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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도 색깔이다
그리젤리디스 레알 지음, 김효나 옮김 / 새움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검정은 아무래도 좀 어두운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흰색은 모든 것을 다 반사하기 때문에 흰색이지만, 검정색은 모든 색을 다 받아들여야만 가질 수 있는 색이 아닐까요?
사실 우리들은 세상을 살면서 여러가지 편견들을 가지고 사는 것 같아요.
그 중에 하나도 바로 검정이라는 색에 관련되어 가지고 있는 편견도 있죠.
검정색은 빛도 없고 아무 색도 없을거라는 생각 말이죠.
하지만 블랙홀 조차도 빛을 모조리 흡수한다는 것을, 그리고 색칠놀이를 해봐서 알겠지만 모든 색을 다 합치면 검정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종종 우리들은 검정은 색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곤 하죠.
다양한 색상의 옷을 입는 것처럼 우리들은 옷이나 색을 통해서 자신을 대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책에서는 검정에 비유되는 사람을 창녀라고 불리는 몸을 파는 여자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사실 여기에서도 우리들의 편견이 또 한 번 나타날 것 같아요.
사실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몸을 파는 여자들.
그리고 그들이 왜 창녀가 되어야 했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해서는 조금의 생각도 하지 않고 오로지 매춘부라는 이름으로 사회적으로 지탄하는 것은 좀 그렇지 않을까요?
더구나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이 또한 성을 사기도 하는데 말이죠.
무엇이 도덕이고, 무엇이 위선일까요?
어쩌면 자신의 삶을 포기하거나 나쁜 일을 하는 것보다는 그들의 삶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물론 그들의 삶이 매춘이나 마약 등.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검정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말이죠.
사실 우리들은 그들의 생활을 잘 모르잖아요.
그런데 작가 스스로가 아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서 매춘을 하고 그가 살아왔던 삶을 고스란히 책으로 옮겨놓은 이 자서전 같은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그녀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매춘을 혁명적 행위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을 거에요.
특히나 사후에 왕립묘지에 묻히기도 한 그녀의 인생을 정말 파란만장한 것 같아요.
회색이 아닌 검정으로 자신의 삶을 살고자 했던 한 여인의 모습을 통해서 과연 우리들의 삶이 그들의 삶보다 더 낫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검정이라는 색에 대한 오래된 오해와 검정이라는 굴레를 써야했던 그녀들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에게 도덕이라는 잣대와 위선에 가득찬 사회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