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 신과 인간이 만들어온 이야기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지음,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전경훈 옮김 / 니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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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나 등장하는 이야기 바이블. 그림이 더해져 진행되는 이야기에 절로 빠져들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거 같아요.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도 좋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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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
노재승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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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

고전운문편

노재승 | 뿌리와이파리


고전 시가 / 424 p.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에서 좀비를 만나게 될 거란 걸. 그것도 킬러와 스파이 그리고 테러까지 겸해진 액션 블록버스터 패러디물로 말이다. ㅋㅋㅋㅋㅋ

그런데 더 신기한 건 이 액션물에 수능 고전운문(시가) 21편이 너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는 거!! 뭔데 이렇게 상황에 잘 맞아?! 싶을 정도로 놀랍다.

그리고 좀비가 쫓아오고 킬러와 테러의 위협 앞에서 언제 죽을지 모를 상황임에도 머리털 몇 가락 휘날리며 수업을 계속 진행하는 박삼술 할아버지라니!!

정말 그 상황에 절로 웃음이 터진다.

아, 이 B급 감성 취향 저격이로구나. ㅋㅋㅋㅋㅋ



네이버 웹툰으로 연재 중인 『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웹툰책은 현직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으로 있는 노재승 작가가 고전 운문 수업을 지루해하고 졸려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은 더 재미있고 몰입있는 수업을 하고 싶어 그린 학습만화이다.

그런데 이 학습만화 등장인물 소개부터 심상치 않다. 😎

'박삼술 할아버지 : 수업을 진행한다, 독고혜성 : 수업을 가로챈다, 박은미 : 수업을 듣는다, 구영태 : 수업을 안 듣는다, 요원 J : 미션에 도움이 된다, 부장 : 미션에 도움이 안 된다'는 소개라니. 미친다 정말ㅋㅋㅋㅋㅋ

거기에 '부산행', '미션임파셔블' 등 국내외 영화 패러디와 배우 전광열, 브래드 피트 그리고 만화 캐릭터 설까치 등의 깨알 등장으로 웃음 요소에 힘을 싣는다. 그리고 화려한 액션 장면은 과감히 생략해 주는 센스까지! ㅋㅋㅋㅋ




가볍게 손녀 딸에게 국어 과외로 시작된 고전운문 수업이 어느덧 좀비가 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치료제를 지키고 스파이를 찾으며 킬러들의 습격을 피하면서도 계속된다. 

그런데 이 예상치 못한 전개 상황에 딱 떨어지는 수능 고전운문 수업!!

스파이를 본인이 적출해 보겠다며 박삼술 할아버지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질문 '살어리 살어리랏다 ○○에 살어리랏다!'를 던지며 ○에 들어간 답을 적으라고 하고, 관할도 아닌 대전에 내린다는 부장을 요원 J가 말리다가 결국 보내주며 <가시리> 가시리 가시리잇고 버리고 가시리잇고 날더러 어찌 살라고 버리고 가시리잇고가 깔리며 안타까움을 배가 시키는 등 아주 절묘하게 스며든다.

아니 이렇게까지?! 이 상황에서도?! 와~ 작가님 천잰데?! 

그렇게 BTS가 부르는 '구지가'부터 부산행 좀비 열차에서 들려오는 '동동'과 미션 임파서블식 총격전에 이어지는 '관동별곡' 등 21편의 수능 고전운문(시가)를 만나볼 수 있는 『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

어떠한 상황에서도 수업을 중단하지 않던 노인 무술의 계승자 박삼술 할아버지로 인해 한참을 웃으며 봤던 이야기.

정말 공부란 생각보단 하나의 재미난 이야기를 보다 보니, 수능 고전운문(시가)과 가까워진 느낌이다. 

아, 이래서 『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이구나 했던 학습 만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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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채우는 감각들 - 세계시인선 필사책
에밀리 디킨슨 외 지음, 강은교 외 옮김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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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채우는 감각들』

에밀리 디킨슨 외 3인 | 강은교 외 3인 옮김 | 민음사


세계시 / 120 p.

잉크 한 방울이

백만 명의 사람을 생각하게 할 수도 있다.

