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다른 나 ; 잇 걸
임기양 지음 / 마젤란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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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서는 착하게 살아야 된다, 남을 배려헤야 한다, 피터지게 일하고 공부해야 한다. 는 말은 없다. 대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이기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 다시 말해 타인과 환경에 휘둘리는 것을 그만두고,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기심, 이 단어 하나만 놓고 보면 얼마나 뻔뻔한 단어인가.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기심을 자기 자신을 위한다는 측면에서 자기자신의 에너지를 덜 소모시키게 하고, 보호하는 방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참다참다 홧병이 나는 것보다는 차라리 싸가지 없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달콤한 말을 원한다. 적어도 진실은 A이지만 사람들로 부터 B라는 말을 들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친구에게 나 너무 뚱뚱한 것 같아. 옷사러 갈때 너무 스트레스 받아. 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친구에게 아니야, 너 별로 안뚱뚱해. 라는 말을 듣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돌려가며 말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결국 이러한 위로는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타인의 위로와 자기위안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절대 단점을 고칠 수가 없다. 야, 너 왜 이렇게 살쪘어. 주말에 빈둥대지 말고 헬스클럽에나 좀 다녀! 라는 식의 충고는 처음에는 기분나쁠 수도 있겠지만, 일종의 자극이 되어 자신이 타인에게 하소연하던 단점을 고칠 수 있는 계기가 될수도 있는 것이다.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했을때, 스트레스를 받았을때 누구나 한번쯤은 욕이라는 것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나 욕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저런 말을 할수가 있지?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욕은 꼭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해도 좋다. 당신을 괴롭히는 상사, 기타 인물들을 향해 욕을 해서 그 화가 가라앉는 다면 말이다. 하지만 한가지 명심할 것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욕도 마찬가지이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욕하며 조롱하고 낮추어 보는 것은 매우 치졸한 짓이다. 자기보다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비방하거나 조롱하는 것을 즐긴다면,  자신의 수준이 딱 그 정도의 그릇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사람은 발전할 가능성이 없다. 아래를 쳐다보며 그 아래보다는 낫다는 알량한 자존심과 자기위안으로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사회적으로 여자의 수다에 대해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둥 할일이 없으니 저러고 있지. 라는 부정적인 시선들이 많은데, 저자는 수다가 단순히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활동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수다의 경계는 무궁무진하다. 생활신변잡기, 직장이야기, 패션이야기, 연예계이야기, 영화, 화장품, 건강, 이성관계 등등. 말 그대로 생활백과사전이 따로 없다.

여자들은 언어적 측면이 발달되어 있어 커뮤니케이션에 능수능란하다. 수다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작용중 하나로 서로 정서적 감정을 교류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수다 속에서 자연스럽게 정보를 주고 받게 되는 것이다.

잇걸은 좋지 않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통념을 깼다는 측면에서 유쾌한 책이었다. 마치 옆집언니와 밤새워 수다를 떨었다는 느낌이 들만큼 편안했던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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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
론다 번 지음, 김우열 옮김 / 살림Biz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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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시크릿의 열풍이 서점가를 장악했었다. 은밀하고 감추어진 것은 사람들의 상상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가장 소유하고 싶어하는 ’부’에 대한 비밀이라니, 어느 누가 솔깃하지 않을 수 있곘는가. 나는 그래봤자 뻔한 내용이겠지. 하고 시크릿에 대한 관심을 접어두고 있었다. 하지만 동생이 읽고나서 뭐 이미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늘어놓기는 하지만, 그래도 빨리 읽히고 재미있다고 말하자, 그럼 나도 한번 가볍게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동생의 말대로 버스를 타고 오며가며 읽는 동안에 지루하지 않고 빨리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매 장이 끝날때마다 중요한 메세지들을 요약해 놓은 페이지는 자칫하면 한 번 읽고 그냥 흘려 버릴 수도 있는 내용들을 좀 더 기억하기 쉽게 해주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주된 메세지는 우리의 생각이 우주에 주파수를 보내 우리의 삶과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다. 부정적인 생각에 고립되면 그 부정적인 기운이 우주로 보내져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저자는 자신이 겪고 있는 불행한 사고나 일들은 과거에 자신이 무의식 중에 갖고 있었던 부정적인 사고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무의식적인 생각이나 심리가 어느정도 분명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은 평소에 나도 생각하고 있던 것이었지만, 이 책에서는 너무 한쪽으로 쏠린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고 할지라도, 또한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많은 사례를 제시했다 할지라도, 그것을 보편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다음과 같은 사례를 들어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말이다.

