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사장의 지대넓얕 1 : 권력의 탄생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생각을 넓혀 주는 어린이 교양 도서
채사장.마케마케 지음, 정용환 그림 / 돌핀북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채사장의 지대넓얕 1권 권력의 탄생

채사장 | 돌핀북

세계사 학습만화/p.164

물 1스푼, 미생물 1스푼, 욕망.... 이크 욕망을 엎질렀네.

다른 행성들에 비해 욕망이 조금 과하게 들어간 '지구',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이곳에 신 하나가 던져졌어. 신은 신인데 레벨이 낮아. 굳이 말하면 쪼렙신이라고 할까. p.14~15

첫 시작부터 빵 터트려주며 시작한 채사장의 지대넓얕, 인문학 도서에 속한다고 해서 아무리 어린이용이라도 어렵지 않을까란 나의 걱정은 책을 읽을수록 괜한 걱정임이 드러난다. 지구의 탄생부터 시작해 수포자가 정석의 맨 앞부분 교집합을 알 듯 누구나 아는 구석기, 신석기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권력이 탄생하는 근대 자본주의 설명까지 재미있어도 너무 재미있다.

‘학교 다닐 때 이렇게 배웠다면 공부가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역사, 경제, 윤리, 과학, 예술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천일야화처럼 연결해 풀어놓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어린이를 위한 스토리 만화로 나온다고 했을 때 이건 둥이들과 읽어야 한다며 내가 더 기다렸던 책이다. 사실 으른 책을 안 읽었기에 이 기회에 읽어보자는 생각도 없지 않아 있었다. ㅎㅎㅎ


「채사장의 지대넓얕」 1권은 권력의 탄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을 신들 중 가장 쪼렙신인 ‘알파’와 그의 친구 ‘마스터’ 그리고 처음 존재한 인간 ‘오메가’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풀어 놓았다. 처음 인간을 자신보다 약하다며 깔보던 알파신이 어쩌다 인간을 돕게 되고 지배를 당하게 되었는지, 구석기 평등사회에서 알파의 친구였던 오메가가 우연한 계기로 발견한 생산수단으로 어떻게 부를 쌓고 권력을 가지게 되었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자신의 부와 권력을 후손에 이르기까지 권세를 물려주며 오메가의 후손들이 스스로를 신이라고 일컫게 되면서 절대적인 권력 아래 진짜 신인 알파를 노예로까지 부리는데.... 아오! 어쩜 그림조차 찰떡인지 그래서 더 화를 내며 본거 같다. 인간을 위해 신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성장해 가는 하급 신 알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첫 장부터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채사장의 지대넓얕」은 아이들이 손이 가게 만드는 '만화'로 만들어진 어린이 교양도서이다. 그렇다고 전체가 만화가 아닌 적절한 분량으로 글과 함께 배치해 '만화'라는 단어에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 알았다는 듯 안심시킨다.



무엇보다 채사장의 핵심노트의 핵심 단어를 통해 많은 사건들을 연결해 흐름을 찾으며 정리할 수 있어 고학년인 부모로서 더 좋았다. 또한 마스터의 보고서와 최종 정리를 통해서는 조금 더 깊게 교과서 내용의 배경지식을 정리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토론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브레이크 타임란에서 미로 탈출, 다른 그림 찾기, 가로세로 낱말 풀이 등 재미있는 퀴즈를 풀며 인문학에 조금 더 가까이 가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책 중간중간 들어간 쉬어가는 페이지! 왜 내가 더 좋은지 모를 일이다. (내가 제일 열심히 함. ㅋㅋㅋ)





책을 읽다가 중간에 발견한 특별 부록 ‘보드게임판’, 책 속에 담겨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있어 도착하는 칸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보기에도 좋다. 연대기 순으로 나열된 것이 아닌 인류 변천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보드게임을 하며 자연스럽게 흐름을 익힐 수 있다.

이처럼 어린 저학년부터 고학년 그리고 성인까지 모두 함께 즐기며 읽을 수 있도록 잘 구성되어 있는 「채사장의 지대넓얕」.




그런데 우린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걸까? 그것도 이렇게 어린이용 교양 도서로 다시 나오면서까지 말이다. 그에 대해선 저자의 말을 통해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오늘날 왜 경제에 의해서 세계가 좌지우지되는지 원인과 흐름을 이해해야 나를 이해할 수 있고, 나를 이해해야 가족과 친구, 이웃도 이해할 수 있으며 내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세계를 보는 눈을 뜨게 해주는 인문학을 조금이라도 더 어릴 때 알았으면 했다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마음을 전한다.