조지 고든 바이런

시 많이들 읽으시나요?!^^

저는 종종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생각보다 잘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간혹 시 필사를 할 수 있는 책을 만날 때면 '이때다' 싶은 마음도 들어요. 하나의 시를 필사하면서 한 번 더 깊게 감상하며 즐길 수 있으니!

그런데 거기에 세계시인선 입니다! 오옷!! 저 세계시는 처음입니다.(꺄아 부끄부끄🙈)

『밤을 채우는 감각들』은 19세기를 대표하는 시인 4명

성경과 신화, 셰익스피어를 즐겨 읽고 주로 슬픔과 죽음, 영원 등의 주제를 다룬 미국 시인 '에밀리 디킨슨', 포르투갈의 모더니즘을 이끈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 20세기 현대문학을 열었고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과 심정을 나타내는 시를 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 영국의 대표 낭만주의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을 만날 수 있는데요,

그들의 작품 중에서도 선별된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시간의 빛깔을 한 몽상』,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를 엮은 세계시인선 필사책이랍니다.




『밤을 채우는 감각들』은 총 4부로

19세기를 대표하는 각 네 명의 시인의 간략한 소개를 시작으로 왼편에는 시가, 오른 편에는 시를 쓸 수 있는 필사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엔 노트도 있답니다.




시를 필사해야 하는 만큼 중요한 종이 재질은 120g으로 조금 두꺼운 편이고, 비침이 덜하는 다이어리에 사용하는 종이에요.

그래서!!

만년필, 젤 펜, 일반 볼펜으로 작성 후 비침과 번짐을 확인해 봤어요. 사실 필사용으로 사둔 만년필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에 ㅋㅋㅋㅋ 

그런데 오옷~ 위 오른쪽 비침 정도면 만년필도 사용이 가능할 거 같아요.

그래도 펜과 잉크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필사책에 있는 노트 부분을 활용해 미리 테스트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이제 펜 테스트도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세계시 필사 시작!




양 떼를 지키는 사람

생각하는 건

바람이 세지고, 비가 더 내릴 것 같을 때

비 맞고 다니는 일처럼 번거로운 것.

내게는 야망도 욕망도 없다.

시인이 되는 건 나의 야망이 아니다.

그건 내가 홀로 있는 방식.

페르난두 페소아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페르난두 페소아의 '양 떼를 지키는 사람' 시는 만년필로.



가슴은 우선 즐겁기를

가슴은 우선 즐겁기를 바라지 -

그리곤 - 고통의 회피를 -

그리곤 기껏 - 아픔을 마비시키는

몇 알 진통제들을 -

그리곤 - 잠드는 것을 -

그리곤 - 심판관의 뜻이라면

죽을 자유를 -

에밀리 디킨슨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에밀리 디킨슨의 '고독을 잴 수 없는 것' 시는 젤 펜으로.




다시는 방황하지 않으리

이렇게 밤 이슥도록

우리 다시는 방황하지 않으리,

마음 아직 사랑에 불타고

달빛 아직 밝게 빛나고 있지만.

칼날은 칼집을 닳게 하고,

영혼은 가슴을 해어지게 하는 것이니

마음도 숨 돌리기 위해 멈춤이 있어야 하고,

사랑 자체에도 휴식이 있어야 하리.

밤은 사랑을 위하여 이루어진 것,

그 밤 너무 빨리 샌다 해도

우리 다시는 방황하지 않으리

달빛을 받으며

조지 고든 바이런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

조지 고든 바이런의 '다시는 방황하지 않으리' 시는 일반 펜으로.

그때그때 나의 기분에 따라 혹은 세계시의 느낌에 따라 선택한 시를 필사하는 즐거움이 있는 『밤을 채우는 감각들』. 2023년 새해와 함께 시 쓰기로 시작할 수 있어 더 의미가 있는 거 같아요.^^

시나 필사를 좋아하시는 분들, 혹은 이번 기회에 세계시를 그리고 필사의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19세기를 대표하는 네 시인의 선별된 시를 만나 필사하는 즐거움을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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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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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평전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다가, 최근 TV를 통해 들은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모두가 입모아 재미있게 읽힌다는 발자크의 평전. 두근두근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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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버 - 어느 평범한 학생의 기막힌 이야기
프리드리히 토어베르크 지음, 한미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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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버』

프리드리히 토어베르크 | 한미희 옮김 | 문예출판사


독일 소설 / p.428

7년은 얼마나 짧고 하찮은 시간인가.

