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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외사 - 상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27
오경재 지음, 홍상훈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12월
평점 :
청왕조라고 하면 중국의 마지막 황제인 푸이가 생각나네요.
청나라는 중국의 역사를 통해서보면 명나라를 무너뜨리고 여진족 누르하치가 세운 정복왕조이자 마지막 통일왕조가 아니겠어요.
중국의 한족이 아닌 이민족이 세운 나라라는 점이 특히한데, 그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반금친명 정책으로 인해서 청나라의 침입을 받은 사건이 바로 병자호란이고 남한산성에서 삼전도의 굴욕을 당하기도 했는데 그 당시에 국제정세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광해군때에는 중립적인 정책으로 실리를 취하고자 했는데 말이죠.
이처럼 청나라와 우리나라는 그만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기도 했고, 여진족이었던 변방의 이민족이 자신을 지배하던 중국의 한족을 물리치고 청나라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그만큼 전쟁을 잘했던 것도 있지만 명나라 말기의 부패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알 수가 있고, 아직 여진족인 그들이 아직은 정치적으로 열린 사회였는지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건국 이후 태평성대를 누리면서 전성기를 맞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중국역사상 오랜 기간을 태평성대를 누리다보니 사람들은 그 속에 안주하게 되고 사치와 권력투쟁, 음모 이런 것들이 싹트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이런 사람들의 나태함과 왕의 사치 그리고 국정을 등한시한 것은 지방의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키우게 되죠.
사실 중국처럼 큰 나라에서 나라를 통치하기 위해서는 물론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필요하지만 그 수단이 과거급제를 통해서 많은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 어쩔 수 없나 봐요.
그 당시 우리나라인 조선도 그렇했겠지만 청나라에서도 지식인 분류에 속하는 그들은 때로는 가짜 명성을 쫓아다니기도 하고 오로지 과거 급제를 위한 학문을 숭상하기도 하죠.
어떻게 보면 사회에서 전혀 쓸모 없는 존재로까지 여겨지기도 하는 이들은 어쩌면 타락한 사회가 한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또는 타락한 지식인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작가인 오경재의 자서전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담긴 여러가지 청대의 사회상과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사회적인 문제를 찾아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청대의 모습과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작가가 이야기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진실을 찾을 수 있을까요?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그 속에서 곪아가고 있는 문제들을 말이죠.
중국의 6대 기서가 삼국연의, 수호지, 서유기, 홍루몽, 금병매, 유림외사라고 하는데 다른 소설에 비해서 뒤지지 않는 스케일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야기 또한 하나 하나가 나름 독자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골라서 읽는 재미도 있구요.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돋보이는 작품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