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 신과 인간이 만들어온 이야기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지음,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전경훈 옮김 / 니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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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 : 신과 인간이 만들어온 이야기』

원제 une bible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 니케북스


프랑스소설 ·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 384 p.

어떻게 이 모든 것이 시작되었을까

어떻게 세상이 만들어졌을까.

어떻게 최초의 인간이 태어났을까.

그리고 어떻게 최초의 여자가

최초의 남자와 하나가 되었을까.

어떻게 이 세상은 파괴될 뻔했을까.

그리고 어떻게 파멸을 면하게 되었을까.

바이블

상상도 못했다. 신과 인간이 만들어온 이야기 성경책을 시로, 우화로, 소설로 만나게 되기란 걸. 성경책에서 ‘종교’를 떠올리지 않고 이야기 그 자체에 주목하며 순수하게 빠져들게 되기란 걸.

아마 여기엔 몽환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삽화가 한몫 더했으리라.

이야기를 읽지 않은 채 보는 그림도, 이야기를 읽으며 보는 그림도, 읽고 나서 보는 그림도 모두 다 색다르게 다가오며 마음을 두드린다. 그리고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만든다.

정말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저자만의 필력과 레베카 도트르메르의 다양한 그림으로 탄생한 성경책 ‘바이블’이라면 재독이 뭐다냐?! 삼독, 사독도 가능하다.

성경에 담긴 이야기가 원래 이러했던가?!

나 분명 무교인데, 왜 신이 인간이 되어 돌아와 십자가에 못 박혔을 땐 울컥하기까지 한지...🤧



 

누가 알려주더냐, 네가 알몸인 것을?

새번역 우리말 성경책 '바이블' p.3

무(無)였던 세계.

정말 아무것도 없었던 옛날 옛적 세상에 어둠과 빛이 생기고 하늘과 물, 땅과 나무 그리고 큰 짐승과 작은 짐승 등이 생겨난다. 그리고 먼지와 하느님의 숨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사람 아담과 그의 외로움의 모습에 최초의 여자 이브의 탄생.

이 모든 과정들이 웅장하면서 평화롭고 아름답다. 하지만 이 평화는 오래가지 못한다. 

앎의 나무에서 종종 쉬던 이브는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것이 궁금해졌고 그런 그녀에게 뱀이 계속 속삭인다.

‘그거 알아? 그거 알아? 그거 알아?’ 

결국 모든 것을 알고 싶었던 이브는 하느님이 먹지 말라던 그 열매를 먹게 되고, 아담 또한 먹게 된다.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작가의 손에서 다시 쓰인 이야기 성경책 『바이블』은

하나의 연극처럼 3막으로 풀어나가던 야곱의 아들 중 막내 요셉의 이야기, 초파리가 전해주는 히브리인들에게 약속한 땅을 되찾아가는 모세의 이야기, 공든 탑이 무너지며 서로 다른 언어를 쓰게 되고 서로 다른 민족이 되어가던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한 삼손과 지혜의 왕 솔로몬 이야기 등

어떻게 무의 세상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는지 창세기부터 탈출기, 판관기, 열왕기, 유배기, 신약까지의 이야기를 다양한 문체와 방법으로 풀어 나간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다시 쓰이고 있는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성경책을 끝까지, 아니 제대로 읽어볼 수 있었다. 




그저 책을 읽다 보면 접하게 되는 종교적 배경에 대해 알고자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그런데 그 속에서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알아가게 되는 재미에 그리고 그 사람들이 신과 상호작용하며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푹 빠져 읽게 되었다. 

곧잘 변하는 사람들의 마음의 의심과 약함이 불러오던 신의 분노. 그리고 갈등 앞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사람들의 선택으로 이어지던 이야기가 한 편의 동화 같아 좋았고 무엇보다 이를 통해 성경책을 어떤 편견도 없이 읽을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다.

거기에 그림조차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바이블』이라는 점! 




단지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멋진 양장본( 24.5cm*27cm )으로 만들어져 무게가 조금 나간다는 거?! 그래서 일반적으로 들고 다니며 읽는 성경책과 달리 이동하며 읽기에는 조금 힘들다.

