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조선인 > [퍼온글] "5월 그날이 다시 오면"의 원곡 - Michel Polnareff의 샹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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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 y avait, du temps de grand-maman,
Des fleurs qui poussaient dans son jardin.
Le temps a passé. Seules restent les pensées
Et dans tes mains ne reste plus rien.

Qui a tué grand maman ?
Est-ce le temps ou les hommes
Qui n'ont plus le temps de passer le temps ?
La la la...

Il y avait, du temps de grand-maman,
Du silence à écouter,
Des branches sur des arbres, des feuilles sur des arbres,
Des oiseaux sur les feuilles et qui chantaient.

Qui a tué grand maman ?
Est-ce le temps ou les hommes
Qui n'ont plus le temps de passer le temps ?
La la la...

Le bulldozer a tué grand-maman
Et changé ses fleurs en marteaux-piqueurs.
Les oiseaux, pour chanter, ne trouvent que des chantiers.
Est-ce pour cela que l'on vous pleure ?

Qui a tué grand maman ?
Est-ce le temps ou les hommes
Qui n'ont plus le temps de passer le temps ?
La la la...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80년대 5월에 부르던 이 운동가요는
미셸 뽈나레프가 부른 샹송의 번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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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할머니를 죽였나요?


우리 할머니가 살던 시절이 있었다네.
정원에는 꽃들이 피고 있던 시절...
시간은 흘러가고 사상만 남았네.
그리고 너의 손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네.

누가 할머니를 죽였는가?
시대가 죽인건가, 인간이 죽인건가?
더 이상 흘려보낼 시간을
갖지 못한 시대와 인간들. 라- 라- 라-

우리 할머니가 살던 시절이 있었다네.
들어보아야 할 침묵의 시대가 있었다네.
나무 위에 가지들이 있고, 가지 위에는 잎새들,
잎새들 위에는 새들이... 그리고 새들은
노래하고 있었다네.

누가 할머니를 죽였는가?
시대가 죽인건가, 인간이 죽인건가?
더 이상 흘려보낼 시간을
갖지 못한 시대와 인간들. 라- 라- 라-

불도저가 할머니를 밀어버렸다네.
그리고 꽃들은 망치를 든 노동자로 변했다네.
새들이 노래할 곳은 작업장밖에 없었다네.
사람들은 그것 때문에 울고 있는가?

누가 할머니를 죽였는가?
시대가 죽인건가, 인간이 죽인건가?
더 이상 흘려보낼 시간을
갖지 못한 시대와 인간들. 라- 라-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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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 Polnareff



미셀 폴라레프는 대표적인 프렌치 팝 가수로 삶의 꿈과
희망을 소재로 한 노래를 불러 팝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944년 파리에서 태어나 아버지인 유명한 작곡가 레오 폴의
영향을 받으며 5세부터 정식 음악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군복무 후 한동안 보헤미안이 되어 방랑 생활을 하다가
'66년에 우연히 친구의 도움으로 내놓은 싱글들이 잇달아
히트하면서 인기가수로서 자리를 굳혀 나갔지만 인기에
아랑곳 않고 자유분방한 생활을 노래와 독특한 패션으로
표현하면서 음악 생활을 해 나갔다.

그의 음성은 남성임에도 고운 미성에 노래 또한 아름답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대표곡 "Qui A Tue Grand'
Maman"(누가 할머니를 죽였나요)은 몇 해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피아노 삽입곡으로 익숙해졌다.

Love Me, Please Love Me는 1966년 첫 싱글 후 발매된
미쉘의 대표곡 중 하나. 오케스트레이션에 치중하던 전통
샹송과는 다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피아노 연주와 함께
현악의 첨가는 곡의 애절함을 더욱 증가시키고 가성을
이용한 미쉘의 특이한 창법과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나타나는 곡이다.




 

오월의 노래는 1980년 광주 민중 항쟁을 주제로 한 민중가요다.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현재 그리 많이 불리지 않는다.

그러나 1980년 광주 민중 항쟁을 현재 진행형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이 노래를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 노래가 프랑스 샹송을 원곡으로 하는 걸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오월의 노래'는 Michel Polnareff라는 가수가 부른 "Qui a tue grand maman"이라는

노래가 원곡이다.

노래 제목을 한글로 옮기면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가 된다.

지금 배경 노래로 흘러나오는 곡이 바로 그것이다.

 

원곡 또한 그리 범상치 않은 제목과 내용을 담고 있다.

원곡의 주인공인 할머니는 프랑스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에서 희생당한 사람이다.

