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개의 날 1
김보통 지음 / 씨네21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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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내가 탈영병을 쫓는 이야기이며
누군가의 아들을, 형제를, 연인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p.19

대학생 때 군대 갔다 휴가 나온 한 선배가 헌병이라고 했을 땐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다. 그냥 해군, 육군, 의경 그런 종류의 하나라고 생각을 했던 거 같다.

그런데 헌병 중에서도 군무이탈 체포 전담 조로 탈영병을 체포하는 것이 주 업무인 김준호 상병. 그 선배도 이 일을 했던 걸까?

소속 부대의 담장을 넘은 현지 이탈과 휴가를 나와 사라지는 휴가미귀자로 나뉘는 탈영병들의 검거율은 95%가 넘는다고 한다. 그 이외 사람들은 철저하게 신분을 숨기고 몇 년씩 숨어 지낸다고....

탈영병이 체포되어 가면 재판을 받는다. 상당수가 기소유예로 풀려나지만 실형 선고를 받고 전과자가 되기도 하는 그들이라니...

우리 아이들도 때가 되면 군대를 갈 예정이라 남일 같지 않은 이야기.

헌병대 군탈체포조로 다들 디피(DP)라 부르고 농담조로 '더티 플레이'라 부르는 그들이 들려주는 탈영병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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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신장판 6 - 듄의 신전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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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의 신전

프랭크 허버트 | 황금가지

SF 소설 / p.756

우리가 다시 완전해질 수 있을까?

p.84

「듄의 신전」은 소설 듄의 마지막 6권에 속하지만 이야기는 완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끝이 난다. 집필하던 중 저자가 사망을 해 그 뒤의 이야기를 아들과 다른 작가가 그가 남긴 메모를 보고 공동으로 집필했으나 불쏘시개 취급을 받으며 악성 재고로 남아있다고 한다. 그렇게 황금가지에서도 프랭크 허버트가 집필한 6권만 계약을 했고 21년 신장판으로 출간이 되었다.

매번 다음 권이 진행될 때마다 몇천 년 후로 진행이 되어 듄연대기라고 불릴 정도였는데 6권은 전편과 바로 이어지는 내용이다. 익숙했던 인물들이 그대로 나오니 그건 또 그것대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듄 5권에 등장했던 명예의 어머니와 베네 게세리트의 전쟁을 담고 있던 이번 편에서는 과학이 만들어줄 미래에 대해,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에 대해 일깨워주는 이야기 같았다.

두 집단 모두 '사랑'이라는 감정은 자신을 약하게 만들며 가장 깊은 곳의 감각을 무뎌지게 하면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때릴 무기로 표현된다. 그래서 혹여나 그 감정을 가진 것이 보이면 탈선으로 생각하고 부패의 징후로 본다. 그런데 그 금지 시 된 감정을 가지게 된 무르벨라와 던컨 그리고 어머니로부터 그 감정을 배운 대모 오드레이드를 통해 그 감정이야말로 가장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고 우리가 가진 인간성이며 우리가 기계가 아닌 증거라고 말하는듯했다.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우리의 인간성에 매달려야 합니다.

p.552

비우주선에 갇혀 지내게 된 명예의 어머니 무르벨라와 골라 던컨은 성적 매력에 취해 서로를 탐하다 사랑에 빠진다. 자신은 절대 베네 게세리트의 종마가 아니라며 그들의 교배 계획을 거부하던 던컨이었는데 무르벨라 사이에서는 무려 4명의 아이를 본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다른 곳으로 옮겨져 부모가 아닌 베네 게세리트의 지도 아래 자라나게 된다.

대모 오드레이드는 폭군 시대 이후 다소 변질된 베네 게세리트를 명예의 어머니에 속하나 그들의 타락 중 최악의 부분에 감염되지 않은 무르벨라를 훈련시킴으로서 이 위기를 헤쳐나가려고 한다. 그들의 훈련을 받으며 스파이스의 고통까지 잘 넘긴 무르벨라는 완전한 대모가 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 결과는 무르벨라 자신을 던컨에게서 점점 멀어지게 만들었고 던컨은 멘타트의 능력을 피난처로 삼았으나 끝내 시이나와 가리미와 함께 비우주선을 타고 우주 속으로 사라진다. 골라로 만들어지면서 죽음과 각성을 수없이 겪어야 했던 그가 제일 마음 아픈 인물이었다.

