 박근혜는 서로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최순실은 부치를, 박근혜는 팸을 하기로 서로 역할 분담에 합의를 본 것이다. " 당신은 스팸을 잘라요, 나는 부칠 테니깐 ! " 달과 권력은 때가 되면 반드시 기우는 법. 앙증맞은 소꿉놀이도  그리 오래 가지 않는 모양이다. 소꿉놀이 밥상을 뒤엎을 때가 왔다. 밥그릇에 담은 모래를 먹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광장으로 나와라, 12일1)이다 !  

 

 

 


덧대기 ㅣ 박근혜는 이러려고 나와서 대통령이 되었나 _ 라며 한숨을 쉬었지만, 확인한 결과 박근혜 씨는 이러려고를 나온 게 아니라 성심여고 졸업생이다.



​                                      

1)   3.5%의 법칙이 있다고 한다.  전체 국민의 3.5%가 광장으로 나와 퇴진을 요구하면 정권은 무너진다는 통계값이다. 175만 명이 거리에 쏟아져나와서 정권 퇴진을 외치면 이루어진다. 박근혜가 청와대에서 주인 행세를 하는 한 바다 밑으로 수장된 304명에 대한 진상 조사는 이루어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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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8 11: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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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8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11-08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기야 멍청하니 바지인지도 모르고 바지하겠죠. 바지사장의 특징이 결국 다 뒤집어 써야하는 책임이 따른다는 걸 모르니까요....국민들이 참 불행합니다. 물론 이 국민의 불행이 결국 대가를 치르게 하는 거니까요.문제는 대가라도, 가장 서럽고 약한 국민들 부터 먼저라는 사실이니까요.오늘도 곰발님의 글...잘 읽었습니다. 매일 한편씩 참 대단하십니다..^^..감사드리구요~

2016-11-08 1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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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8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12: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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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11-08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언론이다. ; 어느 언론사를 보면 `유자광 柳子光`이 연상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8 12:39   좋아요 0 | URL
기생본능이죠. 끈 떨어지면 갈아타고 끈 떨어지면 갈아타고...
지금까지 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유자광 흥미로운 인물이군요(방금 검색해서 알아봤습니다)

갱지 2016-11-08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금이나마 시원해지는 글 잘봤습니다-. 누구나 보고싶은 것만 보죠. 우리 부모님도 그렇지만 나도 마찬가집니다. 한단계 더 가, 이 후일도 잘 가늠해봐야 할 때인 것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8 15:45   좋아요 1 | URL
역사의 광장으로 나가야죠. 갱지 님도 광장으로 고고고 !!!

2016-11-08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15: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1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6-11-08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모자란 사람이 아니고 2%짜리 라고 봅니다. 굳이 덧붙이자면 지능이나 정신연령이 하위 2% 안에 든다고 생각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9 09:0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답이네요. 2%죠.. 2% 모자란 것이 아니라..

기억의집 2016-11-10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5% 가 나오긴 힘들겠지만 우리 식구는 나가보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0 13:32   좋아요 0 | URL
싹싹 긁어서 광장으로 모여야죠... ㅎㅎ
 

 

 

 

 

 

 

 

 

 

 

 

 

 

 

                                                  


月과 力의 공통점은 기운다는 점이다 :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잖아



 


                                                                                                   달(月)과 권력(力)의 공통점은 때가 되면 기운다는 점이다. 최가박당(崔家朴黨)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던 모양이다. 권력이 기울자 이들에 대한 비리 제보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사이,   이 위급한 상황에서 박근혜는 7시간이 지난 오후 5시에나 등장했다( 팩트 :  세월호 참사가 있던 날 오전 10시쯤 대통령이 서면(書面)으로 첫 보고를 받은 뒤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하기까지 7시간 동안 대면(對面) 보고도, 대통령 주재 회의도 없었다). 그녀는 상황 파악이 안된 듯 엉뚱한 소리를 했던 기억이 난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였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태의 심각성에 비해 담담한 표정과 자다가 막 깨어난 듯한 푸석푸석한, 부은 얼굴이었다. 깊이 없는 표정에서 드러나는 권태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에 대해서 온갖 썰이 나돌았지만 가장 신빙성이 있는 썰은 < 보톡스 시술설 > 이다. 이상호의 고발뉴스 보도에 의하면(주장에 의하면)   :   최순실 씨는 6개월에 한 번 정기적으로 의사를 데리고 청와대에 들어갔으며 시술시 수면유도제(프로포폴)로 환자를 잠재우는데 시술 시간은 보통 7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별개인 세월호 7시간과 보톡스 7시간을 같은 카테고리로 겹쳐 놓으면 묘한 긴장감이 돌게 된다. 내가 박근혜를 볼 때마다 섬찟섬찟했던 이유는 죽은 얼굴(표정)과는 달리 눈빛만은 3년 삭힌 홍어 향처럼 강렬했다는 데 있다. 한양 뒷골목 저잣거리 쌈마이 말투를 사용하자면 xx x 같은 얼굴이었다. 아, 무서워라.

