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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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 보이는 책 제목과 책 소개의 내용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해 읽게 된 책이다. 하지만 위험에 처한 자녀를 보며 무력감을 느끼는 부모 시점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을 보고 내가 생각했던 내용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퍼트리샤는 카터와 결혼하기 전 간호사였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때처럼 손가락으로 동맥을 막는 게 가능할지 아이의 눈꺼풀에서 낚싯바늘을 빼낼 용기가 지금도 있을지 궁금해한다. 그리고 때로는 약간의 위험이 간절했기에 북클럽에 나가게 된다.

하지만 정작 그녀에게는 책을 읽을 자신만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듯하다. 아이 둘에 시어머니까지 모두 입히고 먹이고 집을 치우고 강아지까지 챙겨야 하는 현실 속에서 아이의 엄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살아가기 바쁜 퍼트리샤.

그 달에 정해져있던 책을 읽으려고 할 때마다 일이 생기는 그녀의 모습 속에서 나의 모습도 얼핏 보이는 거 같아 속이 쓰리기도 하다. 유독 책이 잘 읽히는 날이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주말엔 점심을, 평일엔 저녁을 해야 할 시간이 온다. 그럼 어쩔 수 없이 책을 내려놓고 식사 준비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아.. 정말 혼자 있고 싶다를 느끼기도...^^;

이 책의 주인공 퍼트리샤는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나가면서 북클럽에 참여를 계속할 수 있을까? 거기에 뱀파이어까지 처단해야 하는 상황이 올 듯한데..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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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을 막는 제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7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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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의 충고에 따라 처음으로 도심 지역을 혼자 돌아다니게 된 쉬잔이다. 그런데 쉬잔처럼 혼자 걸어 다니는 백인 여자는 없었다. 소녀들도 또래와 같이 걸었으며 부인들도 여럿이 함께 다녔다. 그래서 혼자 다니는 쉬잔을 다들 뒤돌아 쳐다보며 웃는다.

안락한 생활이 주는 놀라운 여유를 드러내는 전체적인 움직임 속에서 몸짓 하나하나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그에 반해 쉬잔은 우스꽝스러웠고, 눈에 띄었다. p.191


중심 번화가에 이를 즈음에는 카르멘이 틀렸다는 걸 깨닫는다. 이 거리를 걸어다닐 권리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게 아니라는걸....

간혹 지금을 살아가다 보면 계급으로 나누어진 시대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새삼 놀라곤 한다. 그래, 이 시대에 살았다면 이 모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의문을 가지지도 않은 채 살아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그 시대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답답한 마음이 드는 이유가. 그게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그거 아니라고 외치고 싶어지는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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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을 막는 제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7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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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노래보다 라모나를 좋아하는 쉬잔과 조제프. 라모나는 미래를, 출발을, 인내의 끝을 기리는 노래였다. p.88

조제프가 소중하게 여기는 측음기가 각 인물들에게 다 다르게 다가오는 거 같다. 조제프와 쉬잔에겐 측음기로 듣는 라모나를 통해 누군가 그들을 멀리 데려가 줄 자동차가 집 앞에 멈춰 서는 날을 기다리게 하는 희망이라면 어머니에겐 사냥과 함께 조제프가 안기는 재앙으로. 그리고 신식 측음기를 선물한 조 씨에겐 그들이 더 이상 자기를 무시하지 않기를, 자신을 은인으로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하게 만든 물건에 속한다. 또한 쉬잔을 원하는 그의 마음이 만들어낸 선물이기도 하다.

조제프와 어머니는 조 씨로부터 강력하게 결혼을 하겠다는 확답을 받고 싶어 하는 게 보인다. 하지만 쉬잔의 마음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쉬잔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조제프이지만 사랑이라기보단 그녀를 그저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보이는건 왜일까? 그저 가지지못하니 미련을 가지고 또 가지고 하는듯하다. 

이야기를 읽을수록 이 관계들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되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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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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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오 크뢰거

토마스 만 지음 | 홍성광 옮김 | 열린책들

세계문학 / p.132

난 두 세계 사이에 서 있어서,

어느 세계에도 안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살아가는 게 좀 힘이 듭니다.

p.125

단순하면서도 산뜻해 보이는 표지와 달리 심오한 예술의 세계를 담은 이야기 「토니오 크뢰거」. 처음엔 쉽게 빠져들어가던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검은 건 글씨요. 하얀 건 종이로다’가 절로 나오면서 최근 읽은 ‘백야’의 몽상을 즐기는 고독한 몽상가 ‘나’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뭔가 토니오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백야의 ‘나’가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때의 분위기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책 제목이자 주인공 이름이기도 한「 토니오 크뢰거」는 그가 다른 사람과 다른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갖고 생각하며 성찰해가면서 성장해나가는 성장소설이자 예술의 본질과 예술가의 삶에 대해 심도 있게 담은 예술가 소설이다.

