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 도 - 울자, 때로는 너와 우리를 위해
윤미화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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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고 있었다. 창문을 살짝 열어놓고 비가 콘크리트 바닥을 때리는 소리를 듣다가, 담배 한 개비를 빼어 물었다. 어느 술집에선가 가져온 작은 성냥갑을 열어 성냥 하나를 그었다. 매캐한 냄새와 함께 불꽃이 타오른다. 잠시 불꽃이 사그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얼른 불을 붙였다. 남자 혼자 사는 자취방의 퀴퀴한 냄새와 여름 장마 기간의 특유의 비 냄새와 담배냄새가 뒤섞였다. 하얀 연기를 창밖으로 뿜어내면서 골목을 내려다보았다. 해가 지고 어두운 골목 저 편에 노란 전구 하나가 갓을 쓰고 전봇대에 위태롭게 매달려서 불을 밝히고 있었다. 저 위쪽에서부터 여학생들의 목소리가 가까워진다. 빗소리 때문에 무슨 말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큰 소리로 깔깔대며 떠드는 목소리가 둘, 아니 셋인지도 모르겠다. 곧이어 창문 아래로 노란 우산, 빨간 우산, 줄무늬 우산이 지나간다. 셋이었다. 담배를 끄고 펼쳐진 공책으로 눈길을 돌렸다. 글자의 형태를 알아보기 어렵게 날아가는 글씨들. 뭐라고 썼던 걸까? 타임머신이 있다면 시간을 되돌려 그 공책을 한번 들여다보고 싶다.

 

아직 내 자취방에 컴퓨터가 들어오기 전이었다. 인터넷서점에 서평을 한번 써보라고 권한 친구가 있었다. 그게 뭔데? 물었더니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할 수 있는 서점인데, 책을 소개하는 글을 쓰면 적립금을 얼마인가 주는데, 나중에 그 돈을 모아 책을 살 수 있다는 친절한 설명이 돌아왔다. 넌 책을 많이 읽으니, 책 소개하는 글을 쓰고 그 돈으로 다시 책을 사면 좋은 거 아니냐며 설득을 했다. 그래 그거 괜찮겠네. 그렇게 대답은 해놓고도 오랫동안 인터넷서점에 서평을 쓰지는 못했다. 그때는 뭔가 바쁜 일들이 있었다. 연애와 학회 활동과 사회에 대한 고민들로 정신없는 날들이었다. 그래도 책을 읽고 짧게라도 느낌을 남기는 일에는 관심이 생겨서 컴퓨터도 없는 자취방에서 혼자 공책에 무언가를 끄적이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무척 낯설지만 당시에는 공책에 뭔가를 써야할 일이 많았다.(자취방에 컴퓨터가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단편들을 공책에 필사하기도 했고, 어쭙잖은 글 솜씨로 소설을 끄적이기도 했다. 지금은 반대가 되었지만, 그때는 컴퓨터로 자판을 두드리면서 곧바로 글을 쓸 때는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았다. 한 두 문장을 두드리고는 한참을 고민하고 또 한 두 문장을 두드리곤 했다. 그때는 오히려 공책에 글씨를 쓸 때 문장이 바로 바로 떠올라서 한 번에 글을 완성해버리기도 했다.

 

왜 이렇게 재미없는 이야기를 길게 하고 있냐면, 최근에 유명한 서평블로거인 파란여우(윤미화)님의 신간 『독과 도』를 읽고, 내가 서평이란 걸 쓰기 시작한 게 언제였는지 기억을 더듬어보았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11년 쯤 전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 글 실력은 코 박고 죽기에도 모자란 접시물과 같아서, 어설프기 짝이 없는 내 글 따위로 감히 파란여우님의 책에 대한 서평을 쓰기는 민망하다. 그래서 주저리주저리 내 기억의 한 자락을 꺼내보았다.

