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백과사전은 배우고 익혀야 하는 모든 것을 일정한 방식으로 일러 준다. 그러나 어떤 순서로, 어느 정도나, 어떤 목표를 위해 배워야 하고, 그러한 배움에는 어떤 가치가 있는가? 이 물음과 관련해 대학과 백과사전은 알려 주는 바가 전혀 없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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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은 저번 달보다 양도 줄고 책도 가벼워진 듯 하다.



저번 달에 이어 이번 달 초까지 읽었다. 어려운 책이지만 서평이든 리뷰든 잡문이든 뭐든 써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새해에도 한 번 더 읽게 될 듯 하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샀던 책이다. 막상 사놓고 나니 언제 보게 될지 조금 막막한 감이 있다. 돈주고 산 책은 언젠가 보게 된다고는 하는데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예전에도 한 번 읽었지만 이번에 읽으면서 나 자신을 바꾼 계기로 삼은 책이다. 새해에는 다른 서평 관련 책들도 읽으면서 할 수 있는 한 통합적인 독서를 한 번 해볼까 한다.



마침 도서관에 1권이 있길래 빌려 읽기 시작했다. 빌리고 나서보니 2021년에 새로 나온 신장판 6권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긴 했지만. 앞으로의 계획은 구판으로 1-18권 다 읽은 후 신장판으로 다시 읽기다. 


영화로 먼저 접하고 그 다음 원작을 접한 탓에 읽는 동안 영화의 이미지가 겹쳐져서 조금 고생했다.



살면서 처음 읽은 부동산 책이다. 저자의 다른 책도 비교적 읽기 쉽게 쓰인 책이긴 하지만 더 읽기 쉬운 책이었다. 마지막 페이지의 마지막 문단이 이 책에서 제일 핵심이 아닐까 한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지난 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읽은 책 두 번째. 짧게 나마 관련해서 글도 하나 써두고 임시저장중이긴 한데 언제 완성할지는 모르겠다.



과제 때문에 읽은 책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미국에서 활동한 예일대의 사회학자 윌리엄 그레이엄 섬너(William Graham Sumner)의 관점과 사상을 담은 33편의 글을 한데 모은 책이다. 섬너는 흔히 사회진화론자로 자주 언급되는 사람이긴 한데, 책을 읽다 보면 '사회진화론자'로만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19세기 말의 영어치고 쉽게 읽혀서 의외였다. 한 가지 더 의외인 사실은 알라딘에서 이 책을 팔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선언 시리즈 세 번째. 이번에는 대서울의 길을 중심으로 대서울 및 인접하는 충청도 지역을 살핀다. 들어가는 글에서 사람들의 생활권 구분을 쉽게 떼어낼 수 있는 피자 조각에 비유한 게 인상적이다.




1권을 읽고 뒤이어 읽은 2권. 2권 역시도 영화화된 분량이어서 영화와 이미지가 겹쳐지는 점이 많았다. 




평범한 삶을 내다버리고 예술가로서의 삶에 홀린 듯 끌려가는 찰스 스트릭랜드를 그려낸 소설이다. 소설 후반부에 등장하는 브뤼노 선장은 스트릭랜드가 그림으로 한 것을 자신은 인생으로 했다고 말한다. 인생은 예술일까?  




파리대왕을 집필한 윌리엄 골딩의 소설이자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비극적인 조우를 그린 소설. 네안데르탈인 시점에서 쓰인 소설인데 독자인 나는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여서 그런지 참 안 읽혔다.



독서법의 바이블이라는 문구에서 볼 수 있듯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고민한다면 한 번 쯤 읽어보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나름대로 리뷰를 쓰고 나서 다른 리뷰를 봤는데 번역에 대한 악평이 많아 조금 당황스러웠다. 원서를 직접 읽는 게 제일 낫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같은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더라도, 서술자의 관점이 달라지면 역사적 사실의 무게도, 의미도 달라짐을 아주 잘 보여주는 책이다. 15세기 일본 전국시대의 종식에서 20세기 중반 일본 제국의 패망으로 끝나는 데, 책을 읽다보면 종래 한국사의 여러 사건들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짐을 체감하게 된다.