세월호 사태 때 박근혜가 보톡스 시술을 했다는 제보가 사실이라면, 그 오묘했던 표정에 대한 미스터리는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진다. 보톡스는 얼굴 근육을 마비시키는 기능을 하는 독소라고 한다.  보톡스 주성분인 보톨리눔 독소 12~18나노그램을 몸에 투여하면 사망에 이르고,  약 130그램(g) 은 전세계 인구 약 70억 명을 전멸시킬 수 있는 무서운 화학 물질이라고.  이 무시무시한 독소를 성형 시술에 적용한 것이 보톡스 주사'이다.  보톡스 주사는 주름살을 만드는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서 주름살을 없애는 시술이다.  잔주름은 표정이 없을 때는 뚜렷하지 않지만 표정을 지을 때는 뚜렷해진다.

표정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주름이다. 박근혜가 항상 무표정한 얼굴인 것처럼 보이는 데에는 보톡스에 의해 주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정은 비단 얼굴 근육과 주름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눈빛도 표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박근혜의 얼굴 표정은 죽었으나 눈빛만 살아 있는 이유이다. 왜냐하면 " 눈빛 " 은 보톡스 주사가 제어할 수 있는 근육의 영역이 아니라 투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와 연결시키면 박근혜의 발연기도 자연스럽게 풀린다. 연기자는 22가지 얼굴 근육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직업군이다. 달리기 선수가 허벅지 근육이 발달한 사람이라면 배우는 얼굴 근육이 발달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배우에게 보톡스 시술은 목수의 팔을 자르는 것과 같다. 주름의 변화는 표정을 선명하게 각인시키는데 연기자 입장에서 보자면 이보다 훌륭한 도구는 없다. 박근혜는 무대 위에 오른 꼭두각시 배우였지만 그다지 훌륭한 연기자는 아니었다. 역사는 박근혜를 천의 얼굴을 연기해야 했지만 실력이 모자랐던 배우로 기억할 것이다. 다음은 전에 써두었던 얼굴에 대한 이야기다.

 

 




 

노량진 역'이었다. 연인 사이로 보이는 남녀가 지하철을 탔다. 앉을 자리'는 있었으나, 아.... 神은 이들 연인을 시샘하는지라 빈 자리는 서로 떨어져 있었다. 그들은 잠시 고민하더니 각자 빈 자리'를 찾아 앉았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서로 마주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내 옆에는 여자가 앉았고 맞은편 자리에 남자가 앉았다. 이 이별 앞에 나는 주책없이 눈물이 앞을 가렸다. 눈물은 가면과 같아서 뒤가 없으니 말이다. 그들은 서로를 마주보며 싱글벙글 웃었다. 나도 달달한 연애를 해봐서 안다. 웃고 있어도 아아, 눈물이 나고, 보고 있어도 아아, 보고 싶은 시절이다. 그때였다. 맞은편 남자가 손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내 옆에 있던 여자도 손동작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그것은 손으로 만든 메시지가 아니라 정확히는 수화'였다. 처음에는 망설이는 듯하다가 그들은 본격적으로 수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농아'였다. 조용하지만 매우 수다스러운, 그들만의 대화가 이어졌다. 물론 그 대화를 알아들을 수 있는 승객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조용하지만 꽤나 수다스러운 묵언'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어느 순간 나는 맞은편 남자가 하는 수화를 어느 정도 알아듣게 되었다.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 수화도 배웠수 ? " 물론 배운 적 없다. " 그럼 마음을 읽는 초능력자요 ? " 그럴 리는 없다. 수화를 배운 적도 없고, 타인의 마음을 읽는 심안 능력도 없지만 어렴풋이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얼굴 표정 때문이었다. 남자는 수화를 할 때 손동작에만 신경을 쓰는 게 아니었다. 손동작 못지 않게 자주 쓰는 근육은 얼굴이었다. 표정은 무척 다양했다. 아, 하는 표정. 우, 하는 표정. 어, 하는 표정. 와, 하는 표정. 아아, 하는 표정. 우우, 하는 표정. 우와, 와우, 와와, 에에 하는 표정을 선보였다.

