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훌륭하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에게 그들 인생의 완벽한 대본을 넘겨준다면, 죽음의 순간까지 결코 변하지 않는 대본을 넘겨준다면, 그건 얼마나 지옥 같은 선물이 될까요? 삶이 얼마나 지루해질까요! 살아 있는 매 순간마다 사람들은 스스로 이미 분명하게 알고 있는 것을 재현하게 될 겁니다. 그 대본에서 결코 벗어나는 일 없이 사람들은 모든 반응, 모든 말을 미리 예상할 수있을 겁니다. 언제나, 언제나, 언제나, 언제나………」 - P197

레토는 고개를 저었다.
「무지에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습니다. 뜻밖의 일들로 가득 찬 우주가 바로 제가 바라는 거예요!」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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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비평적으로 생각하는 법부터 글 쓰는 법까지 다루겠지만, 그 전에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쓰기 위한 용기를 어떻게 확보할까‘라는 문제입니다. 지금 시대는 예전과 달리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간단히 표현할 수 있고, 동시에 그에 대한 반응도 즉각 마주하게 됩니다. - P13

젊은 세대가 ‘글을 쓰고 싶지만 쓸 수 없다‘고 느낀다면, 나이 든 사람들의 임무는 그들 앞에 길을 닦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입니다. ‘용기를 내어 주장하려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쓰고, 어떤 문장으로 표현해야 할까?‘ 이런 질문이 이 책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열쇠로서 앞서 말한 "상호간의 가치 차이를 명료히 하고, 서로가 새로운 가치관을 키울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는 비평의 속성이 유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평은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도구이고, 비평 쓰기는 상대에게 가치를 전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앞으로 글을 쓰려는 사람들이 더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발언할 수 있도록, 세상의 시류에 기죽지 않고 새로운 가치관을 개척할 수 있도록 방법론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이항대립이나 수치화된 가치 기준에 함몰되지 않고, 저마다 다른 관점이나 사고를 활용해 가치를 전달하는 사회로 만들고 싶습니다. - P15

비평이란 무엇일까? 왜 지금, 비평이 중요할까?
비평의 의미를 생각하고, ‘쓴다‘는 행위의 목적과 효과에 대해 정리해 보자. 대상이 갖는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북돋는 글이란 어떤 글인지 살피는 것이 1장의 목적이다. - P21

가치는 누군가에게 전달하여 객관성이 갖춰질 때 싹트는 것이며, 진정한 가치를 싹 틔우고자 하는 의지가 ‘가치를 전달하는 글‘을 쓰게 하는 근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P25

어쩌면 최근의 사회는 다양한 가치관의 존재를 대면하기보다, 시비를 확실히 가리는 말이나 가치를 수치로 바꾼 문체를 더 선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문제를 단순화시킨 글은 읽기 쉽고, 정보를 좀 더 빨리 전달하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치의 구조를 단순화시킨 글이 기세를 떨치면서 다양한 가치를 간과하거나 잃어버린다면 애석한 일입니다. - P27

요약하자면 이 책은 그러한 가치를 번거롭게 여기지 않고, 정성껏 발견하고 사고하고 언어를 잘 조합하여 표현하자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그 일련의 과정이 바로 넓은 의미의 ‘비평‘이자 비평의 원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 P27

사전에서는 ‘비평‘을 "모든 물건과 일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딱딱해 보이는 말이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비평도 대상의 가치를 바르게 판단하여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의미상으로는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 P29

어쨌든 비평이 존재하면 그 시대의 생각을 기록하는 동시에 미래의 가능성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그 자체가 크고 강한 소리가 아니더라도 착실히 비평을 쌓다 보면, 변화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에서 적실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생각의 수단이 될 것입니다. 비평에는 이렇듯 조용히 시대를 부감하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 P36

인터넷에서 한쪽 면만 부각시킨 강한 어조의 글을 쓰면 동조자를 모으기 쉽습니다. ‘나와 같은 의견인 사람이 여기있다!‘ 하며 기뻐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의견을 같이하는 커뮤니티에 의존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좁은 의견을 가진 폐쇄된 무리에 안주하지 않도록 자신과 다른 감정 그리고 다른 관점이 이 사회에 존재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 P46

결론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글은 읽는 즐거움이 적고, 무언가를 아는 기쁨이나 생각하는 즐거움도 적지 않을까, ‘알기 쉬운 글’과 ‘가치를 전달하는 글’이 언제 어디서나 등가의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의식이 문장력을 갈고 다듬는 데 꽤 유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P71

