챈티클리어와 여우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87
제프리 초서 원작 | 바버러 쿠니 그림, 개작 | 박향주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6월
구판절판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그림책이 몇 권 있다. 그 중 하나인 그림책이다.
그림이 너무 아름다워 그냥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벅차는 그 느낌!!!
뭐라 다른 말로 표현할 수가 있으랴!


과부는 두 딸과 아주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그들의 가난한 살림살이와는 달리 주변 환경과 그림은 빼어나게 아름답다.
그들의 가난이 현실이라 믿겨 지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과부는 부지런하여 그럭저럭 딸들과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과부에게 있는 거라곤 가축 몇 마리 정도 뿐이었다.

그것들이 과부 가족에게는 아주 중요한 것들임에는 말할 필요가 없겠지.

과부 가족의 먹거리는 고작 우유와 거무스름한 빵뿐이었다.

아까와는 다르게 과부의 가난이 현실로 다가오는 장면이다.
어두침침한 부엌의 모습이 과부의 가난을 고스란히 전달해 주고 있다.

과부에게는 아침마다 "꼬끼오" 하며 새벽을 알려주는 멋진 수탉 챈티클리어가 있었다.
이 멋진 모습을 보시라!
<세상에서 가장 멋진 수탉>과 배틀을 해둬 될 만하다.

챈티클리어에게는 일곱 마리나 되는 암탉이 있었다. 그 암탉들이야말로 과부 가족에게 음식을 제공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겠지. 수탉은 그 암탉들을 잘 지키고 보호해 주는 일을 하고 있을 테고.

챈티클리어가 암탉들과 산책을 나간 날, 챈티클리어에게 위험이 닥쳐 오고 있었다.

그 위험이란 바로 여우가 호시탐탐 닭들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여우가 닭들을 노리는 장면은 유일하게 흑백으로 표현해서 긴장감을 더해 주고 있다. (여우의 혓바닥만 빨갛게 처리하였다. )

위풍당당하던 챈티클리어는 여우의 꾀에 속아 넘어가 목청껏 노래를 부르다가 이렇게 여우에게 목이 물린 채로 잡혀 가고 있다. 과부에게는 가족이나 다름 없는 챈티클리어의 운명이 어떻게 될 지는 직접 확인하시길...


아까도 말했지만 스토리를 떠나서 그림만 보고 있어도 충분히 행복감을 맛볼 수 있는 책 중의 하나이다. 그렇다고 절대 스토리가 허접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면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하진 못했겠지. 과부의 말대로 " 남이 아첨하는 말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는 교훈적인 내용도 담겨 있으니 내용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이야기인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과 비교하며 읽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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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1-03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그림 정말 멋지죠~ 흑백 그림이에 몇 가지 색만 추가해서 더 빛나 보이는 거 같아요.^^
님 서재에 저의 댓글이 좀 뜸했지요~ 종종 들러서 글을 읽고 댓글을 안 남겼을 뿐이랍니다.
새해에도 활발한 활동 기대합니다~ 2012년말에는 서재의 달인 메달을 받으셔야죠!!

수퍼남매맘 2012-01-03 15:59   좋아요 0 | URL
예, 바바라 쿠니 작품 엄청 좋아해요. 그림을 무진장 잘 그린다고 생각해요. 님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오셨다면서요? 제 서재는 가끔만 흔적 남기셔도 됩니다. 건강부터 챙기셔야죠. 서재의 달인은 100위 까지 뽑으면 욕심 내 볼만한데 50위 까지는 엄두가 안 나네요. 워낙 쟁쟁한 분들이 많아서요.
 
커다란 순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7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원작, 헬린 옥슨버리 그림, 박향주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1월
구판절판


울 학교는 1학기와 2학기로 나뉘어 2학년, 1학년이 교복특 학교 프로그램 일환으로 전문 연극 강사로부터 연극 수업을 한학기 내내 받았다. 이번 2학기는 1학년 차례라서 2학기 내내 일주일에 한 시간씩 다목적실(강당)에서 연극 수업을 하였다. 마지막은 <커다란 무>라는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거였다. 아이들을 4조로 나뉘어 한 조당 7명씩 각각의 역할이 주어졌다. 매번 연극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이 참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였다. 마지막, 무대에 오를 때는 대사를 외우고 동작도 표현했는데 정말 그동안 많이 컸다는 것을 느꼈다.