 

빨간 띠지의 메인 문구는 “서평의 고수 ‘파란 여우’가 보내는 인문 공감 에세이”이다. 그 표현 그대로 파란 여우님의 글은 인문학의 지식과, 사람에 대한 애정을 한껏 담은 에세이가 맞다. 하나의 글에 언급된 책이 보통 두세 권이고, 다섯 권을 언급한 글도 두 개나 있었다. 거기에 다양한 사회문제를 버무린 그의 글 솜씨는 그야말로 ‘예술’이다! 길게 부연 설명을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일단 한번 읽어보자. 그리고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자. 그래서 책을 읽는 다는 행위가 이 불편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는데 힘이 되고 위로가 되어 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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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무 2012-07-06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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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2-07-09 14:51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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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2-07-07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감은빛님 모처럼 왔네요 ㅋ 죄송요.
역시나 오랜만에 오니 소설과 같은 도입부부터 좋네요. ㅋ 남자가 담배를 피는 모습부터 모두 상상이 되네요. 흠~담배 피고 싶어 지네요...ㅋ
휴..저도 진짜 돌아와야죠 ㅋㅋㅋ 멘붕 됐어요. 요즘 말로 ㅋ

감은빛 2012-07-09 14:53   좋아요 0 | URL
와우! 이거 백만년만의 방문이죠?
저도 글 쓰면서 담배가 피고 싶었답니다.
요즘 제 상태가 요샛말로 멘붕이랍니다.
루쉰님도 저도 어서 멘붕에서 돌아와야 할텐데요.
힘 내봅시다!
 
두 여자와 두 냥이의 귀촌일기 - 돈 없이도 행복한 유기농 만화
권경희 지음, 임동순 그림 / 미디어일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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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책상위에서 노란 표지의 책을 만났다. 아마 아내의 책이겠지 생각하며 잠깐 살펴봤다. 제목은 ‘두 여자와 두 냥이의 귀촌일기’이고, 말풍선 안에 ‘알콩 달콩 깨알 같은’이란 글씨가 들어가 있다. 덩치가 큰 고양이 아래에 ‘돈 없이도 행복한 유기농 만화’란 문구가 또 들어있다. 아, 만화였구나. 그러고 보니 표지가 만화 그림체였다. 주인공이 분명해 보이는 두 여성은 무려 원더우먼의 복장을 하고 곡괭이와 쇠스랑을 들고 밭을 누비고 있다. 날씬한 고양이 한 마리도 역시 원더우먼 복장으로 하늘을 날고 있다.

 

원더우먼은 어렸을 때 AFKN을 통해 가끔 보았던 만화다. 슈퍼맨과 배트맨과 그 외에 민망한 스판 바지를 입은 이름 모를 몇몇 영웅들이 등장하곤 했던 만화. 영어로 된 만화라서 내용은 전혀 몰랐다. 여름 방학 때 몇 주간 외갓집에 머물 때에는 영어를 잘했던 외삼촌이 가끔 내용을 알려주곤 했지만, 동시통역을 한 것도 아니고 대충 돌아가는 내용만 알려준 것으로는 만화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만화를 본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고 재미였다. 어른이 되어 다시 원더우먼을 만난 것은 ‘원더걸스’라는 그룹의 뮤직비디오를 통해서였다. 저렇게 촌스러운 옷을 입었던 거였구나. 새삼 옛 만화 생각을 해보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뭐든지 척척 해내는 여성이라는 의미로 원더우먼의 이미지를 가져온 것일까? ‘귀촌일기’라는 제목만 봤다면 곧바로 읽을 생각을 하지 못했겠지만, 만화라는 점과 ‘귀촌일기’라는 단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발랄하고 유쾌한 그림과 문구들 덕분에 호기심이 동했다. 다른 할 일을 제쳐두고 그 자리에서 책을 펼쳐들었다.

