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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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 열린책들

세계문학 / p.134

어른들도 처음엔 다 어린이였다.

그러나 그걸 기억하는 어른들은 별로 없다.

p.7

「어린 왕자」, 분명 아는 책임에도 줄거리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보아뱀 속 코끼리를 그린 그림과 사막 여우와 장미 그리고 어린 왕자가 함께 서있는 그림만이 유독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어린이였을 때를 기억하는 어른이 별로 없다는 그 어른 중 한 명이 나인 듯하다.

어린이 동화이면서도 어른 동화와 같은 이 이야기는 소설가이면서 비행사였던 저자가 1935년 비행 도중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했던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한 책이라고 한다. 그리고 '어린 왕자'에서 왕자는 왕의 아들을 뜻하기보다는 소행성 B-612 호라는 작은 영토의 주인 즉, 공국의 군주인 대공(Prince)을 뜻하는 것이란다.

어릴 적엔 동화적인 분위기에 빠져 읽었다면 어른이 된 지금은 어른들의 메마른 삶을 풍자하는 부분이 유독 눈에 들어오면서 여우가 하는 말이 뜻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나도 나이가 들었다는 거겠지.^^;




별들이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꽃 한 송이가 있기 때문이야…….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p.105~106

주인공이 여섯 살 때 원시림에 관한 책에서 멋진 그림 하나를 보고 처음으로 그림을 그린다. 어른들에게 그림을 보여주며 무섭지 않느냐고 물었으나 어른들은 모자가 왜 무섭냐고 물으며 속이 보이는 보아뱀이나 안 보이는 보아뱀의 그림 따위는 집어치우고 차라리 지리나 역사, 산수, 문법의 재미를 붙여 보라고 충고한다.

그렇게 화가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비행기 조종사가 된 주인공 '나'는 어느 날 비행 도중 엔진 고장으로 사막에 불시착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어린 왕자를 만나게 된다. 무작정 양 한 마리를 그려달라고 조르는 그 소녀로 인해 양을 그려주지만 자신이 원하는 양이 아니라며 계속 거절을 하자 아무렇게나 상자를 그려주며 그 안에 네가 갖고 싶어 하는 양이 들어있다고 말하며 건넨다.

그런데 그 소녀는 그 상자를 보며 자신이 원한 양이라며 좋아한다. 그렇게 '나'는 그림을 그리며 비행기를 고치며 어린 왕자가 들려주는 그의 별 이야기와 바오밥나무, 사랑하는 꽃 이야기 등을 듣게 된다.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p.98

아주 작은 별에 사는 어린 왕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장미가 하는 거짓말과 오만함에 자신의 별을 떠나 이웃별을 여행하며 다양한 어른(절대 군주, 허영쟁이, 술꾼, 사업가, 가로등을 켜는 사람, 책상을 떠나지 않고 지도를 그리는 지리학자)을 만난다. 봐도 봐도 이상야릇한 어른들을....

그리고 마지막 일곱 번째 별 지구에서 5천 송이도 넘게 핀 장미꽃을 보고 자신의 별에 있는 장미가 세상에 하나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슬피 운다. 하지만 여우를 통해 길들인다는 의미를 배우며 자신의 장미와의 관계를 깨닫는다.

자신이 물을 준 꽃이기 때문에, 바람막이로 바람을 막아 준 꽃이기 때문에, 불평도 허풍도 때론 침묵까지 들어 준 자신만의 장미 즉 눈에 보이지 않는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에 그토록 소중했던 것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상자 안의 양을 보지 못하게 된 것은? 숫자로 설명해야 금방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숫자 중심의 삶을 살게 된 것은? 숫자밖에 관심 없는 어른들을 위해 어린 왕자의 행성을 소행성 B612라고 번호를 붙인 이유와 함께 새 친구가 생겼을 때 물어오는 어른들의 질문의 예시가 너무 익숙해 웃펐다.

시간이 흐르며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잃어버린 채 나 또한 어린 왕자가 만난 이상야릇한 항상 똑같은 말을 하는 어른이 되어 버린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하늘을 바라보라. 그리고 마음속으로 물어보라. 양이 그 꽃을 먹었을까, 먹지 않았을까? 그러면 모든 것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어느 어른도 이게 그토록 중요하다는 것을 결코 이해하지 못하리라! p.127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적어도 화가의 꿈을 무참히 무너뜨리는 어른은 되지 말아야 할텐데....