그 때 아이들이 했던 연극이 바로 러시아에서 전해 내려오는 옛이야기였다. 이걸 톨스토이가 다시 쓰고, 헬렌 옥슨버리가 그림을 그린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아이들이 했던 연극을 떠올리면서 읽으니 새삼 더 감동이 남다르다.

농부 할아버지는 순무 씨를 뿌리며 달콤하고 단단하게 자라라고 소원을 빈다. 그게 모든 농부의 마음이 아닐까! 자신이 뿌린 씨가 좋은 열매를 맺는 거 .

순무는 그렇지만 너무 크게 자라버려 할아버지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뽑을 수가 없었다.

"순무"와 "무"의 차이점이 궁금해서 이미지 검색을 해 보니 순무는 우리가 보통 아는 무와는 색깔도 연보라색이 나고, 작고 더 동글동글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 순무가 이렇게 크게 자랐으니 보통 일이 아닌 거지.

할아버지는 도움을 구하기 위해 할머니를 부르러 왔다.

이 이야기는 계속해서 누군가를 부르러 가는 장면이 반복되는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부르러 온 사람은 작게, 대상은 아주 크게 그리고 있다.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말도 안되게 쥐를 고양이보다 더 크게 그리고 있는데 아마 이건 그만큼 그들의 도움이 절박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과장되게 표현한 것이리라.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 영차 영차 " 해보지만 순무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에 할머니는 손녀를 부르러 온다. 이 장면 역시 손녀를 과장되게 크게 그리고 있다.

손녀는 개를 부르러 오고,

개는 고양이를 부르러 오고,

고양이는 쥐를 부르러 온다.
그리하여 할아버지, 할머니, 손녀, 개, 고양이, 쥐가 줄다리기를 하는 것처럼 힘을 합하여 순무와 한판 승부를 하게 된다.

아이들은 연극을 하면서 이렇게 반복되는 것을 참 즐거워하였다.
특히 모두 모여서 " 영차 영차 영차!!!" 하는 부분에서는 1학년 아이들답게 얼마나 깔깔대던지....

과연 누가 이겼을까? 할아버지는 커다란 순무를 땅에서 뽑아 냈을까?

나처럼 순무의 모습이 궁금하신 분은 옥슨버리의 그리을 참고하시길....


1학년 국어 교과서에도 우리 나라 옛이야기인 커다란 무가 나온다. 밭에서 일하던 농부가 커다란 무를 우연히 발견하고 그걸 원님에게 갖다 바친 상으로 송아지를 얻어 오는 이야기이다. 그 소문을 들은 욕심 많은 농부가 똑같이 하지만 오히려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적 이야기가 교과서에 나오는데 그 이야기도 아이들이 많이 좋아했다.

순무, 무라는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러시아와 우리 나라의 이야기를 비교하며 읽어 보는 것도 아주 흥미로울 법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이 했던 것처럼 주변 사람들과 연극으로 해 보면 평생 기억에 남을 이야기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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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의 바비 킴이 탈락했다.

울 남편은 다시는 나가수 안 본단다.

우리 가족 모두 비통해했다.

울 가족 모두 바비 킴 팬인데....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보이스 칼라를 가진 바비 킴!!!

첫 음만 내도 울 가족 모두 " 와!" 하곤 했었다.

그가 이렇게 공중파를 타지 않았을 적에, 몇 년 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남편이 어떤 음악을 틀어 주는데 참 목소리가 특이했다. 그가 바로 바비 킴이었다.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런 목소리였다.

우리 나라 가수 중에서 정말 독특한 보이스를 가진 몇 안 되는 사람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가수는 일단 보이스가 남달라야 한다고 난 생각한다.

그 점에서 바비 킴은 신이 내려 주신 세상에 하나 뿐인 목소리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나가수에서 더 이상 자우림과 바비 킴을 못 보다니....

자우림의 실험 정신과 도전 정신은 그들이 명예 졸업을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고,

바비 킴의 막걸리 한 잔 걸친 듯한 춤은 그를 한순간 유명하게 만들었지만

그가 더 이상 춤같은 퍼포먼스를 보이지 않고 그의 노래로만 승부하자

청중평가단은 그를 외면하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그는 끝까지 춤 등의 퍼포먼스를 재시도하지 않고 끝까지 노래로만 승부를 하려고 하였다.

