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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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올랐던 그리스인 조르바,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해요. 이윤기님이 번역한 책이라 더 반가운 마음으로 이제서야 읽어보려합니다.^^ 너무 기대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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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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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 양억관 (옮김) | 민음사

일본소설 / p.572

언제부터였을까? 책을 읽으며 저자가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배경으로 쓰인 책인지를 찾아보고 다시 생각해 보기 시작한 것이. 예전엔 그저 이야기에 푹 빠져 등장인물마다의 사연에 집중을 하며 조금은 더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던 거 같은데, 이젠 그게 되지 않는다. 그래서 책을 읽을수록, 서평을 쓸수록 더 어렵게 다가온다. 특히 서평이.... 그래서 더 고민되었던 「노르웨이의 숲」.

두께가 제법 있음에도 길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술술 읽힌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분명 처음엔 '무라카미 하루키를 만나기 위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이라는 띠지에 적힌 문구를 보며 '제대로 선택했구나, 나도 드디어 '노르웨이의 숲'을 읽어보게 되는구나' 설레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온전히 예전처럼 이야기로만 본다면 흥분을 아니할 수 없었던 이야기였고, 배경을 생각하고 저자의 의도를 그나마 생각하며 '그래, 그 시절엔 그럴 수 있었을지도.. 그런 사람들도 있었겠지..' 하다가도 '아니 그래도 그렇지, 어쩜 이래?!'가 되어버리던 이야기였다.



언제까지고 나를 잊지 마.

내가 여기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 줘.

p.24

독일 함부르크 공항에 막 착륙한 비행기 안에서 울린 비틀스의 '노르웨이의 숲'을 듣고 와타나베는 잃어버린 시간, 죽거나 떠나간 사람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추억을 떠올린다.

세 살부터 같이 놀았고 온갖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잘 이해하면서 자랐던 기즈키와 나오코. 그리고 그의 베프 와타나베. 셋은 항상 함께 였다. 하지만 열일곱의 나이에 기즈키가 갑작스럽게 자살로 삶을 마감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기즈키가 세상을 떠난 다음엔 사람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도대체 무엇인지 알지 못하게 된다.

힘든 기억으로 인해 고향을 떠나 도쿄에 있는 대학교로 진학을 한 와타나베, 그리고 도쿄로 올라온 나오코. 둘은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고 기즈키를 잃은 슬픔을 공유하며 특별한 애정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나오코가 요양원에 들어가게 됨으로써 둘은 편지로 인연을 이어가게 되고 기즈키는 그녀에 대한 감정이 사랑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대학교에서 만나게 된 친구 미도리와 시간 또한 보내게 되는데...




우리에게도 아주 정상적인 부분이 있어.

그건 우리는 스스로 비정상이란 걸 안다는 거지.

p.298

와타나베를 만나는 사람마다 그의 말투가 특이한 거 같다는 말과 함께 순수하고 제대로 된 사람인 거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난 공감하지 못했다. 나오코에 대한 감정을 깨달았음에도 대학 선배와 함께 헌팅을 하고 자연스럽게 여자들과 자기를 여러 번이었고 미도리와도 분위기에 끌려 키스를 했으며 급기야 나오코와 함께 요양원에 머물던 레이코와도 잔다. 이렇다 보니 이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설마 이 사람이랑도?!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기까지 했다.

더욱 놀라웠던 건 대학 선배 또한 여자 친구가 있었고 미도리 또한 남자친구가 있었다는 것.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면 참을 수 있지 않냐며 왜 나 하나만으로 안 되냐고 묻는 여자친구의 말에 선배는 네가 남자의 성욕에 대해 잘 몰라서 그렇다며 오히려 그저 그 여자들과 만나서 하고 헤어지는 게 다인데 왜 안되냐고 묻는다.(미친 거 아니냐?!)

그리고 미도리는 와타나베에게 마스터베이션을 할 때 자기를 떠올리며 해보라며 권하기까지 하고 감상을 들려달라고 했으며 와타나베가 자신을 덮치고 자기는 안된다고 말하는 환상을 말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13살 여자아이에게 당하는 30대 여성 레이코도 있다.