어린 왕자, 명대사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그건 모두들 너무나 잊고 있는 것이지.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지. 너는 나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야. 나는 너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고…….

p.92~93

사람들은 이제 어느 것도 알 시간이 없어. 그들은 미리 만들어진 것을 모두 상점에서 사지. 그러나 친구를 파는 상인은 없어. 그래서 사람들은 친구가 없지. 네가 친구를 갖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 줘!

p.94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p.95

너는 잊으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너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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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 2 - 2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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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 2권

콜린 매컬로 | 고유서가

역사소설 / p.595

「풀잎관 2권」에서는 본격적인 이탈리아인들과의 내전이 그려진다.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죽임을 당하는 과정에서 로마인들은 자신의 가문과 명예를 지키기 위한 오만함의 끝판왕을 보여준다. 누구에게나 귀한 목숨이 등급에 따라 나뉘어야만 했던 세상, 왜 정의롭고 선량했던 사람들은 쉽게 사라지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살아가는 위선자들은 승승장구 오래오래 살아가는 것일까?

로마에서는 수천수만 명의 사람들을 삼등 시민으로 나뉜다. 일등 시민은 로마인, 이등 시민은 라티움 시민권, 삼등 시민은 이탈리아인이다. 이탈리아인은 로마의 의회에 참여할 권리가 전무한 무가치한 사람으로 태형을 받고 벌금을 내고 추방과 약탈을 당하는 사람들, 그의 아들도, 여자들도, 재산마저도 안전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들을 위해 노력하는 로마인도 있긴 했다. 법무관이 될 수 있었음에도 이탈리아인들에게 시민권을 주기 위해 호민관이 되면서까지 누구보다도 고군분투했던 마르쿠스 리비우스 드루수스이다. 정당한 절차를 거치면서 뛰어난 연설로 거의 성공 가까이에 갔던 그가 시민권을 반대하던 카이피오와 필리푸스의 사주로 암살당하면서 이탈리아인들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참정권을 획득할 수 있다는 희망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전쟁이 시작된다.

하지만 마시족이 로마의 원로원에 선전포고도 했음에도 "로마가 먼저 움직일 때까지 기다립시다."를 외치던 이탈리아인들, 수세기에 걸쳐 형성된 로마에 대한 뿌리 깊은 경외심 탓이라고는 하지만 조금 답답하다. 아니 급습을 해도 이길까 말까 한데 로마가 먼저 쳐들어오길 기다리다니...



전쟁은 시작되었으나 이탈리아인을 혐오하고 죄다 촌뜨기 파렴치한으로 여기면서 적군이 로마 군단을 보는 순간 전투는 로마의 승리로 끝난다고 믿는 무능한 지휘관으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는다.

아니 딱 봐도 속임수인 게 보이는데 실로가 보호 요청을 하며 황금을 내밀자 그 황금에 눈이 멀어 받아주는 카이피오라니! 정말 어리석은 카이피오로인해 로마군은 방패를 꺼내들기도 전에, 칼을 제대로 들고 투구를 착용하기도 전에, 마르시족 군단의 공격에 몰살을 당한다.

카이피오에게는 욕을, 친구 드루수스의 복수에 성공한 실로에겐 박수를 보낸다.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사람은 술라와 마리우스이다. 특히 술라는 모든 로마인들이 이탈리아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믿을 정도로 큰 활약을 한다. 이탈리아인으로부터 모든 땅을 되찾기 위해 행동에 나선 그는 드디어 풀잎관도 받았으며 조점관으로도 당선된다. 하지만 그가 유일하게 마음을 나누면서 믿었던 존재 술라 2세가 감기의 악화로 죽게 되면서 공허함만을 느낀다.

그는 사촌 마리우스 2세와 결혼을 꿈꾸는 딸을 폭력을 써가며 퀸투스 폼페이우스 루푸스의 아들과 결혼을 시키려고 하고, 아일리아와는 이혼을 했으며 스카우루스 최고참 의원이 사망하고 미망인이 된 달마티카와 결혼을 한다.

매번 마리우스보다 자신이 낫다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술라는 3권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주게 될까? 그에게도 행복한 날이 있을까?