확실히 지금은 교과서에서 배우는 지식만으로 세상을 살아가긴 힘들다. '왜 어떤 사람은 부자이고, 어떤 사람은 가난할까?', '왜 누구는 일을 시키고, 누군가는 복종할까?' 란 질문에 세상을 이해하는 인문학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보자. 분명 세상을, 나를 그리고 주위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시작이 될 것이다.

힘을 길러 진짜 지식을 얻어 지혜를 가진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정말 잘 느껴지던 책, 「채사장의 지대넓얕」이었다. 그런데 2권은 언제 나오나요???^^ 재미있으니 으른책도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이젠 나는 으른책으로 다시 정주행을 목표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중록 외전 아르테 오리지널 5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잠중록 외전

처처칭한 | 서미영 옮김 | 아르테

로맨스소설 / p.264

천재 추리 소녀 황재하가 돌아왔다. 그것도 아주 이쁜 양장본의 옷을 입고 이서백과 황재하의 혼인을 앞둔 외전으로!!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거기에 추리소설까지 좋아한다면 꼭 보시라고 권하면서 시작!ㅎㅎㅎ 혹 1~4권 안 읽어서 언제 외전까지 보나요?!하실 필요도 없다.(저도 사실 1권까지 읽었어요. 소곤소곤)

외전이 시작되기 전 인물 소개를 통해 어느 정도의 파악도 가능하고 단독적인 사건의 이야기이므로 외전만 읽어도 술술 읽힌다. 물론 1권이라도 읽고 본다면 그 특유의 인물이 담고 있는 매력을 더 잘 느낄 수 있겠지만 외전을 읽고 1권부터 정주행해도 좋다. 이러나저러나 읽는 것이 중한 것이니!

사극 로맨스 소설이지만 로맨스의 비중보다 추리 비중이 조금 더 크게 자리 잡고 있어 황재하와 함께 범인을 추리해나가는 재미와 예고 없이 훅 들어오는 로맨스까지 두 배의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이번 외전에서 주인공들의 2세까지 만날 수 있으니 기대해도 좋을 듯!^^

사건을 추리해 나갈 때마다 자신의 비녀를 뽑아 정리를 해나가는 버릇이 있는 황재하, ‘비녀의 기록’이라는 뜻을 지닌 잠중록 그 자체로 더 치밀해진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264페이지조차 짧게 느껴지게 만드는 이 재미! 메말라가고 있던 요즘 단비와 같았던 잠중록 외전이었다. 역시 가끔 이렇게 달달함으로 충전을!



황재하는 촉 지방 형부 시랑의 딸로 가족 독살의 누명을 벗고 기왕 이서백과 혼인을 앞둔 상태이다. 그런데 옛 약혼자였던 왕온이 돈황에 부임한지 3개월 만에 사람을 죽이고 사라졌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사주 구 자사와 통상에 관해 상의할 것이 있어서 온 거안국 사신, 그를 위한 주연이 끝나고 부하들과 함께 군영으로 돌아가다 왕온은 길 건너 초조하게 서 있는 사신을 보게 되고 그와 함께 골목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밖에서 기다리며 부하들이 ‘왜 이렇게 안 나오시지?!’라는 의문을 가질 때쯤 들려오는 사람 비명 소리 그리고 피가 떨어지는 청애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나오는 왕온.

무슨 일이냐고 묻는 부하의 물음에는 답하지도 않은 채 막다른 골목 안 얼굴이 마구 베어져 살점이 모두 벌어진 채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는 거인국 사신만 남겨두고 말을 몰아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런데 청애가 성 밖 군영 옆에 있는 주막집에서 그것도 부하 경해의 등에 찔린 상태로 발견되고 탕천은 살해되었다는 소식이 또 들려온다.

아니 이게 무슨 일?! 두 사건 모두 삼경 북소리가 들린 같은 시각에 성 안과 밖에서 동시에 일어났는데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한 명, 왕온이다.

누구나 다 아는 왕온의 칼 청애는 푸른빛이 도는 칼날에 애자 형상의 코등 그리고 손잡이 부분에 감아놓은 사슴 가죽이 있고 특히 애자의 부릅 뜬 눈에 박힌 최고급 홍보성 두 알이 박혀있으니 결코 다른 사람의 칼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하나는 왕온이 가져갔고 하나는 경해의 등에 꽂힌 상태에서 발견된 칼,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나름의 추리를 하면서 보지만 추리할수록 미궁 속에 빠져간다. 이서백의 허락하에 사건을 해결하러 간 황재하와 주자진이 거안 병사들에게 쫓기며 사막을 가로지르던 추격신에선 잡히면 어쩌나 걱정했을 정도로 긴박감이 흐른다. 그때 피를 뒤집어쓰고 붉은 석양에 잠긴 채,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서슬 퍼런 기세로 달려온 이서백!(꺄아아아 소리 질러!) 정말 이런 재미에 계속 보게 되는 로맨스 소설ㅎㅎㅎ

“숭고, 내가 너의 어떤 점이 제일 마음에 안 드는지 알아?”

