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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칼럼 매캔 지음, 박찬원 옮김 / 뿔(웅진)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아마 지금도 모든 사람들이 2001년 9월 11일 오전의 상황을 기억하고 있을 것 같아요.
웅장하게 서 있던 세계무역센터의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는 장면을 말이죠.
1970년대 초까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제치고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었으며 뉴욕의 중심부에 우뚝 서 있었는데 그렇게 쉽게 무너질지 몰랐어요.
지금은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 버즈두바이라고 하더라구요.
높이만 해도 세계무역센터가 110층에 417미터이었는데 반해서 160층에 높이만 해도 828미터네요.
정말 어디까지가 인간의 한계인지 모르겠네요.
이런 걸보면 예전에 무너졌다던 바벨탑이 생각나네요.
왜 인간은 자꾸 자꾸 높이 올라가려고 하는 건지 여기에 이 세상 어떤 사람보다도 가장 높은 곳을 걸었던 한 사람이 있네요.
이름은 필리프 프티, 프랑스 사람, 직업은 곡예사. 때는 1974년.
누군가는 태어나지도 않았을 시점.
우리가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서 있었던 사람.
필리프 프티라는 곡예사가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사이에 줄을 매고 그 위를 걸었다는 건 정말 죽음을 각오하지 않으면 못할 것 같아요.
가끔은 왜 사람들은 이런 미친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산악인들이 산에 올라가는 것도 그렇구요.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기여이 올라가려고 발버둥을 치잖아요.
누군가는 산이 거기에 있어 올라간다고 하기도 하지만 말이죠.
거대한 지구만큼이나 거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책이기도 하네요.
사실 한 사람의 인생을 그려내는 것도 무척이나 힘들 일일텐데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중심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여러 인물들의 인생 이야기가 마치 지구를 뉴욕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그 곳에 사는 사람들로 축소해 놓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땅에 발을 붙이고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지구가 돌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잖아요.
어쩌면 저 높은 하늘에서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인연을 맺고 함께 뉴욕이라는 공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무척이나 감성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 같아요.
제목처럼 거대한 지구를 돌리는 것은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에너지가 있기에 가능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가끔은 무심히 지나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들은 어떤 인연의 끈이 이어져있을지 상상해보게 되네요.
거대한 지구라는 공간 속에서 함께 한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무언가 끈끈한 인연이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구요.
만남과 이별.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지구에서 관계를 맺고 살고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