Lucien Morrisse는 재개발 지역에 속한 자신의 정원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다

결국 희생을 당하게 된다.

1971년 그녀를 추모하며 만들어진 곡이 바로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라는 곡이다.

피아니스트인 이루마씨가 "When The Love Falls"라는 제목으로 이 곡을 옮기기도 했다.

 

원곡은 매우 서정적인데 비해 번안곡인 '오월의 노래'는 행진곡풍으로 리듬이 많이 바뀌어 있다. 또한 많은 노래패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연주되었다. 영화 속에도 가끔 인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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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출처: 산하를 찾아서  http://blog.daum.net/philsailer/828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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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는 이미 끝나버렸다.
내 주변에 선거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다른 지인들 사이에서도 선거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학생시절 내손으로 대통령을 뽑고 싶다는 열망에 가득차 거리를 누비던 세대 치고는 꽤 달라진 결과다.

결과도 이미 정해져있다. 최근까지 시행된 여론조사가 아주 틀리지 않는다면 광역,기초 모두 열우당의 전멸에 가까운 참패로 나올 것이다.

이러한 진행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은 버블의 붕괴다. 벤처,주식,부동산 등 다양한 버블은 커질 때 끝없이 커지다가도 꺼질때는 너무나 허망하게 터져버린다. 그동안 열우당이 누려온 권리가 상당부분 버블이라는게 이번에 입증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이야기해야 할 것은 버블 이후의 미래다.

통상 버블은 사람들의 과도한 기대와 버블 주도자들의 사기성이 결합되어 만들어진다. 그런 점에서 이미지 정치를 통한 노무현의 과대포장에 휘둘려버린 민주화의 열망이 안타깝게 생각된다. 하지만 그래도 세상은 끝나지 않을 것이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면 노력을 멈추어서는 안된다.

원래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당을 만들고 싶어 한다. 더구나 정당의 이름을 영원히 갈 것처럼 붙이기를 좋아하지만 그런 정당일수록 오래가기가 어렵다. DJ는 열심히 여러 정당을 만들었지만 지금 남아있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 앞에 붙어 있는 '새천년'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따름이다. 그러면 이제 열린우리당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 것인가? 새로운 실험과 함께 새로운 사람들이 진출했지만 결과는 많은 아쉬움으로 남겨진다.

왜 노무현이 부동산 거품을 만들면서 전통적 지지층들에게 좌절을 안겨주고 떠나보낼 때 아무런 의견도 내세우지 못했을까? 공급을 늘려야 가격이 떨어진다는 고교 사회시간 수준의 경제학 이론만을 가진 서민들을 명확히 설득시킬 논리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원가 공개는 절대 안되고 집이 비싸면 나누어 사는 모기지 론을 이용하라는 노무현의 말을 보면 솔직히 기가 차지 않는다.
더해서 청년실업의 문제를 놓고 그건 당신들 스스로 해결하라는 유시민의 발언, 학력 차별 없는 세상 만들겠다고 입시제도 다 바꾸던 이해찬의 딸 과외+유학 사건 등 도대체 내 상식으로는 아무리 맞추어보아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얼마전 알라딘에서 몇몇 논객이 열우당과 강금실은 다르다고 하는데 실제 열우당과 한나라당이 차이 없다고 이야기한 사람은 바로 노무현 아니던가. 한나라당과 대연정 제안하면서 정책상 별 차이 없다고 말한게 분명했는데 내 기억이 잘 못 되었나?

노력을 적게하고 많이 거두려고 하는 건 도둑놈 심보다. 자신에게 솔직해지자. 과연 남보다 더 많은 표를 받을 만큼 잘 해왔는지. 아직도 잘 못한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거나 약간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그냥 그대로 계속 가라. 내년에 과연 당대표 정동영 지지율이 몇 % 수준에 머물면서 대선후보나 제대로 낼 수 있는지 두고 보자.

정말 살고 싶다면 이제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이미 파탄난 노무현의 각종 정책을 뒤집어 생각하라. 과연 그게 초심이었는지. 세금으로 강남 부동산 위협한다고 하지만 공급이 없다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일본 부동산 버블을 무너뜨린 조건 중 하나는 젊은 층의 집단적 연대로 부동산 매입을 거부한 결의였다. 일자리를 만들어낸 것 또한 철밥통 지키며 세금 까먹는 공무원과 공공부문에 대한 지속적 개혁이었다. 그런 점에서 고이즈미가 나카소네 이후 최고의 지도자로 자리 매김하는데 비해 우리는 그동안 뭐했나?