 

아, 이 만화 정말 재밌다! 프롤로그에서부터 몰입을 시작하여 한참 정신없이 빠져들어 읽었다. 문득 휴대폰 문자 알림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전체 분량의 반 이상을 읽었다. 이쯤에서 그만 읽고 원래 하려던 일을 해야 하는데, 두 원더우먼과 두 고양이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도저히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컴퓨터를 켜고 부팅이 되는 동안 다시 책을 펼쳐들었다가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모니터는 3차원 파이프가 무한 반복으로 뻗어가고 있었다. 책은 이제 거의 다 읽어가고 있었다. 해야 할 일은 지금 하기엔 너무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고, 머릿속도 이미 이 책 내용으로 가득차서 더 이상 집중하기 어려웠다. 에라, 모르겠다. 컴퓨터를 그냥 꺼버리고 읽던 책을 마저 읽었다.

 

마흔 살 권씨는 미대를 졸업하고 유학을 다녀왔다. 농사에 대해서는 책으로 읽은 것이 전부였다. 서른여섯 임씨는 만화를 전공하고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일하다가 권씨를 만났다. 두 사람은 귀촌을 작당한 지 한 달 만에 실행에 옮겼다고 한다. 내 주변에 몇 해째 귀농이나 귀촌을 머리나 입으로만 열심히 말하는 사람들이 떠올려지는 대목이다. 물론 그들을 탓할 일이 아님을 잘 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을 한 달 만에 결행한 이들 두 사람이 대단한 것이다!(혹은 그만큼 대책 없고 생각 없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여자 두 사람이 고양이 두 마리와 시골에서 농사짓고 그림(임씨는 만화) 그리면서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거라는 것은 누구라도 예상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렵고 답답하고 힘든 여정이 그려질 거라는 약간의 편견을 갖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이야기는 유쾌하고 재밌었다. 물론 어렵고 답답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제법 있었지만 그런 이야기를 담아내는 태도는 단순히 그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에 멈추지 않았다. 어렵지만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그들의 태도와 방법들은 유쾌하고 따뜻했다. 일관되게 보이는 그들의 삶의 방식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그들은 돈이 없어도 상관없고, 사람들의 편견어린 시선에도 개의치 않았다. 제일 마지막 장의 제목인 ‘정말 천국에 살고 있는 건 아니지만’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꼭 천국에 살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게 잘 살고 있었다.

 

책 마지막에 부록으로 실린 임씨의 잡초 요리 레시피는 재밌었지만, 당장 도시에서는 재료를 구하지 못해 시도해보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사진들과 인터뷰를 통해 만화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되짚어 본 것도 좋았다. 재미도 있고 배울 점도 있었다. 무심코 집어든 책 한 권이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귀농이나 귀촌에 관심 있는 분들께는 꼭 추천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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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없는 방 - 삼성반도체 공장의 비밀 평화 발자국 10
김성희 글.그림 / 보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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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없는 방』을 읽고 한동안 마음이 무거웠다. 고 이윤정씨가 뇌종양으로 돌아가신 지 아직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았다. 이윤정씨는 1997년 삼성 반도체 온양 공장에 입사하여 고온테스트 (MBT burn-in) 공정에서 6년간 근무했다. 그 과정에서 고온에 타버린 반도체 칩의 검은 연기를 흡입하거나 벤젠 등 발암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 퇴사후 결혼하여 아이들을 낳고 살다가 2010년 갑자기 악성 뇌 종양 진단을 받았다. 결국 여덟 살, 여섯 살 아직 어린 아이 둘과 남편을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났다.

 

『먼지 없는 방』의 주인공 정애정씨처럼 고 이윤정씨도 무척 건강했다고 한다. 본문에도 언급되듯이 신체검사를 거쳐 매우 건강한 사람들만 노동자로 고용했다. 그리고 그들은 일하는 과정에서 몸의 변화, 위험 징조를 미리 느끼지만, 쉽게 그 사실을 인정하거나 밖으로 알리지 못한다. 몇몇 친한 사람들끼리만 쉬쉬하거나, 소문처럼 떠도는 말들에 귀를 닫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삼성이기 때문이고, 지금 이 직장을 그만두면 달리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 정애정씨와 황민웅씨는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만나 결혼한 사내커플이다. 둘 다 무척 건강한 체질이었지만, 남편 황민웅씨가 신설라인의 셋업멤버로 차출되어 평소보다 극도로 나쁜 근무환경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려서 투병 생활을 하게 된다. 다행히 정애정씨는 다른 직업을 얻어 공장을 나오지만, 남편은 결국 어린 두 아이와 자신을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난다.