p.162 나는 신장이 재생되는 사례도 봤다. 암이 낫는 경우도 봤다. 시력이 좋아지는 일도 봤다. - 마이클 버나드 백위스 -

나 또한 매사에 되도록이면 긍정적이고, 소망하는 것을 꿈꾸며 산다면 분명 좋은 쪽으로 삶이 흘러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어차피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보다는 생산적인 일일테니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매사 현실적인 타입이라 그런지 나는 ’시크릿’이 제시하는 메세지에 완전히 동화되지는 못한 것 같다. 그저 한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현재를 의식하고 깨어있으라. 라는 메세지로, 책을 읽으면서 가장 현실적으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아주 현실을 초월해서 기적과 같은 바램을 갖고 사는 일은 못할 노릇이겠지만, 현실에 묻히지 않고 깨어 있으라는 메세지는 실천할 수 있을 것 같았다.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를만큼 빠르게 지나가는 일상 속에 파묻히지 않고, 꿈을 꾸는 것, 내가 행복해지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마인드컨트롤은 힘들때 나를 지탱해 줄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p207 -  우리의 힘은 생각에서 비롯되므로 당신은 깨어있어야 한다. 바꿔 말하자면, "기억해야 함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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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안도현 지음 / 창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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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안도현씨가 ’감동’이라는 것을 선정 기준으로 한 시들을 골라 이메일로 한 통씩 배달해주는 것들을 모아 만든 시집입니다. 다양한 시인들의 시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좋았고, 안도현씨가 시를 읽으면서 느꼈던 감상이 실려 있어 한 번 더 시를 곱씹어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한 장씩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이런 시들도 있었구나. 하는 감탄과 가슴 한 구석에 와서 잔잔히 스며드는 아름다운 감동 때문에 시집을 다 읽고도 책장의 잘 보이는 곳에 이 책을 꽂아두었습니다.

 

제 1부 사랑말고는 다 고백했으니

 

백년 정거장

                                                          - 유홍준 -

 

백년 정거장에 앉아

기다린다 왜 기다리는지

모르고 기다린다 무엇을 기다리는지

잊어버렸으면서 기다린다 내가 일어나면

이 의자가 치워질까봐 이 의자가

치워지면 백년 정거장이

사라질까봐

 

- 내가 일어서면 사라질까봐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나, 그리고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버스들. 정거장은 애초에 정거장에 도착했다 떠나는 버스와의 만남과 헤어짐 때문에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떠날 버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버스가 머물다 떠날 목적으로 만들어질 정거장이 존재해야 할 이유도 없었을 테니까요. 언젠가 죽는 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가 열심히 살고, 영원대신 헤어짐이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을 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됩니다. 끝이 있는 것, 보이지 않는 것에 에너지를 쏟아 붓는 것은 그것이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아가야 할 존재의 가치를 만들어주는 행위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인생에 무엇이 찾아올지도 모르면서 내일을 기다리고 그 다음 날을 또 기다리고 먼 미래를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죠.

 

 

사람이 사람에게

                                                                            - 홍신선 -

 

외돌토리 나뉘인 갈대들이

언저리를 둘러쳐서

그걸

외면하고 막아주는 한가운데서

보았다,

강물이 묵묵히 넓어지는 걸

 

사람이 사람에게 위안인 걸.

