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학년 체육대회가 있었다. 두 가지 종목을 하는데 하나는 훌라후프 돌리기와 나머지는 학급이어달리기이다.
훌라후프는 반 전체가 1분 동안 훌라후프를 돌리면서 몇 명이나 아웃되지 않고 살아 남는지 숫자를 헤아리는 것이다.
가장 많이 남는 반이 승리를 하는 경기이다.
부장님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훌라후프를 돌렸다. 우리 반은 1학기 최우승반인 4반과 나란히 경기를 하는데
1학기에 비하여 아이들이 많이 살아 남았다. 끝까지 살아 남은 아이들 수는 모두 18명 (9명이 아웃됨)이었지만
더 잘한 반들이 있어서 등수에 들지 못했다. 최고로 잘한 반은 23명이 살아남았다. 아깝다.
다음 경기는 학급이어달리기이다. 학급 전체가 이어달리기를 하는 경기이다.
예선전이 있었다. 1반부터 4반까지 달리기를 하는 거다. 학급 전체가 모두 잘 달려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경기이다.
간혹 가다가 역주행을 하는 아이들 때문에 한바탕 난리가 나기도 한다. 역시나 이번에도 다른 반 아이 한 명이 역주행을
해서 그 반이 역전을 당하기도 하였다.
우리 반은 처음부터 꼴찌를 달리더니 중간에 한두번 역전을 하긴 했지만 결국 예선 꼴찌를 하고 말았다.
그래도 1학기에는 예선 3등이라도 했는데....더 실력이 떨어졌네.
실망하는 아이들에게 이 말을 해 줬다.
" 얘들아, 실망할 것 없어요. 우리 반은 도서실이용 1등이잖아. 1학년도 아니고, 학교 전체에서 우리 반이 상장 가장 많이 받았어요. 그러니까 괜찮아!!!"
내 말이 위로가 되었는지 꼴찌를 해서 속상했다는 말 뒤에 선생님이 독서1등이라고 하셔서 기분이 좋아졌다는 일기를 써
온 아이들이 여럿 있었다. 무엇보다 누구 때문에 졌다는 타박을 안 하는 우리 반 아이들이 참 이쁘다.
쓰기 시간에 소개하는 글을 쓰면서 자기들끼리 이런 말 저런 말을 하더니
" 선생님, 독서 대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이런다.
"그래 그래, 그러면 우리 반이 당연히 1등 할 거야. "
달리기 못한다고 기 죽지 말고.....
누가 뭐래도 우리 반은 학교 전체에서 독서1등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