 

책을 덮고 무거운 마음으로 반올림 온라인 까페에 접속했다. 한동안 고 이윤정씨의 사연이 메인에 떠있었는데, 그새 또 새로운 사망소식으로 바뀌어 있었다. 고 윤슬기씨의 사망소식은 삼성 직업병 제보 중 56번째라는 설명과 함께였다. 삼성 LCD 천안사업장에서 일하다가 근무 중 쓰러져서 재생불량성 빈혈 판정을 받고 13년간 수혈에 의존하여 투병생활을 해오다가 바로 어제인 6월 2일에 숨을 거뒀다는 소식이다. 역시 그동안의 희생자들처럼 아직 젊디 젊은 나이였다. 또 하나의 소중한 생명이 삼성에게 버림받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잠시 눈을 감고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는 것 밖에 없었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란 이름을 처음 본 것은 『Challenging the Chip - 세계 전자산업의 노동권과 환경정의』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세계적으로도 반도체 및 전자산업 노동자들은 인체에 유해한 각종 화학물질을 사용하지만, 자신의 몸을 보호할 적절한 보호장구는 갖추지 못한 채 작업환경으로 투입되었고, 그로 인해 각종 심각한 질병으로 투병생활을 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는 일들이 있었다. 그로 인해 소위 말하는 선진국에서는 더 이상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산업 공장들을 철수하고 대부분 제 3세계 국가들로 옮겼던 것이다.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기업들은 돈을 벌었지만, 여전히 제 3세계 국가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자신이 다루고 있는 화학물질들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낮은 급여를 받고 힘겨운 노동에 시달리다가 어느날 갑자기 심각한 질병에 걸리고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놀랍고 화가나는 일은 많은 나라의 사례들이 대부분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사례에서도 기업들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은 경우는 보지 못했다.

 

그리고 다시 만난 책은 『삼성 반도체와 백혈병』이란 책이다. 재밌는 것은 이 책의 부제가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인데, 나중에 그 이름으로 다시 책이 한권 더 나온다. 삼성의 티비 광고 문구인 <또 하나의 가족, 삼성>을 비꼬아 서 만든 이 카피는 정말 이 사태의 핵심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은 르포작가 희정씨가 쓴 책이다. 희정씨는 이 책을 통해 <노동자 시인 조영관 문학창작기금>을 수상하기도 했다.

 

『먼지 없는 방』의 뒷부분에 정애정씨가 스스로 말하면서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 이 부분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반도체 공장의 먼지 없는 방은 공사현장보다 훨씬 더 위험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화학약품을 쓰는데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못할 뿐이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뒤는게 깨닫는다. 그렇다 클린룸(먼지 없는 방)은 웨이퍼(반도체의 재료)를 위한 클린룸이었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클린룸이 아니었던 것이다. 노동자들에게는 발암물질인 벤젠을 비롯한 온갖 독성 화학물질이 떠도는 죽음의 방인 것이다.

 

삼성의 무노조 정책이 아니었다면, 노동자들은 스스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찾고, 동료들 사이에서 알리고, 교육하여, 회사에 올바른 작업환경을 요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노조설립을 원천봉쇄하고, 백혈병과 뇌종양을 비롯한 온갖 질병으로 고통받거나 사망한 노동자들에게 작업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발뺌하고 외면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 차라리 덜 우습다.

 

지난 1월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와 스위스 시민단체 ‘베른선언’이 세계 최악의 기업을 선정하는 ‘공공의 눈’(Public Eye) 온라인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부디 세상이 모두 비웃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망자들과 현재 투병중인 환자들에게는 그에 걸맞는 보상과 산재인정을 해주고, 현재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는 보다 더 안전한 작업환경을 보장하고, 그들이 다루고 있는 화학물질들이 무엇이며, 인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교육해야 할 것이다. 제발 하루라도 빨리 이 문제가 개선되어 더 이상 억울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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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4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2-06-04 11:19   좋아요 0 | URL
괜찮습니다! 제 글이 비록 졸고이지만, 이 문제만큼은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대신 널리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쉽싸리 2012-06-04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성은 문제가 많지만 특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래가 밝지 못할 겁니다. 힘든 싸움을 하시는 분들에게 건투를...

