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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의 여신 1
라니 마니카 지음, 이정아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쌀의 여신을 보면서 문득 생각나는 것이 바로 토지인 것 같아요.
쌀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땅에서 나는 것이고, 4대에 걸쳐서 일어나는 가족사가 왠지 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수많은 신이 있지만 쌀의 여신이라니, 사실 처음에는 이런 여신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인도네시아의 신화에 진짜 등장하는 신이라고 하네요.
여신은 쌀을 지켜주는 곡물의 신이자 바로 생명의 신을 말한다고 하는데, 사실 이런 생명의 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비극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네요.
진정 쌀의 여신은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 또는 극 중의 락슈미를 대표하는 것이 아닌지..
사실 아름다운 휴양지로만 알고 있었던 말레이시아에 이처럼 많은 비극들이 존재했었다니, 왠지 비슷한 동질감 같은 것을 느끼게 되네요.
영국과 일본의 침략, 전쟁으로 인한 가난과 민족의 갈등까지 정말이지 우리나라의 근대사와 닮은 꼴처럼 보여지네요.
하지만 아무리 삶이 어려울지라도 희망이라는 것을 붙들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에서 정말이지 인간의 위대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토지가 단순히 한 가정의 이야기나 비극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겪었던 역사적인 비극을 말해주는 것처럼 사실 쌀의 여신에서도 4대에 걸친 한 가족의 비극이 비단 그 가족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말레이시아가 역사적으로 겪었던 비극과 함께 보여짐으로서 정말이지 이야기의 사실성이나 감동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살아갈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을 지키려고 하는, 생명과 희망을 놓지 않는 여신의 모습.
어느날 스리랑카에서 말레이시아로, 그리고 희망을 품고 도착한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운명은?
하지만 그녀는 아이들 때문에 현실을 이겨내고 진정 쌀의 여신이 되어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쌀을 지켜내려고 하지만 일본의 침략으로 딸이 죽고, 시간이 흘러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또 다시 그녀에게 닥친 비극의 그림자.
진정 어떻게 이렇게까지 운명의 시련을 겪어야 되는지,
그러나 그런 불행 속에서도 끝까지 지키려고 했던 쌀은 아마도 가족이고 생명이고 삶인 것 같아요.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이런 엄청난 비극이, 아름다운 그녀에게 일어날 엄청난 사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