하지만 그만큼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이다. 정말 많은 말이 필요 없다.👍

종교와 신앙의 유무를 떠나 성경책을 하나의 '책'으로 접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인 만큼 가치가 있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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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 잠시 길을 읽어도 목적지를 잃지 마라! 대가 고전·인문 시리즈 (LINN 인문고전 시리즈) 8
호메로스 지음, 김성진 편역 / 린(LINN)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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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호메로스 | 린


인문고전 / 525 p.

모든 위대한 문학작품은

『일리아스』이거나

『오디세이아』이다

귀스타브 플로베르

인간의 운명에 신은 항상 함께 하고 있었을까?

수많은 방해와 유혹을 받으며 끊임없는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던 오디세우스를 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던 의문. 그리고 신에 비하면 한없이 나약한 인간이 보이던 강함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나의 삶에서도 그들과 함께한 순간이 있었을까? 나의 선택으로 이어지던 삶에 누군가의 힘으로 역경과 고난 그리고 축복이 오고 가고 있었던 건 아닐까란 엉뚱한 생각도 들 만큼 오디세우스의 삶에서 신들을 빼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영웅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다가오던 오디세우스가 친근하게 느껴지며 그의 이야기에 더 빠질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책 시작과 함께 접할 수 있었던 중세 필사본 속 풍성한 그림 자료가 『오디세이아』의 이야기에 황홀함을 더한다. 정말 감탄만 나오던 그림.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이야기 중간중간 그 상황이 그려진 그림도 만날 수 있으니… 기대해도 좋으리라.^^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트로이 전쟁. 하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는? 머뭇거리며 바로 대답하지 못한 사람 손!!(저요!😂)

그렇다. 『오디세이아』에는 그리스군의 트로이 공략 후의 이야기, 트로이 전쟁에 참여했던 오디세우스가 조국으로 돌아가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그는 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칼립소라는 요정의 섬에 감금되어야 했고, 탈출 후엔 한번 먹기만 하면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는 하스의 열매를 먹는 로토파고스 섬과 애꾸눈 거인족 큐크로푸스가 사는 섬 그리고 바람의 신 아이오로스의 섬, 마법의 여신 키르케가 살고 있는 섬 등 험난한 여정을 해야 했을까?

어디 그뿐이랴?! 그가 험난한 여정 속 위험을 겪는 동안 고향에선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네로페이아에게 구혼하러 온 수많은 귀족들이 모여들어 재산을 축내고 있었으며 이제 겨우 성인이 된 그의 아들 테레마코스는 그 악한 구혼자들을 쫓아내지 못하고 있었으니…

오디세우스는 어떻게 그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는지 그리고 그 많은 구혼자들은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 흥미진진 흘러가는 이야기에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끝을 보게 되는 이야기 오디세이아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낯설지 않은 『오디세이아』의 이야기. 아니 내가 이 이야기를 알고 있다?! 알고 보니 재독에 속한다. (이 몹쓸 기억력을 가진 나란 뇨자😳)

그 당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술술 재미있게 읽었던 이야기를 다시 만난 반가움도 잠시 그림으로 만나게 된 키르케의 모습에 멈칫한다. 아니 왜 울컥하니…. 키르케를 여기서 그림으로 만날 줄이야!!! 꺄아 언니 제가 다시 만나러 갈게요!!

정말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장편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다 읽고 나면 『키르케』도 조만간 다시 만나러 가리라 즐거운 다짐과 함께 처음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오디세이아였다.

수많은 시련과 유혹을 이겨낸 오디세우스처럼 나 또한 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길 바라며... 책의 소 제목을 맘속에 담아본다. 그리고 고전 중의 고전에 속한다는 이 이야기를 두꺼움에 멈칫하고서 아직 시작하지 못한 이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이니 시작해 보시라 권해본다.^^

잠시 길은 잃어도 목적지는 잃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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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0호 : 대학 인문 잡지 한편 10
민음사 편집부 엮음 / 민음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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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잡지 한편

『대학』

민음사 편집부 | 민음사


인문·사회 / 212 p.