하지만 저의 독서 경험에 의하면 구조를 따라가더라도 글 중간에 독자가 주의를 기울일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틀에 박힌 구조만 따라가는 게 아니라, 어딘가에 반짝거리는 한 대목을 숨겨 놓고 무심하게 읽고 있던 독자의 가슴 한구석을 팍 찌릅니다. 그 대목은 정경묘사여도 좋고, ‘응?‘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당돌한대사여도 좋습니다. - P73

뛰어난 글이란 읽는 사람에게 변화를 촉구하기 마련입니다. 이 책이 목표로 삼는 ‘가치를 전달하는 글‘이란 단지 가치를 전달할 뿐 아니라, 읽는 이가 원래 갖고 있던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효과도 노리고 있습니다. - P75

천 명의 독자가 있으면 그 천 명이 각자의 독서 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쓰면 많은 독자가 납득할 거야‘라는 생각으로 서술이나 논리를 펼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다수의 독자‘를 상정하는 것은 쓰는 사람 스스로 다채로운 글쓰기를 포기해 버릴 위험으로 이어집니다. 손해보는 것은 글 쓰는 사람 당사자입니다. - P79

정보를 취합하는 작업은 결코 쓸데없는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리한 정보를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새겨 넣는 것입니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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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는 이유는 자기 관점을 정리하기 위해서입니다. 보통 서평과 관점의 관계는 세 가지로 추릴 수 있습니다. 첫째, 뚜렷한 관점으로 서평을 쓰는 경우. 둘째, 서평을 쓰면서 관점이 정리되는 경우. 셋째, 모호한 관점으로 마무리하는 경우 등입니다. 셋 다 나름의 소득이 있습니다. - P99

자기 감정을 세분화하다 보면 깊이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이 없다면,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별점을 내릴 수도, 서평을 쓸 수도 없으니까요. 결국 쉽고 재미있는 별점 주기가 탄탄한 서평의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어떤가요? - P109

좋아하는 책을 단순하게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것이라면 리뷰에 가깝고, 여러 지점 또는 중요한 한 부분을 깊고 다양하게 분석한다면 비평입니다. - P115

‘비평가에게 ‘타협‘은 없습니다. 비평가는 어떤 책의 중량을 마음껏 달아보기 위해 비평을 씁니다. 별점을 매섭게 매기기도 하고, 숨은 작품을 발굴해 높은 별점을 주기도 합니다. 이때는 물론 정확한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 P116

한쪽에선 잘 듣고, 다른 쪽에서는 잘 설득해야 합니다. 듣기와 설득은 상호보완적이며, 필요충분조건입니다. 아무리 설득을 잘해도 듣지 않는다면, 열심히 들으려 해도 설득력이 없다면 전쟁은 끝나지 않습니다. - P119

자기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갈 수 있다면 성공한 삶입니다. 돈이나 명예보다 중요한 것은 ‘재미와 의미입니다. 스스로 재미를 느껴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인가, 의미를 찾으며 할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적어도 이 문제만큼은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그 침묵이 스트레스와 병, 무기력으로 이어져 무엇을 해도 기쁘지 않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그저 사는 대로 살아가는 존재가 돼버리니까요.
나를 지키는 비평 습관, 자기 입장을 드러내는 습관은 글쓰기를 넘어 삶의 태도로 이어지는 문제입니다. 누구나 자기 생각과 감정이 있는데, 그걸 표현하지 못한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아니, 행복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무력한 나날을 보낼 뿐입니다. - P121

표시한 부분이 너무 많아 고민이라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어느 부분이 가장 중요한가를 기준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때 기준은 서평의 ‘주제‘입니다. 주제는 곧 하고자 하는 말, 메시지입니다. 이 서평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정하고, 그와 관련된 발췌문을 적절히 활용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 겁니다. - P127

가장 어려운 부분이 관점인데, 간단하게 말하면 추천하는 이유만 구체적으로 쓰면 됩니다. 그저 재미있다, 좋은 책이다라는 칭찬만으로는 안 됩니다. 어떤 점이 어떻게 재미있고, 읽을 만한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발췌를 통해서든 에피소드 소개 위주든 눈에 보이는 예로 책을 권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 P133

문학 서평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발췌입니다. 작가마다 문체가 다르고, 그 문체의 향연에 독자들은 기꺼이 사로잡힙니다. 문학을 언급하면서 작가의 문체를 생략한다면 가장 중요한 핵심을 놓치는 꼴이 됩니다. 힘겹게 줄거리만 요약하는 학생들의 서평과 다르지 않습니다. 작가마다 문체를 포인트로 짚고, 정말 읽고 싶게 만드는 명대사, 명장면을 멋지게 소개하면 좋습니다. 덧붙여서 작가의 특징도 정리해봅니다. 전작주의 책 읽기에 도전해서 작가의 세계를 꿰고 있다면 서평자 역시 더욱 신나게 책을 소개할 것입니다. - P142

