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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바꾼 세계사 ㅣ 세계의 전쟁사 시리즈 5
모토무라 료지 지음, 최영희 옮김 / 가람기획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말은 인간의 역사와 오랫동안 함께 해왔다.
영화 벤허가 보여주는 목숨을 건 전차경주, 엑스칼리버, 아더, 엘 시드 등 중세의 기사들의 활약을 보여주는 여러 영화들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의 기본 목적은 전쟁의 수단이었다.
말을 타고 집단으로 엄청난 속도로 몰려오는 군사들에게 맞서기가 쉽지 않았다.
말을 탄 사람은 지배층이고 타지 못한 사람들은 피지배층으로 나뉘는 사회신분 결정도 이루어진다.
한반도의 역사를 보아도 소수의 기마세력이 남하하여 신라의 기존 지배층을 몰락시키고
황금왕국을 수립하였다는 이론도 있다. <신라 법흥왕은 선비족 모용씨다>라는 책.
이들과 스키타이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다른 책들이 많으니 참조할만하다.
너무 억울해 할 것도 없는 것이 기마세력이 아예 일본까지 건너가 선주민을 정복하였다는 이론도 있으니 말이다.
말이 이렇게 위력적인 것은 마짐나 말을 활용하는 방법이 동과 서에서 서로 다르다.
중세의 기사들이 몽골 기사들의 제물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두터운 장갑에 긴창을 들고 상대를 타격하는 전법은 농민들로 이루어진 군대에 위압적으로 작용한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를 보면 이 기사들을 막기위해 농민들이 머리를 쥐어짜 여러 방법을 만들어낸다.
하여간 중세의 기사들의 강점이 돌파력과 장갑력이라고 하면 몽골 기사들의 무기는 속도와 원거리에서
쏘는 활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기 위해 패배를 가장해 성에서 기사들을 끌어내었고 넓게 펼쳐진 공간에서 자유롭게 오가며 활을 쏘아대서 기사들을 장갑과 함께 말에 붙여버렸다.
여기서 배워야 할 교훈은 무기는 상대적인 것이고 그 조건에 맞추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모두 말에 의한 싸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화살과 총포다. 장궁이라고 불리우는 영국의 새로운 활의 위력이 프랑스 기사들을 여러번 몰살시켰고 덕분에 잔다르크가 등장하기까지 프랑스는 지리멸멸해야만 했다. 일본에서 벌어진 오다 노부나가의 전투는 유명한데 영화 가케무사에 잘 나오는 3중으로 구성된 총포대에 의한 기마병의 몰살이었다.
이렇게 전장터를 떠난 말은 어디로 가나하면 마차가 되어 안전한 발을 제공하거나 다시 경마장으로 옮겨져 속도를 자랑하게 된다. 이 책을 보니 경마에 쓰이는 종마들의 계통이 하나이고 꾸준한 개량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로얄 더비라고 사설 전자 경마장이 주변에 있는데 여기에 로얄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영국의 왕실이 그만큼 많이 개입했다는 증거다.
다시 강조하건데 승마는 신분을 구별짓는 중요한 척도였고 때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현대의 X-sports나 카레이싱과 비슷한 쾌감을 주었다. 봐라 내가 이만큼 용기를 보이니 너희는 나를 존경할만하지 않나라고 묻는 것이야말로 귀족정신 아니었을까?
말과 인간 사이에 있었던 여러 이야기들이 잘 모여있는 가볍게 읽히지만 흥미를 자극하는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