그런 점에서 열우당이 지금 해야할 일은 표달라고 애원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깨우치고 반성하며 남은 기간이라도 어떻게 잘못을 바로 잡을 것인지 선언하는 것이다.

노무현과 담판 짓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라. 적절한 인물을 책임총리로 영입해서 노무현의 권한을 대부분 위양하도록 해라. 그리고 국민이 정말로 원하는 정책을 펼쳐라. 단 1년이라도 제대로 바른 길을 간다면 다시 기회가 있겠지만 이대로라면 누구 말대로 후보도 내지 못하고 소멸될 것이 자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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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5-28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정도로 엉망인가요? 저야 요즘 정치엔 별관심을 안두고 사는지라 상황파악이 잘 안되네요.
그래도 치루기도 전에 끝난 선거라니 씁쓸합니다..

사마천 2006-05-28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저도 오늘 TV를 보니 노무현 친위대가 정동영 보고 책임지라고 하더군요. 이미 그 다음에 대한 싸움은 시작된 것 같습니다. 우습지만 살려면 누군가가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노무현인지 정동영인지는 힘싸움에 의해 결정되겠죠.
 
정부의 초일류화 이젠 꿈이 아니다
김용덕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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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의 정부혁신 과정과 성과에 대한 기록물이다.
참고로 관세청은 정부 기관들 사이에서 혁신 성과 1 기관으로 뽑히는 영예를 받았다고 한다.

참여정부가 처음 들어서서 전개한 혁신 작업은 혁신이라는 테마를 던지고 실행은 기관의 자율에 의해 각자 자율에 맞게 수행되었다고 보여진다. 그러다보니 조직 마다 혁신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서로 달라서 어떤 조직은 페이퍼 상에서만 그치는 혁신을 하고 열심히 홍보만 하는 곳도 있었다.
관세청은 여기서1위를 달성했는데 나름대로 4000명이 넘는 대조직을 이끌고 변화를 주기 위해 고생한 흔적이 보인다. 공공서비스는 원래 경쟁이 없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건 옛날 이야기고 이제는 개방과 무역이 활발해지다 보니 여러 국가간 경쟁이 치열하다. 홍콩과 싱가폴 같은 도시 국가의 경우 서비스는 생존의 문제였다. 이들이 발전시킨 여러 서비스는 주변국에서 모방을 시도해도 쉽게 따라가기 어렵다. 말레이지아 등이 싱가폴 주변에 항구를 만들어 물량을 유치하려고 해도 노임은 싸지만 주변 서비스가 떨어져 화주들이 불편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 서비스는 공무원도 군림하려는 자세보다는 공복이라는 서비스 마인드를 가져야 하고 사람 개개인의 특성이 아니라 규정에 의해 프로세스화되어 시스템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그런 면에서 말레이지아 등은 아직 떨어진다는 것이다.

관세청 또한 부산항과 인천공항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과거에 비해 발전하기를 기대 받고 있다. 세계적 물류 허브로 성장하는 한국의 모습이지만 실제 내용을 보면 떨어지는 측면이 매우 많다. 당장 부산과 광양이라는 two-top 체제로 발전시키지만 내부를 연결하는 서비스는 매우 미흡하다고 한다. 과정에는 각각의 공무원 부처들이 견고한 성을 쌓고 원하면 당신들이 알아서 기어라는 고압적 자세가 놓여있다. 책을 보더라도 같은 지역에 대해 서로 다른 여러 부서들이 각기 관할권 내세우는 것을 설득시키는 작업이 많이 나온다. 고객인 국민 입장에서 한번 서류를 넘기면 자기들이 알아서 전산으로 넘겨주면 것을 매번 같은 양식에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것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세청이 처음 나섰는데 주변 부서의 반발과 내부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애로들을 뚫어나가는 재미가 이곳저곳에 쏙쏙나와서 읽어가면서 공감이 많이 갔다.

