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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터 - 너와 내가 닿을 수 없는 거리
임은정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사실 거리라는 것은 물리적인 거리도 있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의 보이지 않는 거리도 있는 것 같아요.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의 거리는 0 이겠지만, 친하지 않거나 처음 보는 사람들의 경우는 아무래도 나도 모르게 거리를 두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1미터라, 도대체 어떤 관계를 1미터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내가 허용한 1미터 안의 이야기와 밖의 이야기들.
내가 있는 이곳은 이름은 행복요양원이지만 생뚱맞게 말기 암환자들이 머무는 곳.
어쩌면 이 세상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공간이고, 또 마지막을 함께 보낼 사람들.
식물인간으로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그를 인식하지 못하지만 자신만큼은 또렷이 항상 주위의 모든 것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 주인에게서 버려진 개. 말기 암이라는 병 때문에 사회적으로나 가족으로부터 소외당하는 사람들.
이처럼 행복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행복요양원이라는 곳에서 행복이라는 것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사실 죽음이라는 것은 모든 인간에게 가장 두렵고 무서운 순간이잖아요.
그래서 저마다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모든 사람들은 다 죽음을 경험해야 하지 않겠어요?
죽는다는 것. 그것은 인간의 정의하는 하나의 명제가 될 수도 있겠네요.
모든 사람은 죽는다.
죽지 않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나는 사람이다 그래서 죽는다.
아무튼 이런 죽음의 순간에서 우리 인간들은 아이러니 하게도 더욱 더 선명하게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위태롭게 줄다리기를 하는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서 어쩌면 우리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누군가는 죽음을 아주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정말 죽음이라는 것에 고통을 느끼기도 하고, 또한 누군가는 오히려 죽음을 삶의 마지막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시작으로 생각해서 더 밝은 마음을 가질 수도 있겠죠.
이처럼 삶과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모든 사람들이 다른 것 같아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직도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또한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지금 이 순간도 그렇고 매 순간 우리들은 삶과 죽음을 경험하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 죽음이 찾아왔을 때 정말이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