그녀가 그의 폼으로 파고들었다. 스파이스의 고통을 겪기 전과 거의 비슷한 몸짓이었다. '거의'. 이 차이가 그의 마음을 쥐어뜯었다.

p.583

명예의 어머니들은 모든 잠재적인 도전자들을 무력화시키고 권력에 의해 폐쇄된 통치체제로 똑똑한 사람들을 걸러 배제시키면서 지성을 무디게 만들며 행성을 파괴해 간다. 그런데 베네 게세리트의 과학을 탐내면서도 자신들의 권력을 노리는 경쟁자로 생각해 사로잡지 않고 몰살시키던 그들 또한 누군가로부터 사냥을 당하고 있었다.

그 집단으로 생각되는 퓨타르와 조련사, 그들은 이제 영영 만나보지 못하는 거겠지?





과학이 유토피아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나?

과학은 변화를 가져오지.

과학과 관료주의가 항상 전쟁을 벌이는 건 그 때문이야.

p.174

자신에 대한 증오도 자신에 대한 사랑도 없었던 베네 게세리트는 훈련을 통해 자신들의 성격을 강화시키며 자신감만을 가진다. 죽은 자들의 눈을 통해 오래전에 사라진 광경을 보고 과거를 현재에 적용시켜 나가는 그들에겐 관료적인 시스템도 기록을 남기는 시스템도 없다.

하지만 우수한 유전자에 대한 집착을 보이며 교배 시스템을 가지고서 계획적으로 아이를 갖는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가 아닌 그 집단의 사람들에 의해 교육받으며 키워진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배제된 채.

던컨의 상상력과 독창성을 필요로 했던 그들이 정작 인간성은 포기하는 길을 가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듄의 세계에 등장했던 수명을 늘려주고 의식을 확장시켜주던 멜란지를 통해서는 하나의 물질에 의존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도 보여준다.

1965년에 출간된 듄이었지만 그 속에서 만날 수 있었던 미래의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막 행성의 변화를 통해 생태계의 흐름과 권력 그리고 정치, 종교, 사회 모든 것이 함께 다루어졌던 소설 듄, 그 끝을 함께하지 못해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책은 이렇게 끝이 났으나 앞으로 개봉되어 나올 영화가 있으니 또 다른 듄의 시작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

책으로 만났던 세상, 눈앞에 어떻게 그려질지 듄 개봉일 10월 20일이 기다려진다.

미래를 불확실하게 두십시오.

미래는 우리의 욕망을 받아들이는 캔버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조건은 언제나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백지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p.204

듄 신장판 6권, 인상 깊은 글귀


신탁에게 자신의 인생을 예언해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보물이 숨겨져 있는 곳이야. 넌 미래를 원하는 게 아냐. 넌 지금을 영원히 연장하고 싶어 하는 거다. p.176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건 정치야. 정치, 겉으로는 솔직하고 완전히 마음을 연 것처럼 보이면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숨기는 기술. p.261

사이보그도 합성어 중의 하나였다. 인간의 몸에 덧붙여진 기계들이 어디서부터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걸까? 사이보그가 더 이상 인간이 아니게 되는 순간은 언제일까? '딱 하나만 더 덧붙이지'라는 유혹은 점점 강해지게 마련이었다. 그리고 '조정'하기도 너무 쉬워서 그 합성 인간은 결국 무조건적으로 복종하게 되곤 했다. p.481~482

베네 게세리트와 명예의 어머니들은 한결같이 사랑이 사람을 약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던컨에 의해 자신이 강해진다고 느꼈다. p.564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우리는 항상 개인적인 관계에 의존하지. 그것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어줄지 결코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p.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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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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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유즈키 아사코 | 이봄

일본추리소설 / p.600

이 세상은 살아갈,

아니, 탐욕스럽게 맛볼 가치가 있어요.

p.594

「버터」는 일본에서 실제로 발생한 연속 의문사 사건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한 여성이 결혼을 미끼로 남자들을 만나며 10억 원이 넘는 돈을 갈취하고 그중 3명의 남자를 자살로 위장해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일명 '꽃뱀 살인사건'이라고 불린 실화 사건그런데 그 용의자가 주거불명에 무직에 100kg이 넘는 여자로 밝혀지자 사람들은 경악했다고 한다.