비문학 서평을 쓸 때 고려할 점이 하나 더 있다면 집필 의도를 명확히 밝히는 것입니다. 동종 분야의 유사 도서들은 꽤 많이 있습니다. 서평 도서가 그 책들과 어떻게 다른지 길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서평자가 할 일입니다. 책 속에 나오는 다양한 사례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 독자의 흥미를 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서평이 될 것입니다. - P143

예술가든 작가이든, 인문학자든 연설가든 글을 쓰는 모든 사람에게 퇴고는 글쓰기의 거의 모든 것이라 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글의 완성도를 위해 고치고 또 고치는 일은 글쓰기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퇴고 과정이 고통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퇴고는 완성도가 높아지는 기쁨을 체험할 수 있기에 희열을 느끼는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글쓰기가 즐거운 고통이 되는 것이지요. 파괴를 통한 창조의 과정이면서 미적 안목을 만족시켜주는 과정이 될 테니까요. - P155

글이란 무언가를 표현하여 소통하고자 하는 수단인 만큼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서평 쓰기에서도 이 점이 중요합니다. 책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말, 즉 주제 의식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확인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제목이 나의 관점을 제대로 짚어내고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관심을 끌기 위해 특이한 제목을 붙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서평의 핵심적인 내용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하고 있는가를 봐야 합니다. - P158

책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는 것 외에 객관적 정보가 들어가는 경우는 책을 통해 내가 말하고 싶은 내용, 즉 나의 주관적 해석이나 평가가 들어간 부분과 연관이 있을 때입니다. 그래야만 내가 서평을 통해 하고자 하는 내용과도 유기적으로 연결이 될 테니까요. 그렇지 않고, 단순히 인터넷이나 책 소개 정보에 나와 있는 일반적인 내용을 옮겨 적게 되면 객관적 정보와 나의 주관적 관점이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따로따로 놀게 됩니다. - P161

하지만 서평은 비평이 아니니까 이렇게 자신이 책을 읽고 가장 강하게 느낀 점을 관점으로 제시하면 됩니다. 중요한 건 그 관점이 소설의 내용에서 이끌어낸 것이라는 걸 발췌를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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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읽은 책을 기억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책을 좀더 깊이 읽게 되고, 나의 생각과 더 가까이 마주하게 됩니다. - P6

이 책은 "서평을 쓰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는 분들을 염두에 두고 썼습니다. 책을 읽고 발췌하기부터 개요 짜기와 요약하기, 초고 쓰기부터 퇴고하기까지 서평 쓰기의 전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좀더 실용적인 관점에서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애썼습니다. 이 책을 통해 서평쓰기의 두려움을 없애고, 재미와 의미를 얻게 되기를 바랍니다. - P7

저는 글쓰기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글쓰기 책이나 강의보다 말하기 연습을 추천합니다. 때로 글이 풀리지 않을 때, 잘 쓴 글을 필사해보기도 하잖아요. 말로 잘 정리하는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관찰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실력이 늘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주 해보거나, 잘하는 사람을 관찰하고 모방하는 것입니다. - P29

결국 요약정리는 읽기의 현주소입니다. 그래서 가장 잘 알고, 즐겨 읽는 책부터 요약해보는 게 좋습니다. 잘 모르는 책, 어려운 책은 이해하기에도 바쁘니까요. 어린이 책, 청소년 문학, 장르소설, 자기계발, 인문, 종교서 등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즐겨 읽던 책부터 정리해보는 겁니다. 요약이 수월한 책부터 정리해나가는 것이 서평 쓰기의 기본이자 지름길입니다. - P33

책을 읽은 후에 토론도 글쓰기도 하지 않는다면 기억은 금방 휘발됩니다. 책의 내용이 잊혀지는 속도는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결국에는 소멸됩니다. 디지털 기기가 보편화됨에 따라 망각 속도는 더욱 빨라졌습니다. 과식하듯 이것저것 들춰 보고 다 읽은 듯한 착각에 빠져봤자 3일을 못 갑니다.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체화하기 위해서도 토론과 서평은 필수입니다. 생각을 진지하게 정리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P37

아이들은 독후감을 어떻게 써야 할지 난감해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글쓰기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는 일기 쓰기, 고학년으로 올라가면 독후감 쓰기가 숙제로 주어지는 게 글쓰기 교육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P53