하지만 이를 모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혁신은 결코 중단할 없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명품이라고 불리우던 많은 기업들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퇴보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피터스의 걸작 초일류기업을 찾아서에 소개되었던 기업들이 바로 그렇게 좋은 사례다. 관세청의 경우도 스스로 혁신 작업이 되었다고 평가하지만 시각을 바꾸어 밖에서 보면 어떨까? 세관을 이용하는 국민과 주요 기업들의 눈에도 같은 점수가 나올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가까운 사람들 중에 세관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들은 소리는 아직도 멀었다이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이 만큼 발달한 시대에 관세사라는 직업이 필요한지도 한번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안의 문장에도 나오는대로 관세청 직원 다수가 클릭으로 업무를 처리한다면 이들의 업무를 일부 대행하고 있는 관세사라는 역할 또한 클릭으로 기계적으로 대체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말로 일이 필요한지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답을 얻는 것이야말로 혁신이다. 점에서 보면 아직 관세청의 혁신은 자화자찬에 머무르는 수준일지도 모른다. 눈을 밖으로 돌리면 아직도 내가 모자란 부분이 찾아질 것이고 이를 고쳐나가다보면 정말 바라던 초일류 정부에 한걸음 나아갈 것이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한자는 어리석을 따름이고 무지하다고 고민하는 자야말로 지혜에 걸음 다가갈 있는 것과 매한가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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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황홀한 20세기의 전설, 피카소

한국일보사와 서울시립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위대한 세기: 피카소’전이 지난 20일부터 9월 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이번에 전시되는 피카소 작품들은 세계 20여 곳의 미술관과 재단, 화랑, 개인 소장가들로부터 빌려왔으며, 대부분 국내에서 처음 전시되는 것들이라고 한다. 오늘자 한국일보(06. 05. 23)에는 피카소에 관한 책을 두 권이나 출간한 바 있는 작가 김원일씨가 이 전시회를 둘러본 소감을 적어놓고 있어서 옮겨온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화가인 피카소를 그의 전 생애에 걸친 시기별 대작과 걸작 등 140여 점으로 만나는 이번 전시는 사실상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피카소 회고전이다.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5만여 점의 작품과 92세로 붓을 거둔 생애 자체가 이제 20세기의 전설이 된 피카소의 대표작 140여 점을 모아 전시한 서울시립미술관을 둘러보았다. 젊은 시절부터 그의 그림을 동경해 해외에 나갈 때마다 그의 작품을 소장한 미술관을 둘러보고, 그의 화집을 사모아 오다 몇 해 전 그의 전기를 썼던 필자로선 그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피카소가 위대한 점은 그를 현대미술의 한 유형에 가둘 수 없는 자유분방했던 창작혼에 있다. 1900년 촌티를 못 벗은 스페인의 지방 화가로 파리에 입성한 후 청색시대, 분홍빛시대, 짧은 원시미술시대를 거쳐 입체주의, 고전주의, 초현실주의를 두루 섭렵하고 고전의 자기식 해석법인 ‘변형’의 또 다른 시도와 도자기 작업 끝에, 누구도 도달한 적 없던 최상의 경지를 정복한 피카소는 그야말로 시각예술의 모든 장르를 깨부순 활화산이었다.



-19세에 예술의 메카 파리로 나와 곤궁했던 초기, 가난한 이웃들의 애환을 슬픈 빛 청색으로 표현했던 ‘모성’‘곡예사, 어린이와 개’를 전시장에서 만났다. 단연 시선을 끄는 대작 ‘솔레르씨의 가족’은 가난한 양복점 주인의 가족을 정감 있게 표현한 청색시대의 걸작이다. 현대미술의 혁명이라 일컬어지는 ‘아비뇽의 처녀들’을 완성한 후 브라크와 함께 경쟁적으로 분석적 입체주의를 실험했던 시기의 ‘비둘기’도 전시됐다. 사물을 각과 선으로 자르는 수법의 이 그림은 현대 추상미술의 시발점이란 점에서 그 가치가 절대적이다.



-그의 세 번째 연인이었던 러시아 무용수 올가를 로마에서 만난 것을 계기로 고전주의로 복귀한 시기의 ‘우물가의 세 여인’을 통해 피카소 미술의 변천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빨간 카페트 위의 기타’는 평생 서로 질투하며 사랑했던 경쟁자 마티스의 색의 대비를 재해석케 하는 40대 피카소의 대표적인 주제다. 피카소의 대표적 걸작으로 흔히들 ‘아비뇽의 처녀들’ ‘게르니카’등을 연상하지만 ‘무용’을 제외해선 안 된다. 초현실주의 시인 브르통, 엘뤼아르 등과 사귀기 시작했던 1925년에 그린 ‘무용’은 야만적이고도 난폭한 기법으로 파리 화단을 경악케 했던 작품이다. 나는 초현실주의 수법으로 그려진 그 대작 앞에 오래 서있었다. 혼란스러운 꿈의 세계를 생생한 현실과 결합시켜 인체를 해부학적으로 분해한 이 광란의 춤 그림 앞에서 ‘평면회화가 이제 갈 데까지 가버렸다’며 놀랐을 당시 파리 화단 평자들의 탄성이 들리는 듯 했다.