감은빛 2012-06-07 17:29   좋아요 0 | URL
반올림과 황유미씨의 아버지는 벌써 여러해째 외롭게 이 싸움을 이어가고 있지요.
부디 많은 이들이 이 문제에 공감하여,
삼성이 이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주기를 바랍니다!
 
욕망해도 괜찮아 - 나와 세상을 바꾸는 유쾌한 탈선 프로젝트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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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란 단어를 접하면 나는 자동적으로 여성의 벗은 몸을 떠올린다. '욕구'나 '욕심'과는 달리 끝글자가 망으로 끝나면 늘 그거 밖에 생각나는 게 없다. 나라는 인간을 겉에서 부터 하나씩 벗겨보면, 명예에 대한 욕구, 물질에 대한 욕구, 술이나 음식에 대한 욕구 등을 다 벗겨내면 가장 은밀한 곳에 꽁꽁 감춰놓은 것이 바로 여성의 몸에 대한 욕망일 것이다. 방금의 표현을 보면 앞에 있는 흔히 남들이 짐작할 수 있거나, 드러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욕구라고 썼지만, 맨 마지막에 연인이나 배우자가 아닌 한 드러낼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욕망이라고 썼다. 왜그랬을까? 모르겠다. 암튼 나는 이 책을 보자마자 '욕망'이란 단어 때문에 살짝 성적흥분 상태에 빠졌다가 곧 돌아왔다. 어떤 욕망을 해도 괜찮다는 걸까? 어떻게 괜찮다는 걸까?

 

다시 나를 벗겨보면, 가장 겉에서 드러나는 것은 명예에 대한 욕구(줄여서 명예욕)다. 평소에는 짐짓 겸손한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잘난척 하기를 즐긴다. 늘 나는 잘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고 살고 있다. 남들에게 존중받기를 원하고, 내가 이룬 결과나 성과를 인정받기를 원한다. 대학 다닐때 후배들과 함께 MBTI를 했을때, 강사님이 내 유형을 설명하면서 '잘난 척 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표현했는데, 그때 많은 후배들이 공감했고, 나는 좀 억울하다고 생각했다. 그땐 내 스스로 잘난척을 하진 않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떠올려보면 내 말과 행동들로 후배들이 그렇게 느낄 이유는 충분했으리라 생각된다. 지금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이렇게 명예욕이 많은 사람이었구나! 새삼 놀랄 때가 있다. 좀 더 겸손해지고, 좀 더 스스로를 낮춰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시기에 이 책을 만난 것은 재밌는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다음에 물질에 대한 욕구라고 적었지만 이건 아마 돈에 대한 욕심일 것이다. 가끔 사람들 앞에서 잘난척 할때 종종 '나는 돈에 대한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욕심이 없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래 엄밀히 따지면 돈 자체에 대한 욕심은 비교적 없는 편이다. 한번도 돈이 많았던 적이 없었으니까 가져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 다만 나도 갖고 싶은 것들은 많다! 그런데 내 또래의 친구들과 비교해보면 조금 다르긴 하다. 내가 주로 만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지만, 직장일 때문이나 예의상 얼굴을 비춰야하는 동문모임 같은 곳에 가면 대개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자동차. 집. 고급 정장. 구두. 지갑 등등 사람들은 더 비싸고, 더 좋은 것들을 자꾸만 원한다. 내 경우에는 남들처럼 자동차나 집에 대한 욕심은 거의 없는데, 딱 하나 자제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책 욕심이다. 읽지도 못할 책을 자꾸만 사모으는 것을 보니, 책 읽기를 즐긴다기 보다는 그저 책을 수집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얻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강한 것은 바로 육체에 대한 욕망이 아닐까? 이른바 성욕이라 부르는 그 갈망이 내가 가진 다양한 욕구나 욕망 중에서 가장 강할 것이다. 이 책을 읽다가 재밌는 일이 생각났다. 알라딘 서재를 만들어두고 아주 가끔 그러니까 거의 1년에 한 두개의 글을 쓰면서 여러해를 보냈다. 그때는 따로 관리하는 블로그들이 있었다. 그 공간들은 주로 생활글이나 사회문제를 언급하는 곳이었다. 상대적으로 책에 대한 글은 거의 쓰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알라딘 서재는 거의 쓰지 않았다.(그땐 알라딘 서재에서는 책 얘기만 해야지 하는 까닭모를 원칙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대략 2010년 가을쯤부터 본격적으로 서재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때 그전에 쓰던 블로그 서비스가 문을 닫았다. 다른 서비스의 블로그로 옮겨주겠다고 했는데, 그것조차 싫어졌다. 뭔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것을 시작해보고 싶은 차에 내가 공저자로 포함된 책이 출간되었고, 알라딘에서 그 책이 언급되는것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서재활동을 시작했다. 지금도 이 서재는 비교적 조용한 곳이지만, 그때는 활동 초기였으니, 내 글을 읽는 이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아마 2011년 1월 1일이나 2일에 쓴 글어었을 것이다. 옛 추억들을 떠올리면서 글 속에 내가 '자위행위'를 한 사실을 언급했다. 글을 쓸 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올려놓고 다음날 다시 읽다가 조금 망설여졌다. 부끄러웠던 것이다. 누가 읽기 전에 그 부분을 지울까 생각했는데, 이미 댓글이 달렸다. 그런데 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안 읽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읽고도 모른 척했을 수도 있다. 그래 읽었다고 곡 아는 척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그냥 놔둬도 괜찮겠다 싶었다. 다시 찾아보지 않아서 정확하지 않지만, 그 글에는 적어도 서너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아무도 그 부끄러운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렇구나 싶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누구라도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 공공연하게 내 개인의 욕망을 드러낸 것은 그게 처음이 아닌가 싶다.