황제하가 주자진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그야 당연히 제가 사건의 진상을 자진 공자에게 미리 얘기해 주지 않은 거겠죠.”

“쳇! 알고 있었단 말이야!” 132

촉 지방의 포두로 시체 검시에는 탁월하나 사건을 꿰뚫는 능력은 부족하여 늘 황재하와 함께 하면서도 항상 한발 늦게 범인을 알아채는 주자진, 범인이 누구인지, 범행을 어떻게 저질렀는지 알겠다는 황재하를 보다 보면 절로 나 또한 주자진의 마음이 된다.

둘이서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재미가 있었고 이국 미인 무라야한나의 밝혀진 반전도 놀라웠다. 설마 그런 비밀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간우의 노랫소리에 더해진 그녀의 목소리가 음을 쌓아가며 한숨을 내뱉듯 한 구절 그대여 술 한 잔 더 받으시오, 서쪽 양관을 나가면 더는 벗도 없으리. p.231 반복되는 부분에선 나도 모르게 울컥.

정말 미스터리와 로맨스가 잘 어우러져 단숨에 읽은 잠중록 외전, 다음 이야기를 또 만나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그들의 2세가 나온 이야기에선 엄마 미소가 절로 지어졌는데 아이고야, 황재하의 추리능력이 아이들의 속임수에도 적용되었으니 이 아이들 어쩌나 ㅋㅋㅋㅋㅋㅋ

"현담아, 조금만 더 기다려볼까. 저 가무를 보니 엄마가 예전에 알았던 벗들이 생각나네."

"벗은 무슨, 살인범 아니면 살해를 당한 사람이겠죠. 어머니랑 아버지한테 살아 있는 친구도 있어요?" p.234

“현담아, 너 정말 가엽다.”

“가여워하지 않아도 돼. 우리 어머니가 이미 너희 집으로도 찾아가셨을 테니까, 세 어머니가 모여서 우리 셋을 어찌하면 좋을지 상의한다고 하셨어.” p2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채사장의 지대넓얕 1 : 권력의 탄생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생각을 넓혀 주는 어린이 교양 도서
채사장.마케마케 지음, 정용환 그림 / 돌핀북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 시작부터 쪼렙신으로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지대넓얕, 만화와 글이 적절하게 사용되어 순식간에 읽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을 어떻게 이렇게 눈에 보이듯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정말 설명을 잘 풀어놓아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이야기로 풀어놓은 정의는 또다시 정리해두어 다시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브레이크 타임에 있던 미로 탈출, 다른 그림 찾기 등을 통해 재미까지 더했다. 정말 다음 권이 더 기대되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달 2 (일러스트 특별판) - 단 하나의 마음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2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의 꿈을 훔친다고 해서 네 꿈이 되지는 않아.
잃어버린 빛을 다시 찾을 수 없다고. p.53




잃어버린 빛을 찾아 스몰의 꿈을 훔친 꿈도둑. 그 꿈은 다름 아닌 스몰과 초록 사람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로 그들의 마음을 훔친 것과 같았다.

우연히 초록 사람을 구해주었던 스몰은 다시 만난 초록 사람에게 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선 만남을 이어간다. 홀로 쭈구려 앉아 바닥에 외톨이 스몰, 겁쟁이 스몰이라고 낙서하며 어두운 표정을 하던 스몰이 초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점차 밝아지던 그 모습이란! 보는 나조차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런데 형이라는 빅은 그런 스몰의 마음은 뒷전이다. 그 꿈을 돌려주지 못하게 막을 뿐만 아니라 찾고 나서도 스몰에게 자신의 허락 없이는 돌려주지 말라고 한다. 한 달 뒤에 있을 공연을 위해 별신을 가지고 노아를 위협하더니 이제는 동생까지!!!!




빅과 스몰의 관계 또한 바뀌어가겠지?!  그리고 꿈도둑이 잃어버린 빛은 무엇이고 루나와 아는 듯한 꿈도둑의 사연도 궁금해진다. 왜 그의 모습에서 자신의 꿈을 찾아 허우적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일까?

