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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세 개 ㅣ 생각하는 숲 11
김양미 지음 / 시공주니어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집이 두 집으로 나뉘는 과정을 아이의 시선에서 이야기하는 그림책이다.
더 이상 이혼이 큰 화제가 되지 못하는 사회가 되긴 하였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부모와 같이 살았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한 부모와 살게 된다는 것은 아이에게 있어서 크나큰 정신적 충격이고 상처가 될 수 있다.
예전과 다르게 한부모 가정이 한 반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요즘,
이런 책을 통하여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위로를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
저학년을 하다보면 교과서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자주 나오는데
저학년 아이들은 스스럼 없이
" 나 엄마(아빠) 없어. 원래부터 없어. " 내지는 " 우리 엄마와 아빠 이혼했어."를 큰소리로 말한다.
그럼 듣고 있던 아이들도 아무 생각 없이 " 왜 ? 왜 없어?" 이런다.
오히려 교사가 혹시나 아이들이 상처 받을까 봐 전전긍긍하지 되려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묻고 대답하는 걸 보고
역시 아이는 아이다 싶기도 하다.
열흘 후면 정든 내 집과 내 방, 내 물건들과 이별해야 하는 "나"는
엄마, 언니, 동생이 한 집에 살게 되고, 나와 아빠가 한 집에 사는 것을
" 몸무게로 나누었나 보다" 라고 나름대로 이해한다.
처음엔 언니와 서로 자신의 물건이라며 우기며 싸우다가
막내가 자신은 유리병과 풍선 세 개면 된다는 말에 나중엔 양보를 하게 된다.
그래도 두 집으로 나뉘는 게 아쉬워
엄마와 아빠에게 같이 살면 안 돼요? 라고 물어 보지만
엄마는 1000개도 넘는 아빠의 규칙들과 살 수 없다고 대답하시고,
아빠는 13년 전 엄마와 아빠는 한 우물을 팠는데 이제 더 이상 거기선 한 방울의 물도 흐르지 않는다고 하신다.
"나"는 '한 집에서 살 수는 없나 보다.' 하며 포기를 한다.
집을 나누고, 물건을 나누고, 자신의 애장품을 나누는 식으로 아이들은 이별을 준비한다.
이혼으로 인하여 두 집으로 갈라지는 이별 과정이 깔끔한 그림과 더불어 잔잔하게 그려져 있다.
<이혼>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어린이의 시각에서 잘 풀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