 

그 사람 얼굴 표정을 읽으니 대충 손동작이 전해주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내가 자막 없이 외화를 보는 방법과 유사했다. 놀라지 마시라. 나는 영어 깜깜이'에 해당되지만 헐리우드 영화를 자막 없이 볼 수 있다. 묵음으로 처리하고 보아도 대충 알아듣는다. 원리는 간단하다. 헐리우드 시나리오 작법을 숙지한 상태에서 배우의 표정을 읽으면 된다. 오랫동안 필름을 다루다 보니 헐리우드 영화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 하는 표정에는 항상 특정한 대사'가 사용되었고 어, 하는 표정에도 특정한 대사가 사용되었다. 표정을 읽으면 언어를 몰라도 대사가 보인다. 이런 식으로 훈련을 하다 보면 일본 영화, 스페인 영화 심지어는 콩고, 과테말라, 푸에리토푸리코, 아주리쌍쌍국 영화도 자막 없이 볼 수 있다. 수화도 마찬가지였다.

 

애린아, 네 옆에 앉은 남자 웃기게 생겼다. 오빠, 내 옆에 앉은 사람 우리 대화를 알아듣는 거 같아. 에이, 설마 ! 수화를 알겠어 ? 아니야, 오빠. 표정 봐봐. 어머머머 ! 지금 웃고 있잖아. 어떻게 ! 알아듣는 거 같아. 글쎄, 저 사람(곰곰발) 그냥 바보 같아. 음...  내 말을 알아듣나 ? 갑자기 얼굴이 누르락붉으락하네 ?!

 

수화를 하는 사람을 보면 표정이 매우 다양하다. 아마도 수화가 비언어'이다보니 몸짓 언어'를 강조하게 되어 다양한 표정이 나오는 것은 아닐까 ? 비언어 가운데 가장 강력한 표현 수단이 바로 표정이니깐 말이다. 결국 수화란 손동작과 함께 얼굴 표정을 사용하는 비언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얼굴에 털이 없는 짐승'이다. 털 있는 짐승들은 꼬리와 몸짓으로 감정을 표시하지만 인간은 꼬리가 없기 때문에 얼굴 표정으로 감정을 표시하게 된다. 그래서 다른 짐승에 비해 인간의 얼굴은 근육이 많다. 근육하면 흔히 이두박근, 삼두박근, 괄약근만 생각하는데 사실 얼굴에는 22가지의 근육이 존재한다.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전두근, 비근근, 안륜근, 상순거근, 소관골근, 대관골근, 소근, 구각하체근, 이근, 하순하체근, 구륜근, 협근, 교근......  바로 이러한 근육들이 섬세한 표정을 만드는 것이다.

 

달리기 선수는 허벅지가 발달하고, 목수는 팔 근육이 발달한다면, 소매치기는 손 근육이 발달한 사람이다. 그리고 배우는 얼굴 근육이 발달한 직업군이라 할 수 있다. 22가지 근육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어야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가 된다. 그 또한 근육을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노동자'이다. 그렇다면 얼굴에 보톡스 주사를 맞고 연기를 하는 배우는 좋은 연기를 선보일 수 있을까 ?  보톡스는 말 그대로 얼굴 근육을 마비시키는 독인데,  자발적으로 보톡스 시술을 하고 연기를 하면 좋은 연기를 선보일 수 없을 뿐더러 배우로써의 자격 또한 의심해 보아야 한다.  보톡스를 맞는다는 것은 곧 표정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얼마 전 재미있는 사건 하나가 있었다. 아이를 죽인 범인으로 엄마가 지목되었는데 이유는 울기는 우는데 표정이 가식적이라는 사실을 경찰이 의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심은 해프닝으로 끝났는데, 당시 아이 엄마는 보톡스 시술을 해서 표정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이처럼 배우가 보톡스 주사를 맞고 연기를 하는 것은 좋은 궤'를 만들겠다는 목수가 팔을 자르고 다음날 목공소에 나오는 격'이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표정을 잃어버리는 것과 무표정은 같은 말이 아니라는 점이다. 무표정은 어떤 표정을 감추기 위한 표정'이기에 또 하나의 표정이다.  오직 神만이 가능한 표정이 바로 무표정이다.  완벽한 사람은 웃지 않는다. 웃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돈이 많은 사람은 칠성급 호텔에서 나오는 만찬 요리를 사진으로 찍어 SNS상에 올리지 않는다. 자랑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만들어내서 유포하는 표현과 표정이란 결핍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웃는다는 것은 행복하지 않다는 증거이며, 아주 비싼 삼페인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는 사람은 역설적이게도 그 삼페인을 다시는 마셔볼 기회가 별로 없는 사람이다. ON이 화려할 수록 OFF는 초라한 법이다.