우리는 인터넷의 발달로 넘쳐나는 읽기 자료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많은 정보의 내용을 빠르게 이해하고 나름대로 정리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독해력이 필요합니다.
독해 능력은 모든 지적 활동의 출발점입니다. 그 독해력은 다름 아닌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함께 하는 서평 쓰기는 인터넷 시대를 잘 살아갈 수 있는 필수적인 기초 훈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59

이 책에서는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분들을 위한 서평 쓰기를 다룹니다. - P62

우선 서평에서는 책에 대한 정보를 스토리텔링하듯 요약 정리하면 되고, 그다음에 책에 대한 평가를 덧붙이면 됩니다. 이때 주관적 평가를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문적인 서평의 경우가 아니라면 책을 깊이 파고들거나, 맥락을 보여주고 다른 책과 비교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책에 별점을 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내가 이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한다면, 혹은 추천하지 않는다면 왜 그런지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하다 보면 책에 대한 나름대로의 평가가 만들어집니다. 서평 글쓰기는 문학적 글쓰기가 아니기 때문에, 글 자체에 대해서도 크게 부담을 가질필요가 없습니다. 저널리즘 글쓰기처럼 쉽고 명쾌하게 쓰면 됩니다. - P63

‘양질전환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양이 질을 결정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일을 많이 하면 어느 순간 질적으로 도약한다는 것입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을 많이 쓰다 보면 질적으로 좋아지게 됩니다. 처음에는 한 문장 쓰기도 힘들고, 써놓은 글이 악문에 가깝더라도 매일매일 글을 쓰면 언젠가는 글쓰기가 수월해지고 문장도 번듯해집니다. - P77

이렇게 책에 밑줄을 긋고, 생각을 메모하는 것은 독후 활동을 위한 준비 과정입니다. 독후 활동을 위한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P85

어떤 경우든 책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독후 활동이 중요합니다. 독후 활동의 핵심은 ‘생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가 중요합니다. 물론 문학작품을 읽었을 때는 느낌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감동을 받았을 때도 그러한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느낌을 언어화해야 합니다. 그것이 토론에서는 말이 되고, 서평에서는 글로 표현되는 것이겠지요. - P86

책을 읽는 목적은 다양합니다. 실용적인 목적으로 정보를 취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책을 읽는 목적은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사고를 확장시키고,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같은 목적은 결국 책을 읽고 사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유의 순간을 붙잡는 것이 바로 독후 활동입니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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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러는 언제든 다음 사항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나 포멀한 형식의 서평이라면 내가 읽고 있는 책의 원제, 혹은 번역 제목, 저자, 번역자, 편집자, 최초 출간 일시, 개정이나 수정 등의 상황, 어느 나라의 어느 도시에서 출간되었는지 등등을 본문에서 밝히거나 본문에 각주를 달아주도록 한다. 정보가 너무 많고 디테일하다면 각주를 추천한다. 물론 서평에서 책 제목이 등장할 때마다, 혹은 책 언급이 있을 때마다 각주를 달아주는 것은 오버센스다. - P140

서평에서 대화를 나누는 주체는 감상자의 심장, 감상자의 두뇌, 그리고 대상 텍스트이다. 이 삼자의 대화를 받아 적으면 된다. - P146

서평에는 책의 줄거리가 반드시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세상 사람 모두가 이미 다 알고 있는 줄거리라고 해도 요약해서 넣어줘야 한다. 서평을 독후감으로 만들지 말라는 말을 ‘줄거리를 무시하라‘는 말로 들어서는 절대 안 된다. 차이는 있다. 독후감에서 줄거리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거의 태반이 줄거리로 되어 있다. 그런데 서평에서 줄거리란 기본일 뿐, 최대 핵심도 최대 비중도 될 수 없다. 서평에서는 줄거리가 글의 대부분을 차지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쓰지 않고 소홀히 다루어서도 안 된다. - P149

서평의 줄거리 요약에 있어서 섬세함은 그다지 대단한 덕목이 되지 못한다. 서평 줄거리 요약에서는 섬세함보다 과감함이 필요하다. 과감하려면 아무 때나 과감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부분을 탁탁 골라내서 짧은 줄거리에 포함시키는 이 식견이 바로 여기서 말하는 과감함이다. 모든 것을 다 강조하면 아무것도 강조하지 않은 것과 같다. - P152

줄거리 요약이 잘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를 판별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도 요약을 읽으면 대충 줄거리를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 짐작이 잘 되면 좋은 요약이다. 둘째, 중요하지 않은 부분, 필요 없이 너무 디테일한 부분이 들어 있으면 좋은 요약이 아니다. 셋째, 책의 내용을 오해하고 있거나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으면 좋은 요약이 아니다. - P153

