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 역사가가 찾은 16가지 단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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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가의 역사가가 찾은 16가지 단서라니! 재미있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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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신장판 3 - 듄의 아이들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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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의 아이들

프랭크 허버트 | 황금가지

무앗딥을 숭배하는 종교는 이제 비뚤어져서

알리아의 그릇된 관리와

프레멘의 힘을 지배하는 군인 같은 사제들의

걷잡을 수 없는 방종 속에서 끓어오르고 있었다.

레토는 개혁을 원했다.

p.139

듄 신장판 3권에 속하는 ‘듄의 아이들’은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세대교체가 이루어져 폴과 챠니의 아이 쌍둥이 레토와 가니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눈먼 프레멘이 마땅히 그래야 하듯이 폴이 죽음을 찾아 홀로 사막으로 걸어 들어가며 끝이 난 2권의 9년 후 이야기이다.

듄 신장판 6권 중 아직 3권까지 읽은 현재, 분명 전체 이야기의 중간지점이 분명한데 이야기의 절정을 맛본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속임수 속에 속임수가 있고, 그 안에 또 속임수가 있고, 그 안에 또 속임수가 있어요.(p.251)라는 말처럼 의심에 의심을 심어주는 과정에서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만드는 혼란 속 이야기, 「듄의 아이들」이었다.




무엇에 홀리든 일단 홀린 사람은

'저주스러운 존재'가 되었다.

p.130

폴이 사라지고 한 달 후 알리아는 폴의 검술 대가였던 던컨 아이다호와 결혼했고 그녀의 어머니 제시카는 칼라단으로 도망치듯 돌아갔으며 폴이 남긴 쌍둥이는 법적으로 알리아의 책임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섭정의 자리에 앉는다.

폴의 아이들이 물려받을 제국을 반드시 지키기 위해서라던 그녀가 자신의 의식을 전부 차지하려는 조상들의 의식과 치열한 싸움을 하던 중 자신의 손을 잡으면 그들을 막아주겠다는 하코넨 남작의 감언이설에 넘어가게 되고 결국 그의 의식에 점점 잠식되면서 폭군으로 군림하게 된다. 급기야 조카의 목숨까지 노리게 된 그녀, 알리아는 미리 태어난 자로서 '저주받은 존재'가 되고 만다.

이 상황에 무앗딥 폴일지도 모를 설교자가 등장하고, 교단으로 넘어갔다는 무성한 소문을 뒤로한 채 레토와 가니마를 본다는 명목 아래 제시카까지 돌아오며 이야기에 긴장감을 더 한다.

제시카는 왜 '지금' 돌아왔을까? 그리고 그녀는 교단으로 정말 넘어간 것일까? 그리고 폴과 같은 목소리와 걸음걸이, 그리고 장님. 모든 것이 그라고 가리키는 설교자 그는 정말 폴일까?! 이런 나의 의문은 레토가 죽은 사람들과 의식을 나누는 장면에서 폴이 등장함에 따라 더 커져갔고 뒤이어 나왔던 던컨과 제시카의 아리송한 대화로 인해 더 혼란스러워졌다.

'그래서 설교자가 폴이라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를 수없이 외치던 중 던컨도 나와 같았던 건가?! 저도 그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p.319)라는 그의 대답. 저자가 내 맘을 제대로 들었다 놨다 한다. 그래도 막판에 답은 얻었으니 다행?!ㅎㅎㅎ




이곳은 이미 듄이 아니었다.

이곳은 아라키스였다…….

p.12

행성 전체가 사막으로 이루어져 물이 귀했던 듄이 무앗딥 폴에 의해 인간이 살기 좋은 푸른 행성으로 바뀌어 가면서 초록 식물이 생겨나고 물이 풍부해졌다. 비가 내리고 홍수에 사람이 목숨을 잃은 적도 있을 정도로 변한 이곳, 사람들은 더 이상 물규칙을 과거처럼 지키지 않는다. 그리고 모래 벌레가 되는 모래 송어가 점차 사라져 간다.