여기 그의 앞에 그의 집의 폐허가 누워 있었다.

여기 그의 가장 소중한 친구, 노년의 말벗,

그의 이름과 재산과 명성과 공직 경력의 상속자가 누워 있었다.

그의 아들은 죽었다. 그의 친구는 영원히 사라졌다.

p.92~93





전쟁 중 두 번째 뇌졸중으로 쓰러진 마리우스는 일곱 번째 집정관이 남아있다며 삶의 끈을 놓지 않았고 집으로 돌아와 재활에 힘쓴다. 그리고 아우렐리아의 엄한 지도 아래 아름다움과 지성 모두 갖추고 잘 성장하고 있는 어린 카이사르가 그의 회복을 돋기 위해 매일 집으로 찾아간다.

곧은 자세를 보이던 마리우스가 자신의 아들이 살해한 일은 묵인해가며 유일한 목격자를 제거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카이사르가 가담하던 모습을 보이는데, 마리우스에게는 실망을 카이사르에게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리우스에게 군사훈련까지 받게 된 카이사르, 그는 어떤 인물로 성장하게 되는 걸까?

시민권을 주기 위해 연설하며 나까지 혹하게 만들었던 드루수스의 생이 빨리 마감하게 되어 슬펐고, 자신을 돌봐주었던 드루수스의 죽음을 기뻐하던 세르빌리아의 모습에서는 정말 할 말을 잃었었다.

세월의 흐름이 유독 강하게 다가왔던 이번 책 풀잎관 2권, 강력했던 존재들이 사라져가고 아직 다음 세대는 자라는 중인 이 상황에서 로마는 언제까지 강대할 수 있을까??

키케로가 전쟁을 겪으며 생각하던 그 맘이 내 맘으로 3권에서는 조금 더 나아져있을 이탈리아인들의 삶과 조금은 오만함에서 벗어나 있을 로마인을 바라본다. 근데 이렇게되면 이야기 진행이 안되려나?!ㅎㅎㅎ

흡사 세상에서 가장 큰 도살장을 방불케 하는 현장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구역질도 연민도 사라지고 모든 감정이 사라진 뒤였다.

이런 것이 전쟁이라면 다시는 내가 전쟁을 겪지 않기를, 하고 그는 기도했다.

p.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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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 2 - 2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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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삶 속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게 느껴져 유독 세월의 흐름이 강하게 다가왔던 2권이었다.  '로마의 일인자'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이 나이를 먹어가며 나 또한 그 흐름 속에 살고 있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 그래서 그들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내가 아는 이가 죽은 듯한 느낌이 드는 듯했다. 정말 생생하게 그려졌던 이야기.

본격적인 전쟁이 있었던 이야기였기에 많은 죽음을 보게 되면서 그 시대에 살지 않음을 감사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에게나 아들의 경력에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그 시대의 딸로 태어나지 않음에도 감사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3권에서는 왠지 아시아 속주의 나라와의 전쟁이 그려질듯한데... 과연 누가 활약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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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 2 - 2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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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처럼 우리 공화국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아무도 없소, 마르쿠스 리비우스." 술라가 말했다. "아무도."
p.186

 

투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습격을 당해 죽음을 맞이한 드루수스, 그의 연설이 성공적으로 빛을 발하기 직전의 결말이라 더 극적이었던 내용이었다. 그 누구보다도 이탈리아인에게 시민권을 주기 위해 노력했던 그였기에 그의 죽음이 더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이제 이 일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다른 사람이 이어서 진행을 해 마무리를 지을까? 아니면 이탈리아인들이 경고한 대로 전쟁이 일어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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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 2 - 2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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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처음부터 계획한 이탈리아인들에게 로마 시민권을 줘야 한다는 연설을 시작한 드루수스이다. 그런데 연설 내용부터가 아슬하게 느껴지더니 몇 명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반대하며 나서며 회의장이 광기에 휩싸인다.

불행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탈리아인은 절대 로마에 대항해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네.
p.126

반대할 거라 생각했던 최고참 스카우루스가 전쟁을 피할 수 있다면 합리적인 일을 할 때라고 동의하며 던지는 말에 웬일이야가 절로 나왔다. 점점 우리 편이 되어가고 있는 이 느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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