 

가끔 글을 쓰다보면 어 이런 표현 해도 괜찮을까 싶을 때가 있다. 솔직하게 써놓고 이 공간에 굳이 내 개인을 솔직하게 다 까발릴 이유가 있을가 싶어서 지워버리기도 했다. 그런데 김두식 선생은 솔직하기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를 권한다. 욕망이 없이 살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것이 없는 것인양 행동하고 말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욕망해도 괜찮다! 드러내도 괜찮다! 나의 욕구를 정확하게 알고 받아들이는 순간 지금까지 잘 몰랐던 전혀 다른 나를 알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헌법의 풍경], [불편해도 괜찮아] 와 함께 김두식 선생의 책 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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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5-25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에 지인들하고 만나 이야기하다가 지인 한분이 아, 난 정말 딱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 돈 가지고 태어난 팔자 같아, 이러더라구요.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그 때 엄마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나도,나도란 말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전 책보다 돈이 더 좋아요. 한 50억만 제 통장에 찍혀 있으면 좋겠네요. 딱 50억.

감은빛 2012-05-30 16:59   좋아요 0 | URL
저는 이러다가 굶어 죽겠구나 했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
저라고 돈 욕심이 없는 건 아니예요.
책을 사려면 돈이 있어야 하니까요.
그외에도 가끔 사고픈 것이 있거나,
꼭 나가야 할 돈이 있는데,
돈이 없을때는 몹시 슬프기도 하더라구요.

50억이 얼마나 많은 돈인지 상상도 안되요! ^^

프레이야 2012-05-25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은빛님 솔직한 글에 뭔지 모를 감동이^^
누군가 저에게 "욕망하는 것을 써라"는 조언을 해 줬는데 그게 벌써 몇 해 전이에요.
희망, 소망과 욕망은 어떻게 다른 걸까요? 문득 이런 의문이..

