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남부에 있는 모초등학교 교사라면서 낯선 이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사) 행복한아침독서 한상수 이사장님이 나를 추천해 주셨다면서 강사로 초대한다는 거였다.
이게 웬일? 무슨 강사?
사연을 들어 보니 그 학교에서 학교 전체적으로 아침독서를 실시하고자 하는데
실시하기에 앞서서 교원 연수를 하려고 하며 그 강사로 이사장님께서 나를 추천해 주셨다는 것이다.
추천해 주신 것은 정말 감사하고 황송할 일이지만
아직 거기까지 능력이 안 되어서 정중하게 거절하였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 앞에서도 아직 강의한 적이 없는데..
그럴 자격도 없고, 아침독서 시작한 지도 이년 밖에 안 된다.
원년부터 하신 분들도 분명 계신데 어쩌다가 나를 추천하셨을까?
아무튼 그 학교 되게 부럽다.
나의 소원이 바로 학교 차원으로 아침독서를 하는 것이다.
울 1학년 아그들 열심히 아침독서 지도해서 2학년 올려 보내면
2학년 올라가서 다른 아침자습(한자쓰기, 영어 노래 듣기, 그림 그리기 , 줄넘기 등등) 하느라
독서 습관을 놓쳐 버리는 게 정말 안타깝다.
그래도 학부모가 끈을 놓치 않고 꾸준히 가정에서 독서 습관을 잡아 주면 끝까지 가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 따라 가게 마련이다. 학부모는 평생 교사지만 담임 교사는 수명이 1년이다.
따라서 가정에서 지속적으로 독서 지도를 하는 아이만이 끝까지 책을 친구로 가져갈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한상수 이상장님 말씀 대로 학교 차원에서 전 학년이 아침독서를 실시하는 게 정말 효과적이고 바람직하다.
매일 아침독서10분을 한다고 치자.
저학년은 10분 동안 1권의 그림책을 읽는다 치고, 중학년 이상은 2-3권은 거뜬히 읽을 수 있다.
그럼 1년에 205일 학교를 나오니
205권 * 6년 하면 적어도1230권의 책을 읽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게 6년을 꾸준히 책을 읽은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는 정말 다르다.
그래서 난 강력히 학교 차원에서 아침독서를 하자고 주장한다.
물론 반대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책 읽기 보다 다른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실 수도 있다.
이럴 때 앞의 학교처럼 교장 선생님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나도 예전에 클래식 감상도 해 보고, 이것 저것 안 해 본 것이 없었다.
하지만 하나를 꾸준히 하는 게 효과 100점이다. 내 경험상 말이다. 작년과 올해는 하루도 아침독서를 걸러 본 적이 없다.
그게 훨씬 효과적이었다고 장담한다.
우리 학교도 학부모들이 적극 건의하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이름 모를 그 학교가 참 부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