오늘 부른 김건모의 <double>도 원곡 가수가 김건모라는 아주 특이한 보이스를 가진 가수라서

웬만한 가수는 도전하기 힘든 곡이었는데 바비가 부르니 원래부터 바비 노래인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완전 바비 스타일로 변신시켰는데 결과는 참담하였다. 

하지만 난 바비가 청중평가단과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의지를 내세워 노래로만 승부를 한 그 점을 높이 사고 싶다.

비록 이제 공중파에서 그의 노래와 그의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지만

더 감성을 울리는 좋은 노래로  울 가족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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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작가 중에서도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분 중의 한 명인 우리 시대의 진솔한 이야기꾼 이금이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그것도 단편동화집이다. <사료를 드립니다. > 라는 제목부터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들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연말연시이기도 하니 나도 한 번 나름대로 시상을 해 보고자 한다.

 

내가 뽑은 이금이 작가의 베스트 3

 

1. 너도 하늘말나리야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이금이 작가의 베스트 작품이다. 서로 다른 아픔을 가지고 있는 세 아이가 그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인 소희가 청소년이 되어 그 후에 벌어지는 이야기가 10년 만에<소희의 방>이란 제목으로 나온 것도 바로 전작에 나온 세 주인공들의 뒷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열혈 독자들 때문이었으리라. 정말 오래도록 사랑 받는 작품이다. 고전의 반열에 오를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2. 다리가 되렴

이금이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려낸 이 작품을 감동 깊게 읽었다. 엄마를 잃은 소녀와 고아인 소년이 모든 편견을 뛰어 넘어 인간 대 인간으로 우정을 나누는 그 모습이 보기 좋았다. 동화에서는 드물게 해피엔딩이 아닌 새드 엔딩으로 끝난 것이 더 여운을 가지게 하는 멋진 작품이었다. 이금이 작가는 섬세한 심리 묘사를 아주 잘하시는 분이라는 생각과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 또한 아주 잘 빚어내는 탁월한 재능을 가진 분이란 걸 이 작품을 통해 더 실감할 수 있었다.

 

 

 

 

 

 

 

3. 소희의 방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주인공 소희가 엄마가 재혼한 가정에서 살게 되면서 느끼는 사춘기 소녀의 섬세한 감정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잘 풀어낸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소희 또래의 아이들이 감성과 그들의 고민, 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표지 그림을 따님이 그렸다고 한다.  엄마와 딸이 함께 작업하다니 나 또한 언제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소망을 감히 가져 본다.  꿈 꾸는 것은 자유니깐.

 

 

 

 

 

 

 

 

 

이금이 작가의 신작

 

이금이 작가님이 2012년 연초부터 신작을 선물해 준다고 하니  마음이 설렌다. 그것도 중학년 이상 볼 수 있는-  독서력이 좋은 아이들은 저학년도 가능할 것 같다- 단편동화집이라고 하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그도 그럴 것이 요즘 들어 청소년 소설 쪽을 많이 쓰시는 듯해서 내심 동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검색을 해 보니 겉표지에 멋진 시베리안 허스키 그림이 나온다. 울 딸이 아주 좋아하겠는데?  <사료를 드립니다>를 포함하여 모두 다섯 편의 단편동화가 들어 있다고 한다. 도대체 멋진 개와 소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빨리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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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동화 보물창고 39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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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이 노래의 주인공 소녀 빨간 머리 앤 완역본을 처음으로 읽었다. 읽고 나니 고전이 왜 고전인지 알겠다. 정제된 언어들, 풍부한 감수성을 자극하는 표현들은 요즘 나오는 동화들과는 사뭇 정말 다르다.  혹자가 왜 우리 아이들에게 고전을 읽으라고 권하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고전을 읽고 자라지 못한 나는 지난 시간 동안 얼마나 불행하였나 하지만 지금이라도 고전을 읽게 되어 다행이라고 자위해 본다.

