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헤이, 바보 예찬 - 당신 안의 바보를 해방시켜라!
김영종 지음 / 동아시아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사실 바보라고 하면 어리석하고 놀림의 대상이 되기 십상인데 그런 바보를 예찬한다고 하니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면도 있어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거짓과 진실이 교묘하게 뒤섞인 세상처럼 때로는 너무나 진실 같은 거짓을 마주하게 되기도 하고 너무나 거짓 같은 진실을 보기도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너무나 바보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너무 현명한 일을 우리가 미쳐 생각하지도 못하는 것이기에 또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그저 바보로 취급해버린 일은 없을까 생각해봐요.
마치 화장실에 긁적여놓은 명언들처럼 웃음 속에 진리가 담겨 있는 것처럼 풍자 속에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
이 책이 지향하고 있는 바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을 현대에 다시 재조명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당시에 지식인이라고 불리었던 신부와 교회, 삶의 모든 것을 지배했던 종교가 아니라 21세기 우리를 조정하고 있는 자본주의와 물질문명에 대한 이야기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동안 과학의 발전과 지식, 교육 등으로 스스로 현명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상 들여다보면 하나밖에 모르는 바보이거나 잘못된 지식으로 오로지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거나 오로지 돈이라고 하는 자본주의와 물질문명에 노예가 되어버린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물론 그들에 대한 직접적인 독설보다는 오히려 풍자를 통해서 어쩌면 그들이 경멸하는 바보가 그들을 비판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아이러니하기도 하면서 더 큰 희열과 부조리를 말해주는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이 인간은 항상 진리를 찾게 되고 현자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데 한 번쯤 자신이 찾고 있는 진리가 참된 진리인지, 현자에게 현혹되어 있지 않은 건지 돌아보아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세상을 살아가는 데 어쩌면 있는 척, 가진 척, 지식인처럼 자신을 꾸미고 다니는 것이 더 편할 수도 있겠지만 결코 그것이 우리들의 참된 삶이 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인간의 본성에 있는 건강한 바보.
진정한 나 자신을 찾고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바보를 과연 찾을 수 있을까요?
어리석은 바보가 아니라 진정한 바보를 말이죠.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세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창을 가질 수 있을지 현실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던지게 되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