그녀가 왜 그들을 죽였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추리소설이겠더니 하며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추리보다는 음식 이야기가 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것도 읽다 보면 '이거 요리 소설인가?!'싶을 정도로 가지이가 리카에게 권해주던 음식은 하나씩 다 맛보고 싶게 만들 정도였다. 그리고 음식으로 치유되는 기분마저 들었다. 이상하다. 이건 뭘까?!

'음식 소설'로 유명하다는 저자는 이 사건 자체보다 범인이 요리 블로그를 운영했고, 요리 교실에 다녔다는 사실에 주목해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통해 여성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억압하는 사회에 대한 분노를, 일본 사회의 가부장제의 폐해를 이야기하며 앞으로의 변화를 요구한다.




버터란 가지이에게 기호품이 아니다.

필요불가결한 것, 없으면 죽는 것이다.

요컨대 피다.

p.260

기자 리카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꽃뱀 살인사건의 용의자 가지이 마나코를 인터뷰를 하고자 대학 친구 레이코의 조언대로 레시피에 대해 물어보는 편지를 보내고 면회의 기회를 얻는다. 그런데 가지이는 리카의 냉장고에 무엇이 있는지 묻더니 마가린과 버터의 차이점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버터 간장 밥을 맛보고 오란다.

그렇게 리카는 그녀가 권한대로 마가린을 버터로 바꾸고, 추천한 가게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가지이에 대해 알아간다. 그리고 가지이의 권유로 그녀의 고향에까지 가게 되고, 그녀가 남달리 조숙하고 어른스러웠던 소녀였다는 것과 아버지와 여동생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녀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상태로 누구와도 내면을 나누지 못한 채 썩는 게 아닐까 초조함을 느끼던 가지이를 처음 바라봐 주었던 상대는 다름 아닌 여동생을 범하려고 했던 성범죄자였다. 그런데 그 남자를 오히려 돌보기 시작한 그녀, 심지어 여동생에게 남자는 약하고 섬세하며 다정한 존재이니 무례하게 굴고 집적거려도 용서해 주라고 외로워서 그런 거라고 이야기한다.

그 사실에 빗대어 리카 자신과 엄마가 조금은 더 잘했더라면 아버지가 그렇게 돌아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며 여고에서 왕자님 역할에 좋아하면서 여자로서 발견되지 못할까 봐 초조해했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다. 리카는 그렇게 가지이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보기 시작하고 살이 쪄갔으며 결국 위 상태가 나빠져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기에 이른다.




누군가가 소중히 여기지 않아도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길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p.217

남자들이 안고 있던 고독과 안타까움을 자신이 만든 요리와 마음 씀씀이로 그들에게 위로가 되어주었던 가지이는 단지 자신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요리했을 뿐이다. 그걸 피해자들은 자신들에 대한 애정으로 받아들였고 행복한 기분으로 먹으며 그녀에게 거액의 돈을 받쳤으면서도 제 삼자에게는 그녀를 무시하는 발언을 한다.

연락을 하지 않게 되고, 집안일이나 요리를 해주지 않게 되니 거칠어지더군. 의심이 많아져서 스토커같이 구는 사람도 있었고, 원래의 독신 생활로 돌아가서 자포자기하고 살다 몸이 나빠진 사람도 있었어. 다들 엄마가 돌보지 않게 된 아기처럼 말이야. 나만 기를 쓰고 움직이는 것 같고……. 나는 정말로 혼자구나 생각했어.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p.394