 

혹자가 같은 고전을 평생에 걸쳐 3번 읽어 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린 시절에 한 번 읽고, 청년기에 또 읽고, 마지막 노년기에 다시 읽어 보면 그때 그때 주는 감동과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정말 그럴 것 같다. 그 나이마다 다가오는 감동이 다 다를 것 같다.  중년이 되어 앤을 만나니 엄마의 입장에서 자꾸 생각을 하게 된다. 앤의 상상력, 창의력, 순수함 모두 인정하고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이렇게 한시도 입을 가만 놔두지 않고 조잘대는 딸이나 반 아이가 바로 내 옆에 있다면 얼마나 정신이 어지러울까!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앤이 사랑스럽다는 것과는 별개로 말이다. 그런 앤도 시간이 지나자 말수가 줄어드는 걸로 봐서... 그것도 한 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아이들 키우다 보니 정말 한 때다 싶다. 그러니 조금 수다스럽더라도 어른이 좀 참아 주자. 그것도 한 때이니 말이다. 앤을 보면서 우리 반의 꼼지락 공주 @@가 자꾸 생각난다. 그 아이도 앤처럼 수다스럽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무엇보다 사랑스럽다. 아, 그래 책을 좋아하는 것도 닮았다.

 

놀라운 것은 이 두께(377쪽)의 앤이 무려 10권 있다는 것. 나머지 앤이 성장하여 어른이 되고 나서의 이야기도 읽어 보고 싶다는 욕구가 샘 솟고 있다. 앤이 교사가 되었다니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 지도 무지 궁금하다. 벌써 남편이 사 놓았으니 언젠가는 읽게 되겠지.

 

Anne이라고 꼭 자신을 불러 주라고 말하는 이 상큼발랄한 아가씨 앤은 고아이다. 고등학교 교사였던 부모님은 앤이 태어난지 3개월만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후 나흘 후에 아버지마저 돌아가셔 고아로 자라게 된다. 고아원에 맡겨진 앤을 독신으로 살고 있던 남매 매튜와 마릴라가 우여곡절  끝에- 원래 남자를 입양하려고 했었다.-입양하게 되고 에이번리에 있는 초록 지붕 집에서 가족으로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앤의 온갖 실수투성이 이야기와 친구들 이야기, 학교 이야기, 앤의 무한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빨간 머리가 주는 인상처럼 고집스럽고, 자존심 강하고, 끊임없이 조잘조잘 대는 수다쟁이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앤을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그 매력은 앤의 그 순수한 마음과 열정, 그리고 그 아이의 무한한 상상력이 아닐까 싶다. 바로 21세기가 바라는 그런 창의적인 인재가 바로 앤이다.

 

몽고메리 자신의 자서전적 이야기이기도 한 이 책은 그래서 더 실감 나고, 무엇보다 앤 이라는 캐릭터가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앤이 완벽한 아이가 아니고, 말 그대로 실수투성이이기에 독자도 그 아이에게 매료되는 게 아닐까 싶다.  완벽한 아이로 그려졌다면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지는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수투성이에다 천방지축이던 앤이 에이번리라는 아름다운 곳에서 성장하는 동안 독자도 앤과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맛보게 된다. 앤이 매튜 아저씨와 마릴라 아주머니와 함께 살았던 초록 지붕 집도 한 번 가 보고 싶고, 무엇보다 가장 앤을 감동 시켰던  초반에 나오는 그 가로수길을 꼭 가보고 싶다. 에이번리로 가는 길에 앤의 수다를 멈추게 만들었던 사과 나무가 아치를 이루고 있던 그 가로수길 말이다. 앤과 매튜 아저씨가 역에서 처음으로 만나 마차를 타고 지나갈 때 하얀 사과꽃이 눈 처럼 나리던 그 가로수길의 모습을 눈 감고 떠올려 본다. 앤이 상상할 때처럼 말이다.  얼마나 경이로웠으면 그 수다쟁이 아가씨의 말문을 막아 버렸을까!!!

 

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몇 명이 있다. 하나 같이 개성 강하고, 고집도 좀 세고, 그렇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배려심 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 삐삐, 하이디, 작은 아씨들의 조. 그녀들의 공통점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희망과 행복 바이러스를 전해 준 존재들이었다는 점이다. 새해가 밝았다.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나로 인하여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 해가 되어야겠다. 앤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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