정리하자면, 분석의 자잘한 요소들을 쭉 적어놓고 그중에서 3~4가지 중요한 요소들만 심층 분석하라는 말이다. 모든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게 된다. 글에는 임팩트 있는 접근, 강약의 조절이 필요하다. 서평이나 영화평도 마찬가지다. - P160

책은 문학이냐 비문학이냐, 문학이면 어떤 문학이냐, 비문학이면 어떤 비문학이냐에 따라서 고려할 요소들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문체, 번역, 편집, 장절 구성, 도표나 삽화, 자료 및 출처, 줄거리, 주제, 세계관 등등이 조목조목 살펴보아야 할 대상들이다. - P165

그런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읽는 사람은 책을 일종의 ‘꽃‘, 그것도 ‘미지의 꽃‘이라고 보아야 한다. 책은 어느 날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생겨난 것이 아니다. 하나의 책을 만들기 위해서 저자는 몇 년을 애썼을 수 있다. 그 책을 만들기 위해 저자는 몇 십 년 전부터 생각을 가다듬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책은 저자, 저자가 살아왔던 한 시대, 저자가 경험하고 받아들였던 많은 지식과 생각과 무관하게 존재할 수 없다. 이를테면 땅속에 심어졌던 씨앗(저자의 생각)이 주변(시대)에서 양분을 받아들여 조금씩 발아하고 천천히 가지를 뻗어 한 편의 꽃(책)을 피웠다고 보아야 한다. 방점을 찍자. 여기서 ‘꽃‘이 바로 우리가 읽고 서평을 써야 하는 바로 그 ‘책‘
인 것이다. - P165

그런데 책 안에 있는 내용들만 가지고 서평을 완성한다는 생각을 버려라. 서평을 정말 잘 쓰려면, 책장 안보다 행간, 책장의 글씨들보다 저자의 마음, 책보다 책이 놓여 있는 계보적 의미를 확인해야 한다.
이런 요소들을 글에 들여오면 엄청나게 풍성한 서평을 쓸 수 있다. 대부분의 서평러는 쓸 말이 없어서 고민한다. 그런데 책에 적혀 있는 내용과 줄거리, 그 안에서 생각이 쳇바퀴처럼 돌면 당연히 쓸거리가 적어진다. 책을 만든 책의 환경, 책을 만든 저자의 내면 등 분명 책의 일부이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읽어야 진정 책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다. - P168

따라서 우리는 저자에 대한 철저한 뒷조사에 들어가야 한다. "이 사람은 대체 왜 이런 책을 썼을까?", "왜 이렇게 이야기했을까?", "여기서의 중요 내용은 무엇이고, 그 내용을 피력한 의도는 대체 무엇일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꾸 궁금해해야 한다. 책이 어려우니까 사실 많은 독자들이 겨우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수용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서평러라면 그 책과 저자를 장악하려고, 적어도 시도는 해야 한다. 왜냐하면 책에 끌려만 다니면 결코 책에 대해 ‘평가‘를 할 수가 없다. 평가를 주저주저하면 서평은 흐물흐물해진다. ‘책의 이면을 간파하고 그 결과를 한 줄로써 요약하겠다!‘ 이런 목적을 가지고 저자와 책을 연관해서 읽기 바란다. 책의 의도랄까 방향을 파악하는 가장 좋은 키워드가 바로 저자니까 말이다. - P169

서평 쓸 때 대상 책에 대한 새로운 수식어를 고안해보자. 내가 이 책에 대해 다른 제목이나 부제를 단다면 뭐라 명명할까. 책에서 열심히 저자가 했던 일의 의미를 뭐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자. 그리고 얻은 생각을 하나의 단어가 아니라 조금 긴 어구로 만들면 평가에 가까워진다. - P173

글을 다 쓴 다음에 자신의 글을 최대한 낯설게 읽어보는 것이 좋다. 마치 남이 쓴 글처럼 읽으면서 키워드나 주요 주장에 밑줄을 그어보자. 그리고 그 키워드와 주요한 문장을 가지고 서평의 제목을 다시금 짜보면 효과적이다. 서평의 제목은 너무 짧아도 좋지 않다. - P181

서평은 내가 판단한 이 책의 기능이나 의의, 책에 대한 자신의 평가, 이 책에서 얻어낸 최대 혹은 최저의 소득 등이 적혀 있어야 한다. 나아가 책 제목 역시 그러하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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