올해 마지막을 장식한 책. 덧붙여 3권부터는 영화에서 각색하여 담은 내용이 꽤 있다. 원작을 먼저 읽고 영화를 봤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미 영화를 봤으니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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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터널이야. 내일을 향해 뚫려 있는 구멍이지……. 하지만 우리에게 내일이 있을까?> - P26

그의 기억 속의 영상이 다시 바뀌었다. 초록색과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아트레이드의 깃발을 따르는 광신도 군단이 예언자 무앗딥의 이름으로 온 우주를 불태우며 노략질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돼.>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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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서울선언 시리즈 중 세 번째. 이 책에서 저자는 길(도로, 철도, 지하철, 항공)을 중심으로 확장되기도 하고 수축되기도 하는 대서울 곳곳을 누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방문하는 지역은 크게 대서울의 서부지역(김포, 신촌, 양천, 통진, 강화도, 시흥, 광명, 군포, 안산, 고양, 파주), 대서울의 동부지역(철원, 구리, 남양주, 양평, 춘천, 원주, 하남) 그리고 대서울 너머의 지역들(수원과 경기도 남부, 천안, 아산, 안성 등 충청지역과의 경계까지)으로 나뉜다.


서울선언 시리즈를 읽다보면 느끼는 바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행정구역상 구분과 현지 주민들이 실제 생활하는 생활권역 사이의 괴리 혹은 격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대학 시절에 강원도 원주 출신이지만 자신은 수도권 주민이라 주장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럴때면 주변에서는 강원도 주민이라고 반박하곤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친구의 말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다. 


두 번째는 저자가 강조하는 지점 중 하나다. 한국인들이 과거 역사로부터 유구하고 찬란한 역사만을 찾아 대외적으로 내세우려 하다보니 정작 매일 살아가는 장소, 매일 지나쳐가는 공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는 점이다. 서울선언인지 갈등도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민간신앙과 관련해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과거에는 매우 당연했던 것들이 지금은 실전되고 현재의 언어나 문화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게 되어 역사학적 연구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돌이켜볼 때, 지금 당연하다 여기는 것들이 미래에는 전혀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지금 우리가 필사적으로 복원하려는 역사가 실제와 동떨어진 신화일수도 있다. 현재 우리 주변의 것들을 바라보는 관점도 조금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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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올컬러 특별판) - 임진왜란부터 태평양전쟁까지 동아시아 오백 년사 메디치 WEA 총서 4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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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공간적 배경은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일부를 포괄하는 유라시아 동쪽 지방이고, 시간적 배경에 해당하는 것은 일본의 전국시대 종식에서 시작해 태평양 전쟁의 종식에 이르기까지 약 500년에 걸친 시기다. 


책의 구성은 크게 16-17세기를 다루는 1부, 17-19세기 초를 다루는 2부, 19세기에서 20세기 중반까지를 다루는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는 우리가 잘 아는 임진왜란에서 병자호란까지의 시기다. 다만 저자는 그 시간적, 공간적 범위를 확장하여 일본의 전국시대가 종식되는 시점부터 시작하고 일반적인 한국사나 동아시아 역사책이면 잘 다루지 않고 넘어갈 타이완 섬까지도 서술 범위에 포함시킨다. 


이를 염두에 두면 1부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전국시대가 종식된 일본이 임진왜란을 일으킨 것을 시작으로 전후 명과 조선의 만주 지역에 대한 감시와 감독이 소홀해지면서 여진족이 급부상하기 시작하였다. 여진족은 후금에서 청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조선을 복속시키고 멸망한 명나라를 대신하여 중원을 차지하게 된다. 전국시대가 끝나면서 시작된 동아시아의 대변동은 타이완 섬이 청나라에 점령당하면서 끝나게 된다. 1부의 마지막은 이러한 대변동 속에서 국제적인 노예무역을 통해 동북아시아에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유럽세력, 그리고 동남아시아 곳곳을 오간 조선인과 일본인으로 마무리된다.


2부는 한반도로 표류해온 네덜란드인(박연, 하멜) 및 한반도 밖으로 표류한 문순득과 같은 표류민들에게서 시작해, 가톨릭 세력과는 거리를 두는 신교도 세력인 네덜란드와 일본의 교류, 북쪽 시베리아에서부터 점차 그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 러시아, 그런 러시아를 두고 외교적 접촉 및 국지적인 무력 충돌을 벌이며 신경전을 벌이는 중국과 일본. 임진왜란을 두고 복수를 외치는 조선과 임진왜란의 보복이 러시아와 연계될 것을 우려하는 일본, 서로에 대한 심리전을 펼치는 조선과 일본 사이의 통신사 외교. 1부에서 언급되었으나 본격적으로 부상하여 조선과 일본에서 불평등한 신분사회를 당연하게 여기는 세계관에 균열을 일으키는, 평등사회를 추구하는 가톨릭 교인들과 그런 그들을 무심하게 바라보는 신교도 네덜란드 세력까지. 기존의 범주를 대입하자면 정치사, 사회사, 문화사, 외교사, 종교사 등 다양한 분야가 교차하는 지점이 2부다.