-당대 최고의 부르주아였으면서도 평생 공산주의자로서의 신념을 버리지 않았던 피카소는 ‘스페인 내란’을 거쳐 군부 프랑코가 무력으로 조국을 장악하자 격분하여 탁구대보다 큰 대작 ‘게르니카’(1937)를 그렸다. 그는 이 그림을 완성하기 전 수 없는 밑그림을 그렸는데, 이번에 전시된 ‘미노타우로스’와 ‘우는 여인’도 그 과정에서 탄생했다.

-미노타우로스의 광폭성과 전쟁에 수난 당하는 여인의 비극적 모습이 스페인 내란의 참상을 상징하는 한편 전쟁을 증오하고 평화를 사랑한 그의 현실참여 정신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게르니카’의 진행 과정을 지켜본 다섯번째 연인 도르 마르를 모델로 한 초상화도 여러 점 전시되어 있는데, ‘게르니카’가 색을 배제했듯이 초상화도 어두운 톤이 주조를 이룬다. 스페인 내란과 2차 세계대전이 피카소로 하여금 밝은 색조를 거부케 했던 것이다.



 

 

 

-피카소가 40대에 만난 네 번째 연인으로 청초한 마리 테레즈와 60대에 들어 만난 여섯 번째 연인 프랑수와즈 질로, 일곱 번째로 마지막 연인이 된 자클린느 로크의 초상화도 보인다. 마리 테레즈는 관능적이고 부드럽게, 프랑수아즈 질로는 이지적으로, 로크는 현모양처로서 모성성에 입각하여 각각 달리 해석했다. 평생 일곱 여자와 산 그가 한 여성을 만날 때마다 그의 그림도 변모를 거듭했음을 보는 것도 피카소 그림감상의 포인트다. “소설가가 자서전을 쓰듯 나는 그림으로 자서전을 쓴다”고 말했듯, 피카소의 그림은 자신과 자신의 주변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그러므로 그의 그림을 연대순으로 보면 그의 삶 자체가 올곧게 담겨 있다.



-피카소는 만년에 자신의 그림에 영감을 준 들라클루아, 벨라스케스, 마네의 그림을 재해석한 ‘변형’을 시도했는데, 마네의 ‘풀밭 위의 식사’의 밑그림에 해당하는 ‘풀밭 위의 점심식사’도 출품돼 있었다. 그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수십 장의 밑그림을 그리는 실험을 되풀이했는데, 밑그림 자체가 곧 완성품으로 평가된다. 90이 넘어서까지 담배를 즐긴 그는 “이제야말로 늙었다. 그러나 담배 맛은 20대 시절 그대로다”라고 말했듯.‘담배 피우는 남자’를 많이 그렸다. 관음증에 시달린 말년의 애교 넘치는 펜화 수채화와 함께 담배 문 남자상도 여러 점이 전시된 게 볼만 했다.


-그 동안 서너 차례 피카소 그림이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지만, 세계 23곳의 기관 및 개인 소장처가 협조하에 그의 전 생애의 그림을 일목요연하게 감상할 수 있는 전시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미술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자신의 교양 수준 점검을 위해 일차 관람해볼 만한 기획력이 돋보이는 전시다.

06. 0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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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이후의 부의 지배
레스터 서로우 지음, 현대경제연구원 엮음 / 청림출판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세계화에 대해 논란이 한참 뜨겁다.