고등학생 열에 일곱이 대학을 가는 현실.

지금 대학이란 무엇일까?

하얀 바탕 표지에 적혀있는 두 글자 ‘대학’이 유독 더 크게 보이는 건 아마도 올해 중3이 된 둥이들의 머지않은 미래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학생일 때처럼, 아이들 또한 공부하기 싫다를 입에 달고 산다. 그렇다고 딱히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상태. 그렇게 자연의 순리마냥 초, 중, 고를 다니며 대학 입학을 목표로 하는 지옥 입시 경쟁의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

무엇을 더 배우고 알고 싶어서가 아닌 ‘능력의 줄 세우기가 당연시된 사회에서 능력을 차별의 전제가 아닌 대학의 조건으로 파악하는 한 편’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달리고 달린다. 

하지만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인문잡지 한편 『대학』을 만나니 평소 해왔던 고민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현재 직장을 다니며 내 의지로 새로운 공부를 하고 있다 보니 더 생각이 많아진다. 




 

‘대학’.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생길 때 갔으면 하다가도 ‘대학’을 가지 않은 상태로 세상살이에 적응할 수 있을까란 걱정. 

교육부 통계에 따라 ‘대학 진학 희망자와 재수생 등을 포함한 자원자 수는 47만여 명이고 대학 모집 정원은 48만 5318명이’라지만 지방대 신입생 지원 미달과 달리 피 터지는 인 서울 대학 경쟁률.

대학 입시 거부 선언으로 만들어진 '투명가방끈' 활동가 난다의 글로 엿본 '학력무관의 세계', 교내 청소 노동자의 인권문제를 엿본 '노동문제 동아리 활동기' 등 사회학, 정치학, 교육학, 철학, 지역학, 과학기술학, 역사학, 국문학 등의 대학 안팎에서 쓰인 열 편이 담긴 인문잡지 『한편』 대학을 통해, 새로운 대학 서사의 시작과 끝을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방학이나 졸업을 싫어하며 평생 빠지지 않고 가고 싶은 곳이라 이야기하는 안남 어머니학교 학생들처럼 언젠가 학교가, 대학이 그런 곳이 되길 바라본다. 그리고 능력이 대학의 네임밸류만으로 줄 세워지지 않길 바란다.


인문잡지 『한편』이란?

금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사회학, 정치학, 역사학, 문학, 철학 등 젊은 연구자들의 한편의 글이 담겨있는, 책보다 짧고 논문보다 쉬운 한편의 인문학 잡지이다. 연 3회(1월, 5월, 9월) 발간되고 『한편』 필자와 함께하는 온라인 세미나도 있다.

한편 1호 ‘세대’부터 ‘인플루언서’, ‘환상’, ‘동물’, ‘일’, ‘권위’, ‘중독’, ‘콘텐츠’, ‘외모’, ‘대학’ 그리고 23년 5월 ‘플랫폼’까지. 어느덧 3주년이 되어 한국의 젊은 연구자 인터뷰집 『공부하는 일』도 출간을 앞두고 있다.

하루 한 편 글 읽기로 조금씩 인문학과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 혹 정기구독 전 인문잡지 『한편』과 친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면 무료로 구독 가능한 『한편』 뉴스레터 구독부터 시작해 보면 좋을 듯하다.^^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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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모닝의 힘 - 놀라운 기적을 만드는
김프리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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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시간에 시작하는 하루는 긴 만큼 할 수 있는 일도 많은거 같아요. 하지만 매번 잠에 치여서 시간에 쫓겨사는 하루를 보내니, 이 책으로 리셋하며 다시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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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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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

슈테판 츠바이크 | 안인희 옮김 | 푸른숲


인문교양 / 690 p.

평전이 이래도 되는 건가?

왜 술술 읽혀?! 왜 웬만한 소설보다 흥미로운 거야?? 왜에?

천재적인 글쓰기 재능을 가졌으나 본인이 그 재능을 몰라볼 땐 무한도전에서 ‘잘생겼는데 자기는 몰라, 인기가 많은데 자기는 몰라’를 외치던 하하가 떠올랐고, 그가 만지는 것마다 빚더미로 변하는 과정에선 황금의 손 미다스 왕이, 과도한 꿈에 사로잡혀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성공한 삶을 그리던 때는 돈키호테가 떠올랐던 

그 어느 소설보다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발자크 평전이었다.