완독 후 흥분해서 같이 책을 읽은 분들께 다다닥. 그중 한 분이 '상실'에 대한 심리 소설이라고 한다. '어떤 상실이요?'라고 물음과 동시에 떠오르던 원래의 제목 '상실의 시대' 그리고 이 책이 쓰인 배경 1960년대 말 고도성장기 일본. 이 시기의 위태로운 청춘들을 그린 것인가?! 한참을 생각하다가도 갸웃. '고독한 도시 한가운데에서 살아가는 청춘의 아픔과 사랑의 순간을 강렬하게 그려 낸 시대의 소설'이라는 설명을 보고서도 갸웃.

모르겠다. 시대 배경을 알았지만 소설을 읽으며 그 '상실'이 난 느껴지지 않았다. 이 책에 나오던 수많은 죽음을 상실로 표현한 걸까?! 만약 '상실'이 있었다고 해도 모든 것을 성욕으로 풀려고 했던 게... 아픔이었을까?

ps. 같이 읽으신 분 중 한 분이 20대에 읽고, 40대에 재독을 했지만 반응은 같았다고. 후에 다시 읽었을 때 또 같은 반응일지 궁금하다고 한다. 그러게 나 또한 후에 다시 읽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노르웨이의 숲, 인상 깊은 글귀

나는 시간의 세례를 받지 않은 것을 읽는 데 귀중한 시간을 소모하고 싶지 않아. 인생은 짧으니까. p.67

고독한 걸 좋아하는 인간 같은 건 없어. 실망하는 게 싫을 뿐이야. p.112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신사지. p.119

우리는 그때 만나야 했기에 만났을 것이고 그때 만나지 않았더라도 또 다른 곳에서 만났을 것이다. p.125

우리는 무인도에서 자란 벌거벗은 어린아이 같은 존재였어. 배가 고프면 바나나를 먹고 외로우면 둘이서 끌어안은 채 잠들었지. 그런 상태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잖아. 우리는 점점 커 갈 거고 사회 속으로 나가야만 했어. 넌 우리한테 정말 중요한 존재였어. 너는 우리와 바깥 세계를 연결해 주는 연결 고리 같은 의미를 띤 존재였어. 우리는 너를 매개로 하여 바깥 세계에 동화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했던 거야. 결국은 잘되지 않았지만. p. 261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가, 내가 모르는 사이에. p.281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은 다 이것저것 서로 강요하면서 살아가니까.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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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음,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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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영미소설 / p.445

‘주말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 조금만 읽을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드라마고 뭐고 푹 빠져서 그 자리에서 다 읽었다. ‘분명 처음엔 냉정한 수잔을 보며 욕하면서 읽은 거 같은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다. 거기에 완독 후 밀려오던 행복감과 충만함이란!

책 장수가 줄어들수록 왜 이 책이 넷플릭스 영화로 결정되었는지 알 수 있었고, 영상으로 만나게 될 한 명, 한 명 등장인물들이 기대되었다.



어느 날, 출근 전 아침 남동생 에드워드로부터 걸려온 전화로 들은 엄마의 죽음. 호들갑과 한숨 따위의 인사, 어색한 포옹, 만난 적도 없고 존재조차도 몰랐던 누군가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그 인사치레를 받아주는 것 따위가 머릿속으로 그려진 그녀는 굳이 이 사실을 사무실에 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평소처럼 출근을 한다.

친엄마의 사망 소식을 들었는데 평소처럼 출근하는 그녀의 냉혹한 모습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엄마의 유언에 따라 집이 남동생에게 상속되었다는 사실에 자신의 몫의 정당한 유산을 받아낼 거라며 법적인 조치까지 불사르겠다는 그녀!!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마흔세 살임에도 엄마의 보호 아래 생활하는 남동생 에드워드, 자신의 은신처를 파괴하고 망나니와 같은 행동을 보이던 그가 속임수를 썼거나 엄마를 괴롭혔거나 정신없는 틈을 타서 유언장에 분명 간섭을 했을 거라고 거의 확신하던 수잔. 엄마가 쓰던 침실을 그림 작업실로, 자기가 쓰던 방은 음악 감상실로, 식당에는 당구대를 놓겠단 에드워드를 보고 있자니 그래 어쩌면.... 이란 상상을 나도 하게 된다.