 

다시 조용하지만 시끄러운 수다를 떨던 연인 이야기로 돌아오자. 어쩌면 농아'야말로 사람 얼굴을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말을 들을 수 없는 대신 그들은 타인의 얼굴을 통해 메시지를 읽는다. 눈동자는 많은 것을 말하지, 눈썹은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재미있는 영화에서 신스틸러 역할을 하는 조연이지, 사람 얼굴을 그리다 보면 눈썹이 얼마나 중요한 조연인가를 깨닫게 되지, 그래서 우리는 항상 눈썹을 보지. 타인의 얼굴을 오래 보다 보면 미워할 수 없다. 얼굴은 결핍이기 때문이다. 종종 농아 부부를 보고는 한다. 수레에서 공갈빵을 만들어 파는 부부'였다.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서로 얼굴을 가장 많이 보는 부부가 아닌가 싶다. 얼굴 한 번 안 쳐다보고 사는 부부도 많다지만 이들 부부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로 얼굴을 보아야 한다.

 

어느 시인은 들꽃을 두고 오래 보아야 예쁘다고 했다. 사랑도 그렇다. 예쁜 얼굴은 따로 없다. 오래 보면 예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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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7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7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화애니비평 2016-11-0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의 아름다운 머리결이 생각나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8 10:2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리 자른 지 오래되었습니다요..

cyrus 2016-11-07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포폴을 맞지 않았어도 청와대에 살면서부터 이미 생각이 마비된 증상이 나타났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8 10:30   좋아요 0 | URL
하긴... ㅋㅋㅋ 그렇네요. 뇌가 마비되어 있었으니..

포스트잇 2016-11-08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다 온듯한 푸석한 얼굴은 분명한데 진짜 매침시술 때문이었는지는 전문가들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더군요.
그것도 놀라운데 세월호 참사 다음날 체육계 비리를 조사하라고 다그쳤다는 보도엔 아, 이 여자 ... 뭐라 할말이 없더군요.
게다가 어제 보도에 의하면 청와대가 일베홍보처였더군요.이 정도면 대한민국 유린이라고 봐야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8 10:29   좋아요 0 | URL
평소라면 믿지 못할 찌라시 썰이죠..
하지만 정말 상상하지 못했던, 저게 말이돼? 라고 반문하는 순간 말이 되는 사회가 되다 보니...
이젠 허무맹랑도 진실처럼 느껴집니다...

만화애니비평 2016-11-08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령이 아닌 곰발령이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8 10:39   좋아요 0 | URL
곰발령 하니 괜히 미시령, 대관령, 한계령 생각납니디ㅏ.. 속초에 살 때 자주 갔던 곳입니다..

samadhi(眞我) 2016-11-08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 수화를 배워보겠다고 했다가 그 공간이 너무 추워서^^ 포기했습니다. 춥다는 건 핑계고 생각보다 진도가 빨리 나가서 못 따라가겠더라구요. ㅎㅎ 그때 알게 됐지요. 농인들의 얼굴표정이 풍부하다는 것을. 전부 연기자들이었어요. 제대로 연기를 하려면 농인들과 수화를 능숙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언젠가 또 수화를 시도할 생각이예요. 참 수화 대신 수어로 농아 대신 농인으로 부르기를 선호하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9 09:09   좋아요 0 | URL
저도 수화 좀 배워보려고 수화 책 샀는데... 이게 쉽지 않더군요..
농인들 보면 꼭 손으로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얼굴 표정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기억의집 2016-11-10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한다는 속보가 일곱시 반쯤이었나요? 그럼 세월호 침몰 사실을 안 알고 시술 시작한 걸까요? 닭보면 언제나 얼굴이 푸석거려서 .... 생각해보니 수화 하는 분들이 표정이 좀 과장되었다고 느꼈는데 그게 감정의 표현의 일부였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0 13:31   좋아요 0 | URL
아. 그렇게 일찍 시작되었나요.. 뭐, 별 대수롭지않게 생각했겠죠.. 알아서 구하겠지..
이런 마음.. 이 양반 자체가 타인의 불행에 대해서는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
오로지 자기 연민에 미친듯이 울 사람이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