모래 송어가 사라지면 스파이스 또한 없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레토, 그가 답을 찾게 됨에 따라 새로운 시대가 열리며 3부의 이야기가 끝이 났다. 모래 송어와 한 몸이 되어 신격화된듯한 그의 행보와 함께 가니마와 파라든의 관계, 제시카의 의중을 4권에서 만나볼 수 있을듯하다.

‘여기서 더 진행될 소재가 있나?!’라는 나의 의문을 비웃듯 매 권마다 새로운 소재와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내는 저자의 능력에 감탄도 잠시 기존 인물을 내치는 능력에 또 한 번 놀란다. 아니 주인공이고 뭐고 가차없는 행보를 보여주니 4권에선 어떤 인물이 내쳐질지 무섭기까지 하다.

앞서 만났던 등장인물 중 듄 6권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이 존재하긴 할까? 끝까지 살아남는 그 인물이 진정한 듄의 주인공일지도...

ps. 알리아의 몰락을 독자와 함께 지켜봐야 했던 던컨 아이다호. 기묘하게 변해가는 그녀의 변화를 눈치채며 마음 아파했던, 안녕히, 내 사랑(p.232) 그 목소리에 깃든 단호함을 눈치 못 챈 그녀가 그에게 심지어 가벼운 입맞춤까지 하던 장면은 정말 마음 아팠다. 하, 이럴 거면 왜 그를 2권에서 살렸나요?ㅜㅜ 왜...

듄의 아이들, 인상 깊은 글귀

교단은 오로지 퀴사츠 해더락을 만들어내려 했을 뿐이다. 완전한 능력을 갖춘 대모에 해당되는 남성이자 뛰어난 감수성과 의식을 지닌 인간,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할 수 있는 퀴사츠 해더락을.

p.33

그들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듄의 관계들 속에 인간이 끼어들면서 생겨난 위험이 사람들의 머리 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있었다.

p.62

그 설교자는 무앗딥인가?

"무앗딥이 우리에게 돌아오신 겁니까?"

"나는 신의 손을 가져왔다. 내가 가져온 것은 그것뿐이다!" 설교자가 소리쳤다. "나는 신의 손을 대변한다. 나는 설교자이다."

p.77

내 영혼이 붙들리는 것은 천 명의 영혼이 붙들리는 것과 같다.

p.124

퀴사츠 해더락의 힘은 반드시 사라져야 해. 그녀가 동의했다. 그들의 방식으로 그가 말했다.

p.135

종교적 광기가 시계태엽처럼 단단히 감겨져 계속 똑딱거렸다.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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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1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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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1권

히로시마 레이코 | 길벗스쿨

뭐 어떻습니까? <휫휙 탄산수>를 포기한 것은

손님이 스스로 선택한 일.

그 선택으로 행복해질지, 불행해질지는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잃어버린게 아니라 원하는 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후회만 하지 않으면 아마도 운은 따라올 것입니다.

p.142

소원을 들어주는 과자 가게가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소원을 이루고 싶은가? 어릴 적엔 분명 이루고 싶은 것도 이루고자 했던 것도 많았던 거 같은데 이상하게 커가면서 점점 사라져버린 것들... 정말 소원을 들어주는 과자 가게를 만난다면 난 무슨 소원을 빌어야 할까?

투자의 기재? 누구나 이쁘다고 말할 정도의 외모? 뛰어난 두뇌? 글 쓰는 재능? 아.. 어렵다. 그냥 한 번에 지칭할 만한 단어가 없을까? 음.. 팔방미인?!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커져만 가는 욕심과 정말 그 가게가 실존하는 것처럼 진심을 담아 고민해 보는 나이다. ㅋㅋ

왜 초등 필독서이면서 아이들이 그렇게 전천당 시리즈를 좋아하고 기다리는지 알 것 같았다. '정말 이런 과자 가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가 절로 나오게 한 이야기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1권이었다.



가게에 진열된 과자들은 더 희한해서

그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 쿵쾅쿵쾅 뛰었다

p.44

전천당은 골목 후미진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과자 가게이다. 그것도 과자를 산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소원을 들어주는 과자를 파는 곳이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1권에선 다른 사람에겐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해결하고 싶은 고민거리와 이루고 싶은 소원을 가진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7편이 담겨 있다.