 

이 시를 읽는 순간 박노해 시인의 사람만이 희망이다. 라는 시가 떠올랐습니다. 이 시에서는 햇볕과 얼음이 일방적으로 녹이며 방어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마주 껴안고 녹아주는 즉 서로를 포용하고 감싸주는 관계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갈대들이 둘러싸며 그 둘의 관계를 지켜주는 모습은 참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위안일 수 있는 것은 이들의 관계처럼 서로의 마음을 상처를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시였습니다.

 

 

제 2부 눈물은 왜 짠가

 

눈물을 왜 짠가

                                                                                      -  함민복 -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아저씨가 안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주셨습니다

나는 그만 국물을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 부딪쳤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 중략 >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 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자식에게 무엇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 어머니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설렁탕이 짜다는 핑계로 등장한 소금을 생각해보면 눈물이 짠 이유를 알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가난한 형편에 어머니를 모시지도 못하고 다른 곳에 데려다 주어야 하는 주인공의 심정,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도 조금이라도 자식의 배를 부르게 해주고 싶은 어머니의 심정, 주인공의 눈물은 그러한 심정을 알기에 투가리가 부딪치며 내는 서러운 소리를 담아 짠 맛을 내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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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복과 나비
장 도미니크 보비, 양영란 / 동문선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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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영화 때문이었다. 영화 속에서 그가 한 글자, 한 글자 조합을 맞춰 의사소통을 하고 글을 써내려가는 모습은 놀람 그 자체였다. 15개월 동안 20만 번 이상의 깜박거림으로 완성한 책. 이 책이 바로 <잠수복과 나비>이다.

영화도 좋았지만 책으로 읽는 느낌은 또 달랐다. 좀 더 담담하고 그의 내면에 있던 의식이나 생각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타인의 입장에서 그에게 닥친 사건은 그저 참 안됐군. 불쌍하군. 하는 식의 동정 혹은 위로였지만 그 자신이 스스로 느꼈던 고통과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든 것이었으리라. 그는 자신의 자식을 앞에 두고도 안아주고 만질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 목이 메이기도 하고, 옛 연인과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슬프다고 울 수도, 화가 난다고 얼굴을 찌푸릴 수도 없다. 사람에게 육체의 자유 또한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생각하게 된 순간이었다.

그가 묘지 순례를 구경 갔을 때 조제핀에게 오히려 반대로 기적이 일어나 건강한 사람이 여기에 와서 갑자기 사지가 마비되어 버릴지도 모르는 거라고. 하고 말을 뱉었을 때 그 말이 본인에게 현실로 일어나게 될지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인생은 정말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것 같다. 나에게도 어느 순간 불시에 어떤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다. 예전에 사고로 다쳤던 적이 있던 나로서는 앞으로 그때만큼의 나쁜 일만 생기지 않는다 해도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사고라는 것은 얼마나 사람을 위축시키고 작게 만드는 것인지, 그것이 누구나 겪는 하찮은 사고라고 할지라도 사람에 따라 얼마나 큰 상처로 남을 수 있는 것인지는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정말 용기 있는 사람인 것 같다. 만약 그가 무기력하게 자신의 상처에 함몰되어 남은 생을 마감했더라면, 이 책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생에 대한 강한 애착이 있었기에 세상과 소통하는 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그가 죽고 나서도 그의 영혼은 자신의 글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을 것이리라.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교신할 수 있게 된다. 자신에게 도착하는 편지들을 읽으면서 자신과 친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진솔함에 놀라기도 하고 잠들기 전 울음을 터트린 아이의 이야기, 저녁 무렵 꺽은 장미꽃의 이야기 등 소소한 삶의 조각에 감동을 받고 소중히 간직하기도 한다.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내는 이 평범한 일상, 거리를 걷고, 음식을 만들고, 세수를 하고, 친구와 다투고 하는 이 순간들이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저 애초부터 주어졌던 것이었고,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조차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가끔씩 이런 순간들을 즐기며 깨어 있어야겠다. 차를 마시고, 서점에 가고, 늦잠을 자고, 이런 순간들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인 줄 알았지만, 이제는 그것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느꼈으니 말이다.