그러다 점차 밝혀지는 진실에 ‘아... 그래서 수잔이 그렇게 행동했구나.’ 이해를 하게 되고, 목사님에게만 밝힌 엄마의 비밀에선 헉!(이모가 그래서 엄마의 유언을 그만 받아들이는 게 어떻겠냐고 했던 게.... ㅜㅜ), 롭과의 사랑에선 몽글몽글, 이야기가 끝날 때쯤 에드워드의 마음마저 알게 되며 해피엔딩! (그래도 인마, 너 그러는 거 아냐!!)

정말 나랑은 다르게 기억하네. 역시 진실은 주관적이니까. 다들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거야. 어쩌면 우리 둘 다 맞을지도 몰라. p.420





어렸을 땐 그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40대만 되어도 다 이루고 안정적이게 살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그 나이가 되어보니 오히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래서 수잔의 성장이 반가웠고 힘이 되기도 했다. ‘그래, 어른이 되어서도 배우고 성장해 나가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며 나의 성장 또한 현재 진행형!

ps. 임신을 했음에도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지려고 하는 수잔이 멋졌고 무엇보다 미혼모가 된다는 그녀를 축하해 주던 주위 사람들과 그 문화가 너무 부러웠다. 생물학적 아빠인 리처드의 청혼을 거절하던 수잔이라니!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사랑을 선택한 그 용기에 박수가 절로 나오면서도 그 문화에서 할 수 있었던 행동이라는 생각에 한편으론 씁쓸하다. 우리 나란 아직.... ㅜㅜ

캑터스, 인상 깊은 글귀

▶ 당신 혼자 만든 게 아니라고. 반은 나야. 나처럼 생기고, 나처럼 생각하고, 나처럼 걷고 말할 거라고. 아기의 미래에 대한 내 몫의 권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 p.133

▶ “저에겐 사람들의 내면이 중요해요.” 케이트가 말했다. “어떤 옷을 입는지, 어떤 차를 타는지, 사람들에게 인기 있거나 유행에 민감하거나 외모가 훌륭한지는 제게 중요하지 않아요. p.164

▶ 요즘 동화의 결말은 다양한 내용으로 바뀌었어요. 공주는 왕자와 함께해도 괜찮고, 하인과 함께해도 괜찮고, 혼자의 힘으로 극복해도 괜찮아요. 또 다른 공주와 사랑에 빠지거나 고양이 여섯 마리를 키우며 살아도 되고, 자기가 왕자가 되겠다고 선언해도 돼요. p.243

▶ ‘안돼’라고만 말하지 말고, 가끔은 ‘그래’ 하고 무언가를 새로 도전해 봐요. 최악이라고 해봤자 무슨 일이 있겠어요? 약간의 창피함, 약간의 어색함이 다예요. 그리고 최선이라고 해봤자, 재미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거잖아요, 또 알아요? 수잔도 즐길 수 있을지. p.291

▶ 다른 사람한테 의지하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요. 내 운명을 내 손으로 쥔다면 그 누구도 나를 실망시킬 수 없으니까요.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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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가계부 2022 - 한 달 한 장이면 끝나는
쓰담여사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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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않고 칠하는 가계부라니!! 뭔가 재미있을거 같아서 오래오래 기록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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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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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곗덩어리

기 드 모파상 | 임미경 옮김 | 열린책들

세계문학/p.127

책의 겉표지보다 사람의 외모보다 상품의 겉모습보다 더 중요한 건 내용이고 내면이며 내실이라고 생각하고 말하며 다짐도 한다. 하지만 막상 눈이 먼저 가게 되는 건 속이 아닌 ‘겉’이다. 이처럼 제목은 흥미로웠지만 왠지 손이 가지 않았던 '비곗덩어리'였다.