화석 탐험가를 꿈꾸는 료헤이에겐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생물의 화석이 묻혀 있는 장소를 알 수 있게 한다는 음료 '다이노소다'를, 벌레를 싫어하는 미스즈는 몸에 뿌리면 평생 벌레가 다가오지 않는 '벌레 퇴치 향수'를, 성적으로 고민하는 쇼위는 다른 사람의 재주와 능력을 조금씩 빼내 자기 것으로 흡수하게 하는 '쏙쏙 추잉껌'을, 성격이 지나치게 느긋하고 행동이 굼뜬 노조미는 '서둘러 떡'을, 키가 작아 고민인 아야네는 '휙휙 탄산수'를, 뭘 해도 안 풀리는 마사토는 '찢어 오징어'를 사게 되면서 일어나는 기묘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강력한 과자를 만들어 전천당 과자를 버리게끔 만드는 인물 요도미가 등장하며 각 이야기의 끝이 '불행'으로 끝날지 '행운'으로 끝날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오늘의 행운 동전으로 살 수 있다는 전천당의 물건을 샀던 그들의 선택은?



재미있는 과자 이름부터 매력적인 캐릭터, 판타지 요소에 더해진 스릴러 요소가 가미된 복잡하지 않은 이야기가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야기 사이사이 그림까지 더해져 글밥이 많은 책을 읽기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천당의 과자를 통해 자신의 소원을 이루거나 고민거리를 해결하는 모습 또는 지나친 욕심으로 전천당의 과자를 버리고 화앙당 과자를 선택해 후회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감당하지 못할 힘에 대한 허상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잘 풀어놓아 공감을 이끈다.

누구에게나 이루고 싶은 소원이나 말 못 하고 고민하는 고민거리가 있을 것이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처럼 소원을 이루어주는 가게를 만나 손쉽게 해결을 해나가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 선택에 대한 결과는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몫으로 지금을 즐기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라고 응원해 준다.

여러분들이 만약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을 만나게 된다면 어떤 과자를 사보고 싶은가? 혹은 과자에 나온 과자 중 원하는 과자가 있는가? 그렇다면 이번 제2회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그림 그리기 대회를 통해 그림으로 그려보면 어떨까? 잘 그리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니, 전천당의 팬심이 녹아 있는 재미있고 창의력 넘치는 전천당 과자 그림을 그려보자!

재미있는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둥이들이 올해 중1이 된 게 그저 아쉽... ㅎㅎㅎ

제2회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그림 그리기 대회 안내

대상 : 초등학생 / 참여 기간 : ~21년 9월 12일 / 참여 주제 : 책에 나온 과자 및 내가 상상한 전천당 과자

전천당 홈페이지에서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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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거울이 될 때 - 옛집을 찾았다. 자기 자신을 직접 이야기한다. 삶을 기록한다. 앞으로 걸어간다.
안미선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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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온전히 담겨있는 집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손을 내밀게 만들어주던 책, 힐링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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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거울이 될 때 - 옛집을 찾았다. 자기 자신을 직접 이야기한다. 삶을 기록한다. 앞으로 걸어간다.
안미선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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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거울이 될 때

안미선 에세이 | 민음사

새벽에 깻잎에 간장을 바르던 어머니가 기대어 있던 벽,

자다 깨어 우는 아기에게 젖을 먹일 때 쳐다보던 벽,

내가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다가 마주 보게 되는 벽,

새벽에 머리를 기대고 앉아 있는 벽,

그 벽 안에는 무슨 말이 켜켜이 있을까?

벽이 모두 거울이라면 여자들은 자기 얼굴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더 빨리 알아챌 수 있을까?

p.49

책을 읽기 전 그리고 초반에는 살아왔던 집에 대한 추억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래서 처음 작가가 태어난 집을 찾아가 추억을 회상하는 부분에선 나 또한 내가 태어나고 자랐던 집을 떠올렸다.

