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7권> 까지 읽었다.
개학 하기 전까지 다 읽는 게 목표지만 불가능할 것 같다.
조선왕조를 보면서 새삼 아이러니를 느낀다.
어떤 점이냐면
성군 아들 중에서 폭군이 나왔고 폭군의 아들에게서 성군이 나왔다는 점이다
세종의 아들 수양대군이 바로 조카를 죽인 후 세조가 되었고,
세종 이후 태평성대를 이룬 성종은 또 그 세조의 아들이었다.
그 성종의 아들이 바로 조선왕조 최대의 폭군,암군인 연산군이라는 점이다.
27대 조선 임금 중의 모든 경우가 다 그렇지는 않고
이들의 예가 우연히, 아니 돌연변이적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부전자전. 좋은 부모 밑에 좋은 자녀 나온다는 통념을 깨고 있어서 읽는 내내
왜 이런 현상들이 벌어질까 의문점을 만들어냈다.
어떻게 세조 같은 아버지 밑에서 세종이 나올 수 있었을까?
어떻게 성종 같은 아버지 밑에서 연산군이 나올 수 있었을까?
자식은 부모의 유전 형질을 이어받아 어느 정도 그 성격을 타고 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들은 한마디로 돌연변이처럼 부모의 성격이 아닌 정반대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게 어떤 의미에서
인간은 유전적인 것보다 환경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는 듯하다.
(아님 이들은 어머니쪽 유전자를 물려 받았을까?)
연산군의 말대로
아버지 성종이 대신, 대간들에게 일일이 고하고, 청하고, 의논하는 것에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본인이 왕위에 오르면 절대 권력을 가지겠다고 결심을 다졌고,
무지 실천을 잘하였다.
연산군까지 살펴 보면서
또 한 가지 느낀 것은
100% 성군도 없고, 100% 폭군도 없다는 점이다.
물론 연산군을 보면 99% 이상 폭군이지만 그것도 어찌 보면 중종 때 사관들이 중종반정을 합리화, 정당화시키기 위해
상당부분 연산군을 폄하한 부분이 있을 것이기에 연산군도 100% 나쁜 왕이라 할 수는 없겠다.
그토록 성군이라 하는 세종도
4군과 6진을 개척한 후 사민정책을 하느라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했다는 이야기는
모든 지도자가 100% 백성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다만 지도자가 누구를 두려워하고, 누구를 위하여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진다고 본다.
연산군처럼 자신만을 위한 정책을 한 지도자는 후대에 폭군으로 평가되는 것이고,
세종처럼 백성을 위한 정책을 하면 성군으로 존경을 받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조선왕조가 왕의 권력도 굉장히 컸지만 그것과 비견하여 신하의 권력 또한 막강하였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왕이 있던 시대니깐 왕만이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겠지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실록을 읽어 보니 생각보다 왕이 신하의 눈치를 굉장히 살폈고,
왕과 신하의 권력이 팽팽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느낌이었다.
근데 이 책 가지고 리뷰를 쓸 수 있으려나?
아무튼 아주 흥미롭게 잘 읽고 있다.
때마침 요즘 역사극을 많이 하던데
다 볼 수가 없어서 <무사 백동수>만 보고 있다. 아들이 칼 싸움 하는 거 좋아해서리.. 그리고 유승호 나오잖아!!!
<공주의 남자>도 세조편이라서 꼭 챙겨 보고 싶긴 한데
드라마에 빠지면 안 돼~~~





표지 디자인도 참 세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