예술가이지만 토니오의 동료들은 그를 ‘시민’ 또는 ‘길을 잃은 시민’이라 불렀고, 시민들은 그를 체포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예술이라는 세계에 속하면서도 평범한 속세를 동경하는 토니오가 어느 곳 한쪽 세계에 완벽하게 속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그의 마음이 잘 묘사되어 있다.





나는 왜 이렇게 이상하게 생겨 먹어서

모든 세상사와 충돌하는 걸까?

선생님들하고는 왜 사이가 나쁘고,

다른 아이들 사이에 있으면 왜 서먹서먹해지는 걸까?

p.14~15

시를 적는다는 사실에 교사와 동급생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심어주게 된 토마스 크뢰거는 수업 시간에 딴청을 피우는 산만한 열네 살 아이이다. 그는 매번 자신이 왜 다른 사람과 다르게 모든 세상사와 충돌을 하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자신과 정반대되는 우등생에 잘생기고 인기 많은 한스 한젠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것 또한 가슴을 짓누르며 불타오르는 질투심이 섞인 동경이었다. 너처럼 그렇게 푸른 눈을 지니고 온 세상 사람들과 그토록 정상적이고 행복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p.16

그처럼 되었으면 했던 토니오가 열여섯 살이 되고 또다시 금발에 푸른 눈을 한 잉에 홀름을 사랑하게 된다. 사랑이 때로는 많은 고통과 번민 그리고 굴욕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람을 풍요롭게 하고 생기가 넘치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그였기에 혼자만의 사랑이긴 했지만 전심전력을 다해 자신의 감정을 가꾸어 나간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한스를 잊어버린 것처럼 세월이 흐르면 그녀에 대한 마음 또한 소리 소문 없이 사그라들 거라는 두려움을 느끼는 그였다.

토니오 크뢰거는 이 지상에선 변치 않는 마음이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라움과 환멸감으로 가득 찬 채, 불 꺼진 차가운 제단 앞에 아직 한동안 서 있었다. p.38

그들의 세계를 동경하면서도 그 언저리만 맴돌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나가던 그는 결국 서른쯤 그 꿈을 이룬다. 그리고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처럼 일하는 게 아니라, 일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사람처럼 일했으며 인간이 아닌 오직 창작자로만 간주되길 바란다.

그러던 어느날, 바람을 쐬러 13년 만에 자신이 떠나온 곳 고향을 들리게 되고 그곳에서 다시 한스와 잉에 홀름을 보게 된다.



잉에보르크 홀름, 너를 아내로 삼고,

한스 한젠, 너 같은 아들을 두고 싶구나.

인식의 저주와 창작의 고통이 주는 저주에서 벗어나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사랑하고 찬미하고 싶구나!

p.115

작품 소개를 보고 나서야 그의 이름이 북방적인 성 크뢰거와 남방적인 이름 토니오의 결합으로 두 세계의 경계 위에 불안정하게 서 있는 예술가를 암시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초반 한스가 제 삼자가 끼어드는 자리에서 토니오를 이름이 아닌 성으로 부르며 무언가 이국적이고 유별난 이름이라고 말했구나 뒤늦게서야 이해한다.

남방 출신의 어머니를 닮은 토니오와 달리 한스와 잉에는 금발의 북방인이었고 음악과 시에 몰두하며 자신의 정신세계에 집중하는 자신과 달리 그들의 정신세계는 복잡하지 않았다. 무엇이 그들과 자신이 다른지, 그들이 속한 세계가 왜 이렇게 분리가 되었는지 ‘다름’에 대한 그의 집착과 평범한 삶에 대한 질투는 그의 세계인 예술가의 본질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하며 성찰하면서 예술로 꽃피워진다.

‘예술과 대응되는 것이 뭘까요?’, ‘예술가란 마음속에 늘 모험을 잔뜩 품고 있는 자입니다.’, ‘문학이란 결코 천직이 아니라 저주입니다.’, ‘예술가란 어떤 존재인가요?’ 등 예술에 전념하기 위해 인간적인 것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인간적인 것을 서술하느라 가끔 죽도록 피곤해 하기도 하는 삶에서의 도피를 배반으로 생각하던 예술가의 이야기.

뭔가 알 것 같으면서도 어려웠던 이야기였지만 평범한 세상과 예술 세계 사이에서 방황하던 토니오를 통해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토마스만의 잘 정리된 예술 세계와 창작자로서의 고통과 고뇌가 잘 표현된 책이었다.

ps. 정리하면서도 이게 맞나 싶은 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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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1~3 세트 - 전3권 (일러스트 특별판)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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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로만날 고양이의달! QR코드로 만날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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