재래식 변소를 만났을 땐 '아! 정말 그땐 그랬지!' 지금 아이들은 상상도 못할 거라며 혼자 재밌는 상상을 하기도 했고, 동네 꼬맹이들 그리고 언니, 오빠들과 편을 먹고 ‘꽃 찾으러 왔단다’부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다방구’, ‘피구’ 등 매일 함께 놀았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즐거워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집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을 알게 된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지금’ 집을 보러 가지 않으면 자신의 삶이 온전히 담겨 있는 그곳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카메라를 들고 집을 찾아 나섰다는 저자는 그곳에서 자신의 모습을 똑바로 마주보기 시작한다.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집’, 나의 삶이 온전히 담겨 있는 ‘집’, 그곳에 비추어진 자신의 모습을 통해 그녀가 외면해왔던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던 책, 왜 제목이 「집이 거울이 될 때」였는지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어릴 적 보았던 제비가 그때와 지금을 이어주는 객체가 되었듯, 그림자 또한 그때와 지금의 저자를 이어주는 객체가 된다.

정전이 되면 촛불을 켜놓고 벽에 비친 그림자를 보면서 나비나 개 모양을 만들며 만났던 그림자를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됨으로써 끊어졌던 유년 시절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이어주는 느낌을 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 세월에 지친 자신을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은 거 같았던 그림자에서 자신 속에 감춰진 여전히 꼿꼿하게 자유로운 자신을 발견한다.

또한 냉장고 문에, 의자 팔걸이 아래쪽 금속 테두리에, 문 손잡이에, 샤워기에, 냄비 등 집 곳곳에 비추어진 자신의 모습을 통해 자신이 알지 못하던 얼굴들을 마주 보게 된다.

그림자와 집 곳곳에 비추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저자가 자신을 들여다보고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다 더해진 사진을 보다 보면 나 또한 그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 그 시절에 힘들어했을 어렸을 때의 저자와 최근 북토크로 만났던 저자의 모습이 오버랩되어서인지 더 마음속으로 다가왔다. 특히 추천하고 싶은 대상에 대한 독자의 질문에 대답을 하며 눈시울을 붉히던 저자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나는 그녀를 만나고 싶었고,

그 손을 잡고 바로 이 계단을 내려오고 싶었다.

그 어두웠던 계단을 같이 후다닥 뛰어 내려오고 싶었다.

그 손을 놓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달아나고 싶었다.

내가 버리고 온 나에게 그걸 해주고 싶었다.

나는 충분히 아름답고, 인생은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그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 말을 스스로 믿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서

너무 늦게 찾아왔다고, 미안하다고 말해 주고 싶었다.

p.206

부산에서 태어나 자랐던 난, 고2 때 서울로 올라와 살게 되었다. 여름이면 걸어서 바다를 볼 수 있었던 그 동네, 학생 시절에 매일같이 출석 도장 찍었던 책방이 있던 그곳을 대학 들어가기 전에 한번, 결혼하고 전국 일주할 때 한번 다녀온 적이 있다. 피구할 때마다 공이 넘어갔던 담벼락부터 어두울 때 무서워 조마조마한 맘으로 뛰어다녔던 골목길 모든 것이 그대로였으나 그 책방이 사라져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의 시야가 달라져 그 세상이 달라 보였다. 이곳이 이렇게 작았었나?!

내가 살았던 그 특정한 시대 속 나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왔던 그곳을 찾았을 때의 느낌은 그저 이것이 다였던 거 같다. 그래서 저자가 ‘집’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에게 손을 내밀던 이 이야기는 나에게 너의 어린 시절은 괜찮았냐고, 네가 살아오면서 지나쳐온 집들에 담겨있는 삶은 어떠냐고 물어오는듯했다.

나의 삶이 온전히 담겨 있는 지금 살고 있는 이 집도 언젠가는 과거의 집이 될 것이다. 그리고 또 새로운 집에서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과거, 현재, 미래 모두 나와 함께 했던, 하고 있는, 할 집들 속에 내가 담고 싶은 삶은 무엇일지 생각하며 저자처럼 나도 내가 돌보지 못한 나에게 손을 내밀어 본다.

저자와 함께 잠깐이나마 떠올려봤던 집과 동네에 대한 추억에 슬며시 웃음도 지었던 이야기 그리고 집을 통해 나의 내면을 마주해볼 수 있었던 힐링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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