그는 마지막 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단지 아주 나쁜 번호를 뽑았을 뿐 나는 장애자가 아니다. 나는 단지 돌연변이일 뿐이다.”

 

그의 상황이 그를 힘들게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리하여 때로는 자책하고 원망하기도 하고 힘들어 하기도 했지만 그의 마음 속 한 편에는 이렇듯 긍정적이고 자신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장 도미니크 보비는 1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그 누구도 아닌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지킨 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열쇠로 가득 찬 이 세상에 내 잠수복을 열어 줄 열쇠는 없는 것일까? 종점 없는 지하철 노선은 없을까? 나의 자유를 되찾아 줄 만큼 막강한 화폐는 없을까? 다른 곳에서 구해보아야겠다. 나는 그곳으로 간다.

 

그는 마침내 그곳으로 갔다. 자신의 나비를 찾으러. 답답한 잠수복 안에 갇혀 있던 그는 자신의 글을 완성하면서 번데기에서 완전히 탈피한 나비와 같이 잠시나마 자유로움을 얻었을 것이다. 이 책은 비단 실화와 진정성뿐만이 아니라 위트나 글의 기교에 있어서도 작품성에 있어서도 다른 작품과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혹여 실화에만 기댄 지루한 일기 정도로만 생각했던 분들이 있다면 그 편견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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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2.0 :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
명승은 지음 / 한빛미디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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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네 살짜리 아이도 인터넷을 하는 시대가 왔다. 미디어의 발전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을 현실로 만들고 경계와 경계를 허무는 파괴적인 힘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디어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으며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 나가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점을 자각하고 미디어 발전의 중심에 1인 미디어, 즉 ‘블로그’가 있다는 것을 주장한다. 전직 직업이 기자였던 저자는 자신의 직업을 그만 두고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집중하는 체험을 했고 그 결과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실질적인 수익률을 내는 모델로서의 결과를 얻게 되었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의 내용 중 궁금해 했던 것이 바로 블로그라는 매체를 통해 어떻게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창출해낼 수 있는 가에 대한 것이었다. 저자는 인기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펌질하는 등 주먹구구식 운영을 해서는  결코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한다고 했다. 자신만의 개성적이고 창조적인 콘텐츠와 성실한 관리와 꾸준한 인내심이 필요하며, 단순히 끌려다니는 식으로 블로그라는 도구에 허우적거릴 것이 아니라 그 도구를 가지고 자신이 그것을 통해 어떤 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책의 제목이 미디어2.0이라고 해서 아직 미디어 2.0의 시대가 완전히 펼쳐진 것 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미디어2.0의 시대가 가까운 시일 내에 도래하게 될 것이며 이 미디어 2.0시대가 열리면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이 변화에는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공존하지만 저자는 긍정적인 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점차 더 시간이 갈수록 언론매체들이 가지고 있던 권력과 위상은 떨어지고 그 권력은 다수의 개인에게 분산될 것이며 이것은 민주주의의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현실에서의 조건적 제약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그로 인한 영향력과 파급력을 양산해낼 수 있기 때문에 방송에서나 언론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되는 문제들에 대해 다수가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그 예이다. 물론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근거없는 소문을 양산해내거나 하는 소지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것은 다른 네티즌들의 반박의견과 검증을 통해 걸러질 수 있는 사안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미디어가 진화해온 발자취를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뒷 부분에 가서는 블로거를 운영함에 있어서 갖추어야 할 사항들과 변화해나가는 미디어 시장에서 언론이 어떻게 변화해나가야 하는 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처음 읽을 때는 생소한 용어때문에 조금 어렵다는 느낌도 들지만 미디어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 있어서도 앞으로 다가올 시장변화에 대해서 예측하는데 있어서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어려운 용어에 대해서는 조금 더 알기쉽게 설명되었으면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정확하고 수준있는 정보성에 저자의 경험담이 결합되어 긍정하면서 읽었던 부분이 많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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