그리고 왜 알쓸인잡에서 김영하 작가가 사랑에 빠질만한 인간으로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시조로 꼽히는 오노레 드 발자크를 소개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작고 두꺼운 책 외양에 저 멀리 치우지 마시고 ㅋㅋㅋ 소설 속 한 주인공 못지않은 발자크의 삶을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니 시작해 보시길!^^


그는 일을 했을 뿐 살지는 않았으며 사랑한 적도 없었다.

p.100

발자크는 태어나자마자 집 밖으로 내보내져 유모에게 맡겨졌고, 그곳에서 만 네 살이 될 때까지 살았으며 더욱 넓어지고 살기도 넉넉해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낯선 집에서 하숙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일곱 살 때 기숙학교로 쫓겨나 힘든 학교생활을 7년이나 이어간다.

한 번도 어머니를 가져본 적이 없다고 말하던 그. 자신의 삶에서 모든 불행의 원인이었다는 어머니. 그래서였을까? 그는 어린 시절 내내 자신이 어머니에게서 얻을 수 없었던 모습을 다른 여자들로부터 얻으려고 했다.

어우, 장난 아니었지.


그(나폴레옹)가 칼로 시작한 일을 나는 펜으로 완성하련다.

p.163

하루에 18시간씩 글을 쓴 발자크.

사흘이면 잉크 병이 하나씩 비고 펜이 열 개나 닳아 없어졌을 정도로 20년 동안 74개의 장편소설과 단편소설, 스케치 등 다작을 했던 그는 글쓰기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그는 자신의 재능을 몰랐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기 위해, 더는 돈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처지가 되기 위해 글을 썼다. 

그리고 소설로 부를 얻기보단 다른 삶으로 부와 명예를 얻기를 원했던 그는 글로 번 돈으로 수많은 사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의 재능은 소설 쓰기에만 국한되었고 사업에선 빛을 보지 못했다. 

출판업, 인쇄소, 활자 제조 사업 등 하는 것마다 족족 망하며 적자를 남겼고 의회에서 자리를 차지하려 했으나 뽑히지 못했으며 집을 지었으나 그 집마저 담보로 잡히고 빼앗겼다. 

그래서 또다시 글을 쓰고 쓰고 썼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그리고 다시 또 사업을..... 띠로리.

나는 읽을 수도 쓸 수도 없다네.

p.658

누구나 한 번쯤은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의 선택을 두고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 현재진행형 고민일지도 모른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혹은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이 같다면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결국은 하나의 선택지를 정해 살아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그리고 바람을 가지고 꿈꾸며 살아간다. 내가 선택하지 못한 다른 선택지의 삶을. 지금의 일상을 벗어나 조금은 더 자유롭고 물질적인 안정을 가져다주는 다른 삶을...

그가 만지는 것마다 황금이 아닌 빚더미로 바꾸었음에도 천재적인 재능을 보인 글쓰기가 아닌 다른 일로 명예와 부를 얻고 싶어 끊임없이 시도하고 꿈을 버리지 못했던 발자크처럼. 

가끔 과도하고 공상적이며 낙천적인 천성으로 빚더미가 늘어날 땐 ‘으이구 인간아!’가 나오기도 했지만 아마도, 마감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른 삶의 그 바람이 그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되어주지 않았을까?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바람이 작가로서의 성공을 가져다주었으니, 인생 참 재미있지 않은가?! 

마감 노동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그에게서 도돌이표 같은 일상을 벗어나 로또의 꿈을 꾸는 내 모습이 보이기도 했던 ㅋㅋ 그의 삶에서 지금의 삶에 대해 그려볼 수 있었던 웬만한 소설보다 흥미롭게 읽었던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이었다.

ps. 그의 삶을 보고 나니, 약 90편의 소설로 이루어져 있으며 2000여 명의 등장인물을 다루는 『인간희극』이 보고 싶다. 2000여 명이라니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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