그 시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오직 지금 일어나는 일만 저울에 올려졌고,

그래서 두 배로 무거웠다.

p.85

'매우 우수', '우수', '충분', '미흡'으로 평가되는 학업 성취도. 대학 입학 자격을 결정하는 시험인 고등학교 졸업시험. '미흡'은 낙제를 의미했고, 시험의 합격은 전국 모든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여겨졌다.

8세부터 시작해 19세가 될 때까지 12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면서 그 과정보다는 균등한 틀에 갇힌 채 '결과'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이 좌지우지되는 것이다.

누가 그들에게 한 인간의 삶을 결정할 권리를 주었을까? 그 자격을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오직 당신, 교수님이시죠! …… 임신 초기의 태아가 세상에 나와도 되는지 묻는 거예요. 말도 안 되지요, 그렇죠? 설사 그럴 수 있다고 해도 누가, 누가, 대체 누가 태아에게 자격이 없다고 말할 권리가 있을까요?' p.242-243




 

한 교수는 게르버를 재능이 많고 오래전 학교 수준을 벗어난 젊은이라 말한다. 그리고 그의 반항적인 모습은 단지 젊은이의 자연스러운 기질에서 오는 거며, 학교가 주는 기회가 충분하지 않은 거라 말한다.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 신으로 거닐고 싶었던 절대적 권위를 지닌 수학 교수 쿠퍼신(神)은 게르버가 자신의 수업에서 웃을 일이 없을 거라 말하며 버릇없는 그의 기를 꺾어놓을 거라 말한다. 그것도 게르버의 아버지에게 대놓고. 

동일한 인물 게르버를 두고 다른 말을 하는 교수들. 그들의 견해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과연 이 상황에서 아주 중요한 학년 '졸업반'이 된 게르버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교수로부터 졸업 시험에 대해 합격 판정을 받아야 했던 그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 상황을 잘 헤쳐나가길 응원했다. 그리고 절대 권력에 푹 빠진 교수 쿠퍼신에게 K.O를 날려주길 바랐다. 

때론 그가 이성 친구로 인해 방황하고 학업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면 절로 잔소리를 하게 만들었지만 그 또한 청소년이었으니 또 이해가 되던 웃픈 상황이 생긴다. 그리고 너무나도 생생하게 그려지는 인물들의 행동과 사회 제도가 현실감 있게 다가와 지금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뒤로 갈수록 빠져들었던 소설 『게르버』였다.

저항해? 기회가 오면 바로 강하게 버텨?

나는 납작 엎드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맙소사, 졸업반이야, 중요한 학년이라고.

p.15

두 아이의 부모로서, 게르버가 처한 상황이 남 일 같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지금 현재 모든 학생들의 일처럼 여겨졌다. 특히 고3 수험생들의 모습이 덧입혀지며 숨이 막혀왔다. 

특히 반 전체가 보는 앞에서 교수로부터 따귀를 맞은 슐라이히가 그 교수에게 미흡을 받지 않기 위해 용서를 빌어야 했을 때, 쿠퍼신의 질문에 모든 대답을 하던 차셰가 미흡을 받을 때까지 계속 테스트를 받아야 했을 때 그리고 게르버의 생각지도 못한 마지막 선택에.

나 또한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제도에 따라 살았다. 그리고 그들처럼 그 모든 일이 얼른 다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생각했었다.

나치 정부의 금서 판정을 받았던 『게르버』를 통해 지금 학교의 역할이 무엇일지 생각을 안 해볼 수가 없다.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어떤 일이 우리 중 한 사람에게 일어난다면, 그건 더는 개인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

내 청춘은 슬프게 지나갔네

봄의 환희를 느끼지도 못했는데

가을은 다가올 이별의 전율을 불어넣고

내 마음은 죽음을 꿈꾼다네- p.397

학생은 진리를 몰라요?

학생은 정의를 몰라요?

학생은 사랑을 몰라요?

그걸 몰라요?! 고마워요, 이제 됐어요. 끝났습니다, 인생 수험생…… 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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