감은빛 2012-05-30 17:00   좋아요 0 | URL
저도 한번쯤 고민해보고 싶은 주제네요.
희망, 소망, 욕망이라!

cyrus 2012-05-2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망'에 대한 김은빛님의 글을 읽으면서 문득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설이 생각났어요.
인간은 먹고, 자고, 섹스하는 등 일단 생존에 대한 기본적인 욕구에서부터
마지막인 자아실현 완성을 위한 욕구까지 있는 걸 보면 인간의 삶에 있어서
욕구와 욕망은 절대로 땔래야 땔 수 없는 심리적 반응인거 같습니다.
이것 또한 제대로, 긍정적으로 배출한다면 책 제목처럼 '욕망해도 괜찮겠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에는 우리나라 사회가 폐쇄적인 면이 있다보니
오히려 욕먕, 욕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게 되고요.

어쨌든 욕망을 드러낼 줄 아는 행위, 무척 공감합니다. ^^

감은빛 2012-05-30 17:04   좋아요 0 | URL
이 사회는 유독 돈에 대한 욕구만 인정하고 드러내도록 권하는 사회지요.
다른 많은 욕구나 욕망에 대해서는 시루스님 말씀처럼 폐쇄적이거나 보수적이죠.
욕망을 표현하되, 그럴만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방법으로 잘(!) 하면 되겠지요.
물론 그것은 무척 어렵... 아니 평범한 사람들에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싶어요.

글샘 2012-06-09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구랑 욕망은... 정도의 차이가 아닐까 싶으데요...
사회적으로 금지된 정도, 결핍의 정도가 낮은 게 '욕구'라면,
강하게 금지된 것이나 거의 보충의 가능성이 낮은 거라면 '욕망'이 아닐까 싶은...

저 구분이 외국에서 나누던 거였을 거예요. 한국어로 하면 더 애매해 져서...
애정남한테 물어봐야하는데, 코너 끝났죠.

욕구 want :
a state of extreme poverty 심히 가난한 상태
the state of needing something that is absent or unavailable 결핍이나 불가능으로 무언가를 원하는 상태
anything that is necessary but lacking 필요하지만 결핍된 것
a specific feeling of desire 기대하는 특별한 느낌

욕망 desire :
the feeling that accompanies an unsatisfied state 불만족상태가 일으키는 느낌
expect and wish 기대하고 바라는 것
express a desire for 열망의 표현


감은빛 2012-06-29 11:37   좋아요 0 | URL
댓글이 상당히 많이 늦었습니다. 죄송해요!
욕구와 욕망이 '정도의 차이'로 구별되는 개념이었군요!
자세히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글을 읽고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몇 분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이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욕망'하면 왠지 성적인 욕구가 먼저 연상된다구요.
저만 그런 건 아닌가봐요.
 
나무 심으러 몽골에 간다고요? 웃는돌고래 그림책 1
김단비 글, 김영수 그림, 푸른아시아 감수 / 웃는돌고래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나무 심으러 몽골에 가보자!

 

2000년 여름 몽골을 방문했다. <한국 휴먼네트워크>와 <일본 요코하마시립대학 NGO>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몽골생태투어였다. 당시 나는 어느 학회의 회장을 맡고 있었다. 학회 지도교수님의 소개와 지원 덕분에 우리 학회에서 4명이 생태투어에 참여했다. 생태투어에 앞서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막화방지운동에 참여했다. 학교 내에서 사막화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하고, 허브를 판매하여 수익금을 몽골 식수기금으로 보태는 등의 활동을 펼쳤다.

 

한편 생태투어에서 나는 단순 참가자가 아닌 전체 행사 중에 하나를 진행하는 역할을 맡았다. 일본 요코하마시립대학 NGO에서 활동하는 학생들과 소통하며 생태투어 중간쯤에 한·일·몽 문화교류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해야 했다. 일본어를 전혀 모르고, 영어도 서툴렀지만 뭔가 해보려는 열정으로 부딪쳐야했다. 게다가 생태투어에 참여하는 후배 3명만으로 행사를 준비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후배들과의 일을 나누고 조율하는 역할을 잘 해내지 못했고, 덕분에 대부분의 일을 혼자 처리했고, 그래서 더욱 후배들과 거리가 생겼다. 몽골에 도착해서도 문화교류행사의 밤을 치루기까지 무척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때 그나마 기분이 풀어지게 된 것은 몽골 청년들과의 만남이었다.