한국과 미국의 FTA 자신의 업적으로 하겠다는 권력자의 의지와 절대로 용인하지 않겠다는 반대의견이 서로 평행선을 달린다. 그럼 도대체 세계화는 무엇일까? 과연 선진국에만  좋은 것이고 나머지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야 것인가? 그렇다면 오랫동안 닫혀있던 사회주의 중국과 인도는 지금 자국 시장을 개방하고 무역에 적극 나서고 있는가? 반면 남미의 차베스가 자원국유화를 진행해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서로 상이한 입장이 나타닉 때문에 세계화에 대한 물음은 많지만 모두가 쉽게 이해하는 답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
책은 세계화에 대한 여러가지 고려할 사항과 함께 권고가 담겨 있다. 저자인 래스터 서로우는 먼저 세계화를 피할 있는 존재는 별로 없다고 단정한다. 우선 누가 현재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가장 강력한 추진자는 당연히 미국이다. 자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성이 떨어지는 영역을 과감히 해외로 내보내고 자신들은 가장 핵심인 R&D,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렇게 해외로 내보내지는 공장들을 수용하면서 중국의 제조업이 성장했고 최근에는 인도가 서비스산업을 키우고 있다. 이렇게 세계화는 모두가 이익이 되는 거래라는 신자유주의 강점을 홍보하고 나아가 IMF 통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주변국들의 체제를 강제로 손보려고까지 한다. 추진 과정은 때로 공정하지 못한데 여기에 대해서 크루그먼과 스티글리츠 같은 세계은행의 이론가들까지 나서서 비판을 하고 있다. 나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크루그먼의 말이 맞는 같다. IMF fund 단기적 성과를 요구하고 세계은행은 은행이기 때문에 거래하는 상대방이 내실을 가지기를 기대할 같다. 실제 IMF 구제금융을 받고 체질을 그들 입맛에 맞게 개선한 나라들이 하나같이 저성장의 덫에 빠지고 양극화 논란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보면 공동체가 함께 성장해보자는 철학을 가진 사람들에게 미국 주도화의 세계화는 분명 강자에게 좋은 위험한 움직임이다
.

서로우도 이런 비판을 폭넓게 알고 있으며 문제점도 많이 인정한다. 그리고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세계화가 가지는 근본적 불안정성에 대해서 언급한다. 현재 세계화를 강력히 드라이브하고 있는 미국은 상당히 불안정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전쟁과 소비거품으로 만들어진 막대한 경상과 무역 적자는 아시아의 수출국가의 달러 매입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데 이것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한다. 극단적으로 40% 달하는 절상이 있어야만 균형이 맞추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도 있다
.

세계화의 필요성과 추진주체의 불안정성을 같이 놓고 고심한 결과 서로우는 지금 필요한 것은 일종의 세계정부라고 한다. 임무 하나는 되도록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들고 이것이 준수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특히 관심을 가져야할 분야는 지적재산권의 보호를 통한 창조적 산업의 발전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제약이나 영화의 경우 제작 비용과 복제 비용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보호되지 못하면 지속하기 어렵다고 한다. 지금처럼 인도에서 마구 복제된 약들이 아프리카에서 값에 팔리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선진국의 소비자들이 많은 돈을 내야하는 현실을 계속 받아들이도록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식의 지배라는 전작에서 처럼 그의 지적 분야에 대한 가치 부여는 여전하고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어쨌든 지금은 혼란의 시대다. 세계화는 많은 기업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지만 한편 위기도 된다. OECD 가입을 자신의 업적으로 치장하고 싶었던 영삼 무지한 모험이 IMF 불러일으켰듯이 지금 노무현 의해 한번의 모험이 시도되고 있다. 그렇다고 모험 없이 평범히 살라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준비하지 않은자에게 기회는 단지 스쳐가는 바람일 뿐이라는 점이다. 충분한 고민과 사려 없이 괜찮겠지 하고 덤비는 행위는 모험이 아니라 무모한 자살일 뿐이다. 자신의 휘하에 있는 국내 부동산 정책 하나 제대로 이끌어가지 못하면서 갑자기 세계화라고 떠들어대면 누가 믿어줄 것인가. 부양책 쓴다고 금리 낮추며 만들어낸 거대한 부동산 버블과 기업수출 부양하겠다고 달러 마구 사들인 것이 이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모두가 문제를 쉽게 보거나 자기 임기에 거창한 결과를 내어보겠다는 오만함의 소치다.

 

책의 곳곳에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간간히 소개되고 있다. 한국이 실은 많은 돈을 지적자산과 자본확보에 투자했다는 점을 보면 반가웠다. 장하준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한국이 위기에 빠졌고 중간에 끼여 있다는 지적도 맞는 소리다. 그렇게 보면 우리는 새로운 모색의 시점에 놓여 있는 것이 맞다. 거대한 모험을 앞두고 현명함을 키워야하는 우리 처지에 여러 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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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6-05-26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깝지만 세계화는 피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세계화가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
이 두 주제를 좀 논리적으로 펼쳐보이는 책을 읽고 싶었는데... 이 책은 그런 책일까요!?

사마천 2006-05-26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최근에 세계화 관련해서 읽은 것 중에 꽤 괜찮습니다. 한번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한국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무조건 세계화 찬미론은 아닙니다. 공병호 같은 2,3류 지식인 책이 팔려나가는 한국사회 지식수준과 비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