마지막으로 3부는 1부에서 슬쩍 모습을 드러낸 서구 열강들이 제국주의 열강으로서 동북아시아에 본격적으로 손길을 뻗치기 시작하고 중국과 일본, 조선은 각각 다른 운명에 처하게 된다. 청나라는 서구 열강 세력의 압박 앞에 무너지기 시작하고, 일본은 청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기존의 네덜란드, 러시아와의 접점, 소속 번들이 서양 세력에게 패배한 경험 덕분에 상황을 넘기는데 성공한다. 일본은 조선에서 일어난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을 이용하면서 청과의 전쟁을 준비하고, 곧이어 청일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어 우위를 점한다. 이때 조선은 잠시나마 러시아와의 밀월관계를 통해 안보를 보장받으려하나 일본의 집요한 공격 아래 러시아도 패배하고 조선은 멸망하고 만다. 이때 조선인들은 조지 워싱턴과 같은 이를 영웅으로 여긴 반면 일본은 나폴레옹 같은 이를 영웅으로 여겼다. 조선은 멸망했으나 조선인은 만주를 비롯해 각지로 흩어져 대일항전에 나선다. 연해주와 만주에서는 다양한 민족이 모여 국가를 수립하려는 시도가 이어졌으나 단명했다. 일본에서는 대동아공영권을 앞세워 제국주의적 착취 구조를 정당화하려 한다. 한편 일본의 전쟁은 인도의 찬드라 보스에게는 조국 독립을 위한 가능성으로 보였다. 결국 일본은 패망하나 그 직후 중국이 공산화되면서 일본은 한편으로는 평화헌법이, 다른 한편으로는 전범들이 반공주의의 흐름 속에 올라타는 모순적인 상황이 전개되었다. 


이 책의 특징과 장점을 들자면, 첫째는 저자가 이 책에서 해양세력(일본)이 대륙과 충돌하면서 일으킨 파란을 중심으로 서술을 전개하고, 서태평양 연안에 인접한 동북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을 조망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간적, 공간적 배경에서 활약한 인물이나 사건에 관한 새로운 역사적 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문순득과 같이 동남아시아까지 표류한 조선인의 사례, 임진왜란부터 일찍이 그 종교적 영향력을 발휘한 가톨릭교도들, 임진왜란 이후 조선을 바라보는 일본의 시선이 그 사례가 될 것이다.


보다 중요한 두 번째 장점은 흔히 일국사의 역사서술을 중심으로 삼는 역사서와 달리, 본서에서 저자는 서태평양 연안과 동유라시아 대륙이라는 두 개의 커다란 축을 수 차례 교차시킨다는 점이다. 이러한 저자의 노력 덕분에 독자들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나선정벌, 통신사 파견, 임오군란, 갑신정변, 청일전쟁, 아관파천, 러일전쟁과 같은 근현대사의 복잡다단한 사건들을 기존의 역사서와는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역사학에서 늘 추구해야하는 미덕이자 역사학이 가지는 미덕이라할 '관점(혹은 사관)의 전환'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두 번째 장점에 크게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본서에서 '한중일', '한미일', '한미중' 같은 《삼국지》적 세계관에서 탈피할 것을 반복해가며 강조하는 점은 독자들에게 기존의 역사관을 탈피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덧붙여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는 장에서 《삼국지》적 세계관의 탈피 뿐만 아니라, 전근대 한반도 주민의 역사적, 지리적 활동 영역이 예상보다 더 넓었으며, 한반도가 항상 지정학적 요충지이지도 않았고, 한반도 바깥의 영토를 회복하려는 순진한 생각을 버리라고 말한다. 이 역시 21세기 현재 시점에서 국제 사회의 정세를 바라볼 때 일국사적 관점을 취하는 것 보다 더 도움이 되는 중요한 조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짚고 넘어가고 싶은 지점은 3부의 근현대사 파트가 급전개된다는 점이다. 제목이 말해주듯이 해양과 대륙이 맞서는 동아시아를 그리는 과정이 주를 이루다보니, 세계사적으로 크고 중요한 사건이더라도 이 책의 내용 상으로는 그리 중요한 부분이 아니어서 생략된 지점이 많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찍이 2부에서 부터 진작에 모습을 드러낸 러시아와 달리, 서태평양으로 한창 세력을 뻗쳐나가던 미국이 동아시아에 갑작스럽게 등장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바램이지만, 서양사의 '대서양사(Atlantic History)'처럼, 동아시아라는 공간적 배경을 넘어 태평양이 중심이 되는 '태평양사(Pacific History)'를 다루는 책도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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