 

문화교류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인교회에 다니는 몽골 청년의 도움을 받았다.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마른 느낌이었다. 선한 눈동자에 웃는 얼굴이 참 좋았다. 그가 떠듬떠듬 우리말을 조금 했지만, 말이 잘 통하지는 않았다. 뭔가 급하게 물어볼 때, 서로 말이 통하지 않으면 좀 답답했지만, 손짓 발짓 해가면서 어떻게든 준비를 해나갔다. 둘이서 물건을 사러 울란바토르 시내를 돌아다녔던 햇살이 유난히 따갑던 몽골의 여름 오후가 마치 흑백영화의 필름처럼 머릿속에서 돌아간다. 그에게 고맙다는 말을 충분히 했던가? 내 스트레스 때문에 좀 더 친절하게 잘 대해주지 못한 것 같은 맘이 들어 살짝 후회가 된다.

 

또 한명의 인연은 좀 별나게 만났다. 우리가 묵었던 외국인 전용 숙소의 야간 경비를 서는 경찰이었다. 문화교류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숙소에서 선, 후배들과 술을 한잔 하다가 혼자 담배를 물고 건물 밖을 나와서 서성였다. 경비사무실에 근무하던 경찰(경비원이 아닌 진짜 경찰이었다.)이 내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밤늦게 돌아다니지 마라”는 말이라고 혼자 짐작을 했다. 담배를 끄고 방으로 돌아갔다가 나중에 다시 나왔는데, 이번에도 그 경찰이 다가왔다. 뭐라고 말을 하는데, 당연히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계속 듣다보니 같은 말을 반복했고, 나중에는 내가 물고 있던 담배를 가리켰다. 아! 담배를 달라는 뜻이었구나! 흔쾌히 한 개비를 꺼내주고, 불을 붙여줬다. 한 모금 깊이 빨아들인 후에 그는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 그렇게 그와 담배를 나눠 피우고, 간식꺼리를 나눠주기도 하면서 12시 즈음부터 새벽 4시쯤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둘이 말이 통하지 않으니,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별로 없었다. 그냥 손짓 발짓, 억양과 말투 등으로 판단했고, 나중에는 흙바닥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그렇게 어렵게 나눈 대화를 통해 그가 나와 같은 나이이고(훨씬 더 많아 보였다!) 결혼을 했고, 아이도 있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되었다. 참 독특한 경험이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책은 몽골에 나무를 심으러 간 힘찬이가 몽골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또 몽골 친구를 사귀고 돌아오는 내용을 짧은 분량에 잘 담고 있다. 이 책을 감수한 단체는 <푸른아시아>로 힘찬이는 바로 <푸른아시아>가 주최하는 에코투어에 다녀온 것이다. 앞서 언급한 <한국 휴먼네트워크>는 이후 이름을 두 번 바꾸었는데, 현재의 이름이 바로 <푸른아시아>이다. 즉 나는 힘찬이보다 십여 년 전에 같은 단체에서 주관하는 같은 프로그램에 다녀온 것이다.(물론 그 동안 프로그램이 훨씬 더 많이 좋아졌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몽골의 경험들이 하나둘 다시 떠올랐다. 말을 타고 달릴 때의 짜릿한 느낌. 양고기 특유의 냄새 때문에 힘겨웠던 식사시간. 시큼한 마유주의 맛. 드넓은 초원과 황량한 사막. 4인용 게르에서 혼자 춥고 외롭게 보낸 밤. 위에서 언급한 친구들 외에도 몽골에서 만난 선한 사람들. 이 책을 읽고 몽골에 나무 심으러 한번 가보시길 권한다. 단순히 나무만 심고 오는 행사가 아니라 몽골의 문화를 겪어보고, 나무도 심어서 사막화를 막고, 기후변화를 극복하는 의미 있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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