처음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나이보다 일찍 살이 오른 몸매로 '비곗덩어리'로 불렸던 화류계 여인 엘리자베트 루세 양 보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그녀의 희생을 강요하고 당연시 여긴 그들이 더 '비곗덩어리'가 아니었을까?'였다. 그러다 문득 '비곗덩어리'를 떠올린 나는 나 또한 그것을 만지지 않기 위해 멀리할 거라는 생각이 스쳐지나 가면서 처음 떠올렸던 질문이 이젠 '과연 난 어디에 속하고 있을까?'로 바뀌게 되었다.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오며 아주 작은 위선부터 내가 모르고 행했을 위선들까지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에 속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권리를 포기해야 하고 불합리한 상황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는지 전쟁터에서 직접 인간의 위선을 처절하게 경험했던 저자가 3편의 이야기로 들려주는 이야기.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프로이센군에게 점령당하며 전쟁에 패한 조국 프랑스를 버리고 각기 다른 목표를 가지고서 국경을 넘으려고 상인 부부, 귀족 부부, 세력가이자 퇴역 장교 부부 그리고 두 수녀와 혁명가 코르뉘데라, 비곗덩어리로 불리는 엘리자베트 루세양이 일행이되어 떠난다. 마차 안에서조차 존재하는 다양한 계급은 마치 작은 사회를 보는 듯하다.

눈 내리는 길로 인해 식당가를 찾지 못한 그들은 비곗덩어리만이 준비해온 음식을 나눠 먹으며 간신히 토트에 도착한다. 하지만 그곳에 머물고 있던 프로이센 장교의 루세 양과 자고 싶다는 욕망으로 인해 발이 묶인다. 처음엔 어떻게 그런 제의를 할 수 있냐고 자신이 모욕을 받은 듯 화를 내던 그들이 지체되는 시간이 길어지자 루세 양에게 화살을 돌리며 급기야 설득하기 시작한다.

아무 남자하고나 자는 게 저 여자의 직업인데, 누구는 받고 다른 누구는 마다하는 건 대체 무슨 이유랍니까? p.64

그녀를 설득시키기 위해 유티드와 홀로페르네스가 인용되었고 클레오파트라 등 자신의 육체를 지배 수단으로 무기 삼았던 여자들이 언급되었으며 천연두에 걸린 수백 명의 병사를 간호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길을 나선 수녀들 또한 나서기 시작한다. 프로이센 장교의 욕심으로 인해 이렇게 발이 묶여있는 동안에도 상당수의 프랑스 병사가 죽어 나갈 거라고 말하던 수녀와 그녀를 어린 아가씨라 부르며 온화한 태도로 공략하던 백작.

그렇게 그들의 공략에 넘어간 루세 양 그리고 길을 떠나게 된 일행. (그래, 이때까지만 해도 그럴 줄은 전혀 몰랐지.ㅠㅠ)



아무도 이 여자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이 여자를 생각하지도 않았다. 비곗덩어리는 행세만 번듯한 저 파렴치한들에게 자신이 철저히 멸시당하고 있음을 느꼈다. 저들은 자신을 희생물로 이용했고, 그런 다음에는 더럽혀져서 쓸모 없어진 물건처럼 멀찍이 내쳐 버렸다. p.81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틀리다더니, 바로 떠나는 당일 절박한 고비에서 구조를 받았던 그들을 구해준 그녀의 존재는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 그녀를 경멸하고 멀리한다. 혹여나 불순한 것이 몸에 닿을까 봐 그녀의 몸을 피하고 그녀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일행들. 급히 나온다고 아무것도 챙겨오지 못한 그녀에게 어떠한 나눔도 없이 다시 길을 나서는 마차 안에서 자기들끼리 먹기 바쁘다.

추악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정말 인간의 이기주의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 과연 인간의 이기주의의 끝이 있긴 한 걸까?

지금도 여전히 코르뉘데가 부르던 ‘라 마르세예즈’ 노랫소리 사이에 울고 있는 그녀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1870년 20세 나이로 프로이센 프랑스 전쟁에 참전한 작가의 경험이 모티프가 되었던 소설 ‘두 친구’를 통해서는 전쟁에 대한 혐오감과 전쟁으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 그리고 잔인성을, 기막힌 반전으로 마지막 뒤통수를 강하게 쳤던 ‘목걸이’를 통해선 삶의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었다.

그 목걸이를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그걸 어찌 알랴? 누가 알 수 있을까? 참으로 얄궂은, 종잡을 수 없는 게 바로 삶인 것을! 그 얼마나 사소한 일이 우리의 삶을 파멸과 구원으로 갈라 놓곤 하는지! p.117

인간의 뒤틀린 욕망을 저자만의 간결하고 생생한 문장으로 만나볼 수 있었던 세 편의 이야기. 이렇게 또 좋은 저자를 알게 되어 더 좋았던 시간. 그의 다른 작품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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