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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공항 - 내 안에 숨죽인 보헤미안 랩소디를 깨운다
신현정 글.그림.사진 / 창작마루결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비를 좋아해서 가끔 내리는 빗소리에 잠이 깨면
비탈리의 샤콘느를 들으면서 바이올린의 슬픈 선율에 울적한 기분을 달래기도 하죠.
아니면 요한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을 들으면서 마음의 평안을 찾기도 해요.
평일에는 힘들고 주말에 그것도 비오는 주말은 아주 가끔 힘든 생활에 찾아오는 행복인 것 같아요.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만남을 통해서 수많은 관계를 만들어가죠.
그 대상이 사람일 수도 있고, 또는 물건일 수도 있고, 음악이 될 수도 있는 거겠죠.
좋아하는 시 중에서 김춘추 님의 꽃이라는 시가 있는데요.
수많은 만남들 중에서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된다는 것.
그것은 아주 특별한 존재가 되어 어쩌면 평생을 간직할 추억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이런 관계 중에서 행복을 찾을 수도 있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어요.
누구나 상처를 간직하고 살아가지만 그 상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개개인의 몫이겠죠.
누군가는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 상처를 잊으려고만 하고,
누군가는 그 상처를 통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거에요.
아마도 상처를 치유한다거나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 중에서 가장 좋은 것 중에 하나가 여행이 아닐까요?
여행은 가족과 함께여도 좋고, 친구나 연인과 해도 좋고, 혼자여도 좋은 것 같아요.
혹은 계획적인 여행도 좋고, 무작정 떠나보는 여행도 좋은 것 같아요.
새로운 곳을 떠나는 사람들의 설레임과 마음속에 자유를 한껏 담아서 돌아오는 사람들의 행복, 헤어지는 사람들의 아쉬움이
교차되는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 그리고 공항은 자유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출발점이 되겠죠.
여행에서 많은 것을 얻어도 좋고, 혹은 모든 것을 버리고 와도 좋을 것 같아요.
숲 속에서는 그 숲을 볼 수 없듯이 우리는 일상을 벗어남으로써 비로소 우리 자신을 올바르게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가끔은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물건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죠.
인생에서 어떤 특별한 계기가 되는 순간들 말이죠.
그동안 잊혀졌던 꿈을 찾는 여행을 한 번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여러분의 인생에 중요한 순간일지 모르잖아요.
혼자놀기처럼 내 안의 나를 찾아가는 내면의 여행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재검색, 재배열, 재설정, 분류하기, 통합하기를 통해서,
우리의 감정을 각각의 상자에 담아놓으면,
어느날 문득 갑자기 우울해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닫힌 상자를 열기 전까지는...
아픈 상처라는 상자는 저 멀리 치워 둘테니 말이죠.
그리고 즐거운 추억이라는 라벨이 붙은 빈 상자를 많이 만들어 놓으면,
앞으로는 행복한 일만 생길 것 같은 생각에 빠져들게 되요.
아주 우연히 작가를 만나고, 안녕, 공항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지만,
인생에서 아주 자그마한 우연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커다란 전환점이 되기도 하죠.
겨울이 지나고 어느순간 봄이 찾아온 것처럼,
여러분에게도 힘들고 지칠 때 봄비처럼 마음을 적셔주는 이야기가 있는 그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