자신의 친구가 살이 쪘다며 가지이를 찾아가 소리치던 레이코를 통해, 아이돌을 좋아하다 그녀가 살이 쪄서 이제 그만 좋아한다던 남자친구 마코토 등 여자는 날씬해야 한다고 수없이 세뇌한다. 가지이의 보살핌을 갈망하던 남자들이 그녀가 자신에게 에너지를 쏟으며 자신들을 외면하자 자포자기의 길을 가다 죽음에 이르렀을지도 모른다는 리카의 말에서 어쩜 그럴 지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카가 가지이로 인해 원래의 식생활로 돌아갈 수 없게 되고 살이 찌면서 자신을 돌아보며 가치관이 바뀌는 과정을 천천히 보여준다. 그녀가 자신의 정량을 찾아 나서는 그 여정에서 나는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웠는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위로가 되는 가정식 음식에 대해서도... 여성의 사회 억압과 가부장제보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부분이 더 와닿았던 이야기였다.

세상의 엄마들이 매일 메뉴를 고민하고 요리하느라 고생하는 것은 자신이 먹고 싶어서라기보다 가족을 위해서일 것이다.

p.226

사실 남이 어떻게 보든 신경 쓸 필요 없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엇을 좋아할지도 남이 정해준 기준을 따르고 있었던 거야.

p.543

ps. 이야기 속에서는 그 여자가 어떤 방법으로 살인을 하게 되었는지 나오지 않는다. 옥중에서 결혼을 세 번이나 했다는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했으나 여전히 미스터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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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의 남자들 2
알파타르트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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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로맨스와 추리에 더해진 판타지 어느것하나 치우치지않고 진행되는 이야기에 절로 재미있다는 말이 나오는 책이었어요. 거기에 웃음포인트까지~ 정말 대신관때문에 웃음 빵빵터졌습니다. 다음 3권도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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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의 남자들 2
알파타르트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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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의 남자들 단행본 2권

알파타르트 | 해피북스투유

로맨스소설 / p.448

자객의 습격을 받으며 끝이 났던 하렘의 남자들 1권에 이어 드디어 단행본 2권이 나왔다. 아직 정해진 남자 주인공이 없었기에 어떤 후궁과의 관계에 변화가 생길지 설레는 로맨스를 생각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의 예상과 달리 상황이 점점 복잡해진다.

분명 초반엔 평범하지 않은 대신관 자이신 때문에 큭큭 거리며 웃기 바빴는데 점점 갈수록 뭔가 무서웠다. 때마침 밖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고 있었고 다들 자고 있는 새벽에 불하나 켜놓고 읽고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오싹하기까지.

그냥 평범한 궁중 로맨스가 아니었다. 전편에서 부황의 암살로 인해 어느 정도 추리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뱀파이어, 흑마법 등 판타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야기에 긴장감을 더했다. 걸크러쉬 여황제 라틸과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후궁들 사이에서 오가는 로맨스 속에 웃음과 추리에 더해진 판타지가 어느 것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잘 분배되어 진행되면서 절로 재미있다는 말이 나오게 만든 「하렘의 남자들」이었다.




"감히 날 습격하다니."

근육질의 남자는 이번에는 아예 적을 바닥에 냅다 꽂아버리면서 외쳤다.

"이것은 신의 분노이다!"

'아니, 그건 신의 분노가 아냐! 어딜 봐도 그쪽 분노잖아!'

p.9

자객의 습격을 받을 때 함께 있던 근육질의 남자, 설마 대신관은 아니겠지?!라며 지켜보던 라틸이었는데 세상에 정말로 대신관이었다. 그런데 이 대신관 천사와 같은 얼굴을 하고서 몸은 근육질이다. 그리고 성격이 참으로 평범하지 않다.

라틸이 폐하로 즉위한 후부터 습격 받는 빈도가 늘었다며 하렘으로 그것도 후궁으로 들어오겠다는 대신관에게 라틸이 묻는다.

"그래, 하렘에 들여보내주마. 그런데 어떻게 들어오려고?"

"저는 속세를 떠난 몸.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 대신전에 머물진 않는다 들었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데?"

"카지노 딜러로 있습니다."