나 또한 그땐 그랬지라며 나의 어릴 적도 생각나게 하던 이야기. 그래서 더 마음이 가는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상한 사람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상한 사람들

히가시노 게이고 | 윤성원 옮김 | RHK

추리소설/p.296

「수상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떠오른 그날 밤, 그 사람. 학원이 끝난 늦은 밤 시간 집으로 돌아가던 고등학생 때였다. 처음엔 내 뒤에서 들려오던 발소리에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이겠지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설마...’라는 의심이 자리 잡기 시작했고 결국 그 의심은 공포감으로 이어졌다.

그 사람이 내 앞으로 가면 이 공포감이 사라지지 않을까란 생각에 난 걸음을 멈추어 그 사람이 먼저 지나가길 바라며 비켜주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지나가지 않은 채 오히려 그 자리에 멈추더니 나를 쳐다보는 게 아니겠는가? 오마이갓! 결국 난 '걸음아 나 살려라' 하며 전속력으로 집까지 뛰어갔다.

가끔 그날을 떠올릴 때면 아무 일 없어서 다행이었다며 안심하곤 했다. 그런데 ‘가장 수상한 사람은 나 자신이 아닐까’라는 역자의 말에 ‘정말 그 사람에겐 내가 더 수상한 사람이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어쩌면 온전히 그 상황을 내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며 나의 의심이 만든 에피소드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른다.(와 그건 그것대로 반전인데?!)

이처럼 우리가 평소에 가질 수 있는 사소한 감정들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인물들과 만나 일어나는 사건들, 그래서 더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7편의 이야기를 담은 「수상한 사람들」왜 사람들이 히가시노 게이고를 외치는지 초기 단편집에 속하는 이 책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니 초기 작품이 이 정도면 뒤에 나온 작품들은 어떻다는 건가?!(궁금증 폭발)




그저 자신의 집을 하룻밤 동료들에게 빌려주었을 뿐인데 출근하기 위해 들린 자신의 집에 낯선 여자가 침대에서 자고 있다. 자신이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기억이 안 난다며 오히려 자신과 밤을 보낸 상대를 찾아주지 않으면 이 집에서 나갈 수 없다고 선포하던 그녀. 황당할 만큼 당당했던 그녀의 모습에 헛웃음을 터트리며 읽어내려가다 전혀 다른 진실을 마주했을 때의 기분이란! 여성의 외모로 판단했던 것에 대해 비웃던 첫 이야기 ‘자고 있던 여자’. 어쩌면 성별을 떠나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낙오자의 길을 걸어가던 그가 절도를 모의하다 경찰에 쫓기게 되고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사람의 집에 숨어들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 ‘판정콜을 다시 한번!’. 근거 없는 증오심으로 자신의 인생을 망쳤던 그가 안타까웠다. 나조차도 그 시절 그때로 되돌 리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외치게 된다.

야근과 주말 근무까지 하던 계장의 죽음과 밝혀지던 진실에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이해되었던 ‘죽으면 일도 못해’, 화려한 결혼식을 하지 못하고 사진을 현상하지 못하며 그녀를 안을 수 없는 이유를 이야기 초반부터 밝혀 경악하며 읽기 시작했던 ‘달콤해야 하는데’, 항상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소꿉친구에게 작은 악의로 등대로 향하게 했다 소름 돋게 했던 결말을 보여줬던 ‘등대에서’ 등

미스터리의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던져주던 메시지가 좋았던 이야기들. 저자 특유의 반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거기에 정말 술술 읽히는 즐거움까지!!(아니 왜 이렇게 술술 읽히지? 신기해하며 읽음 ㅋㅋㅋ)




한 사람의 입장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정말 그 사람의 생각대로 움직이게 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어쩌면 그 사람의 생각이 잘못된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는 각 이야기의 주인공조차 수상해 보였다. 어쩌면 이 사람도 나처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혹 상대방의 행동을 내 뜻대로 해석하고 판단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는지 나도 모르게 난 어떠했지?라며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뒤에 나오는 예상치 못한 결말에 와! 입틀막하면서 나만 진지했던 거냐?! 나 또 속은거냐?! 이불킥도 날리게 만들었던 이야기들. 이러한 사소한 감정들에 휩쓸려 의도치 않게 겪은 경험들 하나씩은 가지고 있지 아니한가?! 그렇다면 저자의 버전으로 된 이야기도 만나보자. 그리고 같이 이불킥해보는걸로!^^




+출판사지원도서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