'전혀 속세를 떠나지 않았는데? 누구보다 속세에 찌든 거 같은데?

p.19

아 정말 대신관도 대신관이지만 속으로 받아치는 라틸의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웃음 포인트이다. ㅋㅋㅋㅋ 결국 대신관을 후궁으로 들이기로 하고 연회 때 자신이 그에게 반한 걸로 하며 공식적으로 후궁으로 들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연회 때 라틸은 혼자서 열심히 춤추고 있는 대신관을 보게 된다. 그것도 은은한 하프 선율에 맞추어 하프를 박살 내버릴 듯 격정적으로 춤을 추고 있는 대신관을, 그리고 그를 보며 사람들이 말하길 "굉장해. 박자를 죄다 무시하고 있군!", "음악과 완벽하게 따로 노네요."라고... ㅋㅋ 더 당황스러운 건 자기주장이 강한 댄스를 추고 있는 그에게 반한 척해야 했던 라틸 ㅋㅋㅋ

이게 끝이면 말을 안 한다. 후궁이 된 대신관에게 다른 사람의 마음속 소리가 들려오는 거에 대해 상의하기 위해 밤에 찾아가겠다고 일렀더니 침대에 홀랑 다 벗고 누워있다. 그리고 "오십시오, 폐하. 저는 타락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p.38라고 말한다.

아 정말 미치겠다. 이 대신관 뭐지?! 정말 그가 나올 때마다 어찌나 웃었던지, 하렘의 남자들 1권에서는 하이신스의 동생 클라인이 라틸에게 또라이로 찍히며 삽질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더니 2권에선 대신관이 그 역할을 이어 받은 듯하다. 앞으로도 그가 어떤 행보로 웃음을 줄지 기대가 된다.



반역으로 인해 사형되었던 이복 남매 틀라의 지시였다는 자객의 자백으로 의문을 품고 있던 가운데 틀라 황자의 지낭 역할을 하고 있는 '여우님'의 존재도 알게 된다. 그런데 그 '여우님'이 라틸을 보고 로드라고 부르며 아직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

500년 주기마다 나타난다는 로드, 그리고 로드가 깨어날 때 흑마법사도 같이 부흥을 하기 때문에 신전에서는 특별한 날에 태어난 이들을 신전에 불러들이기까지 했었다. 라틸이 집권하고 있는 지금이 그 시기였고, 라틸과 틀라, 라나문이 생년월일이 같아 로드로 의심을 받는 가운데 라틸은 자신의 자리까지 빼앗긴다.

로드일지 모른다는 가정하에 라틸의 어머니가 마법 도구를 이용해 라틸로 변했고 친오빠 레안이 도와줘 라틸이 궁을 비운 사이 장악을 한다. 그리고 궁으로 돌아온 라틸은 흑마법에 걸린 가짜로 몰린다. 다른 사람이 로드였다면 바로 죽였겠지만 자신의 딸이기 때문에 신전으로 가 우선 기다리라는 어머니의 말을 거부하고 도망치는 라틸, 그녀가 정말 뱀파이어 로드의 환생일까?

모두가 라틸의 어머니를 라틸로 알고 있을 때 유일하게 가짜인 걸 눈치챈 용병왕 칼라인, 그와 함께 라틸은 하이신스에게로 간다. 그리고 악명 높은 암살 집단의 수장이면서 선황제 무덤 사건과 수상쩍은 편지, 틀라 황자에 대해서도 아는 타시르에게 비밀 사인을 남긴다. 마지막에 자신의 생일날 약속을 기억 못 하는 라틸을 보고 가짜라고 알아채는 게스타까지 각자의 후궁이 다음 편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그런데 칼라인의 꿈에 등장했던 트로비가 라틸의 전생이었을까? 칼라인의 정체도 궁금하다. 그리고 라틸이 다른 사람이 약해진 틈에 들려오는 속마음이 어떤 도움을 줄지도.



일이 풀리지 않는다고 실망하고 기죽는 성품이 아닌 라틸이기에 고구마 하나 없이 시원시원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라 더 좋았던 「하렘의 남자들」. 단행본 3권이 어서 나왔으면 좋겠다.

ps. 그런데 하이신스를 찾아 궁에 들어가기 위해 라틸이 조각상으로 변신했던 마지막 장면은 정말 ㅋㅋㅋㅋㅋ 마지막까지 웃음꽃을 피우신 저자님 엄지척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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